겅클
2024년 09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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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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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캐릭터와 시원시원한 문체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롤리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인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에 관해 다뤘음에도 시종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그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 『겅클』에도 작가 자신의 정체성이 듬뿍 담겼는데, 실제로도 성소수자이자 다섯 아이의 삼촌인 자전적 경험이 자연스레 섞여들어 현장감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당장이라도 책 속에서 걸어나올 듯한 생생한 인물 묘사와 어처구니없이 허를 찌르는 대사들은, 그의 소설이 왜 할리우드에서 그토록 인기가 많은지 설명해준다. 특히 패트릭의 조카인 메이지와 그랜트의 캐릭터는 실존하는 아이들의 입담과 행동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처럼 재기발랄하다.
『겅클』의 배경은 화창한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인데, 거기에 더해 패트릭의 집에는 아이들의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멋진 풀장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늦잠을 자고 브런치를 먹고 내내 수영을 하며 지내는 따사로운 일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트릭에게는 하루하루가 절체절명의 위기인 나날이다. 아이들을 위에 데려온 완벽한 개 ‘마를레네’ 역시 그 풍경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어느새 패트릭의 멋진 카프탄을 빌려 입고 아이들과 함께 풀장 속에 뛰어드는 듯한 청량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감사의 말 549
“패트릭 씨, 왜 아무도 없이 이 큰 집에 혼자 살아요?” 대답은 복잡했다. 그리고 그가 맥 빠져서 지내면 로자가 안쓰러워서 그가 좋아하는 음식인 세비체를 만들어주리라는 걸 알기에 대답을 회피하기도 했다. 패트릭 자신이 느끼기에 상황이 그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단지…… 끝났을 뿐이다.(23~24쪽)
“얼마나 데리고 있으면 되는데?” 이 질문이 동생의 부탁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패트릭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심코 이 말이 튀어나왔다.
“구십 일.”
“구십 일!” 이 말이 부탁보다는 징역 선고처럼 들리며 주차장을 가로질러 울려퍼졌다. 한 남자가 아내를 잃고 두 아이가 엄마를 잃었는데 여기서 패트릭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여겨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패트릭 역시 누군가를 잃었다. “빌어먹을, 너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 (37쪽)
“이 옷들 보이니? 내 카프탄들이란다. 이건 아침에 입는 카프탄이고, 이건 오후용 카프탄이야. 여기 이건 친구들과 함께할 때 입는 거고, 이건 차려입는 용도지. 그리고 이건 밤에 수영을 한 다음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가끔 입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아니?”
메이지가 경외심에 차서 그 옷들을 응시했다. 그 카프탄들에는 온갖 색이 다 있었다. 요란한 페이즐리 무늬와 이국적인 문양까지. 어떤 것들은 메이지가 학교에서 한번 해본 적이 있는 스핀 아트처럼 보였다.(124쪽)
“널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나. 너희 엄마가 아기를 안아보라고 했어. ‘아기를 안아봐, 패트릭. 안아보라고.’ 물론 난 안고 싶지 않았고 너희 엄마에게 그렇게 말했어.”
“왜 안고 싶지 않았는데요?” 그랜트가 양손을 허리에 짚고 슈퍼맨처럼 가슴을 부풀리며 물었다.
“글쎄다, 아기들은 둔하고 언제 토할지 모르잖아. 그리고 그때 나는 이세이 미야케 티셔츠만 입는 단계였거든. 그래서 네가 먹은 걸 전부 토해서 그 옷에 묻히게 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그랜트가 웃었다.(173쪽)
“넌 빙산의 40퍼센트가 펭귄 오줌이라는 거 알았니?”
그랜트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게 정말이에요?”
“내가 어떻게 알겠니?” 패트릭은 더 세련되게 보이도록 조카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마티니 마실래?”
“나 여섯 살이에요.”
“마시겠다는 뜻이야?”
그때 초인종이 울려 그들의 대화가 끊겼다.(228쪽)
“괜찮아요, 거프?”
패트릭은 숨을 깊이 들이쉰 뒤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눈물을 감출 수는 없었다.
괜찮고 싶어.
그러나 다시는 그럴 수 없었다.(375쪽)
“엄마가 혼자가 아니면 좋겠어요. 혼자 있으면 무서울 수도 있고 난 엄마가 무섭지 않으면 좋겠거든요.”
“아름다운 소원이구나.” 패트릭의 인정에 메이지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제 그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촛불 하나를 부는 거야.”
메이지는 천천히, 솜씨 좋게 촛불을 불었다. 촛불 세 개가 다 깜박거렸지만 하나만 꺼졌다. 연기가 위로 천천히 올라가다가, 그 소원이 그들 셋만 아는 비밀로 변한 것처럼 공중에서 흩어졌다.(449쪽)
★ NPR 선정 올해의 책 ★
★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
★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
★ 〈존 윅〉 〈미나리〉의 제작사 라이언스게이트에서 영화화 확정 ★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기분이 우울할 때 이 책을 다시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천국 같다.” _우피 골드버그(배우)
팜스프링스에 은둔하던 할리우드 스타,
두 조카를 돌보는 게이 엉클 패트릭으로 다시 태어나다
한물간 할리우드 스타 패트릭 오하라. 골든 글로브를 받을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그만큼 많은 인기도 얻었던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볕 좋은 팜스프링스에 은둔한다. 별다른 목적 없이 무감각하게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던 그에게 갑작스러운 전화가 걸려온다.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남동생 그레그의 아내인 세라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온가족이 거대한 슬픔에 싸인 와중에, 그의 동생 그레그도 중독치료를 위한 보호시설에 들어가게 되며 졸지에 패트릭이 두 조카를 돌보는 신세가 된다. 아직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완전히 알지 못할 나이인 아홉 살 여자아이 메이지와 여섯 살 남자아이 그랜트. 메이지와 그랜트는 그를 ‘거프(GUP, Gay Uncle Patrick)’ 혹은 ‘겅클(GUNCLE)’이라고 부르는데,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겅클은 남성 성소수자를 뜻하는 ‘게이(GAY)’와 삼촌을 뜻하는 ‘엉클(UNCLE)’의 합성어다.
패트릭은 언제나 조카들을 사랑했다. 하지만 자신이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고, 게다가 겅클이라 불리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여섯 살과 아홉 살에게는 부적합한 라이프스타일로 살고 있었다. 심지어 그랜트와 메이지는 엄마를 잃고 한없이 불안정한 상태가 아닌가. 겅클의 마음이 어떻든, 모든 면에서 미숙하고 제멋대로인 조카들이 그의 말을 순순히 들어줄 리 없다. 때론 썰렁하고 알아듣기 힘든 패트릭의 유머를 비꼬고 받아치며 심지어 막무가내로 이겨먹으려 드는 꼬맹이들과의 일상은 언제나 좌충우돌이다. 유명한 삼촌의 유튜브 채널에 자신들의 브이로그를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단지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을 뿐인 순진한 아이들. 여름 내내 패트릭의 집에 있는 풀장에서 살면서 선크림도 바르려 하지 않는 아이들 덕분에 그의 속은 팜스프링스의 석양처럼 검붉게 타들어간다. 패트릭은 아이들의 슬픔을, 그리고 자신의 슬픔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며 함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때론 가혹한 슬픔을 견뎌내야 하는 게 인생이지만, 이제는 곁을 떠난 엄마를 머나먼 별처럼 바라보는 아름다운 일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해준다. 그들은 함께 소원을 빌고, 촛불을 끄고, 춤을 춘다. 오롯이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 얼토당토않은, 하지만 진실한 사랑이 담긴 여러 개의 ‘겅클 규칙’을 익혀나가며 아이들은 조금씩 성숙해진다. 인생을 반쯤 포기한 채 표류하던 패트릭 역시 메이지와 그랜트를 통해 치유받는다.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인,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세라의 가없이 깊은 사랑을 다시금 깨닫는다.
울다가, 웃다가, 결국엔 다 함께 행복해지고야 마는 눈부신 이야기
무엇보다도 『겅클』은 매우 따스하고 인간적이다. 유명 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이 책을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우울할 때마다 다시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한 문장, 한 문단 읽어내려가며 여러 번 울고 웃다보면, 시나브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들기도 한다. 가장 지친 마음일지라도 메이지와 그랜트와 함께라면, 신나게 망가지며 놀다보면 세상 모든 근심과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삶이 주는 아픔을 극복하고 그 불가해한 아름다움까지 받아들이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 이 책에 숨어 있다. 『겅클』은 우리 시대 모든 가족들에 대한 감동적인 헌사가 되어줄 것이다.
*
가장 지친 마음조차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책._워싱턴 포스트
속도감 있는 이야기 속에 유머와 신랄함이 담겼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성소수자 남성, 할리우드 문화, 육아의 심리학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담겼다 .커커스 리뷰
슬픔과 치유에 대한 섬세하고 재치 있는 탐구 .북리스트
종종 유쾌하고, 때로는 파괴적이며, 매우 감동적이다. 뉴욕 데일리 뉴스
웃음이 절로 나오는 따뜻한 이야기. 오프라 데일리
감동적이고 기분좋은 여름 탈출구. 뉴스위크
작가정보
Steven Rowley
1971년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났다. 에머슨 칼리지에서 영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 프리랜서 작가, 신문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삶을 함께하던 닥스훈트 ‘릴리’를 잃고 쓴 첫번째 소설 『릴리와 옥토퍼스』가 대형 출판사 사이먼 앤 슈스터의 주목을 받아 2015년 런던 도서전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순식간에 인기 작가로 떠올랐다. 2019년 두번째 소설 『에디터』를 출간했고, 출간과 동시에 20세기 폭스사와 영화판권 계약을 했다. 『겅클』은 그의 세번째 소설로, 가족에게 닥친 갑작스러운 비극으로 말미암아 여름 동안 조카들을 돌보게 된 게이 엉클 패트릭이 겪는 따스하고 유쾌한 이야기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기 드 모파상-비곗덩어리 외 62편』,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신기한 구름』 『잃어버린 옆모습』,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이 외에 『찰스 다윈-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우리 기억 속의 색』 『딜레마-어느 유쾌한 도덕철학 실험 보고서』 『조지 오웰』 『미술관에 가기 전에』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 『노 시그널』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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