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2024년 11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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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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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아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번뇌와 보리가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는 거죠.”
제1막 암라팔리 동산과 유마방
제1장 중생계가 보살의 불국토이다
제2장 유마거사가 짐짓 병을 보이다
제3장 유마의 가르침을 받은 십대제자
제4장 유마의 가르침을 받은 네 보살
제2막 유마의 텅 빈 방
제1장 문수보살이 병문안을 가다
제2장 사리불의 의문과 대가섭의 찬탄
제3장 문수와 유마, 사리불과 천녀의 대화
제4장 보현일체색신보살의 질문과 유마의 게송 답변
제5장 유마가 불이법문을 묻고 33보살이 답하다
제6장 아바타 보살의 출현과 유마의 대중공양
제3막 다시 암라팔리 동산
제1장 아난의 질문과 세존의 답변
제2장 여래를 바르게 관찰하라
제3장 제석천의 서원과 법공양의 의미
제4장 미륵보살에게 법을 부촉하시다
나가며
[들어가며]
삼세제불三世諸佛의 최상의 깨달음을 설한 『유마경』
『유마경』은 삼세제불三世諸佛의 최상의 깨달음을 설한 것이며, 붓다의 깨달음도 이로부터 생긴다고 일컬어집니다. 『유마경』은 예로부터 ‘소小화엄’이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경지를 설한 경전 『화엄경華嚴經』은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심오해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 『화엄경』을 농축시켜 엑기스로 만든 게 바로 『유마경』이라는 거죠. 행불行佛(‘부처의 행을 수행한다’)의 실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유마경』을 처음 만난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 1980년도예요. 당시 동해안 경비사령부 최전방 철책선,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했는데 경계근무 위주로 하다 보니 시간이 남아서 어머니께 볼만한 책 좀 보내달라고 편지를 썼어요. 그때 속가 모친께서 보내주신 책이 『유마경』이어서 처음으로 탐독하게 되었고, 그 후로 몇 번 읽어 본 적은 있지만 깊은 뜻은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원문과 기존의 번역본들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살펴보니 ‘교재를 만들기 위해 번역했지만 진짜 공부가 된 것은 바로 나로구나. 아는 만큼 전하다 보니, 전할수록 알게 되는구나’를 실감했습니다.
필자가 학창시절 한겨울에 북한산에 간 적이 있어요. 꼭대기에 올라갔는데 춥고 배고파서 일행들과 뭐 해 먹으려고 버너에 코펠 올려놓고 물을 끓였죠. 바람이 하도 많이 불어서 텐트 치고 그 안에서 물을 끓였는데, 그걸 잘못 건드려서 펄펄 끓는 물이 제 발등에 고스란히 쏟아졌어요. 발등이 폭삭 익어버려서 얼른 내려가려고 하는데, 한겨울이니까 맨발로 내려올 수는 없죠. 경사진 돌길을 신발 끈을 헐겁게 매고, 일행 중 한 사람이 부축해줘서 쩔뚝거리면서 내려오는데 화상 입은 부위에 신발이 쓸리니까 한 발 한 발 걷는 게 고통스럽기 짝이 없었죠. 그때 문득 ‘발등만 데어도 이렇게 괴로운데 이 세상에는 이것보다 더한 육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내가 앞으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겠구나’라고 그 어린 애가, 고등학교 때쯤인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 거예요.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생각을 하자마자 제 발등의 고통이 없어졌어요. 마취제나 진통제를 맞은 것처럼 전혀 고통이 안 느껴졌어요. 거기서부터는 뛰다시피 해서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땐 그냥 신기하다 여기고 지나갔는데, 나중에 불교를 공부하면서 생각해보니 바로 이거였어요.
“이 몸은 아바타요, 붓다의 몸은 법신이다. 생사가 있으면 병이 있겠지만 법신은 불생불멸이다. 그러므로 모든 병 또한 아바타의 병으로 관찰하면서 자기의 병으로 남의 병을 가엾이 여겨야 한다. 이러한 법을 설하는 것이 진정한 자애다. 그러므로 방편이 없는 지혜는 속박이요, 방편이 있는 지혜가 해탈이다. 지혜가 없는 방편은 속박이요, 지혜가 있는 방편이 해탈이다.”
“번뇌의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지혜의 보배를 얻을 수 없다. 일체 번뇌가 여래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일체의 마군과 외도들이 나의 시자다. 뭇 마군들은 생사를 즐기고 보살은 생사를 버리지 않기 때문이며 외도들은 모든 견해를 즐기고 보살은 견해에 있어서 동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살을 핍박하는 이는 불가사의 해탈보살이다. 당나귀는 코끼리를 차거나 밟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보살도를 닦기로 마음먹었는데,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아이고, 대보살님께서 나를 공부시키려고 이렇게 나를 괴롭히시고 스트레스를 주시는구나’라고 생각하세요. ‘저놈만 세상에서 없어지면 내가 사는 게 편해질 텐데’라고 생각하면 보살도를 닦는 게 아니에요. “일체의 마구니와 외도들이 다 나의 친척이고 시자”라는 게 바로 붓다의 안목입니다. 또 “번뇌의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지혜의 보배를 어찌 얻을 수 있으랴”고 합니다. 최고의 진주를 캐내려면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보배를 캐야죠? 그러니까 ‘번뇌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 오는 번뇌 막지 말고 가는 번뇌 잡지 말라’ 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돼요. 번뇌는 끊어야 할 게 아니고 관찰해야 할 대상입니다. 아바타의 번뇌로써 관찰을 하는 게 진정한 번뇌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요즈음이야말로 ‘중생이 아프므로 나도 아프다’는 유마 거사의 말이 실감나는 시기입니다. 인류는 운명공동체입니다. 인류의 대다수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도 벗어나는 것입니다.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라는 『유마경』의 지혜를 잘 전해서 모든 생명이 해탈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불기 2565년 11월
행불사문 월호 합장
***
[나가며]
바로 이곳이 불국토!
유마거사에 의해 설해진 『유마경』에서는 ‘중생계가 바로 보살의 불국토’라고 합니다. 보살에게는 온갖 중생이 어울려 사는 이곳이 바로 ‘불국토’라는 뜻입니다. 불국토라 하면 부처님이 계신 평화롭기 짝이 없는 장소인데, 아귀다툼이 끊이지 않는 바로 이곳이 불국토라니, 어째서 그럴까요?
온갖 중생들이 더불어 살고 있는 이곳이야말로 보살도를 닦기에 최적화된 곳입니다. 예컨대, ‘보시바라밀’을 닦고자 하면 보시를 받아줄 중생이 있어야 합니다. 천상 세계는 모두가 풍족하니 주거나 받을 이도, 줄 것도 받을 것도 별로 없습니다. 지옥 중생이나 아귀는 주어도 못 받아먹습니다.
그러니 받을 이도 많고 줄 것도 많은 이곳이야말로 보시바라밀을 닦기에 최적화된 곳이 아닌가요? 지혜바라밀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상세계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적습니다. 오히려 쾌락에 젖어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에 지옥이나 축생은 스스로를 돌아볼 겨를조차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적당히 스트레스 받으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지혜바라밀을 닦기에 최적화된 곳입니다.
그러므로 『유마경』에서는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번뇌는 끊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시때때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번뇌가 실체 없음을 관찰하며 관찰자의 입장에 서는 것이 열반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관찰자는 항상하고, 즐겁고, 불성인 ‘내’가 있고, 청정하기(常樂我淨) 때문입니다.
‘나의 번뇌’는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고 하는 것은 실체가 없습니다. 몸은 생로병사生老病死하고 마음은 생주이멸生住異滅합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몸과 마음 어디에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가 있겠습니까?
몸도 아바타, 마음도 아바타, 나도 아바타, 너도 아바타일 뿐!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쳐 자신의 애착은 쉬되, 남에게는 따뜻한 애정을 머금고 살아가는 것이 최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면 관찰과 보시 복덕이 필수입니다. 이를 전하는 것이 바로 ‘아바타가 아바타에게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목표가 있어야 올바른 삶을 힘차게 살 수 있어요. 인생의 목표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뀌죠. 여러분은 인생의 목표가 뭡니까? 부자가 되기를, 행복하기를, 건강하기를 바라는 등 염원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대승보살의 목표는 한 가지입니다. 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무상정등정각’이에요. 부처님 같은 깨달음,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바른 깨달음, 한마디로 최상의 깨달음이죠. ‘나도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서 중생들을 제도하리라.’ 이게 바로 유일무이한 보살의 목표입니다. ‘나도 부처님 같은 경지에 이르러서 많은 중생을 발고여락(고통을 뽑아주고 즐거움을 안겨주리라)’하는 게 목표죠.
그래서 “오백 장자의 아들이 이미 이 발보리심을 일으켰으니까 이제부터는 정토의 수행에 대해 설해주소서” 하고 얘기를 한 겁니다. 여러분도 발보리심을 일으켰습니까? 아직 일으키지 않았다면 이것이 오늘 이 순간 여러분의 인생의 목표가 되어야 해요. ‘내 인생의 목표는 해탈이다. 나도 해탈! 너도 해탈! 모두 해탈!’ 인생 목표가 딱 서면 즐거움에도 너무 탐착하지 않게 되고, 괴로움도 그다지 힘들게 안 느껴져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즐겁게 받아들일 수가 있죠. - 33~34쪽
『유마경』에 색즉시공·공즉시색·색즉시색, 세 가지 경지가 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마경』을 ‘소小화엄경’이라고 한다고 했죠? 『화엄경』의 축소판으로, 세 가지 경지가 다 들어 있어요. 그래서 색즉시공의 경지에 머물러 있는 성문 연각들을 유마거사가 공즉시색으로 안내해주는 거예요. 공즉시색에 머물러 있는 보살들은 색즉시색으로 안내해주죠. 『유마경』 하나를 보면 혜안과 법안과 불안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여실하게 알 수가 있습니다. - 56쪽
결국 『유마경』의 핵심 사상은 ‘불이법문不二法門’입니다. ‘둘이 아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번뇌와 보리가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는 거죠. 이 ‘둘이 아니다’라는 말과 ‘하나다’라는 말은 또 달라요.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맞아요. 근데 ‘몸과 마음은 하나다’는 또 안 맞아요. ‘몸과 마음이 하나다’ 그러면, 몸이 죽으면 마음도 죽어야 하잖아요. 안 죽어요, 여러분. 안 죽어서 걱정입니다. 몸이 죽을 때 마음도 죽어야 하는데, 몸은 죽었는데 마음은 안 죽어요. 그러니까 귀신이 되고 영혼이 되고, 다시 태어나는, 윤회하는 거예요. 몸과 마음이 하나가 아닙니다. 그러면 완전히 별개냐? 또 그건 아닙니다. 몸이 아파지면 마음도 우울해지죠?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좋아지죠? 즐거운 일이 생기면 몸도 컨디션이 좋아지죠? 왜 그럴까요? 둘이 아니기 때문이죠. ‘불이不二, 둘이 아
● 대표적인 대승경전이자 불이(不二) 사상의 정수가 담겨 있어 많은 불자와 시민들이 탐독하고 있는 『유마경』을 우리 시대의 강백(講伯) 월호 스님이 풀어낸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이 출간되었습니다.
● 이번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은 특히, “요즈음이야말로 ‘중생이 아프므로 나도 아프다’는 유마 거사의 말이 실감나는 시기입니다. 인류는 운명공동체입니다. 인류의 대다수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도 벗어나는 것입니다.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라는 『유마경』의 지혜를 잘 전해서 모든 생명이 해탈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월호 스님의 말씀만큼이나 코로나19 시대에 병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대승반야부 계통에 속하는 『유마경』은 재가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입니다. 경전 중에서 재가자를 주인공으로 한 경전은 『유마경』과 승만 부인을 주인공으로 한 『승만경』뿐입니다. 그래서 이 두 경전은 불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경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유마경』에서는 방편으로 병을 앓고 있는 유마 거사가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법을 전하는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은 총 14장의 경전을 ‘제1막 암라팔리 동산과 유마방’, ‘제2막 유마의 텅빈 방’, ‘제3막 다시 암라팔리 동산’ 등 3개의 막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제1막에서는 제1장. 중생계가 보살의 불국토이다(一. 佛國品), 제2장. 유마거사가 짐짓 병을 보이다(二. 方便品), 제3장. 유마의 가르침을 받은 십대제자(三. 弟子品), 제4장. 유마의 가르침을 받은 네 보살(四. 菩薩品),
제2막에서는 제1장. 문수보살이 병문안을 가다(五. 文殊師利問疾品), 제2장. 사리불의 의문과 대가섭의 찬탄(六. 不思議品), 제3장. 문수와 유마, 사리불과 천녀의 대화(七. 觀衆生品), 제4장. 보현일체색신보살의 질문과 유마의 게송 답변(八. 佛道品), 제5장. 유마가 불이법문을 묻고 33보살이 답하다(九. 入不二法門品), 제6장. 아바타 보살의 출현과 유마의 대중공양(十. 香積佛品),
제3막에서는 제1장. 아난의 질문과 세존의 답변(十一. 菩薩行品), 제2장. 여래를 바르게 관찰하라(十二. 見阿?佛品), 제3장. 제석천의 서원과 법공양의 의미(十三. 法供養品), 제4장. 미륵보살에게 법을 부촉하시다(十四. 囑累品) 등의 법문이 전개됩니다.
● 『유마경』에 대해 월호 스님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마경』은 삼세제불三世諸佛의 최상의 깨달음을 설한 것이며, 붓다의 깨달음도 이로부터 생긴다고 일컬어집니다. 『유마경』은 예로부터 ‘소小화엄’이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경지를 설한 경전 『화엄경華嚴經』은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심오해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 『화엄경』을 농축시켜 엑기스로 만든 게 바로 『유마경』이라는 거죠. 행불行佛(‘부처의 행을 수행한다’)의 실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월호 스님은 ‘『유마경』의 진면목’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유마경』은 부처님도 물론 중간중간 설하셨지만 유마가 설한 내용들이 훨씬 많습니다. 말하자면 세존께서는 연출하셨고, 『유마경』의 주연은 유마 장자와 문수보살, 사리불 등입니다. 유마 장자는 행불의 경지를 설해 주고, 문수보살은 대승보살의 경지를 설해주고, 사리불은 성문ㆍ연각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있어요. 사리불은 색즉시공을 설하고 있고, 문수보살은 공즉시색을 설하고 있고, 유마 장자는 색즉시색을 설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가 다 표현되어 있어요. 우리가 이걸 대조해가면서 명료히 뜻을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유마경』의 장점이죠. 보통 초기 경전은 성문의 입장인 ‘제법무아諸法無我. 색즉시공’의 입장을 주로 설하고 있고, 대승경전은 보살의 입장인 ‘공즉시색’의 입장을 주로 설하는데, 『유마경』은 그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한 ‘색즉시색’의 입장, 즉 붓다의 안목을 설해주고 있습니다.”
● 월호 스님은 『유마경』 공부를 통해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쳐 자신의 애착은 쉬되, 남에게는 따뜻한 애정을 머금고 살아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유마경』에서는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번뇌는 끊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시때때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번뇌가 실체 없음을 관찰하며 관찰자의 입장에 서는 것이 열반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관찰자는 항상하고, 즐겁고, 불성인 ‘내’가 있고, 청정하기(常樂我淨) 때문입니다.
‘나의 번뇌’는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고 하는 것은 실체가 없습니다. 몸은 생로병사生老病死하고 마음은 생주이멸生住異滅합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몸과 마음 어디에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가 있겠습니까? 몸도 아바타, 마음도 아바타, 나도 아바타, 너도 아바타일 뿐!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쳐 자신의 애착은 쉬되, 남에게는 따뜻한 애정을 머금고 살아가는 것이 최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면 관찰과 보시 복덕이 필수입니다. 이를 전하는 것이 바로 ‘아바타가 아바타에게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작가정보
월호(月瑚) 스님
출가 이전, 삶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본 마음ㆍ참나’를 찾아 각고의 수행을 했다. 동국대학교에서 묵조선과 간화선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지리산 쌍계사 고산 큰스님 문하로 출가했다.
쌍계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봉암사ㆍ동화사ㆍ해인사ㆍ쌍계사 등 제방선원에서 참선 정진했다. 쌍계총림 방장 고산 큰스님으로부터 강맥을 전수받았으며, 동국대 겸임교수ㆍ해인사 승가대학 교수ㆍ쌍계사 승가대학 학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행불선원 선원장으로, 불교방송 BBS-TV ‘월호 스님의 행불아카데미’를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다. 한편 월호 스님의 법공양 [줄탁동시]와 월호 스님의 게송명상 [관찰자를 관찰하라]를 통해 대중과 매일 휴대폰에서 만나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월호 스님의 천수경 강의』, 『월호 스님의 선가귀감 강설』, 『월호 스님의 화엄경 약찬게 강설』, 『붓다의 노래』, 『담마의 노래』, 『승가의 노래』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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