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두 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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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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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여섯번째 시집 『햇빛 두 개 더』는 ‘산뜻한 엘레지’라 명명하고픈, 고영민 특유의 감성으로 자아낸 시작으로 가득하다. 한 인터뷰에서 시인은 “제가 가장 잘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무언가에 대해 또렷이, 그리고 아주 오래 기억하는 것”이라고 밝힌바, 이번 시집 역시 부재하는 것이 현현하는 순간과 부재하게 될 것의 비애감을 품은 시편들이 주조를 이룬다. ‘무’에서 ‘유’를 보거나 ‘유’에서 ‘무’를 보는 이 시적 인식은 필연적으로 기쁨과 슬픔 또한 겹쳐 느낄 수밖에 없을 터. 이는 끝도 없이 슬플 수만도 간단없이 기쁠 수만도 없는 생의 단면을 정직하게 감각하는 태도이기도 하지만, ‘삶’이라는 비속하고도 지난한 ‘내용’이 이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기를 허락하지 않는 ‘시’의 ‘형식’과 결합하면서, 고영민만의 고유한 시를 탄생하게 하는 동력으로도 작용한다. 이 산뜻하고도 가뿐한 몸으로 그려진 깊은 슬픔이야말로 오직 그만이 다다른 경지이자 시적 성취이다.
아버지 고창선은 어머니 김도화를 만나
6남 6녀 12남매를 낳고
큰형 고명규는 5남 2녀를 낳고
큰누나 고순희는 3남을 낳고
둘째 형 고흥규는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1남 3녀를 낳고
둘째 누나 고순홍은 2남을 낳고
셋째 형 고준규는 1남 1녀
셋째 누나 고선화도 1남 1녀
넷째 형 고상규는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1남 1녀를 낳고
넷째 누나 고난영은 2남을 낳고
다섯째 형 고운규는 1남 1녀
다섯째 누나 고난희는 2녀
여섯째 누나 고난미는 1남 2녀
12남매 중 막내인 나 고영민은
2녀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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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우리에게 내일은
슬픈 것
비로소 그때 새로운 사랑은 오지
_「마태복음」 전문
특히 이번 시집에서 주목할 부분은 ‘인지적 착각’이 정교한 시의 기예가 된다는 사실이다. 시는 비단 인접한 이미지들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무에서 유로 옮겨가거나 유에서 무로 옮겨가기도, 나아가 소리의 유사성이나 인접성으로도 얼마든지 도약 가능하다는 것. “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라며 “돌아가신 지 삼 년 된 어머니가 다른 모습으로/ 아직 이승에 살고 계신 건 아닐까”(「남의 이야기」) 착각하는 일, 잘못 배달된 생수를 “집을 잘못 찾은 꼬맹이들 같고/ 정신이 흐린 뉘 집 할머니 같다” 여기며 “내 것이 아닌데 내 것 같은/ 잠시 잠깐 맡겨둔 것 같은// (……) 저 투명하고 맑은 생면부지를”(「생수」) 마주하고 골똘해지는 일, 공원의 노란 산수유나무를 바라보며 아침에 끓여놓은 카레 한 냄비를 딸이 “남자친구 준다고/ 홀랑 가져가버”(「카레」)린 일을 떠올리는 등 시인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인지적 오류나 착각을 시의 기예로 적극 끌어들이며, ‘메타포’는 나아가 ‘시’는 그렇게 일상을 오롯이 살아내는 동안 발견되고 쓰이는 ‘삶의 기예’임을 역설하는 듯도 하다.
“닮은; 내가 아니면서/ 남도 아닌 것 같은”(「형식들」) 것들과의 조우, 그리고 이를 통해 선물받는 삶의 비의(悲意/秘義). 이번 시집의 제목 ‘햇빛 두 개 더’ 역시 ‘해피 투게더’의 몬더그린(어떤 외국어 발음이 듣는 이의 모국어 발음으로 들리는 인지적 착각)에서 유래했다. 햇빛이라는 불가산명사를 하나둘 세어보는 일이 불가능을 언어화하려는 시쓰기와 닮았거니와, 슬픔이 밴 고영민의 시적 화자와 이를 읽는 독자들에게 선물하고픈 따스한 온기와도 닮았다. 삶은 “울음을 멈췄는데/ 그칠 수가 없고// 나는 나보다 더 오래/ 울”「그날 입은 옷」게 하지만, 그의 시는 “울어야 할 때는 일껏 섧게/ 오래도록 울”(「여름의 일」)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준다. 그뿐일까, 햇빛에 잘 말려둔 보드라운 손수건 같은 시이자, 그 손수건을 쥐여주며 말간 농담을 건네는 시이기도 하다.
영화관에서 단적비연수 두 장 달라는 것을
단양적성비 두 장 달라고 말했는데
단적비연수 표를 내줬다는,
형식과 내용이 합일하는 이런 경이로움을
나는 사랑한다
(……)
해피 투게더를
햇빛 두 개 더, 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후배 시인이 아는 할머니 한 분은
헤이즐넛 커피를 해질녘 커피로
알고 있다
_「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부분
『햇빛 두 개 더』는 총 4부 구성으로, 각 부의 제목은 ‘분명 우리에게 내일은 슬픈 것’ ‘일껏 섧게’ ‘반그늘’ ‘봄 쪽으로’로 정했다. 우리의 일상을 주제로 분절하는 것이 불가능하듯, 일관되고 또렷한 성격으로 부를 구분하기보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하루처럼, 슬픔이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는 리듬을 따랐다. 시인이 “환한 어둠 속에서”(「가로등」) 건네는 이 시편들은 힘껏 슬프지만, 이를 거두어가려 작정하지 않기에, 체념도 극복도 아닌 다만 너그러운 ‘긍정’의 태도로 마주하려 하기에 더욱 포근하게 다가온다. “시는 그저 일상”(‘미니 인터뷰’)이라는 시인의 말을 나침표 삼아, “수많은 오늘이 쏟아지는// 빛이 가득한 두 그루 목백합나무 사이에서// 두 사람처럼 혼자// 내려다보는 기분으로”(「새의 순간」) 그의 시를 찬찬히 음미해봐도 좋겠다. “슬픔을 밀어내는 것은/ 슬픔뿐”(「반감기」)이기에, “기억은 다 볼 수 있”기에, “당신은 없”지만 “내가 당신 곁에 있을”(「춤의 끝」) 것이기에.
세계도, 나도, 그리고 언어도 모두 흐르고 변하는 것임을 받아들일 때, 멈춰버린 삶의 본래적 상태 대신 생동하는 현재적 상태를 더 바짝 끌어안을 때 사랑은 패스워드처럼 반드시 “단적비연수”여야만 열리는 살벌한 보안의 세계가 아니라 “단양적성비”여도 망설임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장날의 잔치판이 된다. 우리는 일치의 일치보다 불일치의 일치에 더 매혹을 느끼며, 완벽히 이해할 수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는 사람들이다. 한 치의 오차 없는 발화보다 잘못 말한 “햇빛 두 개 더”와 “해질녘”이 더 아름다운 여기가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_이병철, 해설에서
끝으로, 간결하고 산뜻하지만 고영민 시의 요체로도 읽히는 ‘시인의 말’에 주목을 부탁드린다.
“이건 연습이에요/ 연습일 뿐이에요”
이는 어쩌면 실전만이 존재할 뿐인 삶을 마주하고도 짐짓 ‘연습’이라고 말해보(주)는 너그러움이 느껴지는 동시에, 삶 그 자체가 죽음의 연습-도정이라는 슬픈 사실 역시 상기시킨다. 그러나 이 연습이 끝내 슬프지만은 않은 이유는 ‘연습으로서의 시’가 우리의 삶에 끼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고영민의 시가 그렇다. “무람해진 너를 위해/ 오늘은 그곳에 있을게// 우리는 지금 막 만났고/ 나를 웃게”(「혼잣말」) 하는 그와 그의 시는 하나의 햇빛으로는 아쉬운 탓에 햇빛 하나를 더 꺼내어준다. “분명 우리에게 내일은/ 슬픈 것”이지만 “비로소 그때 새로운 사랑은”(「마태복음」) 온다. 그 따스하고 넉넉한 햇빛 아래에서, 마침내 새로운 삶 역시 우리에게 청혼해올 것이다.
바다는 누군가가
벗어던진 반지 하나를
밤새 물가로 밀어냈습니다
아침이 되자
민무늬 반지 하나가
모래톱 위에 반짝, 걸려 있고
파도는
잠잠해져 있었습니다
_「청혼」 전문
1부 분명 우리에게 내일은 슬픈 것
늙은 시/ 마태복음/ 카잔역/ 그해 오늘/ 나는 나의 감옥처럼/ 지나가는 감정/ 남의 이야기/ 립싱크-노래는 입술을 기억하고/ 사랑의 불가능/ 자축/ 검은 넥타이/ 형식들/ 보트를 쓴 남자/ 여전히 그게 나이기에/ 혼잣말/ 망고가 가장 맛있을 때/ 감은 눈/ 새의 순간/ 춤의 끝
2부 일껏 섧게
나는 그 저녁에 대해/ 웃는 소년/ 원근/ 쇠 냄새/ 왕진/ 뿌리의 심정/ 암막 커튼/ 입으로 물고 온 것들/ 그날 입은 옷/ 큐브/ 이제나저제나/ 인사/ 채광/ 어머니 구이/ 채록-웃음소리/ 사랑니/ 쫓는 피/ 그 놀라운 아침에/ 여름의 일/ 함박눈
3부 반그늘
유령/ 자책감-나는 나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내가 서로 다른 것을 원할 때/ 가로등/ 나는 어머니 입속의 염소고기처럼/ 좁은 방/ 댐/ 생수/ 더덕/ 아침/ 긴 풀/ 정원/ 오대산/ 하트 모양의 돌/ 소년이 소녀일 때/ 처음 보았다는 이유/ 이 많은 저녁 속에/ 관람차/ 관심은 감사합니다만 제가 알아서 잘 하겠습니다/ 기어가는 기분/ 안부
4부 봄 쪽으로
외로운 일/ 점성술/ 깊은 곳/ 꽃댕강/ 흰 빛/ 칡/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반감기/ 청혼/ 내 뒤의 사람/ 감정/ 구름의 운구/ 빗소리 배웅-비는 가고 빗소리만 남아/ 악기/ 황금빛 가을에/ 저녁의 과녁/ 카레/ 튜브/ 도자기 새
해설 | 형식들 속에서 솟아오르는 오늘의 얼굴
이병철(시인, 문학평론가)
어제 퇴근길
사내아이의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딸만 둘인 내가
모르는 사내아이의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에
왜 돌아보았을까
_「남의 이야기」 부분
지난밤이 흘리고 간 걸까
길가에 떨어진
저 넥타이
밤의 한 마디,
한 구절 같은
슬픈 일이 생기겠지
나에게도 곧
밤은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으니
_「검은 넥타이」 부분
당신은 없어요
하지만 내가 당신 곁에 있을게요
저녁 앞에 머물러요
보이지 않는 것은 사라지지 않죠
_「춤의 끝」 부분
어떻게 나눠야 공평한 삶
공평한 죽음일까
삶은 죽음의 처음, 느린 형식?
_「뿌리의 심정」 부분
앞으로 울 일이 어디 하나, 둘일까
꾹꾹 울음을 눌러 담았지
아껴 울어야지
울어야 할 때는 일껏 섧게
오래도록 울어야지
_「여름의 일」 부분
꽃은 아픈 이름
새들은 울음을 공중에 심고
피었다 지는 것도
정원의 일부
_「정원」 부분
창틀에 앉아 쉬는 작은
새의 영혼
닭을 쫓는 개의 숨가쁨
서랍 속의 낡은 물건들
머리 위의 하늘과 바람의 립싱크
그리고 너의 최선
_「점성술」 부분
마트에 들러 찬거리 몇 개 사 들고 오는데
공원 산수유나무들이
저마다 불을 지피며
한 솥씩 노란 카레를 끓이고 있다
연애하기 좋은 날씨다
_「카레」 부분
물을 넣고
불면
맑고 고운 울음소리가 나는
새 한 마리를
중국인 거리에서 샀다
그렇다고 슬픔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새에게, 그리고 나에게
피가 고인 듯
물의 높낮이에 따라
달라지는
울음소리
_「도자기 새」 전문
◎ 고영민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1. 5년 만의 신작 시집입니다. 독자들께 오랜만에 시집을 선보이는 소감과 더불어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아침 일찍 공원 산책을 하는데, 매번 좋습니다. 매일매일 다릅니다. 같은 적이 없습니다. 늘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그런 것처럼 이번 시집이 여섯번째 출간 시집인데도 처음처럼 긴장되고 새롭습니다. 시집을 묶을 때의 기분은 늘 처음의 처음으로, 끝의 끝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시가 시를 씀으로 처음 나를 이곳에 데려온 것 같고, 또 뒤늦게 도착한 기분입니다. 멀고 낯설고, 시는 시인 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 이번 시집에서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주요한 키워드를 꼽자면 ‘가족’과 ‘일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두 단어가 작가님의 시작(詩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시인은 시를 살아내는 사람일 것입니다. 시는 그냥 살아가는 일이고 살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는 그저 일상입니다. 그리고 일상의 한가운데 가족이 있습니다. 시인은 그렇게 일상을 오롯이 살아내는 것이며, 그 안에서 순간순간 부딪치는 질문을 통해,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작가님의 주요한 시적 방법론 중 하나가 ‘착-각’에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와 연관 지어 시가 오는 순간/시가 되는 순간들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시는 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유심히 보는 것은 대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전제조건입니다. 창조의 본질은 관찰하는, 발견하는 눈입니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발견의 진정한 마법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나서는 데 있지 않다.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고 말합니다. 즉,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제 시에서의 착각도 인식의 한 방법입니다. 저는 서로 다른 세계의 겹침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착각이죠. 관점의 변화만으로도 친숙한 풍경이 새롭게 보이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인식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시적 인식’입니다. 흔히 시인(詩人)을 시인(視人)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4. 수록작 중에 가장 마음이 가는 시편은 무엇이었나요? 그 이유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립싱크」라는 시입니다. 결국 저는 또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맙니다. 이 시에서의 애인은 어머니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무심결 제가 어머니가 생전에 즐겨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이 노래가 어떻게 나를 찾아왔을까. 먹먹해진 가슴으로 한동안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 노래를 어디에서 어떻게 익혔는지 모르지만, 어머니는 가끔 밭이나 부엌에서 일을 할 때 그 노래를 혼자 흥얼거렸습니다. 노래는 어머니가 부른다기보다는 그냥 어머니에게서 흘러나왔습니다. 어머니가 무언가에 잔뜩 정신이 팔려 자신을 놓고 있을 때 노래는 흘러나왔고, 자신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노래는 어머니의 입에서 잦아들었습니다. 그 순간 어머니는 노래의 노래였습니다.
5. 작가님만의 ‘시 읽기’ 노하우 한 가지를 알려주세요.
시를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시의 숙주입니다. 시는 시를 쓰기로, 또 읽기로 작정한 사람의 내부에서 생(生)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가 사람 속으로 들어옵니다. 시가 들어와 사는 것입니다. 숙주가 기생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생체가 숙주를 선택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숙주의 기능이 다 된 경우 기생체는 자기에게 필요한 다른 숙주를 선택하게 됩니다. 시는 끊임없이 시를 쓰기로, 또 읽기로 작정한 사람을 찾아다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는 한 눈금도 더할 수도 뺄 수도 없이 몸으로 살아낸 만큼 쓸 수 있으며, 읽어낼 수 있으니 덤도 에누리도 없습니다. 시를 잘 쓰거나 읽기 위해서는 자신을 시적인 상태로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시가 자기 안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좋은 마음,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이건 연습이에요.
연습일 뿐이에요.
2024년 9월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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