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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맥 3

슬픔경전
이서빈 지음
북랩

2024년 09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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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7224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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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5
소백산맥 5
10,500
소백산맥 4
10,500
소백산맥 3
10,500
소백산맥 2
10,500
소백산맥 1
10,500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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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신문에 연재돼 뜨거운 관심을 모은 화제작!

돌풍 같은 시련 속에서 인내로 써 내려간 달녀의
애달프고 가련한 생의 이야기
아픔 한 줄, 슬픔 한 줄이 직조되어
슬픔의 경전이 완성된다!

참혹한 역경을 딛고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슬프도록 황홀한 이야기
〈소백산맥〉 제3권 ‘슬픔경전’

달녀는 시어머니의 모진 구박 속에서도 가장의 역할을 하느라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돌풍과 같은 시련에 휩싸이며 남편의 무관심에 마음까지 상처가 나다 못해 몸과 마음마저 해지고 깨지기 시작한다.
깨진 틈새로 눈물이 줄줄 새고 곰팡이가 날아 다니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나날들. 외도를 밥 먹듯이 일삼던 남편은 기어이 집 안으로 ‘도화살’이라 불리는 새로운 여인을 들인다.
자식에게만큼은 떳떳하고 싶었으나 시어머니의 무자비한 폭언 속에 달녀는 썩어 가는 속을 겨우 달래며 자식들의 기둥으로 오롯이 버틴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자식들은 달녀의 보살핌을 내치기라도 하듯 하나둘 세상을 등지고, 벼락 같았던 시어머니도 치매에 걸리며 잔잔히 꺼져 가는 삶을 겨우 연명하게 된다.
아픔을 견디고 슬픔을 견디다 보면 아픔 한 줄, 슬픔 한 줄이 쓰여 슬픔경전이 된다.
달녀는 야속한 상황 속에서도 시를 쓰며 한을 쏟아붓는다.
아들인 계절은 그런 달녀에게 달녀의 삶을 살라고 다그치지만, 달녀는 시집을 온 순간부터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되었음을 스스로 절감하며 무수한 인내의 시간을 견디고 또 버텨낸다.
한편, 계절은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일제에 저항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신념을 엿보게 되며, 선조들의 노고가 더는 헛되이 허비되지 않도록 도와야겠다는 마음으로 굳은 애국심을 다잡는다.
머리말

슬픔경전 1
슬픔경전 2
슬픔경전 3
슬픔경전 4
슬픔경전 5
슬픔경전 6
슬픔경전 7
슬픔경전 8
슬픔경전 9
슬픔경전 10
슬픔경전 11
슬픔경전 12
슬픔경전 13
슬픔경전 14

지독하게도 가난해 먹을거리도 없는 살림살이였다. 아이들은 많고. 끼니는 먹여야 하고. 소처럼 일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고 변명을 한다면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가혹하다. 조개와 멧새는 기슭에서도 잠을 자는데. 죽은 아들들은 어둡고 습한 무덤 속에서도 잠을 자는데. 한 발 걸으면 검은색 한 발 걸으면 흰색인 피아노 건반 같은 게 삶인데. 눈을 감으면 어둠인 저승이고. 눈을 뜨면 이승인 햇빛인데.

p. 10

흉측할 정도의 주근깨투성이를 보고 그렇게 자지러지게 웃어댄 것이다. 그래, 이런 모습을 남편은 매일 보았을 것이다. 칼로 깎으면 감자의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게 아까워서 살점을 아끼기 위해서 배태기로 날마다 감자를 한 옹가지씩 긁었다. 밥에 앉혀 먹고. 수제비도 해 먹고. 그냥 쪄 먹기도 하며 굶은 배를 채워준 감자. 오직 어떻게 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나만 연구했다. 자신의 얼굴에 주근깨처럼 감자의 녹말이 달라붙는다는 건 사실이지 생각지 못하고 살았다.

p. 53

도화살은 여전히 손끝 하나 까딱 안 한다. 지 몸치장과 딸 몸치장만 하는 데만 열중을 한다. 아무리 바쁜 농번기라도 집구석에서 빈둥거린다. 시어머니도 남편도 그런 도화살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날도 논에서 허리가 부러지는 아픔을 참으며 일을 하고 집으로 온다. 부엌에 불을 지피고 아지에게 죽을 먹이고 밥상을 차린다.

p. 96

답답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하루 한 달 일 년 도무지 어디가 숫자 끝인지 알 수 없는 나날들이다. 이 망할 놈의 상실된 시간도 지나갈까? 이 시간을 문장으로 기록하라면 어떻게 할까? 사랑 때문에 울어서는 안 된다고 할까? 사랑 때문에 울었다는 기록을 수십 아니 수백 년 후에 누군가의 독백으로 비칠지라도 시어머니의 흔적 속에 잠시 몸과 마음을 담그고 허름한 책방 속에 누군가 끼워놓아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잎사귀 같은 고독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견뎌야만 하는 것일까?

p. 140

니 위할매도 개울가에서 그릏게 납치당했다 하드구나. 안죽도 기빌이 없는 거 보믄 죽었는 동. 살았는 동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살벌한 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계속 포기하지 않고 저항했단다.

p. 183

나는 호진이 할배가 우리 할배였음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죽을 가주고 와서 엄마를 드랬지. 엄마는 나더러 먹으라고 생각 없다고 했으나 나는 밥 먹을 테이 엄마 먹으라고 억지로 드시게 했제. 덕분에 다행히도 엄마는 회복되싰어. 그래고 일주일쯤 지났을 거야. 엄마가 달라졌어. 열심히 일도 하지 않고 나를 밤마다 꼭 안고는 밥 잘 먹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할매나 할배 그래고 새엄마 말 잘 들어야 한다고 매일 밤 그랬지. 나는 엄마한테 소리 질렀어. 왜 그 여자가 내 엄마냐고. 엄마는 하나밲에 없다고.

p. 227

작가정보

저자(글) 이서빈

경북 영주에서 출생했으며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인성교육위원이자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다. 『시인뉴스』, 『모던포엠』, 『시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한다. 영주신문에 「이서빈이 읽은 감성시」를 연재하며 ‘남과 다른 시 쓰기’ 시 창작 강의를 하고 있다.
시집으로 『달의 이동경로』, 『함께 울컥』, 『저토록 완연한 뒷모습』을 발표했으며 저자만의 독특한 시 창작법을 다룬 『창의력 사전』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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