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애 단편선 05
2024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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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12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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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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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애는 사실주의적 서술 기법을 통해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 특히 여성의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사회적 억압과 고통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한국 문학에서 독자적인 여성 문학의 위치를 구축함으로써 근대 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납량이제
제목 없는 이야기
춘맹
황해낭만
집을 떠나기는 작년 구월 이십삼일(昨年 九月 二十三日)이었다. 가벼운 트렁크 한 개에 가득 위병약(胃病藥)과 몇 가지 의복(衣服)을 채워들고 기차(汽車)에 올라 우리 집 뒤를 지날 때, 언니는 과수원(果樹園)에 무르익은 새빨간 임금(林檎)나무 사이에서 머리에 썼던 수건을 벗어 높이 높이 흔들어 주었다.
대구(大邱)에서 잠깐 내려 투어리스트 뷰로에 문의(問議)하니 기선(汽船)이 인천(仁川)을 떠나기는 이십오 일 오전 팔시(二十五日午前八時)라고 하므로 나는 서울서 하루 쉴 셈 치고 즉시 승차(乘車)하여 상경(上京)하여 다시 기선회사(汽船會社)에 물어보니 이십오 일 오후 일 시(二十五日午後一時)라 하였다.
우선 선표(船票)를 예약(豫約)하고 일야(一夜)을 쉰 후 인천(仁川)으로 향(向)하였다.
인천(仁川)가서 다시 알아보니 오후 삼시(午後三時)라야 출범(出帆)하겠다고 하므로 시내(市內)로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기선회사(汽船會社)로 가니 오후 육 시(午後六時)라야 출범(出帆)하겠다고 하므로 우선 저녁참으로 간단히 식사(食事)를 치른 후 승선(乘船)하였으나 육시(六時)가 지난 지 오래이므로 다시 또 선원(船員)에게 물어보니 팔 시(八時)라야 라는 대답(對答)이었고, 팔 시(八時)가 지나니 또 십일 시(十一時)라야 라는 대답(對答)이었으므로 기가 막혀 캐비넷으로 들어와 누웠다.
--- “청도기행” 중에서
언젠가 동경서 발행하는 어떤 신문지상에 장곡천여시한(長谷川如是閑)씨를 평한 말 가운데
"씨는 다방면으로서 무엇을 한 가지 끝까지 철저하게 연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씨의 단점이라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그는 너무 두뇌가 명철한 까닭이다. 다시 말하면 무엇이든지 한 가지에만 열중한다는 것은 그만치 그의 머리가 맹신적(盲信的)으로 단순한 까닭이니 즉 예를 들어 말하면 한 종교(宗敎)에 열중하는 사람 그 사람이 조금 ‘바보’가 아니면 한 가지 종교에만 열중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무슨 방면이든지 한 방면만 꼭 연구한다는 것은 좀 ‘바보’가 되지 않으면 못하는 일이다."
라고 써 있었던 것이 나는 이따금 생각날 때가 있다.
--- “제목 없는 이야기”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백신애
소설가.
주로 민중의 생활상을 다루었다.
1929년 「나의 어머니」로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으로는 「꺼래이」, 「채색교」, 「악부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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