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전쟁
2024년 10월 0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2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1.11MB)
- ISBN 9791171718344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13,23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오늘날의 뉴노멀로 받아들여지는 ‘강달러’ 기조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러우전쟁 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1995년, 미국 재무부 장관 로버트 루빈의 “강한 달러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A strong dollar is in our national interest)”는 슬로건으로 탄생한 미국의 달러 정책이다. 이는 향후 30년간의 통화정책을 재정의했으며, 정확히 같은 이유로 미 재무장관들은 새로운 화폐 질서를 주장하는 브릭스(BRICs)나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 대응책을 꾸리고 있다.
미 재무부 장관의 영향력은 미국이 60번째 대선을 앞둔 바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제78대 미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은 달러와 국채를 양손에 쥔 채 일본과 유럽을 능숙하게 조련하며 미국의 이익에 따라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그 메커니즘이란 무엇인가. 과연 미국은 달러 패권과 그 중심에 있는 미국 국채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 미국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결과 세계경제 질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저자는 100명이 넘는 전·현직 재무부, 연준, 백악관, IMF, 세계은행, 전·현직 외교관들과 ‘백그라운드’에서 나눈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생존이 달린 이 질문들의 답을 실감 나게 펼쳐 보인다.
등장인물 12
프롤로그: 지배와 몰락 사이에서 14
제1장 트럼프 치하에서의 생존 전략
일곱 단어의 충격ㆍ28|러스트 벨트의 고통ㆍ31|트럼프의 달러 통제 욕구ㆍ35|달러 조작을 피하는 방법ㆍ40
제2장 패권국의 탄생
새로운 화폐 그린백의 등장ㆍ48|브레턴우즈에서 열린 회의ㆍ50|재선을 위한 달러 길들이기ㆍ54|외환시장에 등장한 불확실성ㆍ58
제3장 통제광과 자경단
시장이 주는 교훈ㆍ62|클린턴의 계획과 채권 자경단ㆍ66|미국 채권과 경제 사이클ㆍ68|살벌한 채권 자경단ㆍ70
제4장 루빈의 달러 강세 원칙
매력적이고 완벽한 슬로건ㆍ75|약한 달러를 원하지 않는다ㆍ79|루빈의 계획ㆍ82|반복적이고 따분한 발언ㆍ87
제5장 나쁜 달러
세계화의 불안한 징조들ㆍ96|강달러 정책에 대한 분노ㆍ100|제조업 출신의 재무부 장관ㆍ103|오닐과 달러 드라마ㆍ107
제6장 전쟁 본부가 된 재무부
재무부, 최전방에 서다ㆍ113|세계무역센터와 두려움에 떠는 투자자들ㆍ118|금융전쟁의 작전실ㆍ122
제7장 수정 구슬 역할을 한 SWIFT
금융 데이터의 보물 창고ㆍ129|회색 정장 차림의 게릴라들ㆍ131
제8장 재무부 장관2인의 몰락
신뢰를 잃은 폴 오닐ㆍ138|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ㆍ143|존 스노, 부시의 세일즈맨ㆍ147
제9장 ‘행크’라고 부르세요
거번먼트 삭스에서 온 망치 행크ㆍ158|재무부의 영광을 되돌릴 사람ㆍ163|마크 소벨의 전략ㆍ170|펠로시 앞에 무릎 꿇은 행크ㆍ176
제10장 오하이오의 닭발 요리와 중국의 천년 계획
모레인을 위협하는 위안화ㆍ183|미국-중국 전략경제대화를 시작하다ㆍ190|폴슨의 중국 환율 개입ㆍ198
제11장 불길했던 가이트너의 취임 연설
오바마 정부의 암울한 경제 전망ㆍ204|불길한 삼위일체ㆍ211|국채 상한선과 디폴트 시나리오ㆍ215
제12장 재무부의 모범생 투사들
대테러 전쟁의 자금 관리자ㆍ223|이차적 제재의 도입ㆍ226|경제 제재의 심장, 해외자산통제국ㆍ229|잭 루의 경고ㆍ235
제13장 격동의 미중 관계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는 실수ㆍ239|전략적 인내 VS 의도적 방임ㆍ247|WTO를 ‘재앙’이라 말하는 대통령ㆍ252
제14장 재무부의 망가진 보물
생명을 잃은 강달러 패러다임ㆍ261|달러의 환율을 거론하지 말라ㆍ265|끝나버린 미중 대화ㆍ269|므누신의 선택적인 침묵ㆍ272
제15장 므누신, 올리가르히 그리고 잭 루의 경고
러시아 제재와 원자재 시장의 폭발적인 변동성ㆍ283|망신거리로 전락한 므누신의 보고서ㆍ286|흔들리는 달러 제국ㆍ291|민주주의와 시장의 안정성ㆍ297
제16장 비공개 만찬과 경제적 전격전
재무부 장관과 연준 의장의 조용한 모임ㆍ305|러우전쟁과 핵무기급 선택지ㆍ309|달러 앞에 놓인 문제들ㆍ317|달러 제국의 미래ㆍ320
감사의 말 326
주 329
찾아보기 350
므누신은 스위스로의 첫 공식 여행 기간에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된 자신의 통화정책 발언을 해명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그날 오후 그는 기록으로 남은 자신의 말을 다급하게 주워 담으려고 했다. 자신이 처음에 내뱉은 일곱 단어가 “달러에 대한 내 입장의 변화를 뜻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면서 “나는 사실 내 발언이 매우 명확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음 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자신은 환율이 공개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중 앞에서 확언했다. 그의 동료인 윌버 로스(Wilbur Ross) 상무부 장관은 투자자들이 므누신의 발언에 과잉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까지 나서서 해명을 거들었다. 아마도 므누신 발언의 뒷부분이 그의 자부심을 북돋웠기 때문일 것이다. 강력한 힘을 과시했던 트럼프는 달러 강세가 자신이 경제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므누신의 실언 직후에 전용기로 다보스 공항에 도착해 “궁극적으로는 달러 강세를 목표로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_35쪽 〈제1장 트럼프 치하에서의 생존 전략〉 중에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클린턴의 경제 계획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1993년 말부터 1994년 말까지 미국 장기 국채의 수익률은5.25퍼센트에서 8.1퍼센트로 상승했다. 다시 말해 월가의 “거물급 금융인”들은 클린턴의 계획이 불러올 리스크를 두려워했고, 그 같은 계획을 시행하는 국가에 투자하려면 더 큰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일은 클린턴 행정부에 쓰라린 교훈을 남겼다. 당시 클린턴의 정치 전략 수석보좌관이었던 제임스 카빌(James Carville)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환생이란 것이 있다면 나는 대통령이나 교황이나4할 타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채권 시장으로 환생하고 싶다. 모든 사람에게 겁을 줄 수 있으니까.” 이러한 상황에서 클린턴은 자신이 제안했던 경제계획을 개편했고, 이때 골드만삭스 출신의 채권 시장 전문가이자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 자문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이었던 루빈에게서 많은 조언을 받았다. 클린턴은 중산층 세금 감면이라는 공약을 포기했고 다른 조치도 철회했다. 순전히 살벌한 금융계의 채권 자경단 때문이었다.
_71~72쪽 〈제3장 통제광과 자경단〉 중에서
“저는 이제까지 꽤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달러의 힘이 금리를 낮추고 물가상승률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으며 그에 따라 일자리 창출과 미국의 성장을 촉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였을지도 모르지만 금융 전문가들이 듣기에 루빈이 한 말의 영향력은 분명했다. 재무부 장관의 발언에는 그가 저렴한 수입품을 걱정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다른 나라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이 너무 비싸져서 국내 제조업체가 고통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그 말은 투자자뿐 아니라 달러 가치가 자사의 매출과 이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만큼 다른 통화 대비 달러의 예상 환율을 토대로 전략을 세우는 다국적 기업에도 명확한 신호를 전달했다.
_89쪽 〈제4장 루빈의 달러 강세 원칙〉 중에서
서류상으로 스노와 오닐을 구별하기란 어려웠다. 두 사람 모두 중서부 출신에 60대였으며 큰 공업 기업의 최고경영자였다. 게다가 1970년대 포드 행정부 시절 같이 몸담은 적이 있어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또한 둘 다 아버지 부시와의 인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금융시장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재무부 장관의 필수 요건이라고들 하지만 둘 다 그러한 지식을 갖추지는 못했다. 월가 금융회사의 어느 임원은 지명 소식을 듣고는 “잘됐네, 철도회사 출신이라니 딱 우리가 원하던 사람이지”라고 비아냥거리며 “전쟁에서 군대가 승리하려면 훈련을 받은 장군이 필요하다고. 재무부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해”라고 말했다. 오닐 때 그랬듯이 투자자들은 또 다른 중서부 출신 기업인이 재무부를 지휘하게 된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려 하지도 않았다. 부시가 스노의 지명을 발표한 날 주요 지수에 포함된 주식이 2~4퍼센트 하락했다. 장관 교체는 상징적일 뿐 실질적인 조치가 아님을 투자자들이 눈치챈 것이다.
_145~146쪽 〈제8장 재무부 장관 2인의 몰락〉 중에서
소벨은 그때까지 재무부에서 여섯 개가 넘는 직무를 담당해 왔다. 그는 30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이 훗날 달러의 “언어적 생명줄(rhetorical life)”로 표현한 제안을 전달할 기회를 발견했다. 우선 그때는 연준이 금리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라 금리 인하를 통해 달러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일시적으로나마 배제되었다. 둘째로 유럽과 미국이 심각하게 떨어진 달러를 놓고 서로를 헐뜯고 있었다. 미국 경제가 신속하게 회복되리라는 기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미약한 기대감이라도 유지하려면 단결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세계경제가 두루 취약했던 그 시기에 미국 달러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발언은 가장 손쉬운 해결책이었다. 폴슨 재무부 장관에게만 달러 발언을 맡기는 일은 너무 뻔한 조치처럼 보였다. 금융시장은 재무부 장관의 달러 발언에 어느 정도 면역이 된 상태였다. 따라서 소벨은 달러 반등을 위한 두 가지의 연속적인 전략을 생각해 냈다. 유럽 각국의 정부와 시장이 환영할 만한 형태의 전략이었다.
_173~174쪽 〈제9장 ‘행크’라고 부르세요〉 중에서
디폴트 시나리오 때문에 가이트너와 연준 관료들은 부채 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양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다툼을 벌이다가 부채 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재정을 담당하는 관료들은 정확히 어떤 후속 조치를 해야 할까? 그 경우에 누군가는 (각각 1조 달러어치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중국과 일본 등의) 미국의 채권자 중에서 재무부가 확보할 수 있는 여분의 자금으로 이자를 지급할 대상과 지급하지 않을 대상을 결정해야 할 것이었다. 비상 계획은 계속해서 비밀에 부쳐져야 했다. 의원들이 마감일(이 경우에는 8월 2일)까지 부채 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있다는 낌새를 알아차린다면 절대로 상향 조정에 응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폴트 대비책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미국 국채의 신뢰도가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_218~219쪽 〈제11장 불길했던 가이트너의 취임 연설〉 중에서
브레이너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싶어 했다. 이는 1994년 이후 (혐의가 명백히 입증되었을 때도) 미국이 한번도 취한 적이 없는 조치였다. 그는 자신의 상관인 가이트너는 물론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들에게 재무부의 반기 외환 정책 보고서를 참조해 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물밑에서 설득 작업을 펼쳤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제동이 걸렸다. 중국이 노골적이고 끈덕지게 환율 조작을 하고 있는데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현실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가이트너는 중국을 응징할 방법을 찾으라는 의회의 더욱 거세어지는 요구를 차단하려고 애썼다. 그 이유는 복잡했다. 오바마의 경제팀은 이미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또 다른 싸움을 벌일 여력이 없었다. 브레이너드는 그러한 기조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반대 의견이 공개되도록 하지는 않았으며, 그 대신 미국이 대중국 수출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고수했다.
_248~249쪽 〈제13장 격동의 미중 관계 〉 중에서
이때 재무부는 전에 없는 영역으로 들어섰다. 재무부의 조치는 대개 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취해지지만, 이때의 제재 조치는 원자재 산업의 중요한 부문에서 폭발적인 변동성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 같은 상황은 당혹스러운 사태로 전개되었다. 재무부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애썼으나 새로운 조치가 내려질 때마다 금융시장에 더 큰 변동성을 유발하고 말았다. 한 예로 제재가 발표된 지 17일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재무부는 루살이 제재에서 벗어날 방법을 제시한 성명서를 냈다. 그 가운데는 데리파스카가 루살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재에 대한 강경 노선이 완화되자 전 세계적으로 금속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에 따라 알루미늄 가격이 기록적으로 폭락했다. 그러나 재무부가 제재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데리파스카가 루살 지분의 대량 매각에 나서면서 제재 직후 몇 주에 걸쳐 일어난 혼란은 2018년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_284쪽 〈제15장 므누신ㆍ올리가르히 그리고 잭 루의 경고〉 중에서
★크리스토퍼 레너드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저자 강력 추천! ★
★오건영 《위기의 역사》 《부의 시나리오》 저자 강력 추천!★
다보스 포럼에 울려퍼진 ‘일곱 단어’의 충격
세계경제가 주목하는 미국 재무부 장관의 ‘입’
2018년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77대 미 재무부 장관 스티브 므누신이 내뱉은 “달러 약세가 우리 미국에 좋다(A weaker dollar is good for us)”라는 말로 달러 가치는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발언이 외환시장을 곧장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건 ‘환율 개입’에 관한 발언이 금기시되는 G20의 일원으로서도 이례적인 발언인 데다, 그 배경에 이미 트럼프의 보호주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가 미국의 경제정책을 대표하는 ‘재무부 장관’이란 지위에 있다는 것이 가장 컸다.
사람들은 달러 문제라고 하면 흔히 연방준비제도를 떠올리지만,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오건영 저자의 말처럼 연준만으로는 “달러가 성장해 온 역사의 절반밖에 설명할 수 없다.” 현재 달러가 지닌 ‘독보적 지위’의 뒤에는 달러의 설계자이자 수호자인 미국 재무부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달러가 힘을 얻게 된 것도 남북전쟁 당시 제25대 재무부 장관 새먼 P. 체이스의 주도로 발행한 일명 ‘그린백(Green Back)’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재무부의 헨리 모겐소 장관과 해리 화이트가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로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드는 동시에 미국을 강력한 패권국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1985년 경기침체와 달러 강세의 늪에서 미국을 구해내고, 다시 한번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든 것도 레이건 행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 제임스 베이커가 플라자합의에 성공한 덕분이었다. 즉 미국 경제의 거대한 분기점마다 재무부의 역할이 세계경제의 향방을 갈랐다. 이는 미국의 강달러와 고금리,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에 유례없는 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재무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미국의 번영을 가져왔던
강(强)달러 정책이 미국의 발목을 잡다
사람들은 오늘날 지속되고 있는 이른바 ‘킹달러’ 현상의 원인으로 흔히 연준의 금리정책이나 러·우전쟁 등 국제정세의 여파를 꼽곤 하지만, 그 뿌리에 재무부가 있다는 사실을 놓치곤 한다. 미국이 종교처럼 떠받드는 강달러 정책의 탄생은 무려 30년 전 클린턴 행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NAFTA를 비롯한 세계화의 물결로 외환시장이 거대해지자 더 이상 재무부의 직접적인 환율 개입이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경제통합을 위한 초석으로 통화 안정이 필요한 때였지만, 환율을 완전히 시장에 맡긴다면 외환딜러들의 변덕에 달러 가치가 좌우될 수 있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제70대 재무부 장관 로버트 루빈의 “강한 달러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슬로건이다. 루빈 장관은 경제정책 ‘루비노믹스’와 더불어 강달러 구호를 통해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균형예산 달성, 매년 GDP 평균 4퍼센트 증가, 2200만 개의 일자리 창출, 물가상승률과 국채 안정 등의 결과를 얻은 루빈의 강달러 구호는 세계화와 함께 25년간 미국 국채와 달러의 힘을 수호하는 강력한 만트라가 되었다.
물론 이에는 분명한 부작용이 있었다. 첫 번째는 외환딜러들이 후임 재무부 장관들의 발언을 해석함으로써 시장을 예측하는 바람에 외환시장에 끊임없는 변동성을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재무부 장관이 월가 출신이냐 제조업 출신이냐는 사실만으로도 달러 가치가 흔들린 적이 있었다. 두 번째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로, 흔히 ‘러스트벨트’라고 불리는 미국 제조업 분야의 몰락과 그 여파다. 달러 가치가 오르고 유럽ㆍ멕시코ㆍ중국에서 수입한 외산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면서 미국 제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상실했다. 이후로 제조업 분야 일자리와 지역 소멸이 시작됐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반세계화의 물결과 미국 우선주의와 같은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문제는 이 강달러 정책의 고통스러운 ‘트레이드오프’다.
미국의 경제 제재, 디폴트 위기,
그리고 달러제국의 미래
9·11 테러 공격 이후, 부시 행정부는 물리적 전쟁만이 아니라 금융전쟁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재무부에 테러금융정보국(TFI)이라는 부서를 신설했다. 이 부서의 이름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들이 적국을 상대로 취한 조치는 익숙하다. 미국은 이란의 핵 문제,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남수단과 리비아의 인도적 범죄 등 수많은 국제 지정학적 분쟁에 대응할 때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달러를 몰수하거나 주변국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이차적 제재(secondary sanction)’를 했다. 사실상 총 대신 달러를 들고 재무부가 국방부의 역할을 한 것이다. 달러를 무기로 한 경제 제재는 계속 늘어나 2001년에서 2020년 사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된 개인과 조직의 숫자는 900퍼센트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달러의 무기화’가 미국 국채의 총책임자로서 달러를 수호하는 재무부의 역할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되고, 전 세계 외환 보유액과 각국의 수출 대금, 원유까지 달러로 결제되면서 미국은 G1의 자리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국채를 통해 저금리로 막대한 돈을 차입한 덕분에(2023년 기준 33조 달러) 80년간 초강대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이는 온 세상이 미국을 신용함으로써 상환을 확신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과도한 경제 제재는 오늘날 달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와 기업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오마바 행정부 때 발생한 부채한도 상향 위기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져 미국의 신용마저 깎아먹었다. 대체할 화폐가 없다는 점에서 탈달러화는 불가능하겠지만, 달러의 위기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의 무용함, 러시아의 데리파스카 제제로 인해 일어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 그리고 달러를 우회하기 위해 탄생한 암호화폐 페트로와 늘어나는 위안화 결제 모두 미국의 달러 관리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국채 판매의 책임자들과
달러를 수호하려는 관계자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
저자는 100명이 넘는 전·현직 재무부, 연준, 백악관, IMF, 세계은행, 민간의 관계자들, 그리고 전·현직 외교관들과 나눈 인터뷰를 토대로 세계경제의 ‘작전실’이라 불리는 재무부의 실상을 재구성한다. 이로써 ‘달러 패권’이라는 거대한 말로써 받아들였던 개념이 미국이 맞닥뜨린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재무부 장관들이 했던 고뇌와 결정, 그것의 성공과 실패의 결과임을 알게 된다. 달러 약세, 막대한 채무, 높은 채권 금리를 물려받은 로버트 루빈은 ‘강달러’ 구호를 고안함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성공 가도에 올려놨다. 부시 시절 계속된 달러 약세는 오닐과 스노라는 재무부 장관들의 처절한 실패였고, 2008년 경제위기로 폭락한 달러를 다시 강력하게 만든 건 평범한 재무부 관료 마크 소벨의 계획과 재무부 장관 폴슨, 그리고 연준 의장 버냉키의 공조 덕분이었다. 연준과 환율에 개입하려는 트럼프를 막기 위해 므누신은 백악관까지 뛰어가는 습관이 생겼고, 전임 대통령이 남긴 적자 재정을 물려받은 옐런은 고물가·고금리·강달러 사이에서 분투하며 러시아 경제 제재라는 양날의 검을 휘두르고 있다.
‘연준의 시간’이 가고 ‘재무부의 시간’이 왔다고 하는 건 오늘날 세계경제가 분기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종말, 보호주의의 강화, 달러 패권의 부작용으로 제2의 플라자합의까지 거론되고 있는 지금은 ‘시장’이 아니라 ‘맥락’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과연 다음 재무부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그는 달러라이제이션과 그 중심에 있는 미국 국채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 미국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이며, 그 결과 세계경제 질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 흐름을 통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작가정보
(Saleha Mohsin)
2016년부터 미국 재무부 담당 기자로서 오바마 대통령 임기 말 재무부와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의 전환기를 취재했다. 제이컵 잭 루 장관의 임기 말과 스티븐 므누신의 취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비전에 맞춰 므누신이 경제정책을 전환한 과정, 그가 행정부 내의 깊은 정치적 분열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재닛 옐런이 재무부 장관이 된 후 임기 초반을 취재했으며, 그가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을 세계 우방국들에 홍보하기 위해서 떠난 첫 해외 출장, 경제 회복을 위협하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그의 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대응 등을 보도했다. 이 책은 100명이 넘는 전·현직 재무부, 연방준비제도, 백악관, IMF, 세계은행, 민간 부문의 관계자들, 그리고 전·현직 외교관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했으며, 인터뷰의 대부분은 ‘백그라운드’에서 진행되었다. 현재 미국 《블룸버그 뉴스》의 선임 특파원으로 워싱턴D.C.에서 정치·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하이오 출신으로 런던 《비즈니스위크》, 오슬로 《블룸버그 뉴스》에서 경제 전문기자로 일했다.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존 보글 가치투자의 원칙》 《엘리트 세습》 《인구의 힘》 《은행이 멈추는 날》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 《인구가 바꾼 역동의 세계사》 《부의 선택》 《레드 캐피탈리즘》 《에지전략》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