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가르쳐 준 것들
2024년 10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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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899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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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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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품에서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가 드러난다.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감정의 미묘함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효석의 문체는 맑고 아름다워 그의 작품을 독특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시적인 언어와 이미지를 사용하여 소설에 깊이와 아름다움을 더한다.
북국점경
산
상륙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 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펑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같이 모여들 갔다.
“소가 두 필에 콩 넉 섬을 실구 갔었겠다. 소금인들 흐북히 받아오지 않으리.”
“반반으로 바꿔두 두 섬일 테니 소금 두 섬은 바위보다두 무겁거든. 참말 장에서 언젠가 한번 소금섬을 져본 일이 있으니까 말이지만.”
“바닷물루 만든다든가. 바다가 멀다보니 소금은 비상보다 귀한걸. 공서방두 해마다 고생이야.”
--- “산협” 중에서
나무하던 손을 쉬고 중실은 발 밑의 깨금나무 포기를 들쳤다. 지천으로 떨어지는 깨금알이 손안에 오르르 들었다. 익을 대로 익은 제철의 열매가 어금니 사이에서 오도독 두 쪽으로 갈라졌다.
돌을 집어던지면 깨금알같이 오도독 깨어질 듯한 맑은 하늘, 물고기 등같이 푸르다. 높게 뜬 조각구름 때가 해변에 뿌려진 조개껍질같이 유난스럽게도 한편에 옹졸봉졸 몰려들 있다. 높은 산등이라 하늘이 가까우련만 마을에서 볼 때와 일반으로 멀다. 구만 리일까 십만 리일까. 골짜기에서의 생각으로는 산기슭에만 오르면 만져질 듯하던 것이 산허리에 나서면 단번에 구만 리를 내빼는 가을 하늘.
--- “산”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효석
근대 한국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경성제일고보통학교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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