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뷰
2024년 11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20일 출간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503.00MB)
- ISBN 9791130659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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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5.00MB
51분 71.00MB
42분 58.00MB
44분 61.00MB
46분 64.00MB
42분 58.00MB
37분 52.00MB
42분 59.00MB
40분 55.00MB
14분 20.00MB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장 우아미 필라테스
2장 부일 병원
3장 미진 내과
4장 빅가이 짐
5장 소래포구
6장 마스터뷰
7장 피크 포인트
8장 덕적도
심사평(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작가의 말
살고 싶은 도시, 그게 이 도시의 다른 이름이다. -9쪽
바다를 메워 만든 이 도시에는 없는 것이 많다. 그늘진 곳이 없고 오래된 것이 없고 모호한 데가 없다. 그것이 역설적으로 이곳을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준다. -9쪽
그러고 보면 인간이 평등하다는 건 아름다운 미신이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점 외에는 평등하지 않다. 예체능을 3일만 해보면 알 수 있다. 수미는 제 아이들에게는 몸으로 평가받는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다. -37쪽
“저흰 보이는 게 밥줄이라서요.” -41쪽
수미는 삶에서 누릴 수 있는 어떤 쾌락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인생 어차피 자기 팔 자기가 흔들며 사는 거지. 이런 내가 그에게 피해를 주나. 아니, 이익을 주지. 사소한 부도덕은 상냥한 부인이 되게 해주니까. -42쪽
지안은 친구 하나 없는 곳에서 창밖의 바다만 보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를 안은 자신이 난간에 올라서고 있더라고 했다. 산후 우울증은 프로작이나 졸로푸트로도 극복되지 않았다. -44쪽
클라이밍의 장점이자 단점은 진짜 추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벽도 가짜, 스릴도 가짜, 상승과 하강의 행위 모두 가짜였다. -53쪽
모두가 석진과 수미처럼 좋은 식사와 운동을 할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참아내는 식욕과 게으름을, 인내하지 못하는 족속들이 답답했다. 값싼 쾌락을 당겨 누린 대가로 병들고 늘어진 신체를 끌며 자신들을 찾아오는 고객님과 회원님들이 경멸스러웠다. 그런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충동성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불려주고, 그 덕에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유기농 아보카도를 사고 피트니스 회원권을 갱신할 수 있는데도. -65쪽
“시시해도 별수 없죠. 시시한 데 오고 싶어 했던 게 나니까.” -105쪽
언제까지 이 헬스장 저 헬스장을 전전하며 살아야 할지, 언제까지 1300원짜리 닭가슴살 봉지만 뜯어 먹으며 살아야 할지, 언제까지 채원과의 커플 계좌에 5만 원씩 입금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이 몸뚱아리가 쪼그라들고 나면 뭘 뜯어 먹고 살아야 하지?’ -146쪽
“의사 선생님은 죽고 싶을 때가 없어요? 난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 안 해요. 깨어 있을 때 가끔 졸린 것처럼 살아 있을 때 가끔 죽고 싶은 것도 정상 아닌가요.” -166쪽
구토가 운동으로 바뀌었을 뿐 강박적 제거 행위라는 점은 같았다. 칼을 먹는 유화가 섭식장애일까, 남의 시선을 먹는 수미가 섭식장애일까. -229쪽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작가 추천★
이곳은 살고 싶은 도시인가, 살아남고 싶은 도시인가
휘황한 빌딩 숲 이면의 또 다른 시티 뷰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는지.” - 최진영 소설가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시티 뷰』가 출간되었다. 지난해 수상작이었던 문경민 장편소설 『지켜야 할 세계』가 교권 추락, 장애와 돌봄 등을 화두 삼아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면, 『시티 뷰』는 강박과 결핍, 자해와 산재, 트라우마 등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로는 매끄러운 삶을 영위하려 애쓰는 오늘날 도시인의 초상을 세밀하게 그린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년의 중산층부터 불안정한 생계를 이어가는 이삼십 대 청년 노동자까지, 한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계층의 욕망과 상처를 “입체적이며 복합적인 인물을 통해 탁월하게 드러낸”다는 극찬과 함께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현실로부터 눈 돌리지 않고 속물적 세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이 소설은 일견 통속성이라는 외피를 갖춰 입었다. 그러나 그 속에는 결국 “당신의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엄중히 도사리고 있다.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단단하고 노련한 문장으로 던진다는 점에서는 지난해 수상작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혼불문학상은 故 최명희 선생의 대하소설 『혼불』이 그려낸 인간 불멸의 정신을 세상에 다시 피워 올리고자 제정된 상이다.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등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한국 문학을 이끄는 작가들이 직접 심사하고, 수상 작가에게는 7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올해는 무려 282편의 장편소설이 응모된 가운데 신인 작가의 소설 『시티 뷰』가 선정되었다. 수상자인 우신영 작가는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자신만의 문장을 벼려왔다. 올해는 그가 긴 시간 홀로 품고 있던 이야기들을 마침내 세상에 내놓는 시간이다. 『시티 뷰』로 제14회 혼불문학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어린이 동화 『언제나 다정 죽집』으로 제30회 황금도깨비상까지 동시에 수상한 우신영 작가는 연령을 막론한 뭇 독자들에게 이제 그 이름 세 글자를 또렷이 각인시킨다.
“면도날을 먹는 유화가 섭식장애일까,
남의 시선을 먹는 수미가 섭식장애일까.”
쉽사리 이분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도시생활자들의 “사소한 부도덕”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도시 송도. 필라테스 센터가 편의점보다 많고 온종일 걸어도 노인을 보기 힘든, 아찔한 높이의 유리 빌딩이 거대한 숲을 이룬 신도시가 이 소설의 배경이다. 마천루 숲 아래 묻혀 있는 바다처럼, 욕망은 도시생활자들의 고상한 가면 아래에 늘 도사리고 있다. 의사인 석진과 필라테스 센터장인 수미 또한 각자의 욕망과 결핍을 서로에게 감춘 채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인 부부 생활을 꾸려간다. 이를테면 수미는 이십 대 헬스 트레이너인 연하 남자친구와의 만남을 남편 몰래 이어가지만 그런 것쯤은 “사소한 부도덕”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미와 석진의 점유지라 할 수 있는 도시 중심부의 병원에 도시 외곽 공단의 노동자 유화가 등장하면서부터, 부부 사이에는 또 하나의 비밀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의도된 거짓을 말한다는 점에서 『시티 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계층을 떠나 모두가 조금씩 부도덕하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이들을 마냥 비난하기란 쉽지 않다. 마음 깊숙한 곳 숨겨둔 결핍과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기에. 박준 시인의 심사평처럼 “섬세하게 살피면서도 그 어떤 위선이나 위악을 내보이는 법이 없”는 이 소설은 누구나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대전제 삼아 결국 모두가 고독감을 느끼는 아이로니컬한 도시 정경을 그려낸다. 소설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지점에 오롯이 놓여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 보편에 대한 연민이다.
“이제 송도는 한국 소설의 새로운 장소로 명명될 것이다.” - 편혜영 소설가
“『시티 뷰』에서는 공간이 곧 소설의 주제”라는 은희경 소설가의 심사평처럼 이 소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공간의 상징성이다. 주요 장소들이 지닌 특징은 서사의 한 요소로 적극 활용되며 각 인물의 내면을 착실하게 뒷받침한다. 단단한 땅이 아닌 갯벌 위에 지어진 최첨단의 무국적 도시는 “우리 시대의 허위의식”(전성태 소설가)과 “한국 사회에서 새롭게 형성된 중산층의 욕망”(백가흠 소설가)이 형상화된 공간으로 읽힌다. 소설은 도시 중심부와 외곽을 의도적으로 대비시키며 한 공간 속 서로 다른 삶의 양상을 세밀히 비추고, 나아가 가짜 암벽을 타고 오르며 클라이밍 취미를 즐기는 삶과 유리창을 청소하느라 빌딩 외벽에 매달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삶을 극적으로 나란히 비추기에 이른다. 지상에서 정상으로 오직 수직의 구도만을 허용하는 고층 빌딩은 성취 지향의 세계와 계층 간 격차를 암시하는 동시에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선족 노동자 해룡의 서사까지 포괄하는 공간이 된다.
“저흰 보이는 게 밥줄이라서요.”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몸과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몸
이 시대를 고스란히 투영하는 온갖 ‘몸’들의 이야기
이 소설에서 그리는 여러 공간 가운데서도 특히 ‘병원’은 여러 계층의 삶이 교차하는 장소로서 기능한다. 병원을 운영하는 부유층의 삶, 외모 강박 때문에 극도로 식단을 관리하며 섭식장애를 겪는 삶, 산재로 병원에 갈 일이 잦은 육체노동자의 삶, 그리고 내면의 고통을 덜어낼 길이 없어 자해를 반복하는 삶까지. 병원은 온갖 종류의 삶이 모여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이며, 각 삶의 흔적은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기호 소설가가 짚었듯이 결국 『시티 뷰』는 “몸으로 밀고 나간, 몸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제 아이들에게는 몸으로 평가받는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다른 이의 몸을 집요하게 평가하는 수미의 시선은 현시대의 시선 그 자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1300원짜리 닭가슴살을 뜯어 먹는 것으로 모든 끼니를 대신하는 이십 대 헬스 트레이너 주니가 “이 몸뚱아리가 쪼그라들고 나면 뭘 뜯어 먹고 살아야 하지?”라는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또한 외양 중심의 시대를 아등바등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의 일면을 고스란히 비춘다. 그런 점에서 이기호 소설가는 『시티 뷰』를 이렇게 평하였다. “시대에 따라 몸의 지형도가 달라지듯, 우리에겐 언제나 새로운 몸의 서사가 필요하다. 그 드라마가 여기 있다.”
『시티 뷰』는 공간이 갖는 상징성과 장편소설에 부합하는 스케일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왜곡된 욕망의 구현은 결국 자기 내면의 상처와 대면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송도라는 인공 도시와 입체적인 인물을 통해 탁월하게 드러냈다. 상투적인 인물이 역할만으로 그치지 않고 복합적으로 그려졌다는 점과 함축적인 대화도 인상적이었다.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는 진실을 치열하게 쫓아가면서도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소설 쓰기의 동기까지 아우른다는 점이 믿음직스러웠다. -심사 총평에서
작가의 말
거침없이 투명한 시티 뷰를 위해 유리를 닦는 사람과 스릴을 안전하게 감각하기 위해 가짜 암벽을 타는 사람. 평행의 정의에 의거하여 그들은 절대 스칠 일이 없어 보였다. 그 사실을 도저히 삼킬 수가 없었다. 헛구역질이 났다. 그게 이 소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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