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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지음
래빗홀

2024년 10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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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09MB)
ISBN 979116834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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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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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해저도서 타코야키》 등의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아온 김청귤 작가가 첫 청소년소설 《달리는 강하다》로 찾아왔다. 망가진 세상 속에서도 서로 보듬으며 성장하고, 행복을 찾는 따뜻한 서사를 선보여온 김청귤은 이번 책에서 자신의 이러한 특장이 청소년소설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 봉쇄된 좀비 도시에 할머니와 둘만 남겨진 평범한 고등학생 ‘강하다’가 재난을 극복해가는 이야기는 놀라운 상상력과 세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청소년 독자를 사로잡을 강렬한 매력을 발휘한다.
《달리는 강하다》는 까칠 소녀 강하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 밖으로 달려 나가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약자들의 연대,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 대안적 가족 공동체 등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고민거리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좀비 세상이 된 도시를 누비며 많은 사람을 구하는 하다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웃음과 눈물, 박진감과 스릴 속에서 용기의 중요성과 가족을 향한 넓은 이해, 사랑과 존중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프롤로그

달리는 강하다

작가의 말

오늘 꿈에 엄마와 아빠가 나왔다. 다 같이 바다를 보러 가기로 약속해 놓고 엄마는 차를 천천히 몰며 동해로, 아빠는 빠르게 몰고 서해로 사라졌다. 나는 엄마와 아빠가 사라진 방향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앞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할머니가 내 등에 업혀 있었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렇게 뛰어서 푸른 바다 앞에 도착했다.
pp. 23-24

그걸 보고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사랑이 손에 내 손가락을 넣었는데, 사랑이가 반사적으로 내 손가락을 움켜잡았다. 왠지 모르게 감동적이었다. 내가 구해 온 분유를 먹고 이렇게 힘을 내는 구나. 엄청 작은 손인데 너무 따뜻하고 말랑거렸다.
p. 105

다시 선루프가 열리고 한 사람이 나타나 소리를 지르자 아파트 단지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다른 곳으로 가서도 저렇게, 선의인 양 행동하겠지? 주차장에는 이제 좀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 분명 오가며 얼굴을 익힌 사람이나 안부를 나누던 가게 사장님이거나 하물며 가족이 감염된 걸 수도 있는데. 저렇게 죽는 걸까. 이미 죽은 존재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진짜 죽음인 걸까. 과연 이게 맞는 걸까. 현동 할아버지도 저런 일을 당한다면? 할머니가…… 당한다면?
p. 121

한 노인 좀비가 정확하게 나를 바라보며 빠르게 뛰어오고 있었다. 이렇게 빠른 좀비는 본 적이 없었다. 재빨리 다시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두 칸씩 성큼성큼 올라갔다. 좀비는 나처럼 두 칸씩은 못 오르더라도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 따라오는데 지치지 않아서 그런지 쫓아오는 속도가 일정했다.
p. 134

혹시 이 아이도 그런 걸까. 돌아오지 않는 부모님을 혼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을까. 무서울 텐데도 꿋꿋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서 버틴 게 대단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좀비가 달려오는데도 용기를 내서 문을 열고 나를 구해 주다니. 겁에 질렸는데도, 나를 살리기 위해 내 팔을 잡아당기던 작은 손이 아직도 선명했다.
p. 137

옥상으로 올라가는 기분은 좀비를 유인할 때와 완전 달랐다. 산 정상에 오르거나 목적지에 곧 도착한다는 기대감 같은 게 느껴졌다. 문을 열자 강렬한 햇살이 온몸에 쏟아졌다. 바닥에 칠해진 초록색 페인트가 풀밭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베란다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햇살이었다. 안전한 곳에서 평화롭게 온몸으로 느끼는 여름이었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가만히 서 있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p. 169

“도-망-가-”
할머니도 웃으셨다. 차라리 우셨으면 좋겠는데, 한 줌의 미련도 없다는 듯 웃으면서 나보고 도망가라고 하셨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대로 좀비가 된다고? 나는 맨 아래에서 빠져나오는 대신 팔을 길게 뻗어 두 분을 같이 끌어안았다. 전화로 들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숙이 할머니가 내는 소리가 뒤섞여 머리가 어지러웠다.
p. 198

‘나를 낳고 키운 것도 엄마에겐 지긋지긋한 삶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습관적으로 들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우울한 생각 대신 은우에게 한 말을 떠올렸다. 우리는 피는 통하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같이 밥을 먹는 식구이고 서로를 생각하는 가족이었다. 나에게는 애정을 주고받는 가족이 있었다.
p. 219

“하다는 내가 가장 사귀고 싶은 친구다” _김혜정(《오백 년째 열다섯》 작가)

“가족이 뭐 별건가. 같이 있으면 가족이지.”

웃음과 사랑이 피어나는 한 끼를 위해
운동화 끈을 묶고 좀비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강하다

김청귤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달리는 강하다》가 래빗홀YA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된다. 《달리는 강하다》는 봉쇄된 좀비 도시에 남겨진 평범한 고등학생 ‘강하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 밖으로 달려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약자들의 연대,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 대안적 가족 공동체 등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고민거리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청소년소설에 처음 도전하는 김청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봉쇄된 도시 속 약자들만이 남은 상황을 설정하고, 더 나은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여정을 감동적으로 그린다. 세대를 넘어서는 존중과 연대, 사랑 등 우리가 쉽게 잃어버리고 있는 가치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성장소설로, 많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노인 좀비화로 은유된 세대 갈등
세대를 넘어서는 연대와 사랑의 가능성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좀비화되면서 하루아침에 도시 ‘태전’이 봉쇄된다. 65세 미만은 도시를 벗어날 자격이 있었지만 하다는 할머니를 홀로 두고 떠날 수 없어 봉쇄된 도시에 남기로 결심한다. 평소 음식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온 할머니 ‘조끝순 여사’ 덕분에, 두 사람은 비명과 고성이 오가는 바깥세상으로 나가지 않고도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윗집과 아랫집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인해 할머니는 이웃들을 향한 근심이 멈출 새가 없고 결국 문을 두드리러 나선다. 하다는 처음엔 그런 할머니의 호의가 못마땅하고 식량이 금방 동날까 봐 걱정이 앞섰지만, 같은 반 남학생 은우를 시작으로 태어난 지 50일도 안 된 사랑이와 사랑이의 엄마, 여덟 살 지민이까지 저마다의 사정으로 고립된 이웃들과 함께하며 마음이 변한다. 이들도 언제 좀비로 변할지 모르는 ‘예비 좀비’인 할머니에게 첫 만남에선 쉽게 다가서지 못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할머니가 보여 주는 삶의 지혜로 문제를 해결하며, 경계가 점차 허물어진다.
소설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이 좀비가 되는 설정은 사회적 생명력을 잃은 것처럼 많은 결정권이 박탈되어 버린 노인들의 현실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는 나이가 들고 경제적, 생활적 자립을 보장받지 못한 채 소외되는 노인의 문제를 좀비화 현상에 비유해 보여 준다. 한편,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조끝순 할머니의 지혜를 통해 단절된 사회가 하나로 뭉칠 수 있음을 그려냄으로써 세대 갈등과 소외를 극복하고, 서로 소통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으로 청소년 독자에게 사회적 연대와 공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마음의 문을 닫았던 소녀 강하다
행복과 온기를 되찾는 성장담

하다의 이야기는 가부장적인 아빠와 커리어에 몰두하는 엄마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을 겪으며 시작된다. 부모님의 다툼 속에서 하다는 자신이 부정당하는 듯한 깊은 상처를 받고, 간절했던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은 결국 얻지 못해 점점 문을 닫고 홀로 견디는 법을 배워 왔다. 마음을 채워준 유일한 존재는 언제나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 주는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은 은우와 지민, 사랑이와 사랑이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하다는 집안일에 무관심한 아빠와 달리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동갑내기 은우를 보며, 그리고 육아보다는 직업을 우선시했던 엄마와 달리 아기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사랑이 엄마를 보며 그동안 잊고 있던 가족의 온기를 느낀다. 이렇게 하다는 단단한 사랑을 새로 배우며, 어린 시절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강한 소녀로 성장한다.
과거 부모님의 갈등 속에서 달리기를 통해 혼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우던 하다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 밖으로 용기 있게 나선다. 증오와 이기심, 피 냄새로 물든 바깥세상과 달리, 이들이 있는 곳에는 존중과 배려, 맛있는 밥 냄새로 가득하다. ‘남겨진’ 약한 존재들이 서로를 통해 점차 강해지며, 매일을 살아내는 소중한 일상에서 무섭고 혼란스러운 세상은 점차 잊혀 간다.
작가 김청귤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짜릿한 재미와 깊은 감동을 전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넨다. 이 소설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족의 미덕을 일깨워 주며, 모든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낼 것이다. 세대를 넘어서는 사랑의 가능성이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온기를 전해 줄지 기대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청귤

아주 오랫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소설집 《해저도시 타코야키》 《미드나잇 레드카펫》, 중편소설 《제습기 다이어트》 《초코 좀비》, 장편소설 《재와 물거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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