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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테면 잡아 봐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 레벨 3 75
원유순 지음 | 윤봉선 그림
시공주니어

2024년 10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13년 05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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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6.58MB)
ISBN 9791171254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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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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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테면 잡아 봐》는 각각 다른 여섯 생물의 살아남기를 담고 있다. 각 단편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교묘히 숨긴 채 긴박한 상황을 그린다. 독자들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안은 채 주인공의 정체를 짐작하며 이야기에 빠져든다. 위험천만한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극적인 순간, 독자들은 아주 작은 벌레에게도 커다란 멧돼지에게도 ‘살아남기’란 이토록 치열하고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다. 인간의 눈에는 고요해 보이는 배추밭이나 숲 속, 과수원은 사실 수많은 생명들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또한 모든 생명이 자기 몫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그러기에 똑같이 소중하다. 여섯 편의 동화는 이 당연하고 평범한 진리를 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반전을 통해 전달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단편 동화’를 읽는 묘미를 만끽하게 하고, 자연의 생명력을 가장 흥미롭게 전달하는 생태 동화집이다.
작가의 말
용용 죽겠지?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
잡을 테면 잡아 봐
우리 집은 어디인가?
잘 가라, 멍청한 놈
내 아들 큰이빨

커다란 자연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
그 아름답고 안타까운 공존을 그린 연작 동화집

늦봄 배추밭의 애벌레, 버려진 고양이, 집을 나간 사냥개, 굶주린 멧돼지 가족,
길을 잃은 꿀벌, 새로운 천적 때문에 죽어 가는 다람쥐……
한 걸음만 가까이 가 보면
우리 모두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 수상작 수록

농부가 배추밭에 농약을 친다. 꿀을 찾으러 나간 꿀벌이 길을 잃는다. 버려진 고양이가 숲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어미 개가 갓 낳은 새끼들을 빼앗기고 시름에 잠긴다. 다람쥐에게 새로운 천적이 등장한다. 멧돼지 가족이 이끌고 민가로 내려왔다 사냥꾼의 총에 맞는다.
생김새도 종도 다른 생명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겪은 사건들. 그런데 이 모두가 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면 어떨까? 이 모든 생명과 이들이 겪은 사건 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독자인 ‘나’와 깊은 관계가 있다면?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은 원유순 작가의 새 단편 동화집 《잡을 테면 잡아 봐》는 바로 그 지점을 포착한다. 여기에는 크고 작은 여섯 생명의 치열한 살아남기를 그린 여섯 편의 단편 동화가 담겨 있다. 작은 곤충에서부터 크고 힘 센 동물까지 언뜻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생명들.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겪는 각각의 단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독자들을 긴장시킨다. 마침내 여섯 편의 이야기가 가리키는 커다란 진실에 맞닥뜨리는 순간! 독자들은 깊은 감동을 느끼고, 묵직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독특하고 치밀한 구성과 반전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먹이사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작품 소개]

안타깝고 치열한 사투, 누구의 이야기일까?
주인공 17호와 동료들은 쉴 새 없이 다가오는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다. 17호가 몇 차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는 사이 수많은 동료들이 죽어 널브러진다. 마치 전쟁터 같은 이곳이 한낮의 배추밭이고 주인공 17호가 아주 작은 배추벌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이제까지의 긴장감은 짜릿한 반전이 된다(「용용 죽겠지?」).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며 커다란 세계를 발견하다!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의 주인공인 집고양이 ‘카오’는 숲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다. 그러다 난생처음 날고기를 먹으며 비로소 동물로서의 본성에 눈을 뜬다. 독자들은 카오의 처지에 동정심을 느끼고, 본성을 되찾아 ‘회오리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마지막 장면에 안도할 것이다. 그런 독자들에게 작가는 또 다른 동물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 준다. 「잡을 테면 잡아 봐」에는 새로운 천적 때문에 위기에 빠진 다람쥐 일족이 등장한다.

‘우리들의 천국에 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이제는 아예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우리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놈들은 사납기가 이를 데 없다. (중략) 놈들은 동작이 어찌나 날래고 영리한지, 여름 한 철을 지내고 나자 우리들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_「잡을 테면 잡아 봐」 본문 중에서

다람쥐들을 공포에 빠뜨린 천적의 정체는 바로 회오리바람을 비롯한 고양이들이다. 독자들은 한없이 약해 보이던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는 잔인한 천적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여섯 편의 단편 동화들은 이처럼 크고 작은 실마리로 치밀하게 연결된다. 배가 고파 민가로 내려온 어미 멧돼지는 새끼 대신 총에 맞아 쓰러지고(「내 아들 큰이빨」), 주인에게 새끼를 빼앗긴 어미 개는 사냥길에 그 멧돼지 가족의 죽음을 보고 더 이상 ‘사냥개’로 살지 않기로 결심한다(「잘 가라, 멍청한 놈」). 배추밭에서 살아남아 나비가 된 애벌레들(「용용 죽겠지?」)은 길 잃은 꿀벌 이야기(「우리 집은 어디인가?」)에도 등장한다.
언뜻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생명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관계에는 약자와 강자가 있을 뿐, 그것을 선악의 잣대로 잴 수는 없다. 이야기의 바탕에는 이렇듯 자연의 섭리가 깔려 있다. 독자들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자연이라는 커다란 그림을 발견해 간다. 독특한 옴니버스식 구성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먹이사슬과 맞아떨어지면서 자연이라는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다. 또한 독자들이 부분에서 전체를 읽어냈을 때의 희열, 문학만이 주는 묘미를 경험하게 한다.

인간은 먹이사슬의 한 축일 뿐!
여섯 단편에 인간은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하더라도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각 단편은 위기에 몰린 생명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것이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일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품에 몰입한다.

‘자연은 환경과 싸우면서 적응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친다. 생물은 물론, 돌이나 흙 등 무생물까지도 그렇다. 그래서 자연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그들의 변화와 진화에 무차별적으로 끼어들어 간섭한다면 자연은 지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이 고양이를 버리고, 고양이는 숲으로 가서 들쥐와 다람쥐의 새로운 천적이 된다. 그 바람에 수백 년을 살아 온 들쥐와 다람쥐는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른다. 자기가 기르는 개라고 해서, 어미 개가 낳은 새끼를 인간이 ‘분양’할 권리가 있을까? 이 작품 속에서처럼 인간과 함께 살기를 포기하는 개들이 늘어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인간은 친 농약에 꿀벌들이 사라지면, 꽃은 씨앗을 맺지 못한다. 실제로 꿀벌의 실종은 요즘 전세계적 과학자들이 한목소리로 염려하는 문제이다.
작가는 인간이 저지른 일의 댓가를 자연이 고스란히 치르고 있음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인간이 버린 고양이가 먹이사슬을 무너뜨리고, 어미 개가 살기 위해 사람을 물듯 자연이 고통받은 댓가가 언젠가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오리라고 경고한다. 그럼으로써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자연이라는 커다란 세계의 한 축일 뿐이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전한다.

글과 그림이 함께 만들어낸 아름답고 비장한 세계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죽고 죽이는 생물들의 관계,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조금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어 가는 생물들의 생생한 심리와 절박함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 책을 쓴 원유순 작가는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소외된 존재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감성으로 사랑받아 왔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옴니버스 동화라는 독특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 아름답고 비장한 문체로 중견 작가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뛰어난 작품이다. 어린이를 위한 자연 그림 작업에 열정을 쏟아 온 윤봉선 화가는 ‘자연을 실제처럼 묘사’하는 것을 뛰어넘어 독특한 시선으로 그림을 전개한다. 한 걸음 떨어졌을 때는 한없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의 삶터라는 사실을 조금씩 드러내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한국 어린이책 동네에서 한 축을 맡고 있는 작가와 화가가 한 호흡으로 만들어 낸 작품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고민하기에 손색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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