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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거닐며 삶을 배우며

송태갑 지음
미세움

2024년 10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4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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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48.48MB)
ISBN 9791188602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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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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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곁에 두고 가꾸어 온 정원은 자연을 비롯해 역사, 문화 예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의 재능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나라마다 장소마다 정원의 디자인, 도입요소 등은 각양각색이다. 이 책은 천 가지 표정을 한 정원이 주는 기쁨과 가르침, 영감을 예찬한다. 남도의 경관과 정원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는 세계의 정원을 둘러보며 삶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찾는다. 미국의 아미시에서 낙원을 꿈꾸는 사람들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소개하며 정원여행을 시작한다. 시간이 멈춘 듯한 자연 정원,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인공 정원 등 미국, 유럽, 아시아에 걸쳐 아름다운 정원을 이야기한다.
영국에서는 영국적인 풍경과 전통을 간직한 대표적인 정원과 공원을 소개한다. 가장 살고 싶은 마을 1위로 꼽힐 만큼 전원풍경이 아름다운 버턴 온 더 워터는 연일 넘치는 관광객들로 생기가 넘친다. 마을을 구하는 것은 정책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전통과 자연, 사람들의 감성을 배려하며 조화를 이뤄가는 것임을 이 작은 시골 마을이 증명한다. 영국의 자랑이자 정원도시의 상징인 리치먼드 파크와 영국 최고의 시크릿 가든인 버스콧 파크, 셰익스피어가 예술적 영감을 받은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에서는 시민들이 창의적이고 존엄한 삶을 누리게 하는 공간의 힘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또 사람들의 정원 사랑으로 완성되어 가는 명품정원 위즐리 가든에서는 일상을 윤택하게 하는 정원을 향한 관심과 노력을 이야기한다. 쉼과 느림의 미학이 흐르는 꽃섬 마이나우와 독일의 정원문화를 엿볼 수 있는 클라인가르텐에서는 크고 작은 정원과 텃밭을 일구며 안식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소개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금각사와 은각사의 전통 정원을 소개한다. 도시재생으로 활력을 되찾은 구로카베, 고집스럽게 마을 정원을 지켜내고 있는 츠마고,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져 정원마을로 거듭난 시라카와고, 한 사업가의 안목으로 탄생한 랜드마크 아다치 미술관을 둘러본다. 정원도시를 꿈꾸는 싱가포르에서는 정원문화를 선도하는 보타닉 가든, 상상이 현실이 된 미래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둘러보며 자연과 과학, 예술이 융합해 발휘하는 잠재력을 이야기한다.
정원 하면 빠질 수 없는 프랑스에서도 정원과 공원을 둘러본다. 고흐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오베르 쉬르 우와즈에서는 정원이 주었던 흥미와 위로, 삶의 활력을 전한다. 모네 예술의 원천이자 창작 실험실인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에서는 모네의 작품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펼쳐진 풍경과 클로드 모네의 정원 사랑을 이야기한다. 꽃의 나라, 네덜란드 쾨켄호프의 튤립 가든에는 튤립이 전하는 봄 소식이 가득하다. 거품 경제를 대변하게 된 튤립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롭다. 기업가의 삶의 철학이 정원문화를 꽃피운 미국의 롱우드 가든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 본다. 골든게이트 파크, 피롤리 가든, 댈러스 매키니, 댈러스 식물원을 둘러보며 오아시스와 같이 도심의 숨과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을 소개한다. 또한 알함브라나 베르사유, 금각사, 은각사와 같은 유명한 관광지의 정원도 다루었는데, 정원의 나무, 풀 한 포기에 스며든 시간을 들려준다.
저자는 정원이 제공하는 정서적 안정감과 미적 감각, 창의적 원천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다. 또 그 지역과 지역민들의 삶에 미치는 정원의 힘에 주목하며 우리의 삶터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인문학적 감성으로 나누는 정원 이야기
풍경, 소박한 삶을 담아내다 / 아미시 공동체
낭만의 재발견 / 알함브라 궁정
자연, 삶의 일부가 되다 / 버턴 온 더 워터
지극히 영국적인 정원 / 큐 가든
정원, 유토피아를 꿈꾸다 / 스토우 가든
21세기 도시가 꿈꾸는 전원도시 / 리치먼드 파크
정원문화의 트렌드를 이끌다 / 첼시 플라워쇼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최고의 걸작 / 버스콧 파크
셰익스피어의 숨결이 살아 숨 쉬다 /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
행복을 완성하는 명품 정원 / 위즐리 가든
꽃섬, 쉼과 느림의 미학이 흐르다 / 마이나우 섬
작은 것이 아름답다 / 클라인가르텐
일렁이는 금빛을 오감으로 느끼다 / 금각사
화려하지 않은 섬세함에 감동하다 / 은각사
정원 사랑으로 전통을 잇다 / 구로카베
마을 정원, 고집으로 지켜내다 / 츠마고
자연과 전통이 정원마을로 거듭나다 / 시라카와고
한 사업가의 안목이 지역의 자랑거리를 만들다 / 아다치 미술관
정원도시, 삶에 스며들다 /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미래정원을 향한 상상 /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정원이 나를 꿈꾸게 한다 / 오베르 쉬르 우와즈
빛의 정원, 색을 탐하다 /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최고 권력의 질투가 최고의 걸작으로 남다 / 베르사유 궁정
튤립, 사랑과 욕망으로 피어나다 / 튤립 가든
기업가의 삶의 철학이 정원문화를 꽃피우다 / 롱우드 가든
관용의 도시에 숨을 불어넣다 / 골든게이트 파크
두 가문의 정원 사랑 이야기 / 피롤리 가든
느림의 철학, 슬로시티에 흐르다 / 댈러스 매키니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의 오아시스 / 댈러스 식물원

누군가 여행티켓을 손에 쥐어 주면서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를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정원여행”이라고 답할 것이다. 아직 그런 선물을 받은 적은 없지만 감사하게도 그동안 세계 각국의 정원들을 더러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여전히 정원여행을 꿈꾸며 살 것 같다. 왜냐하면 정원만큼 나를 설레게 하고 위로를 주고 희망을 갖게 하는 그 어떤 것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삶을 묻는 이에게 들려주는 정원 이야기’ 중에서

이곳은 ‘작은 베니스’라 불릴 정도로 마을 중심부를 흐르는 윈드러시라는 작은 개울이 정겹고 아름답다. 개울 옆으로는 휴식하기 좋은 잔디밭이 펼쳐지고 가지가 길게 늘어진 수양버들이 수변풍경과 어우러져 일품이다. 개울을 따라 빈티지 소품가게,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어 여유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념품이나 소품 등 수공예품들은 마을 주민들이나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것으로 향토적 체취가 물씬 풍긴다. 개울물은 맑고 수심이 깊지 않아 여름에는 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물장구치면서 마치 천연풀장처럼 이용하는 곳이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벤치나 간이의자에 몸을 맡긴 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풍광을 즐긴다. 이곳에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것으로 애써 채우려는 강박관념은 전혀 느낄 수 없다.
- ‘자연, 삶의 일부가 되다 / 버턴 온 더 워터’중에서

빈센트는 다행히 오베르 마을을 좋아했다. 여기서 그는 정원뿐 아니라 새집, 시골가옥, 골목길 등 마을풍경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고흐는 죽기 이틀 전에도 그림을 그렸는데 그 작품이 바로 명작 〈까마귀 나는 밀밭〉이다. 이 그림은 죽기 직전 고흐의 복잡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화사한 밀밭, 스산한 하늘과 먹구름이 대조적이면서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밀밭과 하늘에 중첩되어 날고 있는 까마귀들이 심상치 않게 여겨진다. 무엇이 고흐를 그토록 힘들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예술을 향한 그의 불꽃 같은 열정만큼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의 고독한 인생에서 그에게 창작활동의 동기부여가 되고 큰 위로가 되었던 동생 테오, 그리고 전원풍경과 정원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 ‘정원이 나를 꿈꾸게 한다 / 오베르 쉬르 우와즈’중에서

꽃이나 정원을 가꾸는 일은 우리에게 소소한 기쁨을 주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그 안에 분명히 위로와 치유가 있고 또 사람들에게 영감과 활력을 주기도 한다. 흔히 꽃을 선물하는 것도 자신의 순수성과 진실함을 말로 표현하는 대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래서 누구나 꽃을 받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움직여 감동하는 것 아닐까. 마찬가지로 정원을 가꾸는 일도 자연 본연의 가치를 찾아내고 그 안에서 우리 삶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그것을 공동체와 더불어 나눌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튤립이 아름다운 꽃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고 거기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꽃이 주는 감동이나 진정한 가치 또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어떤 일이든 그 본질에서 벗어나면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 대신 뜻하지 않는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 ‘튤립, 사랑과 욕망으로 피어나다 / 튤립 가든’중에서

정원이 나를 꿈꾸게 한다.

인류는 산업화, 도시화로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겪으면서도 늘 곁에 크고 작은 정원을 두고 가꾸어 왔다. 자연을 향한 회귀본능은 그 어떤 풍요와 편리로도 대신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싶다.
왜 사람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자연을 갈구하고 그리워할까. 저자는 자연을 벗어나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다며, 꽃으로, 단풍으로, 열매로 끊임없이 기쁨을 주는 정원의 매력과 그곳을 가꾸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꿈꾸는 자신만의 비밀정원 하나쯤 있을 것이다. 마당에 마련한 아기자기한 정원은 아니더라도 일하는 책상에, 침대 머리맡에 작은 화분 하나라도 두고 돌보며 위안을 얻곤 한다. 볕 좋은 날이면 정원이나 공원에는 자연을 그리워하며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자연을 탐하며 곁에 두려 정원이나 공원을 만들고 가꾸는 이유는 단순히 쉼뿐만이 아닐 것이다. 상처받은 이에게는 위로를 주고, 문학이나 예술을 하는 이에게는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숲을 채우고 있는 꽃나무를 보며 삶을 살아가는 바람직한 태도를 배우고 관용도 배우며 다음해를 맞이하기 위해 긴 겨울을 견디는 기다림도 배운단다. 저자의 시선은 푸르고 열매 맺는 꽃나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원과 공원을 가꾸는 이들의 이야기, 그것이 삶터에 미치는 영향, 시간의 흔적에까지 닿아 있다. 저자가 안내하는 오래된 정원을 여행하며 흔들리는 삶을 되돌아보자.

작가정보

저자(글) 송태갑

글쓴이 송태갑은 경희대학교에서 조경학전공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고 일본 치바 대학교 박사과정에서 도시 디자인 및 정원을 연구했으며 미국 델라웨어 주립대학 방문연구원 과정에서 도시경관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 광주전남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약 23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경관, 정원 등의 분야에서 남도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며 현장 위주의 연구를 해 왔다. 그는 고성, 전통마을, 누정, 명승지, 옛 다리 등 남도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풍경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가 자연과 전통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시간과 시간을 연결해 주는 핵심요소이며 지역자원으로서의 가치나 활용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요 저서·역서로는 《지혜와 위로를 주는 풍경의 발견》, 《남도해안 2000리길》, 《원예요법》, 《생태환경계획설계론》, 《녹색관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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