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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완역본)

세계교양전집 33
알베르 카뮈 지음 | 신예용 옮김
올리버

2024년 10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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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3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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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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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조리에서 세 가지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것은 나의 반항, 나의 자유, 나의 열정이다.”

《시지프 신화》는 1942년에 발표한 카뮈의 대표작 중 하나로, 철학적 문제작 《반항하는 인간》에서 추구했던 개념을 처음 알린 작품이자 소설 《이방인》의 사상적 토대가 된 작품이다.
카뮈는 《반항하는 인간》에서 살인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처럼, 《시지프 신화》에서는 자살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다만, 그는 현대 유럽에서 일시적으로 부재하거나 왜곡되어 있는 영원한 가치의 도움은 받지 않았다.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시지프 신화》의 근본적 주제는 두 가지다. 과연 삶에 의미가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정당하고 필요한 일인가? 그에 따라 자살이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과연 정당한가? 그 속에 감춰진 역설의 바탕을 이루는 동시에 역설을 통해 드러나는 대답은 하나다.
‘신을 믿지 않는다 해도 자살은 정당하지 않다.’
당시 프랑스와 유럽의 재앙 속에서 쓴 《시지프 신화》는 허무주의의 한계 속에서도 허무주의를 넘어설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선언한다. 요컨대 《시지프 신화》는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서도 창조하면서 살아가자는 생의 명쾌한 초대장이다.
부조리한 추론
부조리와 자살
부조리의 벽
철학적 자살
부조리한 자유

부조리한 인간
돈 후안주의
연극
정복

부조리한 창조
철학과 소설
키릴로프
내일 없는 창조

시지프 신화

부록 |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속 희망과 부조리

작가 연보

이 글의 주제는 바로 부조리와 자살 사이의 이러한 관계, 즉 자살이 부조리에 정확히 어느 정도로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속임수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가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는 바에 따라 행동한다는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삶이 부조리하다고 믿는 사람은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면 짐짓 비장하게 나올 필요 없이 자연스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경우 이 결론에 따라 얼마나 빨리 삶을 저버리려 하는가? 물론 나는 자기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_〈부조리와 자살〉 중에서

우리는 사막을 그대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적어도 그 경험이 어디에 이르렀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지점에 노력이 이르면 인간은 비합리와 대면하게 된다. 내면에서 행복과 이성을 향한 갈망을 느낀다. 인간의 호소와 세상의 비합리적 침묵 사이의 대면에서 부조리가 태어난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인생의 결론이 송두리째 이 사실에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합리와 인간의 향수, 이 두 가지의 대면에서 태어나는 부조리. 이 세 가지가 삶이라는 연극의 세 등장인물이며, 이 연극은 필연적으로 한 실존이 감당할 수 있는 모든 논리와 함께 끝을 맺는다.
_〈부조리의 벽〉 중에서


이 부조리의 논리를 극한까지 밀고 나가면서 나는 이 투쟁이 (절망과 아무 관련이 없는) 희망의 전적인 부재, (포기와 혼동해서는 안 되는) 지속적인 거부, (미성숙한 시기의 불안과 비교해서는 안 될) 의식적인 불만을 전제로 삼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를 파괴하거나, 없애거나, 교묘히 비켜 가는 모든 것(그중에서도 특히 단절을 파괴하는 동의)은 부조리를 완전히 파괴하고,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태도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부조리는 우리가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한에서만 의미가 있다.
_〈철학적 자살〉 중에서

이리하여 나는 부조리에서 세 가지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것은 나의 반항, 나의 자유, 나의 열정이다. 오직 의식의 활동을 통해 나는 죽음으로의 초대였던 것을 삶의 규칙으로 바꾸어놓는다. 그래서 나는 자살을 거부한다.
_〈부조리한 자유〉 중에서

지상에서의 삶은 그의 소원을 모조리 만족시킨다. 돈 후안에게 이 삶을 잃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 이 정신 나간 사람은 위대한 현자다. 그러나 희망에 기대어 사는 사람은 친절이 관대함으로, 애정이 남성적인 침묵으로, 일체감이 고독한 용기로 바뀌는 이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모두 말한다. “그는 나약한 사람이거나 이상주의자 또는 성자였다.” 모욕감을 주는 위대함이니 깎아내려야 했다.
_〈돈 후안주의〉 중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세계를 창조한다는 것이다(또는 자신의 세계를 제한한다는 것인데, 결국 같은 뜻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을 자신의 경험에서 분리하는 근본적인 불화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향수에 따르는 합의의 영역을, 이성으로 구속하거나 유사성으로 조명되는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는 어쨌든 견딜 수 없는 분리를 없앨 기회를 제공한다.
_〈철학과 소설〉 중에서

나는 내가 사고에 요청했던 것, 즉 반항과 자유, 다양성을 부조리한 창조에 요구한다. 나중에 부조리한 창조는 그 자체의 철저한 무용함을 드러낼 것이다. 지성과 열정이 뒤섞이고 서로를 즐겁게 하는 매일의 노력 속에서 부조리한 인간은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이 될 규율을 발견할 것이다. 규율에 필요한 부지런함과 끈질김, 명철함은 정복자의 태도와 닮았다. 창조한다는 것은 정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운명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다.
_〈내일 없는 창조〉 중에서

나는 시지프를 산기슭에 남겨둔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고 시지프의 무게와 다시 마주한다. 그럴 때 시지프는 우리에게 신을 부정하고 바위를 들어 올리는 성실함을 일깨운다. 그 역시 모든 것이 잘되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제 주인이 없는 이 우주는 그에게 불모이지도, 헛되어 보이지도 않는다. 저 돌의 입자 하나하나, 밤이 내려앉은 산의 광물 조각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높은 곳을 향한 투쟁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시지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_〈시지프 신화〉 중에서

희망은 인간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인간이 할 일은 속임수를 등지고 돌아서는 것뿐이다. 그러나 카프카가 온 세상을 상대로 제기한 격렬한 소송의 끝에서 내가 발견한 것이 바로 속임수다. 그의 믿을 수 없는 판결은 두더지들마저 감히 희망을 품으려 드는 이 추악하고 혼란스러운 세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
_〈부록〉 중에서

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알베르 카뮈의 철학 에세이

시지프의 후예, 부조리한 생을 들어 올리다
부조리한 운명, 그럼에도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

신들은 시지프에게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바위를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렸다. 바위는 정상에 오르고 나면 제 무게를 못 이겨 어김없이 다시 굴러떨어졌다. 시지프가 등장하는 신화 속에서 우리는 거대한 돌을 들어 끊임없이 산비탈로 굴려 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육체의 노력을 본다. 하늘을 볼 수 없는 공간과 깊이를 알 수 없는 시간으로 측정되는 기나긴 노력의 끝에서 그의 목적이 달성된다. 잠시 후, 그는 더 낮은 세계로 돌이 순식간에 굴러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돌이 내려간 자리에서 그는 다시 정상까지 돌을 밀어 올려야 한다. 그는 또다시 평원으로 내려간다.
이 부조리한 운명은 거듭되는 일상에 치이는 바로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 카뮈는 ‘이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회의적 질문에 자살의 문제와 엮으며 깊이 천착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부질없는 희망, 이상적인 세계, 극단적 자살을 거부하고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부조리하게 살아가는 부조리한 인간상을 부각한다. 결국 ‘산다는 것은 부조리하게 사는 것’이다.
그리하여 카뮈는 부조리에서 세 가지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것은 ‘나의 반항’, ‘나의 자유’, ‘나의 열정’이다. ‘반항’은 자살 등의 한계 수용이 아닌 한계와 마주하는 지속적인 대립이고, ‘자유’는 삶의 순수 영역 외의 것에 대한 무관심한 정신과 행동의 자유이고, ‘열정’은 주어진 삶을 최대한 불살라 사는 태도이다.
요컨대 나의 반항, 나의 자유, 나의 열정으로 각성하며 끝까지 살아내는 것이 곧 카뮈가, 《시지프 신화》가 말하는 참다운 인간상이다. 저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처럼 말이다.

작가정보

(Albert Camus)
1913년, 알제의 몽도비에서 프랑스계 알제 이민자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한 뒤, 청각장애가 있던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이후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 대학에서 평생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았다. 1942년에 소설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고, 같은 해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발표하면서 철학적 작가로도 인정받았다. 1944년에 발표한 희곡 〈오해〉, 〈칼리굴라〉를 통해 극작가로도 자리매김했다. 1947년에 발표한 소설 《페스트》는 그에게 상업적인 성공과 더불어 ‘비평가상’을 가져다주었다. 1951년,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철학적 문제작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설 《전락》을 발표하고, 그 이듬해인 1957년에 마침내 44세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신화가 된 그는 하지만 3년 뒤인 1960년 1월 4일, 몽트로 근교 빌블르뱅에서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방송사에서 구성작가로 일했다. 주요 역서로 《여백으로부터 글쓰기》, 《겸손의 힘》, 《성과로 말하는 사람들》, 《성장을 이끄는 팀장들》, 《이기는 게임을 하라》, 《나우이스트》, 《잃어가는 것들에 대하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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