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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염태진 지음
애플북스

2024년 09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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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3.36MB)
ISBN 979119264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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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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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이 생겼다고 해서 희귀성이 떨어지거나 맛이 평범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변하지 않는 양조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양조한다. 양조하기 위해 살지 않는다.
(Wji brouwen om te leven. Wij leven niet om te brouwen.)"
- 본문에서

종류, 스타일, 레이블 구분법 같은 딱딱한 지식 대신
술자리의 가벼운 ‘페어링’용 안주가 되어 주는
흥미진진한 맥주 이야기
사실 맥주에 대한 기록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남아있다. ‘고대 이집트의 공사장 인부에게 임금으로 맥주를 지급했다’는 내용은 이제는 제법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대 이집트에는 한 번에 2만 2천 4백 리터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도 있었다고 한다. 독일은 어떨까? 맥주순수령과 연관된 많은 이야기가 있다. 맥주로 가문의 역사를 지켜온 황제의 이야기도 있다. 좋아하는 맥주를 한번에 들이키고 회의장에 나아가, 황제의 앞에서 가톨릭의 문제점에 대해 당당하게 의견을 밝힌 종교개혁의 마틴 루터도 빠트릴 수 없다.

맥주와 얽힌 이 많은 역사적, 인문학적 이야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나라별 맥주의 역사, 레이블별 맥주에 얽힌 비화, 다양한 맥주의 맛과 풍미뿐 아니라 그에 따른 페어링까지 폭넓은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구조는 무척이나 유연하다. ‘1장. 맥주로 살아남기’에서는 열흘 만에 오백 명의 희생자를 낸 런던의 콜레라 유행에서 맥주 양조장의 직원들이 어떻게 한 명의 감염자도 없이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바로 다음에는 옥토버페스트와 맥주순수령까지 다루는 식이다. 딱딱한 구분 대신 1. 맥주로 살아남기, 2. 맥주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을까? 3.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맥주 유니버스, 4. 한국 맥주의 뿌리를 찾아서, 5. 그 맥주의 사정 까지, 큰 이야기의 흐름을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했다. 당연히 쏙쏙 기억된다. 그리고 흥미롭다.

단연코 이 책은 맥주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이 맥주는 십몇 세기부터 시작되어…….’ 하고 지루한 연설을 하는 교수님처럼 딱딱한 전문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그런데 말이야, 이 굴하고 제일 잘 어울리는 맥주가 뭔지 알아?’ 하고 가볍게 이야기를 꺼내 맞은편 술 상대를 마주하는 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럼으로써 약간의 지적 잘난 척과 힙(hip)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책이다.
1장. 맥주로 살아남기
콜레라에 감염된 도시에서 맥주로 살아남기
옥토버페스트를 말할 때 우리가 독일 맥주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
맥주로 살아남은 바이에른 공작 가문의 연대기
사자는 왜 뢰벤브로이 맥주의 상징이 되었을까?
버드와이저 상표권을 둘러싼 백년 전쟁
순수한 맥주의 나라 독일, 베를린에 부는 크래프트 맥주 여행

2장. 맥주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을까
맥주의 도시에서 성장한 합스부르크 가문의 황제 카를 5세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크래프트 맥주의 모든 것은 메이택이 시작했다
이것은 맥주 공룡의 이야기, AB InBev가 맥주 공룡이 되기까지
괴즈의 아버지, 아르망 데벨더
3월 17일은 성 패트릭 데이, 그리고 기네스 이야기
75년 만에 종이 레이블을 입은 벨기에 맥주는?

3장.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맥주 유니버스
맥주가 맥주다운 이유, 홉의 레종 데트르
30년 만에 찾은 스타우트와 굴의 페어링 비밀
유럽의 술 마시는 집, 영국의 펍과 프랑스의 카페에 대하여
맥주만큼 흥미로운 맥주 캔의 역사 속으로
기네스의 역사는 광고와 함께 흐른다
무알코올 맥주도 취하나요?

4장. 한국 맥주의 뿌리를 찾아서
대한민국 크래프트 맥주 연대기
외세의 침략으로 시작된 한국 맥주의 비긴즈
박물관에서 보는 한국 맥주의 현대사
일본 논란이 일면 일본 맥주는 왜 불편할까?
백이면 백, 맥주로 착각하는 오키나와의 루트 비어

5장. 그 맥주의 사정
새해 복(Bock) 많이 드세요.
이번 여름에는 세션 IPA입니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트라피스트 맥주
지독한 겨울을 견뎌낼 수 있는 마법의 맥주
쌀 맛 나는 맥주의 사정

19세기 런던에서는 3차례의 콜레라 대유행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 존 스노라는 사람은 콜레라 감염 환자의 집을 지도에 표시하다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런던 소호 지역 브로드가에 있는 우물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콜레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우물 주변의 맥주 양조장 직원들은 한 사람도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양조장 직원들은 평소 물 대신 맥주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들이 질병의 원인을 알고 맥주를 마신 것은 아닐 테지만, 맥주를 마신 덕택에 콜레라에 감염된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콜레라가 발생한 우물 근처의 맥줏집이 상호를 바꾸어 현재는 ‘존 스노’라는 이름으로 맥주를 팔고 있습니다.
-13-14p

라우흐비어(독일의 스모크 비어)는 소시지와 페어링하여 맥주와 음식의 비슷한 특성을 결합합니다. 쓴맛이 강한 임페리얼 스타우트와 단맛인 초콜릿을 페어링하여 서로 대조되는 특성을 결합하기도 합니다. 에뿌와스 치즈와 람빅을 페어링해 치즈의 고약한 풍미를 맥주가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고제와 생선찜을 페어링하면 서로의 약한 특성을 보완해 줍니다. 진하고 단맛이 강한 아이스복과 마카롱을 페어링하여 단맛을 극대화하기도 합니다.
-137-138p
그런데 스타우트와 굴의 페어링에서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드라이한 스타우트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낮은 알코올과 가벼운 바디감을 가진 드라이한 스타우트를 추천합니다. 머피스 아이리쉬 스타우트, 기네스 드래프트, 노스 코스트 브루잉의 Old No. 38 등을 추천합니다. 그 밖에 산뜻한 신맛이 나는 맥주도 굴과 페어링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41p

조선시대에도 맥주가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선시대에는 맥주가 없었습니다. 신미양요 당시 외국인 종군기자 펠리체 베아토가 찍은 사진은 한국 최초의 맥주 기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진에는 허름한 옷차림을 한 조선인이 맥주병을 가득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맥주병은 대략 10병 정도, 정면에 보이는 삼각형 모양의 라벨로 봐서는 영국의 유서 깊은 양조장 배스(bass)의 맥주입니다. 맥주병 밑으로는 〈Every Saturday〉라는 미국 잡지가 보이고, 손가락에서 한 번도 빼지 않았을 것 같은 담뱃대도 보입니다.-189p
그래서 뮌헨의 수도사들은 사순절 기간에 맥주를 마셔도 되는지를 로마에 있는 교황에 묻기로 합니다. 수도사들은 복 맥주를 뮌헨에서 로마로 보냈는데, 오랜 기간을 여행하다 보니 아무리 저장성이 좋은 맥주라도 만신창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마셔 본 로마 교황은 상당히 딱한 심정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맛없는 음료를 마셨다니, 사순절에 맥주를 허용한다'라고.
-244-245p
알코올 도수와 강도가 센 발리 와인에는 맛이 세거나 영양가가 있는 음식과의 조합을 추천합니다. 치즈라면 푸른 곰팡이 치즈가 제격입니다. 맥주와 치즈가 서로의 강한 풍미를 제어하며, 맥주의 단맛과 치즈의 짠맛이 균형을 이루어 줍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블루 치즈 스틸턴은 음식의 하모니뿐만 아니라 지역적인 하모니까지 부여합니다.
-271-272p
쌀을 사용해 만드는 맥주의 공정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맥주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엄청난 공로가 숨어 있습니다. 쌀 맥주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풍부한 양조 경험에서 나온 만큼 우리는 그 결과를 음미하는 것입니다.
- 281p

맥주 그 자체에서 흘러넘치는 인문학 이야기!

예부터 음주와 가무는 사교의 소양이었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한동안 소주파(派)와 맥주파로 나뉘어 치열한 싸움을 벌였지만, 어느 쪽이든 취하기 위한 술부림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음주가 ‘사교의 장’이라는 본연의 노릇을 되찾게 되면서 그 소양에 맞는 주류 또한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 흐름을 따라 한국 맥주 씬도 점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깊어진다. 단순히 다양한 맥주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철학이 있는 특정 브루어리와 제휴를 맺고 그곳의 탭 리스트를 잔뜩 갖춰놓은 가게도 많다. 그리고 그런 맥줏집으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힙함을 좇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한국에서 맥주는 이제 소주를 못 마시는 사람이 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혹은 소주에 섞어 먹기 위해 존재하는 베이스가 아닌 그 자체만의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선다.
맥주의 매력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다양함, 그리고 또 ‘이야기’이다. 옛 독일 왕실과 귀족들도 맛있는 맥주를 수입해 먹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신앙을 지키는 수도사들은 사순절 동안 ‘액체빵’이라 부르는, 평소보다 독하게 만든 맥주만 마셨다. 기네스는 맥주를 ‘건강에 좋은 음료’라고 광고했고, 체코와 미국의 회사들은 전 세계에서 상표권 차지를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다양한 맥주 그 자체의 이야기들은 즐거운 술자리에 행복한 페어링을 완성해 줄 것이다.


‘오로지 맥주 이야기만 할 것. 그러나 무겁지 않게, 모두에게 평등한 맥주처럼.’

맥주에 미친 사람이 책을 쓰면 편집자가 괴롭다. 책상에 앉아 성 패트릭 데이에 초록색으로 물든 거리를 상상하느라 자꾸만 손이 멈추고, 옥토버페스트의 여섯 개 양조장의 모든 맥주를 들이켜 보고 싶어 좀이 쑤시고, 오로지 베스트블레테렌 시리즈를 맛보고 싶어서 벨기에에 가보고 싶어지거나, 근처에 파는 곳이 없나 검색을 계속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나 지금 정말 맥주 생각만 하고 있잖아?’
독자들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정도로 저자는 한순간도 길을 벗어나지 않고 우직하게 맥주 이야기만 한다. 저 유명한 세이렌 로고를 보고도, 통영 굴을 맛보러 가면서도, 영국의 콜레라에 대한 비화를 풀 때도 그저 맥주에 관한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저자의 그런 우직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오로지 맥주 이야기만 하는 책이다. 맥주에 진심인 사람이 어디까지 공부하고 어디까지 이야기를 풀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이 책의 특징

하나, 지적 대화를 위한 맥주의 역사
‘역사’라는 단어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독자라 할지라도 이번 책을 손에 쥐었을 때만큼은 긴장할 필요가 없다. 치열하게 맥주 외길을 파 온 저자는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나라별 맥주의 역사와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간결하고도 가벼운 문체로 마치 ‘썰’을 풀듯 풀어 나간다. ‘맥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나라인 영국이나 독일부터 체코, 벨기에 등의 나라를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가끔은 상표권 투쟁으로, 가끔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얽힌 맥주에 관한 역사들을 거침없이 파헤치면서도 생각의 여지를 던져 주는 꼭지들 속에서, 역사는 줄글로 된 죽은 지식이 아닌 생동감 넘치는 대화 주제로서 되살아난다.
둘, 우리와 맥주 사이 숨은 ‘페어링’
역사와 에피소드에 대해서만 말할 뿐 그 맛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면 어찌 맥주를 사랑하는 자의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맥덕’으로 이름을 날리는 저자는 나라별 대표 맥주나 역사뿐 아니라 맥주별 풍미와 어울리는( '페어링'하기에 좋은) 안주까지 간략히 소개하며, 보다 폭넓은 맥주의 풍미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저자가 소개하는 맥주들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 주변에 있는 맥주의 유래(와 더불어 그 맛까지)를 궁금해하는 우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셋, 모든 이들을 위한 맥주, 모든 맥덕들을 위한 책
맥주는 예로부터 가격과 다른 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알코올 도수, 역시 다른 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하다는 이미지 덕분에 접근성이 좋은, ‘모든 이들을 위한’ 술이었다. 이 책 또한 그런 맥주처럼 모든 ‘맥덕’들을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맥주에 입문하기 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예비 맥덕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나라별 대표 맥주와 그 역사, 페어링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미 맥주를 즐기고 있고 어느 정도 알아 가고 있지만 조금은 더 깊이감을 얻고 싶은 맥덕이라면 주류 회사 간의 상표권 전쟁 비화라든지 괴즈, 루트 비어 같은 일반적인 맥주 서적에서 다루지 않는 음료에 대한 지식을 보다 폭넓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이미 모두가 인정하는 맥덕이라면? 저자가 어떤 식으로 ‘썰’을 풀어 독자들을 유혹하는지를 살펴본다면, 당신 또한 어떻게 술자리에서 이 재미난 맥주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좋을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염태진

오랫동안 맥주는 마시는 것으로만 알고 살다가, 맥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맥주 인문학서 《5분 만에 읽는 방구석 맥주 여행(2020년 6월)》과 맥주 에세이 《맥주 한 잔 할까요?(2023년 1월)》를 썼습니다. Beer Docent Advanced(1급)과 Cicerone Certified Beer Server 자격증을 딴 건 후의 일입니다.
평소 맥주로 내장도 채우고 뇌도 채우고, 맥주 콘텐츠를 쌓으며 살고 있습니다. 착실히 쌓은 맥주 콘텐츠로 주류 전문 잡지에 컬럼을 기고하거나 맥주 강연을 다닙니다. 호시탐탐 또 다른 맥주 책과 맥주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니, 앞으로 제 이름 석자나 필명 ‘날마다 좋은 ㅎㅏ루’를 발견하면 반갑게 맞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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