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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을주 장편소설
고을주 지음
북랩

2024년 10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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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72242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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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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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어가는 한 인간의 비극적 말로!
경찰 출신 작가가 『백일몽』에 이어 범죄자의 본성을 그려낸
긴장감 넘치는 심리 스릴러

범인을 잡기 전까지 숨조차 쉴 수 없다!
진실을 덮으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
그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숨 막히는 심리전

사명감이 투철한 프로 형사는 판검사보다 더 위대하다!

설날 아침, 살인사건은 벌어졌다. 변사체는 하나인데 용의자는 셋! 소설은 잔뼈 굵은 형사 계장 진우의 집요한 범인 추적과 뜻하지 않게 사랑하는 여자를 제 손으로 죽이면서, 안배된 탄탄대로를 걷는 대신 산지옥으로 접어든 종학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소설은 시작부터 끝까지 사건을 면면히 들여다보며 끈질기고도 촘촘하게 앞을 향해 간다. 소설 속 형사계장 진우의 번뜩이는 육감과 사무실에만 앉아 있지 않고 직접 발로 뛰는 모습, 범인 검거를 향한 집념은 30년 넘게 경찰 생활을 한 저자의 경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하늘의 그물은 성긴 것 같아도 결코 범인을 놓치지 않는 것처럼 죄를 감춘 자는 더 이상 양지에 설 수 없다. 해가 비치는 대로에 서 있어도 볕보다 더 음습한 죄책감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죄를 자백하는 순간 잃게 될 것들은 결국 종학을 숨도 쉬지 못할 만큼 옭아맨다. 죄는 무겁지만 그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의 말로를 지켜보는 독자 역시 크게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1. 의문의 살인 사건
2. 끝없는 추적
3. 사냥꾼의 본능
4. 살인자의 말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IC에 들러 상, 하행선 CCTV에 녹화된 자료를 모두 USB에 담아서 가자. 서울에 도착하면 차량 수사는 잠시 미루고 민성이의 소재부터 탐문하자.”
“조 형사님, 용의자가 민성이로 확인되었는데 IC로 빠졌다가 되돌아 나오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바로 민성이를 추적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음…. 나중에 차량 수사를 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고 가는 길이니까 전부 들러서 USB에 담자. 박 형사는 계속 전화를 해봐라.”
강 형사가 백미러를 보면서 건의를 하자 한참을 생각하던 조 형사가 가는 길이니까 USB에 담아 가자고 하여 강 형사는 서서히 차를 몰아 수원 IC로 진입하였다.
“조 형사님, 이젠 휴대폰을 꺼버렸습니다. 눈치를 채고 잠수(잠적의 은어)를 탄 것은 아닐까요?”
조수석에서 몇 번이나 전화를 걸던 박 형사가 신경질적으로 죄 없는 휴대폰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범인이면 가만히 있겠나? 당연히 잠수를 탔겠지. 계장님이 휴대폰을 개설한 주소를 메시지로 보내왔는데 어디 보자.”
조 형사가 휴대폰을 열고 확인해 보니 민성이의 현주소와 휴대폰을 개설한 주소가 똑같았다.
“박 형사, 민성이의 현주소가 강남구 삼성동 ×××번지인데 휴대폰을 개설한 주소와 일치한다. 민성이가 서울로 본적지를 옮긴 것이 2014년 4월이고 휴대폰은 2014년 5월에 개통하였다. 일단은 주소지부터 수사를 한다.”
조 형사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서 말하자 박 형사가 재빨리 내비게이션에 민성이의 주소를 입력하였다.

50쪽


“계장님, 바로 이 뒷골목에 있습니다.”
“그래! 다들 연락하여 거기로 집결토록 해라.”
진우가 전화를 끊고 이 형사가 나왔던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자 저만큼 소방도로에 조 형사가 서성이고 있었다. 아직 영업할 시간이 되지 않았는지 12층 건물의 지하 항도 나이트클럽은 간판에 네온사인도 켜지 않았고 주변은 한산하였다. 진우가 항도 앞을 살피고 있는데 이내 요원들이 모여들었다.
“지금은 영업시간이 되지 않아 민성이나 종업원들이 없을 것 같다. 여기서 진을 치고 있을 순 없으니까, 영업을 시작하면 오는 것이 좋겠다.”
진우가 생각을 해보니 영업을 시작할 때 들어가야 혹시라도 민성이가 근무하고 있으면 검거를 할 수 있고, 없으면 종업원에게 추궁을 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우는 요원들과 함께 지하 전철역 구내 쉼터를 찾아 작전을 구상한 후 여섯 시가 조금 넘어 다시 항도 앞으로 갔다.
아직 땅거미가 내리지도 않았는데 유흥가답게 거리는 온갖 네온사인으로 선남선녀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진우는 후문이 있는지 주변을 살핀 후 작전대로 조 형사와 이 형사를 항도 입구에 배치하고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에이. 나이 많은 선생님들은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영계들만 노는 곳인데 다른 데로 가시죠.”
진우가 일행들과 함께 지하로 내려가려고 하자 출입문 주변에 있던 이십 대 중반쯤의 체격이 건장한 어깨 두 명이 막아서면서 은근히 위협하였다.
“이 자식을 보래. 지금 누구를 막아서고 있는 거야?”

100쪽

“알겠습니다.”
한 형사에게 지시를 한 진우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강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찜질방으로 철수를 시켰다.
“계장님, 자꾸 들락거리니까 웨이터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이러다가 눈치를 채고 잠수를 타는 것은 아닙니까?”
찜질방으로 돌아온 요원들과 함께 뜨거운 물에서 피로를 푸는데 강 형사가 낮은 소리로 소곤대었다.
“나도 그것을 염려하고 있다. 만약에 눈치를 챘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오늘 고생이 많았다. 한숨 자고 생각을 좀 해보자.”
진우가 들어보니 강 형사 말이 맞는 것 같아 내일부터는 어떤 방법으로 탐문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였다.
“혹시 변장을 하고 근무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할 개연성이 농후하지만 확실하게 얼굴을 모르니까 찾을 수가 없잖아. 일단 좀 자고 나서 생각해 보자. 아직도 머리가 좀 무겁다.”
진우가 대답하면서 어제 잠을 잤던 구석진 자리로 가자 모두 뒤따라오면서 저마다 생각을 하는지 침묵을 지켰다.
“계장님, 선혜가 집을 나서고 있습니다. 김 형사와 교대로 미행하겠습니다.”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급하게 받아보니 한 형사인데 선혜가 집을 나왔다는 보고였다. 시계를 보니 정오를 막 넘기고 있었다.

150쪽


사람들은 준비하고 기다려라.”
진우는 진범을 검거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인격적으로 들들 볶는 서장과 과장을 대면하기가 싫어 전화로서 보고하려다가 그래도 부하인데 대면 보고를 하려고 수사본부를 나섰다.
아침 겸 점심을 먹은 진우는 서울로 향했다.
정원 다섯 명이 다 타서 그런지 차가 잘 빠지지 않았지만, 간밤에 꿈이 사나워 조심스레 운전하였다. 서장과 과장에게 서울 출장을 보고하자 과장은 고생한다면서 격려하는데 서장은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뚱한 표정으로 콧방귀도 뀌지 않고 외면하였다. 몇 달이 지나도록 진범을 잡지 못한 나의 무능이라 생각하면서 입술을 깨물었지만, 상종 못 할 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갈아입을 옷을 챙기러 집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바로 출장을 가기에 아내에게 알려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전화를 걸었다.
“난데 서울 출장 간다. 언제 들어갈지 모르겠다. 애들 잘 챙기고 문단속 잘해라.”
“아침밥도 안 드셨는데 뭘 좀 들었어요?”
“그래! 한 그릇 사 먹었다.”
“집 걱정은 하지 마시고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알았다. 전화 끊자.”
“예. 밤에 잠도 못 주무시는 것 같았는데 무리하지 말고 때가 되면 밥은 꼭 챙겨 드세요.”
“알았다.”

200쪽


범인에게 패배자가 되어 무능한 경찰이라고 낙인이 찍히는 것보다 다시 사건을 맡아 부딪쳐 보고 싶었다. 완전범죄를 저질렀다고 자화자찬하면서 경찰을 비웃고 있을 제3의 용의자를 기필코 검거하여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었다. 진우는 답답한 나날을 보내다가 어느 날 지방청장을 찾아갔다.
“청장님, 저번에, 해운대경찰서에서 발생하였던 살인 사건을 수사하다가 배제된 권진우 경감입니다. 그 사건을 제가 다시 맡아 기필코 범인을 검거하고 싶습니다.”
“그 사건은 수사본부장이 격상되어 해운대경찰서장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데 왜 맡으려고 하죠? 보고 받기로는 피해자 아버지가 서울의 D구청장이고 여당의 실세라고 하던데…. 당신이 징계를 먹은 것도 무관치 않은 것 같던데….”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수사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장막 뒤에서 경찰을 비웃고 있을 범인을 생각하면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차일피일 시간을 보내다가는 영원히 범인을 검거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에 옷을 벗을 각오로 범인과 싸워보고 싶습니다.”
청장이 난색을 표명하기에 진우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열변을 토했다.
“글쎄. 본청에서 관심을 가지고 수사본부장이 격상된 사건이라 내 마음대로 수사본부장을 교체할 수는 없는데….”
“청장님, 수사본부장을 교체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저를 다시 해운대경찰서 형사과로 발령을 내주시면 저 혼자라도 수사를 하겠습니다. 저의 추리로는 범인은 분명히 피해자 주변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청장이 말끝을 흐리기에 진우가 강한 어조로 간청하였다.
“알았어요. 생각을 해보겠으니 그만 나가봐요.”

250쪽


민지는 머리를 살짝 숙여 피하더니 녀석의 명치를 걷어찼다. 녀석은 두 손으로 배를 부여안고 그 자리에 허물어졌다.
“아직도 감을 못 잡겠어? 덩치 너도 맞을래?”
넓은 주차장으로 나온 민지가 허리에 두 손을 턱 걸친 채 남은 덩치에게 조롱기가 섞인 웃음을 머금으면서 짓궂게 놀리고 있었다.
“건방진 년, 작살을 내주마.”
녀석은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하였는지 얼굴을 붉히다가 운동을 좀 하였는지 목을 몇 번 돌리고 무게를 잡으면서 서서히 앞으로 나섰다. 그때 쓰러져 있던 두 녀석도 정신을 차렸는지 민지를 향해 슬그머니 다가왔다.
“선배, 걱정하지 말고 물러나 있어요.”
덩치들이 몰려들자, 걱정이 된 종학이가 합세하려고 다가서는데 민지가 손을 들어 제지하였다. 그때였다. 뺨을 맞았던 덩치가 낮은 자세로 쇄도하면서 민지의 다리를 공격하였다. 복부를 맞은 녀석은 앙갚음하려는 듯 민지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한 차례도 맞지 않았던 덩치는 훌쩍 뛰어오르면서 민지의 머리를 향해 발을 내지르고 있었다. 덩치 세 녀석이 동시에 공격하자 주변에서 구경하던 관광객들이 비명을 질렀고 종학이는 민지를 도우려고 뛰어나갔다. 그러나 종학이가 개입하기도 전에 민지는 복부를 향해 달려드는 녀석 쪽으로 마주 달려 나갔다. 슬쩍 옆으로 미끄러지듯 주먹을 피하면서 겨드랑이를 올려 치자 녀석은 비명을 지르면서 나가떨어졌다. 이어 공중 텀블링을 하더니 낮은 자세로 들어오던 덩치 옆으로 착지하면서 주먹으로 턱을 강하게 올려 치자 개구리처럼 땅바닥에 패대기쳐졌다. 머리를 공격하던 녀석은 민지가 흘려버리고 동료들을 제압하자 재차 날렵하게 뛰어오르면서 자세를 바로잡지 못한 민지의 면상을 향해 이단 발차기를 하였다.

300쪽


성욱이가 말끝을 흐리자 서장이 대뜸 귀가 울릴 정도로 고함을 질렀다.
“곧 검거할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검거하지 못하면 내려오지 마.”
서장이 고함을 치면서 전화를 끊기에 성욱이는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권 계장이 하는 말처럼 부하 직원을 배려하는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대 출신이면서도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부하 직원들을 사병으로 부려 먹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표본이라 생각하였다. 높은 곳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라고 모두 수군거리는 것을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살인 사건의 부본부장을 맡아 자신이 직접 당해보니 실감이 났다. 그나저나 독 안에 든 쥐를 눈앞에서 놓쳤기에 성욱이는 할 말이 없었다. 며칠이 걸리든 간에 검거를 해서 내려가겠다고 작정하였다.
“문 경위는 저기, 김 형사는 저쪽, 주 형사는 여기서 잠복해라. 종학이가 곧 집으로 올 수 있으니까 놓치면 절대 안 된다.”
수사요원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한 성욱이는 판단 잘못으로 일을 크게 벌인 자신을 자책하였다. 그런 가정에, 그런 위치에, 그런 환경에 있는 사람이 법적으로 싸움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한마디 변명도 없이 도주하였으니 성욱이는 기가 막혔다. 차 안에 들어간 성욱이는 권 계장에게 자문을 구하려고 전화를 하였다. 한참 동안 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가 나와 다시 연결을 시도하니 끊길 때쯤 받았다.
“권 계장, 과장인데 놓쳐 버렸어요. 지금 집 주변에 와서, 잠복하고 있는데 가족관계와 집 구조는 어떠한지 알고 있어요?”
“연수원에 없었습니까?”
“있었는데 검거 직전에 도주를 하였어요.”

351쪽

작가정보

저자(글) 고을주

1955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진정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찰로 32년 재직했다.
행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랑방 무료법률상담소를 운영한 적이 있다.
현재는 부산에서 거주하고, 농장을 경영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저서로는 『훈도목 선생』, 『종이학의 나들이』, 『백일몽』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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