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온실 수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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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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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주인공이 써내려가는 ‘수리 보고서’는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픈 역사와 상처받은 인생의 한 순간을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는 어떤 마음의 상처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마치 문고리나 창틀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소재인 것처럼 삶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작가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두려운 나머지 잊고 묻어두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게 된 주인공이 보고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때 이 방대한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는 이 작품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의 성장을 실감하는 동시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2장. 옮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
3장. 야앵(夜櫻)
4장. 타오르는 소용돌이
5장. 당신은 배고픈 쿠마 센세이
6장. 큰물새우리
7장. 목어와 새
8장. 얘들아 내 얘기를
9장. 대온실 수리 보고서
일러두기 | 작가의 말 | 참고자료
작가정보
저자(글) 김금희 저자
소설가 김금희(金錦姬)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식물적 낙관』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김승옥문학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내가 소설로 가본 가장 폭넓고 긴 시간대이다. 당연히 많은 자료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긴 참고자료 목록을 남겨둔 건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만들기 위한 작가의 추적이 어떤 식으로 뻗어나가는가를 밝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물의 동작과 옷차림, 말씨, 표정, 거리의 활기와 적막, 집 안 마루의 감촉과 대온실의 유리창과 대나무발, 긴 잎의 바나나와 맹수사의 동물들, 풍랑에 흔들리는 상선과 눈 쌓인 피난길에 서로의 안전을 당부하는 불안한 얼굴들, 패전의 무게를 지고 남하하는 이들의 걸음걸이.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모색을 했는가를. 그래서일까. 작업을 하는 동안 어떤 소설보다 ‘이해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는 걸 깨달았다. 도서관과 공유 오피스와 카페를 전전하며 자료들을 읽다가 마침내 이해에 다다르면 슬픔이 차올라 자리를 박차고 나와 걷던 시간들이 이 건조한 목록에 담겨 있다. 내가 한 이해는 깨진 유리 파편처럼 그 시절을 자그맣게 비출 뿐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한참을 걸어야 감정이 식을 만큼 너무나 생생한 것이었다. 나는 자주 기도했다.
한때는 근대의 가장 화려한 건축물로,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대중적 야앵의 배경지로, 역사 청산의 대상으로 여러번 의의를 달리한 끝에 잔존한 창경궁 대온실은 어쩌면 ‘생존자’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건축물과 함께 그 시절 존재들이 모두 정당히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에게도 이해되기를.
가을이 오래고 길게 번지기를 바라며
2024년 10월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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