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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단편선 03

심훈 지음
수아르

2024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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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75MB)
ISBN 979117212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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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6
심훈 단편선 06
10,500
5,250
심훈 단편선 05
9,500
4,750
심훈 단편선 04
9,000
4,500
심훈 단편선 03
9,000
4,500
심훈 단편선 02
9,500
4,750
심훈 단편선 01
10,000
5,000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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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의 작품은 민족의식 고취와 농촌 계몽을 주제로 한 강한 사회적 메시지가 특징적이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일제강점기의 억압적 현실 속에서 민족의 독립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투쟁하며, 이를 통해 조국의 미래에 대한 강한 열망과 희망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그는 당시 한국 사회의 현실적 문제와 민중의 고통을 진지하게 다루며, 독자들에게 강한 감동을 선사한다.
심훈은 계몽주의적 서술 기법을 사용하여 민족적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는 문학과 시를 통해 독립운동 정신을 표현하며, 일제강점기의 부조리와 민중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문학적 업적은 근대 한국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민족의 자각을 일깨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인형의 결혼
유혹
장중의 보옥
항공의 최후

“불초의 자식은 각오한바 있어 슬하를 떠나옵나이다. 이제까지 지내온 소자의 생활이 감옥살이와 같았다하야 양위 분의 탓은 하고저 아니하오나 두번 돌아오지 못할 청춘을 언제까지나 과천구석에서 썩히기는 너무나 애석하야 여러해를 두고 고민하든 끝에 단연히 집을 떠나고저 결심한 것이오니 소자의 고통을 통찰하여 주시압소서. 무슨 사업이고 성취하기 전에는 걸식을 하는 한이 있드래도 귀가치 않겠사오니 내내 내외분 기체후 만강하옵시기만 복망하압나이다. 한가정의 부모보다 더 큰 우리의 부모를 섬기기 위하야 일신을 받치고저 하는 것이 소자의 소원이로소이다.”

대개 이러한 사연의 순한문편지를 유서처럼 써서 문갑우에 얹어놓고 어느날 밤 경직이는 과천을 떠나 종적을 감추었다.

윤자적의 사촌되는 양복입은 청년에게 크나큰 감동을 받은 그날 밤 이흐로 경직의 마음은 달뜨기 시작하였다. 당장에 상투를 잘르고 관을 찢어버리고 길로 싸여 좀이써는 서책에 불을 질을 용기는 나지 않었을 망정.

(에잇 이 구석에서 내가 영영 썩는단 말이냐) (다 같은 청년으로 누구는 민족을 위하야 몸을 받처가며 일 을하며 사회에 나서서 명예있는 사업을 허는데 그래 나혼자 멀정한 사지를 동여매고 앉어서, 요모양으로 늙어 죽어야 옳단 말이냐) 하고 밤쭝이면 일어나 앉어서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방바닥을 두드리며 부르짖었다. 그러는 한편으로 아버지 몰래 작인의 집에 부탁하여 신문을 보고 윤보영에게 간청하야 잡지며 새로운 서적을 빌려다 읽었다. 그러나 윤자작이 생가의 외간상을 당해서 한림의 대리로 누차 서울출입을 허게되자 경직 이는 그 양복 청년의 집에서 수일식묵고 나왔다. 그와 그의 친구들에게 감화를 받은 정도가 깊어갈사록 경직의 마음에는 뜻하지 않었든 파도가 거츨게 일었다. 윤보영이는 몇백년이나 묵어썩은 물이 고인 연목과 같은 경직의 머릿속에다가 불시에 큰 돌맹이를 던젔든 것이다.
--- “은하를 건너서” 중에서

“누가 너더러 일을 해달라니? 어서 들어가 글이나 읽어라”

하시면서 사랑방으로 들여쫓듯 하신다. 어떤 때는 책상 속에서 좀이 먹은 논어와 시전 같은 길길을 꺼내 놓고 꿇어앉아서 읽으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참으로 견딜 수 없이 무료하고 단조로운 그날 그날을 몸을 비비 틀면서 보내노라니 서울의 친구들과 네온의 거리가 몹시 그리워졌다. 눈을 뜨면 하고 한 날 들여다보는 아내의 얼굴도, 나날이 늘어가는 어린 것의 재롱도 다 싫어졌다. 감방 속 같이 침침한 뜰아랫방 속에서 사흘씩이나 걸러서 오는 신문이나, 광고까지 뒤져보고 흘미지근한 호흡을 계속하여 누워 있는 나 자신에게도 그만 염증이 나서 저엉 가슴이 답답할 때에는 자살이나 해 버렸으면 하는 공상까지 하게쯤 되었다.

그럴 적에는 동저고리 바람으로 뛰어나갔다. 신작로가의 주막으로 가서 막걸리를 두어 사발이나 약 먹듯이 들이키고는 논틀 밭틀로 쏘다니며 휘파람을 불어 우울한 심회를 억지로 풀었다.

“인전 몇 원 남지도 않은 퇴직금을 야금야금 막걸리로 녹여버리면 어떡할 작정이세요?”
--- “항공의 최후”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심훈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1915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였으나, 1919년 3.1운동에 가담하여 투옥, 퇴학당했다.
그의 작품들에는 강한 민족의식과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
1936년 9월 36세의 젊은 나이에 병을 얻어 요절하였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상록수>, <박군의 얼굴>, <그 날이 오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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