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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너

헤르만 코흐 지음 | 강명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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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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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8.84MB)
ISBN 978893744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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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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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늘 함께할 누군가를 찾는다.
불행은 결코 침묵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있을 때의 그 기분 나쁜 침묵을.”.”

허진호 감독 영화 「보통의 가족」원작 소설
전 세계 누적 100만 부 판매, 55개국 판권 계약, 4번의 영화화
네덜란드 ‘국민 작가’ 헤르만 코흐의 대표작
아페리티프 9
애피타이저 49
메인 요리 111
디저트 259
디제스티프 303
팁 341

옮긴이의 말 355

만약 내가 한 시간 전 그때, 그냥 1층에서 기다렸다면, 그러니까 미헬의 방으로 올라가지 않고 그냥 아래층에 있었더라면 오늘 저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만약 그랬더라면 앞으로 남은 우리의 인생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까? (22쪽)

어쩌면 어둠이 더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눈을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더 쉽게 진실을 털어놓을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다음에는? ‘진실’을 알고 난 다음에는 대체 어쩔 것인가? (141쪽)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그걸 ‘시체 썩는 냄새’라고 묘사했다. 그게 핵심이다. 악취. 악취를 풍기는 사람한테 동정심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악취는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 그 악취가 사람한테서 나는 것이냐 아니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악취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사람의 얼굴까지도 안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니 그로 인해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변명도 할 필요가 없다. (149~150쪽)

하지만 세상일이란 게 늘 그렇듯이 그 사건에 대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한테서 멀어질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잊어버려야 할 것은 바로 그 비밀이었다. 둘이서만 알고 있는 비밀. 망각은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큰 법이다. (184쪽)

“미안해요.” 끌레르가 말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네요.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인가요? 정말이지 ‘살인’이라는 표현은 핵심에서 한참 벗어난 거라고 생각해요. 아니, 한 걸음이 아니라 열 걸음쯤 벗어난 거예요.” (278쪽)

나는 정말 당신만큼은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이미 모든 게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 이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야. (326쪽)

끌레르와 나. 끌레르와 미헬과 나. 우리 세 사람은 뭔가를 공유하고 있다. 전에는 없던 뭔가를. 물론 우리 세 사람이 똑같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꼭 똑같을 필요는 없다.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 필요도 없다. 비밀이 반드시 행복의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니다. (348~349쪽)

헤르만 코흐의 대표작 『더 디너』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칼럼니스트, TV 프로그램 제작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헤르만 코흐는 총 열한 편의 장편 소설을 출간했다. 현실 사회에 천착해 인물 간의 갈등을 심리적으로 정교하게 풀어내 속도감 있는 서사로 끌고 가는 작품들은 발표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코흐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국민 작가로 거듭났다.
그의 여섯 번째 장편 소설인『더 디너』는 출간 당시 언론과 독자들의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2009년 한 해에만 네덜란드에서 42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고, 그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7위로 선정되었다. 작품은 부모 윤리, 형제 갈등, 입양, 폭력 등 첨예한 사회적 문제를 우아하고 신랄하게 짚어 내 전 세계 누적 1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55개국에서 판권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한국 등에서 네 차례 영화화되었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보통의 가족」(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주연)이 2024년 10월 중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서늘한 침묵 속에 조금씩 벗겨지는 진실의 베일

파울은 형 세르게의 초대로 부부 동반 저녁 식사를 한다. 몇 달 치 예약이 꽉 차 있고 최고급 식재료만을 엄선한, 팁으로만 몇십 유로를 주어야 할 만큼의 최고급 레스토랑이다. 파울은 이미 당선이 확실시된 차기 수상 후보이면서 늘 거들먹거리고 돋보이려 하는 세르게가 탐탁지 않다. 아페리티프와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와 디저트 등 코스가 이어지면서, 두 부부가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던 모임의 ‘진짜’ 이유가 서서히 드러난다. 그들의 열다섯 살 자식인 미헬, 릭, 베아우가 연루되었을지 모를 끔찍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지켜야 할 사람, 밝혀내야 할 잘못, 숨겨진 진실들, 숨겨야만 하는 사실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우아한 저녁 식사 자리에 혼돈이 휘몰아친다.

소설은 파울의 시점에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요리 코스를 따라 진행된다. 애피타이저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형 세르게에게 품은 해묵은 불만과 그의 새 부인인 바베테를 향한 평가가 마음속에서 이어지고, 괜히 식당을 트집잡는 등 얼핏 일상적인 가족의 한 장면을 그리는 듯 보인다. 그러나 세르게가 지나가듯 던진 “우린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해.”라는 한마디에 가족이 공유한 비밀이 실타래가 풀리듯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파울은 잘못 집어든 아들 미헬의 휴대폰이 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레스토랑의 화장실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다. 휴대폰에 남겨진 메시지와 영상. 아내 끌레르와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기는 범죄 고발 TV 프로그램. 파울을 떠 보는 듯한 끌레르의 질문들. 울고 온 듯한 바베테의 빨간 눈. 파울은 신중하게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간다. 의식의 흐름을 좇아가며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모두의 인생을 바꿔 놓을 만큼 충격적이다.


■ ‘아이’를 지키기 위해 부모는 무엇까지 할 수 있을까

두 부부에게 아이들이 저지른 행동의 진위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건을 수습하는 방식이다. 죄를 뉘우치고 고백하는 일보다 아이들의 미래를 우선시하는 맹목적인 과보호를 주장하는 인물과, 죗값을 치르는 일이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을 안겨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팽팽하게 맞선다. 헤르만 코흐는 누구든 선뜻 해답을 내릴 수 없는 딜레마를 두 부부 사이의 현실적인 대화와 갈등으로 건조하고 세밀하게 제시함으로써 읽는 사람도 자연스레 고심하게 만든다. 하나의 결정이 두 가정의 세 아이에게 모두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 속에서, 네 사람의 타협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세르게와 바베테 부부가 부르키나파소에서 입양한 아이인 베아우의 존재는 문제를 더욱 복잡한 형국으로 몰아간다. 북유럽에서 살아가는 유색 인종 입양아가 겪는 차별, 친자식과 입양아의 차이, 폭력성의 유전 등 하나의 사건 안에 얽힌 여러 사회적인 요소는 무엇 하나 선명한 의견을 주장하기 어렵다. 뚜렷한 선도 명확한 악도 없는 상황에서 부모의 ‘사랑’으로 비롯된 파격적인 결정은 두 가정 모두를 다시는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든다. 코흐는 인간의 이면에 감춰진 허위와 모순을 간파하는 예리한 시각으로 코스 요리의 순서에 따라 서사를 정교하게 쌓아 올려, 마침내 갈등이 폭발하는 클라이맥스를 연출해 낸다.

작가정보

Herman Koch

195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칼럼니스트, 희곡 작가, TV 프로그램 제작자 그리고 소설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989년 첫 작품을 발표한 이후 네덜란드에서 총 열한 편의 장편 소설과 일곱 편의 단편집을 출간했다. 발표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네덜란드 국민 작가’이다. 2009년 발표한 장편 『더 디너』는 헤르만 코흐의 대표작으로, 네덜란드에서 42만 부 이상 판매되며 장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판권이 약 55개국에 판매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한 해 동안 1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2009년 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연극으로 제작되었고,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한국 등에서 네 차례 영화화되었다. 2011년 발표한 『풀이 있는 여름 별장』은 “히치콕의 영화를 연상시킬 만큼 놀랍고, 긴장감 넘치며, 유쾌하고,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네덜란드에서만 37만 부가 팔렸고, 27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그 밖의 작품으로 『Mr. M에게』(2014), 『더 디치』(2016), 『영화가 소피아를 만나다』(2021)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의 본질을 명징하게 알리고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스웨덴 기사』, 『향수』, 『헬무트 슈미트, 구십 평생 내가 배운 것들』, 『폭스 밸리』, 『죄의 메아리』, 『속임수』, 『미하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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