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소설과 근대적 자아의식
2024년 10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10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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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b>1부 비이성적 사회의 이상적 가능성</b>
1장 이 책의 문제의식
1.문화사적 불편함과 주체구성―문제제기
2. 분석대상
3. 작품해석의 전제조건들―논의절차
4. 시민적 주권성―핵심주제
5. 자율성의 인간권리
2장 비동일적 해체구성―접근법
1. 중첩적 모순―현실
보론 1: 자본주의적 발전강제―'워싱턴 컨센서스'와 거짓 약속
2. 비동일성의 변증법―방법
3. 관계망적 파악―사유와 언어
4. 주체구성의 윤리적 보편으로 ―목표
3장 한국문학사와 근대성―이론적 검토
1. 서구의 근대성
2.한국의 근대성
3.비판적 검토
<b>2부 근대적 자아의 전개: 작품분석</b>
4장 근대적 개인의 탄생
1. 어설픈 공동체―하나의 소묘
2.개인성의 자각―염상섭의「만세전」
3. 하부구조적 쇄신―중간 결론
5장 개인성의 궤도수정
1. 성찰적 결단―이태준의「해방전후」
2. 성찰적 순응―채만식의「민족의 죄인」
3. 정치적 과오와 자기조정―중간 결론
6장 시민적 예술가의 등장―최인훈의『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1. 시민적 주체―구보는 누구인가?
2. 유체역학적 사고―역사인식
3. 시와 칼―예술비평
4. 자기회귀적 되풀이―문학사의 의미
5. "호모 사피엔스의 예술"로
7장 주체의 심미적 형성―최윤의『마네킹』
1. 투명한 흐름―미란 무엇인가?
2. 자명한 무의미―현실은 어떠한가?
3. 거울―미는 무엇을 향하는가?
4.심미적 주체란 누구인가?
5. 자아를 넘겨주지 않는 일―남은 것
중간 결론: 비정치적 자기구제로부터 심미적 개입까지
<b>3부 심미성과 시민적 자율성</b>
8장 개인성의 사회윤리적 차원
1. "불우한 풍속"―생활의 실상
2. '생활의 껍데기를 갈다'
3. 사랑의 저항―주권적 삶을 향하여
4. 연대의 삼각형:나―이웃―자연
9장 자기주체화―심미적 반성력의 훈련
1. 비판적 이성과 '모순횡단적 태도'
2. " 환전인처럼"―매 순간의 자기경계
3. 얼음벌판 위의 불씨―전 지구적 정체성으로
4. 불기자심(不欺自心)―글쓰기의 평화
5. 자유로운 마음의 리듬
<b>10장 결론: 반성적 자기양식화―성찰적대적 문화에 반대하여</b>
찾아보기
‘근대적 자아(개인)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그리고 근대적 자아는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가?’라는 관점에서 한국 현대소설을 통사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1920년대 소설인 염상섭의 「만세전」(1922), 1940년대 소설인 이태준의 「해방 전후」(1946)와 채만식의 「민족의 죄인」(1948~1949), 1970년대 소설인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1972), 그리고 2000년대 최윤의 『마네킹』(2003)까지, 이렇게 다섯 편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저자는 이 작품들의 분석을 통해 결국 한 가지 결론을 얻어낸다. 근대적 자아의식이란 어떻게 자유와 책임의 덕목을 개인이 자기 생활 속에서 스스로 체화했는가, 그럼으로써 건전한 개인, 즉 근대적 의미의 자율적 주체로 살아갈 수 있었느냐의 문제로 수렴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192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대표 소설들을 통해 ‘이성적 사회와 교양 시민’의 문제를 다룬 이 책은 비단 한국문학뿐 아니라 한국 인문학, 사회과학 공통의 오랜 관심사를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b>1. 자기형성적 교양인 ─ 근대적 자아의식의 핵심</b>
1900년대 이후 한국 현대소설은 매우 복잡다단한 경로를 지나왔다. 일제 식민지 시대 작품에서 해방 전후와 군부독재 그리고 문민시대를 지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작가의 삶이나 경험, 사회ㆍ정치적 상황에 따라 작품이 포착하는 개인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 책의 저자는 ‘근대적 의미의 자아는 어떻게 나타나고 이해되며 묘사되고 체현되어왔는가’라는 하나의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 현대소설을 조망한다.
여기서 저자는 ‘자기양식화’를 핵심 개념으로 선택한다. 자기양식화란 독일문학사에 나오는 교양소설 전통에서의 ‘교양(Bildung, 혹은 형성)’ 개념에 이어지고, 철학사적으로는 독일 이상주의 이념과 연결되며, 미학사적으로는 칸트의 ‘주관적 일반성’ 개념이나 실러의 ‘심리적 인간’ 구상과도 이어진다. 왜냐하면 예술의 주체란 근본적으로 반성과 성찰 속에서 자기 자신을 부단히 만들어가는 존재, 즉 자기형성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학 작품 속의 자기양식화를 살펴본다는 것은 곧 교양 시민의 문제를 들여다본다는 것과도 통한다.
저자는 이 논의 과정을 통해 결국 한 가지 결론을 얻어낸다. 근대적 자아의식이란 어떻게 자유와 책임의 덕목을 개인이 자기 생활 속에서 스스로 체화했는가, 그럼으로써 건전한 개인, 즉 근대적 의미의 자율적 주체로 살아갈 수 있었느냐의 문제로 수렴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자기양식화 문제는 오늘날 한국문학이 고민해야 할 핵심 사항이 된다. 우리 사회가 ‘전체라는 열병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 그래서 익명의 집단이 아닌 각성된 개체로 서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살피기 위해 저자는 1920년대 소설인 염상섭의 「만세전」(1922), 1940년대 소설인 이태준의 「해방 전후」(1946)와 채만식의 「민족의 죄인」(1948~1949), 1970년대 소설인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1972), 그리고 2000년대 최윤의 『마네킹』(2003)까지, 이렇게 다섯 편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b>2. 고민하고 반성하고 아름답고자 하는 ‘나’들 ─ 이인화, 현, 나, 구보, 지니 </b>
저자는 먼저 염상섭의 「만세전」에서는 한국 소설에서 근대적 개인이 탄생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여기서 한국의 근대의식은 단순히 개인에 머무르거나 사회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개안과 사회를 하나의 연관성 아래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주인공 이인화는 식민지의 문물세계를 받으며 살지만 이는 ‘원하여 체험하는 근대’가 아니라 ‘빌려온 근대고 강제된 근대’였다. 이 공간에서의 개인들은 위에서 명령하고 지시하는 대로 따라야 했다. ‘어디에도 뿌리 내릴 곳은 없지만, 어딘가에 뿌리를 내려야’ 했고 ‘우선은 살아야’ 했다. 게다가 그 ‘살아감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의 큰 틀 속에서의 근대적 자아와 개인성을 살펴 우리 사회에서 근대적 자아가 생성되는 과정을 본다.
「해방 전후」와 「민족의 죄인」에서는 개인성이 자각에서 더 나아가 어떻게 탐구되는지를 살핀다. 이 두 작품은 양심적 개인이 험난한 시대에서 어떻게 위축되고, 왜곡되면서 현실의 냉혹함에 눈뜨게 되는가를 ‘해방’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성찰한다. 두 작품의 주인공들은 광포한 식민체제에서 살아야 했던 나약한 지식인의 고통을 대표한다. 그러나 그것은 높은 자의식으로 근대 시민으로서의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다. 즉 현대소설에서 삶의 정치적 차원이나 사회제도적 조건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자각하고 있는 개인이 탄생한 것이다.
다음으로 다룬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서는 시민적 예술가라는 새로운 자아를 가진 인물이 나타난다. 소설 속에 글 쓰는 사람이 등장해 현실을 분석하고 진단하며, 작품의 서사를 구성해나간다. 그런데 이 ‘글 쓰는 사람’의 통찰력과 예술성은 매우 독보적이고 뛰어나다. 여기서 근대의식은 다른 차원을 맞는다. 근대적 자아의 핵심이 자유와 책임의 자기형성력을 키우는 데 있다면, 이 능력은 시민적 덕성, 즉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 과정이 예술이라는 자발적 과정을 겪고 있다. 훈육이나 통제의 방법이 아닌, 예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놀면서 즐기면서 교양시민의 지위를 얻는 인간형이 등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네킹』은 아름다움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변별점을 갖는 작품이다. 심미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단순히 아름다움을 그리지 않는다. 가족 간의 거짓과 폭력, 선전 광고의 현실, 인간관계 등 현실의 추(醜)를 다룬다. 그러면서도 그 중심에서는 도도하게 미(美)에 집착한다. 저자는 이런 심미의 집착을 ‘밀랍인간과 밀랍웃음으로 가득 찬 가짜세상을 견뎌내’는 하나의 가능성이자 에너지로 파악한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서 저자는 심미적 관점에서 근대 시민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렇게 개체로부터 현실로 나아가고, 거기서 다시 자아의 내부로 돌아오는 순환은 이 다섯 작품의 주인공들에게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리고 850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그 과정을 지난하게 풀어나간다. 고통스러운 이 작업을 통해 저자가 얻고자 하는 것은 하나로 보인다. 각성한 개인이 어울리면서 그 자체로 주권적 인생을 살아가는, 이성적 사회의 인간화된 모델의 규명일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 문광훈은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독문학)를 받았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아도르노와 김우창의 예술문화론』(2006)을 포함하여 3권의 김우창론이 있고, 한국문학 관련서로 『시의 희생자, 김수영』(2002)과 『정열의 수난: 장정일론』(2007)이 있으며, 미학 관련서로 『숨은 조화』(2006)와 『교감』(2007), 『렘브란트의 웃음』(2010)이 있다. 또한 김우창 선생과의 대담집인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지각-이데아』를 2008년에 펴냈다. 역서로 『요제프 수덱』(2004), 페터 바이스의 『소송/새로운 소송』(2010), 아서 케슬러의 『한낮의 어둠』(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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