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 얼굴들
2024년 11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0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7.99MB)
- ISBN 9791198972514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13,50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장 회복 불가능한 상실을 견디는 사람들
혼잣말하는 사람들
마지막 호명
라 요로나
가난이 모르는 것들
단 한 사람
2장 세상은 매일매일 더 좋아지고 있는가
뷰티풀 보이
처음 듣는 말
단약한 의지
삼정목 왼쪽
월식
3장 사람을 살리는 이념과 정의
우린 양아침니더
여러분이 법입니다
발 좀 치우시죠
심증
판사와 글쓰기
싸움의 기술
에필로그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지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런 믿음을 그에게 심어줄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의 삶 역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한 개의 이야기인 이상,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이야기는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_32~33쪽
판결문 표지에 기재되는 죄명에는 실제 사건의 100분의 1도 담기지 않는다. 피해자의 눈물도, 고통도, 부서진 일상과 미래도, 더는 흐르지 않는 시간도 생략돼 있다. 피해자의 시간은 한순간에 멈춰 있다. 잠시 흐르는 듯하다가도 어느새 다시 그 지점으로 복귀한다. 가해에 대한 응징과 주변의 배려 없이는 그들은 다시 흘러가지 못한다. _66쪽
사람이 죽은 일로 재판을 하고, 그 사람을 떠올리며 판결문을 쓸 때면, 판결문이 부고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죽은 자를 기억하며 산 자를 재판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부고는 익숙한 소식이다. 그럼에도 연일 쏟아지는 무수한 부고 앞에서 나는 결코 단련되지 않는다. 조금씩 부서질 뿐이다. _123쪽
당연한 말이지만, 단 한 사람도 놓쳐선 안 된다. 모든 명제는 딱 한 개의 반증으로 깨진다. 펭귄이 날지 못한다는 명제는, 하늘을 나는 펭귄 한 마리만으로 깰 수 있다. 마약을 이겨낸 사례가 단 한 개만 있어도 마약중독자의 치료는 포기하기 어렵다. 그런 사례가 몇 개만 모이면 절대 포기할 수 없게 된다. 수사(修辭)가 아니라, 나는 정말 단 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 사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한 사람이라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_195쪽
배심제에서도 만장일치를 수정한 다수결은 10대2, 11대1 정도면 합리적 의심을 넘어선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법정 밖 다수결은 그렇지 않다. 기업지배도, 선거도, 정책결정도 1표 차로 결론이 나뉜다. 승자독식 사회에서 이 제도는 아주 미세한 차이의 패배만으로 패자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효율적이라는 명분 아래, 누군가의 생사가 달린 많은 일이 1표 차 다수결로 결정되고 있을 것이다. 간단히 손절당한 소수가 달랑 총알 몇 발과 수류탄 하나 들고 뒤에 남아 괴물과 싸우다 금방 죽는 동안 다수는 저 멀리 달아날 것이다. _289쪽
지금 이 순간에도 가정에서, 지하철역에서, 공원에서 맞고 찔리고, 몰래 촬영되고, 그 영상이 거래되고, 스토킹당하고, 죽어가는 여성이 무수히 많다. 매일 누군가 학대당하고 살해되는 숨 가쁜 현장에 있는 내 입장에서 페미니즘은 고담준론이 아니다. _316쪽
긴즈버그 대법관이 한 시대를 견디며 개인이 부조리한 세상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줬듯, 나는 한 사회도 그런 시대를 건너가기 위한 올바른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불의한 세상에서 홀로 싸우는 개인을 방치하지 않는 것, 단 한 명도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다. _378쪽
세상의 프레임 바깥에 존재하는 법정의 얼굴들
죽은 자를 기억하며 산 자를 재판하는 판사의 글짓기
★ 소설가 장강명 추천
회복 불가능한 상실을 견디는 사람들
피해가 들끓는 세상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최선의 태도
2019년 말 《법정의 얼굴들》의 저자인 박주영 판사는 ‘자살방조미수’ 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그는 20대에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던 피고인들을 살게 하기 위해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판결문을 썼고, 피고인들에게 법의 언어가 아닌 한 사람의 간곡한 부탁을 담은 ‘당부의 말씀’이라는 말을 따로 전하기도 했다. 차갑고 무거운 법정에 선 어린 피고인들을 눈물 흘리게 한 이 판결문은 당시 큰 화제가 됐고 여전히 회자되며 많은 이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저자는 법정에서 이런 이들의 얼굴을 계속해서 봐왔다.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끌어안다 스스로를 해한 청년, 사랑받아야 할 보호자에게 맞아 생명을 잃은 아이, 장기간 성폭행을 당한 여고생, 돈이 없어 교도소에 들어가려는 노인··· 이들의 삶은 아예 설명되지 않거나 ‘편의점에서 빵 훔쳐··· 징역 1년’처럼 기사 헤드라인 한 줄로 언급될 뿐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세상에게, 보호자에게, 대물림된 가난에게 받은 피해는 평생을 간다. 결국 회복 불가능한 상실을 견디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이들이 끊임없이 돌아나오는 회전문 같은 현실을 바꿀 수는 없는 걸까? 저자는 “서사가 풍부하고 넓을수록 서정도 크고 짙어진다. 결국 우리가 먼저 할 일은 묘사할 수 없는 서정을 상상하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묻혀 있는 수많은 서사를 추적하고 발굴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안타깝고 슬픈 감정으로 잠시 소비되고 마는 피해의 이면에는 구체적인 삶의 서사가 존재한다. 우리가 취할 최선의 태도는 보이지 않는 서사를 꼼꼼히 기록하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다.
“뉴스가 없으면 문제도 없다. 서현이, 정인이, 김용균, 이스라엘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들의 죽음을 기록하고 알리는 것이다. 사회적 공분도, 적절한 처벌도, 법률과 의료 시스템의 개선도 그 후 뒤따라온다.”
세상은 매일매일 더 좋아지고 있는가
악의 노림수를 피하는 방법
저자가 마주하는 형사사건에는 “정의와 불의, 가해와 피해,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 같은 여러 맥락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다. 정신질환을 앓다 엄마를 죽인 피고인은 자신이 누구인지 발 딛고 선 곳이 어디인지도 몰랐고, 비행을 저지르고 법정에 선 아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집 밖을 떠돌 수밖에 없던 처지였다. 같은 죄를 지어도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은 소년원에 가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집으로 간다. 약물에 중독된 피고인은 필사적으로 마약을 끊어보려 했지만 함정수사에 걸려 다시 법정에 선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주로 악마나 괴물에 비유되곤 한다. 저자도 법정은 “온갖 악이 흘러드는 바다 같은 곳”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러나 영화 〈조커〉의 ‘아서’가 날 때부터 ‘조커’가 아니었듯 법정에 선 모든 악도 처음부터 거악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로지 아래로만 향하는 질기고 비열한 폭력, 아프고 병든 사람들을 모른 체하는 걸 넘어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들, 가난뿐만 아니라 범죄도 대물림되는 현실이 실재하는 세상에서 악은 조금씩, 서서히 발현된다.
법정에는 거악이 파도처럼 넘실대지만 법정 밖에는 곳곳에 악이 널려 있다. 우리 모두의 본성에 악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 내면과 주위에 무수히 포진한 크고 작은 악에 맞서 흑화하지 않으려면 “공감능력과 양심, 죄의식과 염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저런 악마들과 다르다고,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중요한 건 악을 자각하는 일”이어서다.
“악과 불의를 식별하고 악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내가 누굴 가리거나 밟고 있는 건 아닌지, 나 때문에 누가 고통을 겪는 건 아닌지, 사실은 내가 사기꾼 로봇이 아닌지 항상 경계하고 돌아봐야 한다. ······악이 진정으로 노리는 건 선이 계속 악을 모른 채 살아가는 거다. 선이 악을 깨닫는 순간 악은 ‘펑’ 하고 사라진다.”
사람을 살리는 이념과 정의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욕망
형사법정에서 판사가 하는 일은 법대로 판단해 유무죄를 가리는 일이다. 갈등이 폭발해 법정까지 오게 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판사가 내 편을 들어줄지다. 판사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판사의 법정 밖 사생활과 살아온 과거까지 알아내려 한다. 각자의 이유로 법정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표정과 눈빛으로 판사에게 묻는다. “너는 어느 쪽이냐?” 소리 없는 아우성에 휩싸인 판사는 판결문에 머리를 처박고 만다.
세상의 아우성은 더 크고 요란하다. 자유냐 평등이냐, 성장이냐 분배냐, 페미냐 아니냐, 동성애 지지냐 반대냐, 명분이냐 실용이냐··· 언제든 이쪽이 아닌 저쪽에 서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편을 가르고 진영을 나눈 뒤 집요하게 따져 묻는다. “너는 어느 쪽이냐?” 하지만 “매일 누군가 학대당하고 살해되는 숨 가쁜 현장에 있는” 저자에게 페미니즘이 고담준론이 아니듯, 폭력이 판치는 세상에서 중요한 건 모두가 힘을 합쳐 범죄를 막고 생명을 지켜야 하는 일뿐이다.
서로 내가 옳다며 싸우고 모두가 불의해서 정의가 사라진 부조리한 사회를 건너기 위해 가져야 할 올바른 입장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불의한 세상에서 홀로 싸우는 개인을 방치하지 않는 것, 단 한 명도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갈등이 첨예하고 혐오와 증오가 충만한 시대의 이념은 사람이어야만 한다. 《법정의 얼굴들》을 읽은 독자들은 알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욕망해야 할 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뿐이라는 걸.
작가정보
지방법원 부장판사.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7년간 변호사로 일하다 경력법관제도로 판사가 됐다. 지금은 지역법관제도가 폐지되어 지역법관이 아니지만 자의로 부산고등법원 관내에서 근무하고 있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부산지방법원, 울산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등에서 주로 형사재판을 했지만 부산가정법원에서 소년재판을 한 적도 있다. 언론을 상대하고 행정기획업무를 하는 공보기획판사도 세 번이나 했다.
공보기획판사로 일하며 인터뷰와 대외행사를 많이 했지만 실제로는 낯을 많이 가리고 소심하다. 읽고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나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유일하게 부리는 사치는 오디오 기기다. 소박한 진공관 앰프에 LP로 음악, 특히 재즈를 자주 듣는다. 빌리 홀리데이와 쳇 베이커를 좋아한다.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지은 책으로 《어떤 양형 이유》 《괄호 치고》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