달리는 사람에서 게임하는 사람으로
2024년 11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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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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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위해 태어난 인류를 이해하기 위한 유쾌한 탐구서
2023년,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리나라 팀 T1이 결승전에서 중국과 겨루어 이기고 최종 우승한 것이 큰 화제였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국내 유튜브에 모인 시청자 수는 140만 명, 전 세계에서 집계된 시청자 수는 약 4억 명으로 역대 e스포츠 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페이커’라는 슈퍼스타의 존재가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알려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게임에 열광하는 것일까?
《달리는 사람에서 게임하는 사람으로》는 대표적인 놀이인 ‘스포츠’와 ‘게임’을 인문학의 관점으로 보며 그 탄생과 역사, 변천과 의미를 되짚고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책이다. 또한 스포츠와 게임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농경사회가 시작되고 사냥할 필요가 줄어든 초창기 인류. 그러나 사냥은 사라지지 않는다. 무리와 함께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몸을 움직이며 전략을 짜 협력하는 즐거움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순수한 즐거움은 계속 이어져 다양한 종목으로 나뉜 올림픽이 되기도 하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e스포츠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사냥’으로 변화하기에 이른다. 즉, 인간에게 있어서 놀이는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행위이며 이는 과거와 지금까지 이어져온 인간적인 특징이다.
몸의 행위와 철학을 잇는 연구자이자 운동 마니아인 저자 현상필은 재미있게도 이 책을 쓸 때 책상 아래 러닝머신을 두고 그야말로 ‘걸으면서 원고를 작성했다.’ 땀으로 써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스포츠와 게임이 가진 진화론적 배경과 인문학적 가치와 함께, 인간의 창의성·자율성·경쟁심·두려움·도전 정신·노력·끈기와 같은 본성까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1장 인생이라는 놀이
최초의 놀이, 사냥
스포츠의 탄생 : 농부가 된 전직 사냥꾼들
놀이의 지배자, 경쟁과 규칙
손흥민을 있게 한 협력과 연대
e스포츠로 영감을 받는 시대
2장 우리는 오픈월드에서 성장한다
마인크래프트 세대가 자라는 곳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
재미와 몰입의 원동력
‘따로’와 ‘서로’가 공존하는 장소
현실의 능력까지 레벨 업
게임에 미친 경영자, 일론 머스크
폭력적인 게임은 공격적인 사람을 만들까?
3장 함께한다는 것 : 우정으로 이어지다
팀워크의 비결은 스킨십
동작의 합을 맞추면 생기는 일
생체리듬도 변화시키는 접촉의 힘
외로울 때는 왜 몸도 아픈 걸까?
행운의 여신은 친구와 동료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순수하고 완전한 우정
4장 용기란 무엇인가 :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정면으로 맞붙다
두려움은 어떤 감정이고 왜 생길까?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면 좋은 걸까?
겁쟁이와 영웅의 결정적 차이
실패와 거절은 무엇을 남길까?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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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시간당 평균 17번 넘어졌습니다. (……) 아기들은 초기 호미닌처럼 안정적인 네 발 걷기를 포기하고 힘들게 두 발로 일어섭니다. 왜 그런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걸음마는 아기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줍니다. 두 발로 서면 시야가 더 넓어지고, 네 발로 기어 다닐 때보다 3배 더 먼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지요. 또 손이 자유로워지니 7배 더 자주 물건을 옮길 수 있었어요. 이처럼 아기는 기거나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보다 걸으면서 더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답니다. _〈들어가며 : 움직일수록 우리는 더 지혜로워진다〉(18~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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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테두리 안에서 스포츠와 게임은 규칙과 결과의 불확실성, 경쟁 등 많은 것이 닮았습니다. 더구나 202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127년 된 올림픽 모토에 “다 함께”를 추가했습니다. 게임이야말로 이 새로운 모토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하고 있지 않나요.
캐나다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셜 맥클루언은 1960년대 초반,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지리적 거리가 축소되는 시대를 예견하며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게임 속 세계는 그가 말한 지구촌에 가장 가까워요. 수천만의 사람들이 인종과 신념, 가치관의 차이를 뛰어넘어 함께 경쟁하거나 레이드(Raid, 다수의 플레이어가 던전을 공략하는 것)를 수행하니까요. _〈e스포츠로 영감을 받는 시대〉(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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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살펴보면 성취가형(다이아몬드)은 가장 비중이 높은 유형으로 레벨을 올리면서 많은 보물을 얻는 걸 목표로 삼아요. 탐험가형(스페이드)은 가상 세계 이곳저곳을 탐험하며 새로운 지역과 정보를 알아냅니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즐기며 게임의 버그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사교가형(하트)은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대화를 더 중요시해요. 게임이라는 공통의 취미 속에서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만나 공감과 지지를 나누며 기쁨을 느끼지요. 이들에게 게임은 소통을 위한 수단이에요. 킬러형(클로버)은 흔히 PK(Player Kill)라고 해서 다른 플레이어를 죽이거나 물리적 피해를 주는 데서 희열을 느끼는 유형입니다. _〈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69~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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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클리 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마이클 크라우스는 2008~2009년 뛰었던 30개의 NBA 프로 농구팀과 294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하이파이브, 포옹, 주먹 마주치기 같은 신체 접촉을 자주 한 팀의 성적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 접촉을 자주 한 선수들은 패스와 수비 가담 등 협력적인 플레이도 더 많이 했습니다. 1~2초에 불과하지만 반복적인 신체 접촉은 선수들이 서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알려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어요. _〈팀워크의 비결은 스킨십〉(116~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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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정신의학자 아이작 마크스와 랜돌프 네스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두려움이 없는 상태를 “두려움 결핍증”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두려움 없이 사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를 도도새의 죽음에 비유했지요.
먼 옛날 도도새가 마다가스카르의 모리셔스 섬으로 날아와 정착했을 때, 그곳에는 어떤 천적도 없었습니다. 두려워할 존재가 없는 생태계 속에서 도도새는 수천 년 동안 태평하게 지내며 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도도새는 키가 1미터, 몸무게는 최고 30킬로그램이 나갈 정도로 컸다고 해요. 1598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모리셔스 섬에 들어왔을 때 도도새는 인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도도새는 정착민들의 공격에 속절없이 희생됐습니다. (……) 결국 도도새는 1세기 만에 모두 멸종하고 맙니다. _〈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면 좋은 걸까?〉(164쪽)
“놀이는 우리 뇌가 가장 좋아하는 배움의 방식이다.” _다이앤 애커먼(미국의 작가)
1장 ‘인생이라는 놀이’ 편에서는 스포츠와 게임의 탄생과 그 흐름을 알아본다. 농경사회가 시작되고 급작스럽게 농부가 된 전직 사냥꾼들이 만든 다양한 사냥의 대체물, 전쟁 중에도 성황이었던 고대 올림픽의 일화를 통해 인류가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를 들여다본다. 또한 스포츠의 경쟁과 규칙, 협력과 연대를 다루며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축구 선수인 손흥민을 예로 들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스포츠 정신을 만날 수 있다. 게임의 탄생과 관련해서는 이집트인의 보드게임, 바둑의 인기, 2023년 스포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선정된 페이커의 이야기까지, 읽다보면 게임 형태의 발전과 현재의 위상을 이해할 수 있다.
2장 ‘우리는 오픈월드에서 성장한다’에서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어떻게 요즘 세대에게 단순히 놀이의 장을 넘어 소통하고 학습하는 제3의 장소(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만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공장소)가 되었는지,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으로 구분되는 게임의 형태를 이해하고 이를 응용한 삶의 가치까지 정리했다. 또한 게임을 할 때의 재미와 몰입의 이유는 무엇인지, 유희를 넘어서는 게임의 효용성을 레이싱 게임으로 연습해 실제로 선수가 된 사례를 통해 만나본다. 여기에 13세 때 게임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기도 했던 괴짜 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유별난 게임 사랑, 폭력적인 게임은 공격적인 사람을 만든다는 상식이 왜 근거가 부족한지 등을 알아본다.
3장 ‘함께한다는 것’에서는 스포츠와 게임을 통해 이어지는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승리하는 팀의 비결이 스킨십에 있었다는 것, 혼자보다 타인과 함께할 때 자아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생체리듬까지 같아지는 실험을 토대로 한 접촉의 중요성, 외로울 때는 왜 건강까지 해치게 되는 것인지, 팀 스포츠에서의 매너는 무엇인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순수하고도 완전한 우정’이 얼마나 스포츠와 게임과 닿아 있는지 바라본다.
4장 ‘용기란 무엇인가’에서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닌,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을 용기라고 정의하며, 스포츠와 게임에 있어서의 도전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주저앉고 싶을 때 독자들을 일으켜 세워줄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가 실패를 예견했던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유명한 경기 속 일화, 철학자와 운동선수들이 정의한 다양한 종류의 용기와 두려움, 실패가 우리에게 남기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담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게임과 스포츠가 인간의 심리·사회·문화적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며, 개인과 공동체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100세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지금, 경쟁과 성취를 통해 더 발전하고, 사회적 일원이 되며, 스트레스 해소와 즐거움은 물론 자아 표현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놀이’의 유용함은 계속될 것이다.
작가정보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잡지사 에디터를 거쳐 문화매거진 《해피투데이》 편집장을 역임했다. 현재 예술 단체 ‘책의노래 서율’ 대표로 있으며 공연 기획자와 인문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다. EBS FM 〈책으로 행복한 12시〉와 〈EBS 북카페〉 인문학 코너에 3년간 고정 출연했다.
중학생 때 이소룡 주연의 〈정무문〉과 〈용쟁호투〉를 본 후 우슈를 배웠으며, 고등학생 때는 〈모래시계〉 속 백재희(이정재)에 반해 검도를 수련했다. 20대 때에는 진로 변경을 고민할 만큼 웨이트트레이닝에 빠져 있었고, 복학 후 아르바이트로 잠시 트레이너로 일하기도 했다.
고전 읽기에서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원전주의자이자, 좋아하는 작가가 쓴 작품을 모두 읽는 전작주이자다. 매일 벤치프레스와 스쿼트, 풀업을 하고 트랙을 달린다.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 주며 동네 산책하기도 즐긴다.
지은 책으로는 《소크라테스 헬스클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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