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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망한 사랑

김지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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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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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3.34MB)
ISBN 9791141608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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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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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문학동네, 2022)가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2위에 꼽히고 다음해 김만중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가 김지연의 두번째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이 출간되었다. 동료 소설가들의 애정을 듬뿍 받은 첫 소설집 이후 이 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에는 ‘반려빚’이라는 신선한 조어를 통해 사랑과 빚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사유하도록 이끌며 올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화제작 「반려빚」과 “등장인물들을 미워할 수만은 없게 한다”(소설가 구효서)는 애정어린 평과 함께 2022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된 「포기」를 비롯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쓴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 우리는 지금의 청년 세대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를 김지연 특유의 꾸밈없는 솔직함과 담백한 유머로 만날 수 있다. 누군가와의 연애나 회사에서의 일이 단순히 마음이나 성취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영역에서 감각된다는 것. 그렇기에 김지연의 인물들은 연인과 헤어진 후에도 여전히 돈 때문에 엮이기도 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감정적인 문제를 뒤로 미뤄두기도 한다. 사랑과 빚, 마음과 노동, 청춘과 재해…… 멀찍이 떨어진 듯 보이지만 분리 불가능한 이 단어들을 모아 만들어낸 지금 청년들의 모습이 김지연의 소설에서 새로운 표현을 얻는다.
포기 … 007
경기 지역 밖에서 사망 … 039
반려빚 … 073
긴 끝 … 107
좋아하는 마음 없이 … 135
먼바다 쪽으로 … 169
정확한 비밀 … 201
가능한 밝은 어둠 … 235
유자차를 마시고 나는 쓰네 … 261

해설 | 권희철(문학평론가)
틈새 찾기 … 295

작가의 말 … 331

민재가 말한 평범한 삶이란 불운과 함께하는 삶이었다. 살면서 한두 개의 불운이란 없을 수가 없으니까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삶이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지. 그날 호두가 민재에게 끝없이 전화를 걸다가 연결되지 않자 끝내 울어버리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포기」, 25쪽)

더는 만나지 않는 친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던 사정은 조금 나아졌는지, 모두에게 상처를 주며 잠적해야만 했던 일에서는 벗어났는지,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 잘 지내는지, 건강한지, 아픈 덴 없는지,(「포기」, 38쪽)

상욱은 산재보험금 같은 걸 받고 싶지 않았다. 후유증을 앓고 싶지 않았다. 불구가 되고 싶지 않았고 일하다가 죽고 싶지 않았다. 털이 수북이 자란 다리를 내보이며 마치 무용담인 양 늘어놓는 사고 경위를 듣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자신도 엇비슷한 무용담을 늘어놓게 될까봐 겁이 났다. 대수롭지 않은 듯 살아가고 싶었지 필사적으로 살아남고 싶지 않았다. 매일매일 죽기를 각오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경기 지역 밖에서 사망」, 61쪽)

빚이야말로 정현이 잘 돌보고 보살펴 임종에 이르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할 그 무엇이었다. 빚 역시 앞으로 수년간은 정현의 옆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고, 정현이 죽었나 살았나 그 누구보다도 두 눈 부릅뜨고 계속 지켜볼 것이다. 빚이야말로 정현의 반려였다.(「반려빚」, 79쪽)

정현은 공공장소에서 크게 소리를 질러대며 싸우느라 자신의 속사정을 동네방네 소문내버리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자신이 여태껏 살면서 그만큼 화가 난 적이 없었기 때문일 뿐이었다는 걸 정현은 그때 깨달았다.(「반려빚」, 86~87쪽)

이 경기는 언제 끝이 날까. 언제 끝났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문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하고 싶었다. (…) 문애는 끝을 내고 싶었다. 그래야 다른 시작도 할 수 있었다.(「긴 끝」, 131쪽)

누구나 다 그런 식으로 청소년기를 보내지 않나? 내가 아닌 사람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면서?(「좋아하는 마음 없이」, 138쪽)

생각해보면 이혼해달라고 말할 때도 여자와 남편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산뜻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런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솔직한 사람. 숨기느니 차라리 정면 돌파를 선택하는 사람. 그래서 뻔뻔할 수 있는 사람.(「좋아하는 마음 없이」, 158쪽)

현태가 종희를 세게 끌어안았다. 안 놔줄 거야. 종희는 팔로 다리로 자신의 몸에 엉겨드는 현태 때문에 점점 숨이 막혔다. 숨막힌다고 놓아달라고 웃으며 소리를 질렀지만 그 압박감에 안정을 느낀다는 것도, 그 안정감이 자신을 흥분시킨다는 것도 잘 알았다.(「먼바다 쪽으로」, 183~184쪽)

무언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기억나지 않았다. 다들 신이 나서 많이 웃었고, 유자와 설탕을 병입할 때 그 웃음소리도 함께 넣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생각했던 것은 기억난다. 그 웃음들. 달고 새그럽고 따뜻하고 너저분한…… 유자차를 마실 때마다 나는 매번 새롭게 그 신맛에 놀라며 헛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유자차를 마시고 나는 쓰네」, 289~290쪽)

“삼촌, 한번 마셔봐.”
삼촌은 뜨겁지도 않은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유자차를 벌컥 들이켰다.
“맛있다.”
“달지?”
“응, 달아.”
“너무 많이 달지는 않아?”
“왜 어때서. 유자찬데 너무 달아야지.”(「유자차를 마시고 나는 쓰네」, 293쪽)

“김지연의 소설을 읽고 나면 이상한 안도감이 든다.”
소설가 김연수 추천!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 「반려빚」,
2022 이효석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포기」 수록

생활과 사랑을 함께했던,
더는 만나지 않는 그때의 사람들에게

김지연의 소설 속 인물들은 미지근한 온도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멀리서 바라보면 언뜻 체념의 정서를 체화한 듯 여겨지지만, 쉽게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지 않는 바로 그 온도는 인물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손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만든다. 연애가 끝난 후에도 완전히 정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포기」는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인물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완연한 겨울 저녁, 퇴근 후 약속 장소에 도착한 ‘나’를 보자마자 호두는 이렇게 묻는다. “민재 연락 받았냐?”(11쪽) 민재와 연애하던 시절 ‘나’는 사촌인 호두에게 민재를 소개해줬고 그렇게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문제는 ‘나’와 헤어진 후 민재가 호두에게 이천만원을 빌린 것이고, 더 큰 문제는 민재가 돈을 들고 잠적해버린 것이다. 민재는 호두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조금씩 돈을 빌린 다음 사라졌고 이따금씩 ‘나’에게만 연락해왔다. ‘나’는 왜 하필 자신에게 연락하는지 의아하면서도 “서로에게 빚진 것도 없었고 나쁘게 헤어지지도 않았”(15쪽)으니 이쪽의 상황을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자신이 제일 연락하기 만만한 상대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특이한 점은 아무도 민재를 신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두를 제외하고 다들 민재에게 빌려준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건 단지 액수 때문이 아니라 “한 번씩은 민재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기 때문인지도”(15~16쪽) 모른다. 호두 역시 ‘나’에게 하소연하면서도 민재를 신고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호두는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을 포기한 걸까. 아니면 민재와의 관계를 포기하지 못한 걸까. 민재에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포기하면서까지 감춰야 하는 속사정이 있는 걸까. 더이상 민재의 연인도 친구도 아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는 할 수 없을까.
「포기」의 ‘나’는 민재에게 더이상 연애 감정을 느끼지 않기에 지금의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상대를 향한 감정이 여전히 깊게 남아 있다면? 「반려빚」과 「긴 끝」은 경제적인 문제와 감정적인 문제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반려빚」은 전세 사기를 당한 연인 서일을 위해 “제1금융권을 돌며 빌릴 수 있는 만큼 돈을 빌”(83쪽)린 후 서일에게 건넸지만, 결국 그와 헤어지고 연락마저 끊긴 후 일억 육천만원의 빚이 오롯이 자신의 몫이 된 정현의 이야기이다. 이런 난처한 상황을 때로는 웃음이 비어져나올 만큼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앞이 깜깜해질 만큼 아득하게 그려낸 「반려빚」에서 정현과 서일의 관계를 가로지르는 핵심 문제는 단연 돈이다. 서일과 사귀는 동안 자주 부채감을 느낀 정현은 돈으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고자 했고, 이별한 후에도 서일을 향한 감정을 깨끗이 처리하지 못했기에 돈으로 얽힌 심각한 상황 앞에서 번번이 마음이 약해진다.
하지만 「반려빚」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빚이 단순히 두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작가가 날카롭게 짚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도 제도도 없었다”(96쪽)는 정현의 말처럼, 이 모든 일의 시작에는 전세 사기가 놓여 있는 것이다. 사랑과 돈이 뒤얽힌 문제를 사회적인 차원에서 사유하는 일은 「긴 끝」에서도 이어진다. 아침에 일어나 강아지와 함께 집 근처를 가볍게 산책하고 출근해 일한 뒤 집에 돌아와 연인인 찬희와 함께 저녁을 먹는 삶, 저녁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찬희와 함께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잠드는 삶, 그러니까 특별한 것이 없는 익숙하고 나른한 그 삶은 자신을 욕하던 사람들과 모두 절연하면서 문애가 어렵게 이룬 것, 마침내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고 찬희가 일자리를 잃으면서, 더욱이 코로나 이후로 찬희의 남동생이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안온하고 안전했던 두 사람의 세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반려빚」에서 정현과 서일이 헤어진 이유가 돈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것이 제법 중요한 요소였던 것처럼, 「긴 끝」에서 찬희와 문애가 헤어지게 된 데에는 코로나라는 외부적인 상황, 더 정확히는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상황이 깊게 관여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가 자신의 삶이 ‘조금 망했다’고 느끼는 인물들 바깥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경기 지역 밖에서 사망」은 별다른 수식이 없을 때 인물이 곧잘 ‘서울 거주-사무직 노동자’로, 즉 표준화된 표상으로 상상되는 그 반대편에서 ‘지방 거주-육체 노동자’인 인물을 전면에 등장시킨다. 하청업체 현장직 노동자인 상욱은 안전관리가 소홀한 일터에서 일하다 손에 부상을 입고 집에서 쉬고 있다. 그런 상욱의 몇 안 되는 취미는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상욱이 게임 매뉴얼을 숙지하듯 알아낸 이 세계의 세계관에 따르면 인물도 직업도 집안도 변변찮은 상욱은 사람들에게 얕보이기 쉬운 ‘호구’와 같은 존재다. 그런 상욱에게 누나가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지방에 사는 청년들의 일과 삶’을 주제로 한 작업을 준비중인 미주에게 동네를 안내하며 간단히 인터뷰에 응하는 일이다. ‘서울 거주-예술 노동자’인 미주와 ‘지방 거주-육체 노동자’인 상욱은 그동안 접점이 없는 삶을 살아왔지만 둘 다 배틀그라운드를 한다는 공통점을 통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젊은 아가씨가 해질 시간까지 이런 산속을 싸다니면 흉한 일을 당해도 할말이 없는 거예요. 내가 너무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에요”(66쪽)라고 이야기하는 노인의 등장으로 두 사람 사이에는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이기기 위해 전력으로 질주해도 멀리서 날아오는 총알에 맞으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게임에서처럼,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써온 인물들의 삶은 그들의 세계 바깥에 있는 것들로 인해 언제든 무너져내릴 수 있다. 그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서로의 삶의 조건을 마음 깊이 이해하는 것, 그 일에서부터 두 사람의 점점은 다시 생겨날지 모른다. “사실 저는 치킨 먹을 때보다 저 기절해서 팀원이 살려줄 때가 더 좋아요. 그리고 팀원 기절했을 때 제가 달려가서 살려줄 때도 좋아하고요”(51쪽)라는 미주의 말에 상욱이 고개를 끄덕였던 것처럼.


“기댈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 역시 자신에게 기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면 자신의 삶이 아주 망가지지는 않았다고 여겼다.”

실패는 아니지만 선명한 기쁨 없이 더디게 이어지는 삶
그 삶이 못내 소중해 아직은 무엇도 포기할 수 없는 지금

한편으로 삶을 향한 김지연의 관심은 삶의 불가해하고 불가사의한 면을 탐구하는 일로 나아간다. 「먼바다 쪽으로」와 「정확한 비밀」은 서스펜스와 비밀을 통해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며 불안이나 믿음 같은 추상적인 감정을 마치 알레고리와 같은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삶의 미지한 영역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우리 각자가 그에 대한 답을 고민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쓰인「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그 연장선에서 살펴볼 수 있다. 소설은 남편이 바람이 나서 헤어진 안지가 십 년이 지난 후 남편의 아내에게 연락을 받으며 시작된다. 안지는 자신도 “남들처럼 지극히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빨리 증명해 보이고 싶었으므로”(139쪽) ‘아주 평균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 모든 부분에서 튀지 않는, 전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안지는 남편과 사귀는 동안에도 무난한 관계를 이어가며 다른 사람들이 연애할 때 하는 일들을 거의 다 했다. “서로 좋아 죽는 것만 빼면.”(같은 쪽) 좋아 죽지는 않아도 남편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결혼생활을 이어나갔지만, 남편은 “그걸로는 도통 충분하지 않았다”(160쪽)고 말하며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고백과 함께 이혼을 요구했고, 안지는 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하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모든 일이 지나간 지금, 남편의 아내가 남편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안지에게 만나자고 연락해온 것이다. 남편의 사망 보험금 수익자가 안지로 되어 있는데, 아이의 양육비를 보태달라는 이유로. 안지는 남편에게 그랬듯 아이를 키우는 동안 아이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남편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결혼을 결정했던 안지는 이번에 아이의 양육을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그리고 그 결정은 아주 평균적인 삶을 살기 위해 애써온 안지에게 어떤 틈을 만들어줄까?
『조금 망한 사랑』 속 인물들에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든 개인의 성취 문제에서든 성공적이라고 할 만한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만, 이번 소설집에서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삶을 향한 은은한 애정이다. 마치 무표정한 얼굴로 삶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김지연은 담백하고 담담하게 삶을 향한 애정을 고백한다. 그 마음이 가장 또렷하게 느껴지는 작품인 「유자차를 마시고 나는 쓰네」는 수능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겨울, 삼촌과 함께 유자밭에서 유자를 따고 유자차를 만드는 나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은 삼촌과 조카의 소소한 대화들을 따라가며 행복과 불행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삶을 “달고 새그럽고 따뜻하고 너저분한”(290쪽) 유자차의 맛으로 그려낸다. “사람은 지극히 행복할 때 느닷없이 슬퍼질 수도 있”(293쪽)듯이 슬픔의 한복판에서도 따뜻하고 웃음이 나는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랑이나 관계, 일에서 선명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지만 아직은 ‘조금’ 망했을 뿐이라고 덧붙일 수 있는 여유와 유머는 바로 삶을 향한 이 각별한 믿음과 애정에서 비롯되는 것일 테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지연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장편소설 『빨간 모자』, 중편소설 『태초의 냄새』가 있다.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제12회, 제13회, 제15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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