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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E 커밍스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34
E. E. 커밍스 지음 | 박선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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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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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7.21MB)
ISBN 978893242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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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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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더니즘 대표 시인 에드워드 에스틀린 커밍스의 주요 작품을 정선한 『E. E. 커밍스 시 선집』이 을유문화사에서 나왔다. 본 선집은 을유세계문학전집 134번째 작품으로, 현대 영미시 전공자의 완역으로 선보이는 커밍스 시 선집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커밍스는 전 생애에 걸쳐 3,000편에 가까운 시를 썼다. 본서에는 그중에서 자연과 도시, 인간과 초상, 사랑과 매춘, 정치와 풍자 등 열두 가지 핵심 키워드에 따라 선정된 대표작 약 150편이 담겨 있다. 커밍스의 전기를 쓰기도 한 저명한 영문학자 리처드 S. 케네디가 지난 1994년 커밍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기획하고 엮은 편집본에 기대어 있는 본서에는 하버드대학 시절에 쓴 초기작부터 생동감 넘치는 언어적 곡예를 보여 주는 작품, 50년간의 소네트 작시에 대한 작별 인사로 쓴 후기 소네트까지 가장 인기 있는 시들이 포함되어 있다.
서곡

I. 아이의 세계
순수의 날들
어른의 동요

II. 달콤하고 자연스러운 지구

다른 계절, 다른 생물

III. 눈의 시
창조적 과정
입체파의 해체

IV. 초상

V. 사랑과 사랑의 신비

VI. 함께물드는 순간을 얻기

VII. 키티, 미미, 마르지와 친구들

VIII. 인간의 차원

IX. 신화와 알레고리

X. 도시의 풍경

XI. 풍자의 대상들
전쟁
정치
코뮤니즘과 파시즘
문단
인류혐오적 기분

XII. 결말
자기비난
종교적 성향
필멸자의 속삭임

후주곡


해설 극단의 조화: E. E. 커밍스의 시 세계
판본 소개
E. E. 커밍스 연보

이제 막-

봄 세상이 진흙으로
부드러울 때 작고
절뚝거리는 풍선장수가

휘파람을 분다 멀리서 휘이
- 「I. 아이의 세계」, 「순수의 날들」편, 「2 이제 막-」 중에서, 22쪽


ㅇ(잎







다)




- 「III. 눈의 시」, 「입체파의 해체」편, 「4 ㅇ(잎)」 전문, 130쪽


연인이여
정말,그림같은,마지막 날에
(모든 시계가 제 본분을 잃고 신이

재빨리 고쳐 앉아 최악의 죄인들을 심판하려 할 때)
그는 내게 무언가 크고 솜털 같은 것을

말해 줄 거야. 위대한 천사들의

그 모든 창백하고 툴툴거리는 날갯짓이 멈출 거라며:그 저주가
- 「V. 사랑과 사랑의 신비」, 「4 연인이여/ 정말,그림같은,마지막 날에」 중에서, 202쪽



그녀의 키스의 더러운 색깔이 방금
목을 졸랐다
피를 보는 나의 시선,그녀 심장의 수다는

울고 있는 내 마음속 마천루에 고정되어

있다

나는 그 눈의 취약한 껍데기를 물어뜯었고
(오직 뱃속의 기쁨만이 마치 사무처럼

나의 거대한 열정을 북돋아 주리라는 걸
헐떡거리는 그녀 다리의 Y자가 밀면서

폭신한 욕망의 오믈렛을 밀어낸다 느낄 뿐)
- 「VII. 키티, 미미, 마르지와 친구들」, 「7 그녀의 키스의 더러운 색깔이 방금」 중에서, 270쪽


온통 초록을 입은 내 사랑이
위대한 금빛 말을 타고

은빛 새벽으로 달렸다.

네 마리 늘씬한 하운드가 낮게 엎드려 웃고 있었다
이전엔 즐거운 사슴이 앞서 뛰었던 곳.
- 「IX. 신화와 알레고리」, 「4 온통 초록을 입은 내 사랑이」 중에서, 314쪽

괴물 같은 공포가 삼킨다
너로 인해 이것은 나를 탈세계하게 하고
우리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의 신이 경배한다
누구처럼 걷는 그것을 향해서

하지만 민주주의의 웃음-띤-목소리가
밤이고 낮이고 선언한다

“자유롭고자 하는 모든 가난한 어린 국민이여
그저 u s a 를 믿으세요”
- 「XI. 풍자의 대상들」, 「코뮤니즘과 파시즘」편, 「추수감사절(1956)」 중에서, 422쪽


(누구도 모르겠지만)

샘은 진정한 남자였어요
활짝 웃음을 웃었고
자신의 일을 마치곤
자신을 눕혔죠.

잘 자요
- 「IV. 초상」, 「5 비든 우박이든」 중에서, 184쪽


낭비함을 관대한으로 보아라

─청춘을 세월로 보아라─

순전한 경이를 단순한 놀라움으로 보아라
(그리고 페이지를 넘겨라)

만족을 황홀로 보아라
─시는 산문으로─
조심을 호기심으로
(그리고 눈을 감아라)
- 「XII. 결말」, 「필멸자의 속삭임」, 「2 낭비함을 관대한으로 보아라」 전문, 480쪽


커밍스의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소음,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긴장감을 동시에 그려 내며 독자에게 공존하는 두 세계의 미묘한 조화를 느끼게 한다. 사랑과 인간 혐오를 동시에 탐구하는 그의 시는 한편으로 깊은 애정을, 다른 한편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냉소적 시각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러한 이중적 접근은 커밍스의 시를 더욱 풍부하고 다층적으로 만들어 주며, 과거는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독자로 하여금 그의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통찰을 얻도록 한다. 그러니 커밍스의 시를 오늘날 다시 읽는 일은 단순히 문학적 실험을 넘어 인간 경험의 복잡성과 모순을 포착하기에, 즉 실험적 형식을 통해 전통적 시의 구조를 해체하면서도 그 안에 깊은 감정과 인간적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기에 그 의의가 있다. - 「해설」 중에서, 525쪽

20세기 문학적 표현의 혁신을 가져온 미국의 대표 시인

“나의 심장이 당신과 함께한 지 오래도 되었지요”. 1959년 4월 10일 브린모어대학에서 열린 시 낭송회에서 커밍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벽까지 가득 들어찬 젊은 여성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이 비단 이런 연애시에만 열광한 게 아니라 정치인과 장군들을 풍자하는 시들도 선호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커밍스는 언뜻 보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서정성과 풍자라는 두 가지 특징을 모두 지닌 독특한 시 세계를 선보인 인물이었다.
E. E. 커밍스는 시인이면서 화가이기도 했다. 언제나 연필이나 붓으로 하는 일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보스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입체파를 접하고, 졸업 후에는 프랑스에서 아방가르드에 닿으면서 자신의 시적 스타일을 개발하는 데 자극을 받았다. 특수한 효과를 위해 타이포그래피나 구두점들을 가지고 놀 뿐만 아니라 공간적 배열을 통해서만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시들을 창작하며 자신의 시에 시각적 지향성을 도입한 것이다. 이렇듯 문학 세계에서 언어를 확 비틀어 파편적 표현 방식, 거친 병치, 문법적 왜곡, 놀랍도록 선명한 이미지들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냄으로써 커밍스는 에즈라 파운드, T. S. 엘리엇,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와 함께 20세기 문학적 표현의 혁신을 가져온 미국의 대표 시인이라는 명성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독특한 형식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보편적 심상

하지만 이러한 형식적 전위성만이 커밍스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심장이 어둠이어서 입을 열지 않는 사람들,/ 작은 순수가 그들을 노래하게 만든다;/ 보는 법을 배우지 못한 그들에게 보는 법을 가르친다/ (...) / 작은 순수가 하루를 창조한다”처럼 순수에의 지향을 여실히 담아내고 있는 시 구절을 보면 그가 영미시의 전통 속에서 이어져 온 보편적 심상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독특한 형식 속에서 펼쳐지는 순수, 자연, 사랑, 인간, 풍자 등에 관한 시들은 다양한 정서를 표방한다. 「맹렬한 간결함 속으로」에서처럼 삶이 가져오는 것이라면 즐거이 수용하겠다는 젊은 활기, 「그녀의 키스의 더러운 색깔이 방금」에서처럼 섹스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책감, 연인의 사랑이 있다면 고통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감정을 묘사한 「연인이여」, 「이 분주한 괴물을 불쌍히 여기지,비인간종이여,」의 인간 혐오적인 행들, 그리고 마침내 「수선화의 시간에는」에서의 고요에 이르기까지 커밍스의 시 세계는 다채로운 와중에 서로 상반된 요소를 통해 양가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소음을 대비시켜 이 둘 사이의 긴장감을 그려 내는 동시에 독자에게 두 세계의 미묘한 조화를 느끼게 한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혐오의 감정이라는 탐구는 한편으로는 깊은 애정을, 다른 한편으로는 냉소적 시각을 보여 주며 시를 더욱 풍부하고 다층적으로 만들어 준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독자가 그의 시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통찰을 얻는 이유다.

번역의 불가능성을 딛고 커밍스 읽기의 하나의 독법을 제시하다

이번 선집을 번역한 현대 영미시 전공자인 박선아 교수는 “커밍스의 시를 오늘날 다시 읽는 일은 단순히 문학적 실험을 넘어 인간 경험의 복잡성과 모순을 포착하기에, 즉 실험적 형식을 통해 전통적 시의 구조를 해체하면서도 그 안에 깊은 감정과 인간적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기에 그 의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언어를 다루는 그의 독특한 방식 때문에, 그리고 형식이 곧 의미화임을 함의하는 커밍스의 실험성 짙은 시들 때문에 그의 작품을 연구하는 한국 학자들의 논문에서는 시 번역을 배제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 왔다. 이 책의 옮긴이는 “더러는 길을 잃을 것이고, 더러는 시인의 의도에 꼭 들어맞는 읽기가 되겠으나 본 번역서의 역할이 하나의 독법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이 같은 번역 불가능성을 딛고 독자들에게 최대한 그 의미와 실험성을 잘 전달하고자” 하는 데 이번 번역의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한다.
본서는 옮긴이의 이러한 바람과 의도를 충실히 담아내고자 원문을 함께 싣고, 고딕체와 드러냄표 등을 활용해 원문에서 영문법상 대문자로 처리되는 부분이 소문자로 처리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한글에서도 비슷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E. E. 커밍스

에드워드 에스틀린 커밍스(Edward Estlin Cummings)
20세기 미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 그리고 화가. 1894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창의적 재능을 발굴해 준 어머니 덕분에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자연에서 뛰놀며 유년기를 보낸다.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자 유니테리언교 목사로도 유명했던 아버지와의 교류는 커밍스의 작품에서 초월적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1915년 하버드대학교에서 그리스문학과 영문학으로 학사를, 1916년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그해부터 구두점 삭제, 대문자 활용 등 자유시 형식에 대해 구상하기 시작한다. 이듬해에는 구급차 부대에 자원입대하여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다. 이때 프랑스 감옥에 갇힌 경험을 토대로 1922년 소설 『거대한 방』을 집필한다. 프랑스에서 접한 다다이즘과 입체파, 미래파, 초현실주의 등 아방가르드에 큰 영향을 받아 새로운 예술 양식에 대해 인식하고, 1923년 문법과 활자체에 대한 초기 실험을 보여 주는 첫 시집 『튤립과 굴뚝』을 선보이며 시인으로서 명성을 얻는다. 이후 1925년에 『XLI 시편들』과 『&』를, 1926년에는 시집 『is 5』를 출간한다.
1926년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후부터는 예술 생활에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1927년 3막으로 이루어진 희곡 『그』를 발표하고, 이 후 『톰, 발레』(1935), 『인류, 예술의 미래』(1944), 『산타클로스』(1946) 등 총 네 편의 희곡을 쓴다. 1931년에는 회화 작품집 『CIOPW』를 내놓고 그해 12월에 첫 전시회를 연다. 이후 30회가 넘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1933년에는 러시아 여행을 정리한 『에이미』를 출간하고, 1935년에는 게재를 거절당한 시들만 묶어 『아니요, 됐습니다』를 내놓는다. 생전에 3천 편에 가까운 시를 썼는데, 정치와 전쟁, 섹스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풍자시만큼 서정성이 돋보이는 시들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밖의 시집으로 『비바』(1931), 『시 선집(새로운 시들)』(1938), 『50편의 시』(1940), 『1×1』(1944), 『XAIPE』(1950), 『시편들: 1923~1954』(1954), 『95편의 시』(1958) 등 다수가 있다. 말년에는 주로 강연과 여행으로 시간을 보냈고 1962년 뇌졸중으로 타계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객원강의교수. 현대 영미시를 번역하고 연구하고 가르친다. 주로 여성 및 소수자 정체성을 지닌 시인들의 작품을 번역 및 연구하는 포에트리 콜렉티브 ‘흡사’의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뮤리얼 루카이저의 『어둠의 속도』, 마사 누스바움의 『교만의 요새』, 실비아 플라스의 작품집 『낭비 없는 밤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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