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고전문학 에세이
2024년 10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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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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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보다 문학을 사랑하는 한 철학자가 불멸의 고전들을 대신 읽어주고 풀어주고자 했다. 유명한 작품들이 왜 고전이고 명작인지를, 깊고도 친밀한 언어로 이해시켜 준다.
작품들의 내용과 해설을 담고 있지만, 고전은 몇 번을 읽어도 좋기 때문에 고전이다.
오히려 멀어 보였던 고전의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하여 1
02 사랑의 고통이 그려낸, 아름답고 진귀한 무늬 018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하여 2
03 열정적인, 너무나 비극적인 030
-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대하여 1
04 정념이냐, 영혼이냐 044
-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대하여 2
05 동물적 욕망과 자존심의 이중주 058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대하여 1
06 선과 악의 경계 074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대하여 2
07 순정과 허영 사이 090
-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에 대하여
08 억눌린 자의 사랑 104
-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에 대하여
09 인간 유형의 전시장 126
-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대하여 1
10 궁극적인 것에 대한 집요한 탐구 146
-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대하여 2
11 시대를 앞서간 여성 162
-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 대하여
12 무지갯빛, 궁극의 사랑 184
- D. H. 로렌스의 『무지개』에 대하여
13 환상과 환멸, 그리고 성숙 204
- 조지 엘리엇의 『미들 마치』에 대하여
14 여성적 지혜, 그 완벽한 선 220
-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에 대하여
15 양성적 존재로서의 인간 242
-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에 대하여
16 자기 정체성을 찾아서 258
-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 대하여
17 소박한, 그래서 더 소중한 280
- 서머셋 몸의 『인간의 굴레』에 대하여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나갈 때, 그러니까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많은 행동을 이어갈 때 우리는 내가 한 행동들이나 내가 살아낸 하루, 또 내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환경은 물론, 한 걸음 더 들어가 인간이란 존재나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먹고살기 바쁘고, 자기 욕망을 추구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하루하루가 이렇게 그대로 지나 삶을 마감하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 인간 존재와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간다고 할 수 있을까?
마치 염소가 자기가 먹은 음식을 다시 입안으로 끄집어내 곱씹듯이, 문학을 포함한 인문학은 우리가 살아온 행적을, 내 몸속에 저장된 그 무수한 행위들을 다시 의식 위로 끄집어 올려 다시 곱씹어 보려는 시도이다.
이처럼 평소에 우리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지만, 막상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과 인간이란 존재,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깊은 인식에 도달하려면, 문학 같은 인문학적 작업을 통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과 나 자신에 대한, 진정한 정신적 소유를 조금씩 이루어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01 '내가 살아온 길이 바로 나 자신임을' 중에서
인간의 선행은 어떤 보상을 바라서나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선행은 그저 그것이 옳기 때문에, 또는 그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또는 마음에서 기꺼이 우러나와서 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이 선행을 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선행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려는 건 사랑만이 우리에게 다른 것으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삶의 충만한 의미와 기쁨을 선사해 주고, 그저 그것이 높은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만이 갖는 숭고한 권리 중의 하나이다.
- 06 '선과 악의 경계' 중에서
우리 인간은 사회 다른 구성원과 연계되어 있을 때 비로소 충분히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일이 가능한 한 사회 전체의 복지에 기여하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내 속에, 내가 하고 있는 일 안에 사회가 들어와 있어야 우리는 더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나 자신의 이익이나 행복을 우리 사회 전체의 이익이나 행복과 일치시킬 수 있는, 나만의 일’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젊은 시절, 내가 좋아하는, 그리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작업에 열과 성의를 아끼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 10 '궁극적인 것에 대한 집요한 탐구' 중에서
사랑은 독자적인 두 자아의 육체와 영혼이 끊임없이 상호 교류하는 과정이다. 서로 다른 두 자아는 영과 육을 소통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갈등도 겪고 공감대도 넓혀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쪽 자아의 긍정적인 일면이 상대방의 자아의 핵에 닿아,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그 자아를 변화시키는, 일종의 기적이다. 끊임없는 상호 소통의 이런 과정을 통해 각각의 자아의 경계는 넓어지고, 각자의 자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두 자아의 공통분모는 깊고 커져만 간다.
이런 과정에서 겪게 되는, 화해와 공감이야말로 지상의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천상의 행복이 아닐까?
- 12 '무지갯빛, 궁극의 사랑' 중에서
개인이 가진 열망이 아무리 선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열망은 그 개인이 처한 당시 현실의 제반 여건이나 주위 인물의 성향 및 요구와 조화되어야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우리의 삶은 이처럼 기존의 자아가 깨져나가는 아픔을 견뎌내며 끊임없이 자기 변신을 해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듯 인식의 힘겨운 과정을 통한 성숙의 과정은 단 한 번의 깨달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치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얀 모랫벌 위로 쉼 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면서 아주 조금씩 다가오는 파도처럼 우리는 무수한 깨달음의 반복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 13 '환상과 환멸, 그리고 성숙' 중에서
이전 시대 여성들의 배려가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에 머물고 말아 보편적 정신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적 배려가 보편적 정신과 함께 하고, 여성적 감수성이 남성적 정의감과 결합되는 날, 우리 인류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임은 자명하지 않겠는가.
- 15 ‘양성적 존재로서의 인간’ 중에서
자기의 뚜렷한 중심을 세우기 위해 때로 우리는 자기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이별을 해야만 할 때가 있다. 주어진 현실, 그리고 이웃과 더 잘 만나기 위해 잠시일지언정 우리는 단호한 결별을 감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에너지를 자기에게만 쏟아부음으로써 더 강해진, 더 지혜로워진 자아로 거듭나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다시 현실로, 이웃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조이스 같은 위대한 작가만이 독특한 개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운명과 대결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개성을 만들어 나간다. 어쩌면 이것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숙명이자 십자가이며 최고의 영예이리라.
더없이 잘 꽃피워낸 다른 이의 멋진 개성을 바라보고 직접 관계를 맺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쁨을 선사한다. 나와 다른 다양한 개성들의 향기를 만끽함은 우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라 할 만하다.
- 16 '자기 정체성을 찾아서' 중에서
신이 없는 시대, 우리는 신을 향한 맹목적 믿음이나 기도에 의지하며 살아갈 수가 없다. 또 전통적인 가치와 지난 시대의 이데올로기 역시 사회적 타당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가장 의지할 만한 것은 어쩌면 냉철한 자기의 반성 능력뿐일지 모른다. 우리가 행동을 멈추고 자기를 들여다보는 성찰을 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의 자기 자신에서 떨어져나와 과거의 자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자기의 부정적인 면을 찾아낸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과거의 부정적인 자기와 이별할 수 있게 된다. 이리하여 우리에게는 비로소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선량한 마음과 자기 반성 능력, 이 두 가지가 우리 인간에게 있는 신적 요소가 아닐까.
- 17 '소박한, 그래서 더 소중한' 중에서
행복과 비극, 사랑과 증오, 선과 악, 순정과 허영, 본질과 겉모습… 인간의 모든 것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세밀하게 표현할수록 오래도록 사랑받는 고전이 된다.
〈철학자의 고전문학 에세이〉의 저자, 철학보다 문학이 좋다는 철학자 김영숙은 이를 능란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언어로 증명해 보인다. 매 장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하여 고전과 인사를 나누고, 줄거리를 살펴본 다음에는, 묵직한 감상의 문장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고전 읽기라는 낯설고 먼 여행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책은 친절하고도 깊이 있는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나중에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더라도 여전히 곁에 두고 곱씹어볼 사유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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