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사의 탄생
2024년 09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08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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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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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b>1장 개항 이후(1876~1894) 한인 회사의 성립 </b>
1. 회사의 출현과 정부의 식산흥업정책
1) 회사의 출현 배경
2) 개항 직후의 식산흥업정책과 관영?관독상판형 기업
3) 정부의 회사 정책
2. 회사의 설립과 활동
1) 회사의 설립
2) 회사의 부문별 활동
3) 외국 자본과 한인 회사
3. 상업세 징수와 객주회사, 수세회사
1) 개항 이전의 상업세
2) 개항 이후 상업과세와 수세회사, 객주회사
<b>2장 대한제국 전기(1895~1904) 회사의 분화와 발전 </b>
1. 대한제국 전기 회사 정책의 추이
1) 갑오?을미개혁기의 회사 정책
2) 대한제국 전기의 회사 정책
2. 대한제국 전기 회사의 분화와 증가
1) 회사의 설립과 활동
2) 상업세 징수와 상법회사
3) 도고회사와 수세회사의 난립
4) 외국 자본의 침투와 한인 회사
3. 회사 설립 주체의 변화
1) 관료층의 회사 참여
2) 상인층의 회사 설립
<b>3장 대한제국 후기(1905~1910) 일제의 경제침탈과 </b>
한인 회사의 대응
1. 일제의 한인 회사 통제
1) 일제의 화폐?재정 정리와 한인 자본
2) 한인 회사의 권리 박탈과 일인 회사 지원
3) 한인 자본을 동원한 ‘국책회사’ 설립
2. 대한제국 후기 한인 회사의 설립과 활동
1) 회사의 설립 추이
2) 부문별 회사 활동
3) 상법회사 체제의 붕괴 287
4) 수세도고회사의 변질 292
3. 대한제국 후기 한인의 회사 참여 296
1) 관료층의 회사 참여 296
2) 상인층의 회사 참여 확대 301
<b>4장 일제하(1911~1919) 조선회사령 체제와 </b>
한인 회사
1. 조선회사령의 제정과 시행
1) 조선회사령의 제정
2) 조선회사령의 개정과 폐지
2. 한인 회사의 설립 추이
1) 제1기(1911~1914)의 추이
2) 제2기(1915~1917)의 추이
3) 제3기(1918~1919)의 추이
3. 한인 회사 참여자들의 활동 양상
1) 회사 설립 주체의 변화
2) 한인의 회사 참여 양상
맺으며
부록
후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Abstract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중엽에 걸쳐 조선 왕조를 존망의 기로에 몰아갔던 두 차례의 전란이 끝난 후, 조선 사회는 그로 인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빠른 속도로 극복해갔다. 조선 후기의 지식인 사이에서는 자기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민족적 자각을 심화하려는 의식적 노력이 경주되었다. 역사, 문화, 지리, 예술 등 각 부면에서 민족적 고유성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확산되었던바, 이는 곧 근대 민족국가 형성을 위한 사상적?문화적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사상면의 변화를 뒷받침한 것은 경제적 성장이었다. 파괴된 생산력 기반을 복구하는 일은 전 사회적 과제였으며, 그런 만큼 정부와 민간 모두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농업 분야에서는 새로운 농법의 보급, 신품종?신작물의 재배, 수리 시설의 확충 등이 진행되었고 그를 바탕으로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농업 생산의 확대에 힘입어 상품 유통이 활발해졌으며, 수공업과 광업도 급속히 발전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재정 수입을 늘리고 상공업을 진흥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에 의해 뒷받침되었다. 당대의 지식인들 역시 이러한 변화를 조율하여 국가를 중흥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출했다. 민족의식의 성장, 상공업의 발전, 도시화의 진전 등 조선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던 여러 변화는 근대화를 향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과거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면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자기 역사에 대한 자신감과 개혁 역량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17쪽)
회사령 시행 초기에 한인 회사가 인허된 부문은 대금업이나 제조업, 상업 등 식민지 산업 정책을 보조하거나 일본 상품의 유입을 촉진하는 부문이었고, 불허?강제해산된 회사들은 대개 조선 후기 이래 관행으로 지속되어온 도고권을 확보?창출하려 한 회사들이었다. 도고권은 개항 이래 일본 상인들이 집중적으로 공격해온 것으로, 대한제국 전기에는 외상(外商)의 상권 침탈을 방지하는 구실도 했다. 대한제국 후기 도고상업체제를 뒷받침하던 내장원의 재정 기반이 해체된 뒤에도, 각지 객주들은 서로 연락하여 물종별?지역별 매매 독점권을 유지하려 했다. 회사령 발포를 전후하여 매매 독점권을 노린 회사의 설립이 속출한 것은 한상(韓商)들이 오랜 상거래 관행을 ‘새로운 체제’하에서 추인받고자 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회사들이 회사령 체제에서 존립할 수는 없었다. 회사령의 목적은 한인들 사이의 상거래 관행을 개혁하고 식민지적 유통구조 및 산업구조를 구축(이른바 ‘건전한 산업발전’)하는 데에도 있었기 때문에, 총독부는 이들 회사의 설립을 불허하거나 인허하더라도 바로 해산시켰다.(355쪽)
대한제국기 회사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된 것은 자본 부족이나 경영 능력 결핍 등 회사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화폐 제도의 문란, 관세장벽의 결여, 국가 재정의 곤궁 등 회사 외부에 있었다. 특히 백동화 인플레이션은 화폐 및 유가증권의 가치를 끊임없이 하락시켜, 자본가치를 보전할 수 없게 했다. 주식회사가 다수 설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모집이 순조로울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근대적 경제 체제가 먼저 정비되지 않는 한, 근대적 회사의 발전을 기약할 수는 없었다.(421쪽)
그렇지만 대한제국 후기의 회사들은 이제 산업 근대화를 위한 중추 기구가 아니었다. 주식회사, 합자회사, 합명회사 등 근대적 외양을 띤 회사가 속출했지만, 이들 회사는 일제의 한국 식민지화 정책에 유용한 한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화폐 정리 이후의 금융난에 편승한 대금업(貸金業) 회사와 일본 상품의 직수입을 목적으로 한 무역회사, 그리고 철도 개통에 따른 소화물운송업체가 다수 설립된 반면, 해운업, 토건업 등 기간 산업부문에 진출할 길은 차단되었다. 제조업에서는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여 일본 상품과 경쟁하려는 회사가 일부 설립되었으나, 국가적 보호가 결여된 상황에서 오래 지속될 수는 없었다.(423쪽)
<b><서울은 깊다>의 전우용, 한국 ‘회사’ 탄생의 전말을 들여다보다. </b>
근대는 회사의 시대였다. 회사를 빼고 근대 자본주의 경제를 논할 수는 없다. 회사는 자본의 결합체이자 인간의 조직체이며 지식의 집적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의 근대를 이해하고, 한국의 자본주의 경제가 어떻게 성립되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땅에 등장한 ‘회사’라는 존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서나 사료 정리를 시도한 학자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장정, 등록, 일기, 관보, 신문 등 당시의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그 의미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회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었는지에 대해 정밀하게 복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 근대를 바라보는 두 가지 프레임인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을 잇는 가교를 구축하려 시도하고 있다.
<b>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연대기적으로 추적한 한국 회사의 탄생 </b>
이 책은 한국 회사가 탄생하고 그 형태를 갖추어 나간 때인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시기를 크게 네 시기로 나누어 분석한다.
제1기는 개항부터 갑오개혁까지의 시기이다. 이 책에서는 정부가 직접 관영ㆍ관독상판형 산업 시설을 설치하고, 민간에서도 최초의 회사가 출현한 배경을 짚어나간다.
제2기는 갑오개혁부터 러일전쟁까지의 시기이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개화파 관료들이 기존의 상업 관행과 경제 질서를 전면 부정하고 서구적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시대상이다.
제3기는 러일전쟁 이후부터 1910년 일제의 국권 침탈까지의 시기로, 이 부분에서 필자는일제의 한국 식민지화의 경제적 기반을 강권적으로 조성해간 과정과 대한제국 전기 황권을 뒷받침해온 내장원 재정이 해체되는 등 조선 후기 이래의 상업 관행이 파괴되거나 변형되고, 일본식 경제 제도가 본격 도입된 과정을 정리하고 있다.
제4기는 1911년 조선회사령이 제정되어 1920년 폐지될 때까지의 시기로, 여기서는 일제가 한국 경제를 식민지적으로 재편해 나가는 과정에서 회사가 설립되고 운영되는 방식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
<b>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의 단절을 잇는 가교를 세우다</b>
한국의 근대를 바라보는 대표적인 시각인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은 서로 대척점에 서서 전혀 다른 근대상을 제시하고 있다. 즉 내재적 발전론은 조선 사회 내부에서 발전해온 자본주의의 싹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지 정책에 의해 완전히 꺾였다고 보았다. 반면 식민지 근대화론은 조선 후기의 내재적 발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저자는 한 가지 입장에서 다른 관점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의 ‘역사학적 인식’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외래적 요소와 내재적 요소는 서로 대립하고 배척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이들은 서로 섞이거나 결합하면서 새로운 요소들을 만들어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두 시각 사이의 소통의 가교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통시적으로 이해하려 시도한다. 저자는 당대의 사회성을 재구성하면서 조선 사회 내부에서 진행되어온 근대화 과정의 성과와 한계를 함께 포착하고, 나아가 일제의 식민지 개발이 그 동력과 자원을 활용하면서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b>방대한 자료의 늪에서 사료(史料)를 건져내다 </b>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필자가 회사 설립의 양상을 추적하기 위해 직접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까지 만들어서 정리한 엄청난 양의 자료들이다. 저자는 당시의 수많은 관초와 장정, 일록, 보고류, 신문, 총독부 자료들을 모아서 회사와 관련된 사료로 정리해냈다. 특히 회사 관계자의 인명이나 경력 등은 모두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였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은 한국 근대를 연구하는 연구자들과 한국 자본주의 역사에 관심을 지닌 이들에게 귀중한 일차 연구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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