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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 정영목 옮김
낭독자 이슬
다산책방

2024년 09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02일 출간

총 시간
6시간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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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상품 정보
듣기 가능 오디오
제공 언어 한국어
파일 정보 mp3 (921.00MB)
ISBN 9791130648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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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총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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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분 138.00MB

2회. 하나 (2)

63분 146.00MB

3회. 하나 (3)

36분 83.00MB

4회. 둘 (1)

62분 142.00MB

5회. 둘 (2)

47분 108.00MB

6회. 셋 (1)

63분 144.00MB

7회. 셋 (2)

62분 143.00MB

8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추천의 말

7분 17.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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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의 신작 장편소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가 다산책방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연애의 기억』 이후 국내에 6년 만에 선보이는 줄리언 반스의 작품으로 “이것이 줄리언 반스다”라는 극찬과 함께 다시 한번 그만이 가능한 독보적인 이야기로 문학적 성취를 거두었음을 증명했다.

소설은 결혼생활과 직업적 실패를 겪고 고비를 맞은 한 남자가 삶에 큰 영감을 주는 교수를 운명처럼 만나면서 시작한다. 언제나 압도적인 일인칭 화자를 내세워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줄리언 반스는 이번 작품에서도‘닐’이라는 화자를 앞세워 매혹적인 허구의 인물 엘리자베스 핀치 교수와 역사의 승자에 의해 배교자로 불리는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에 대해 탐색해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생각지 못했던 물음에 직면하게 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맞는가?’

어느덧 여든에 가까운 줄리언 반스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글을 쓰며 천착해 온 화두의 정수가 모두 담긴 이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을 과감히 넘나들며 기억의 한계와 역사의 왜곡, 그리고 인간과 삶의 다면성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누군가는 이 작품을 두고 장르 불명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줄리언 반스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 말고는 달리 무어라 정의 내릴 수 없다. 감히 줄리언 반스 40년 문학의 결정판이자 그의 문학적 지문과도 같은 작품이다.
하나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추천의 말

“시간에 속지 말고 역사-특히 지성사-가 선형적이라고 상상하지 마세요.” (…)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전기나 역사책은 말할 것도 없고 소설에서도 어떤 인물이 형용사 세 개로 줄어들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보이면 그런 묘사는 늘 불신하세요.” (23p)

“물론 우리는 이 수업에서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우리 자신의 격동적이고 안달 나는 삶에서도 우연이라는 요소를 고려해야 해요.” (32p)

어떤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고 어떤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다. (…)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일들을 하면 그 성격상 자유롭고 방해가 없고 막힘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을 하면 익숙해지고 속박되고 방해받는다. (42p)

죽은 자는 우리에게 우리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오직 살아 있는 자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죽은 자를 더 신뢰한다. 이게 괴상한가, 아니면 분별력이 있는 건가?
여기에 덧붙여, 왜 우리는 집단적 기억-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는 것-이 개인적 기억보다 틀릴 가능성이 적을 거라고 기대하는 걸까? (43p)

그녀가 우리에게 한 가지 가르쳐준 게 있다면 역사는 길게 보아야 한다는 것, 나아가서 역사는 무기력하게 혼수상태로 누워 우리가 크고 작은 망원경을 들이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활동적이고 들끓고 가끔 화산처럼 폭발한다는 것이다. (57p)

“실패가 성공보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주고, 깨끗한 패배자가 지고 나서 뒤끝이 있는 사람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하고 싶네요. 나아가서 배교자가 늘 진실한 신자보다, 거룩한 순교자보다 흥미롭습니다. 배교자는 의심의 대변자이고, 의심은-생생한 의심은-활동적인 지성의 표시죠.” (58p)

우리는 우리나라가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기 위해 항상, 매일, 작은 행동과 생각, 또 큰 행동과 생각에서 우리 자신을 속여야 해요, 위안을 주는 잠자리 동화를 늘 반복하듯이. (63p)

“현재의 과제는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교정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과거를 교정할 수 없을 때 더 긴요하다.” (90p)

일관된 서사란 것은 대립하는 판단들을 화해시키려 하는 것이기에 망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냥 검토해 볼 만한 암시적 사실들을 그냥 나열하여 어떤 사람을 설명해 보는 것도 똑같이 가능할지 모른다. (217p)

사람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본다. 뭐, 사람으로 살려면 자기 역사를 잘못 알아야 한다. (288p)

한 남자가 매듭지어야 할 두 사람을 향한 필멸의 과제,
선명해질수록 희미해지는 진실의 아이러니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며 삶에 어떤 결핍을 느끼던 닐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에서 엘리자베스 핀치 교수를 만난다. 거위 배 속에 사료를 채우듯 머릿속에 이런저런 사실을 주입하는 수업은 하지 않을 거라는 그녀를 보며 닐은 깨닫는다. 살면서 이번 한 번만큼은 자기 자리를 제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기대처럼 핀치는 특별한 교수였다. 학생들을 조금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그들의 작은 생각을 흥미로운 것으로 바꿔주는 ‘어른’이었다. 닐은 자신보다 훨씬 똑똑한 그녀를 흠모하며 졸업 후에도 약 20년간 만남을 이어간다. 둘은 75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함께 점심을 먹으며 철학과 역사에 대해 깊이 토론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핀치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닐은 그녀가 평생 써온 서류와 노트 들을 유품으로 전해 받는다. 그는 여기에 어떤 신호가 있다고 느끼며 이에 대해 진지한 탐문을 해나간다. 이전에 미완성 과제로 제출했던 배교자 율리아누스에 관한 에세이를 완성하는 것, 그리고 엘리자베스 핀치를 회고하는 것. 그러면서 점점 예상치 못했던 진실에 다가간다.

“우연이라는 불가해한 힘 앞에
삶은 얼마나 파편 된 진실이며 필연적 거짓인가?”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가 평생에 걸쳐 답하고 이해하고자 했던 주제를 지금껏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관계의 역학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처음 작가로서 글을 쓰기 시작할 당시, 학원 소설이 유행했는데 반스는 이를 보며 자신은 절대 쓰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는 엘리자베스 핀치 교수와 학생 닐의 이야기를 통해 40년 동안 골몰했던 문학의 주제 의식을 더 깊고 더 도전적으로 펼쳐내기에 이른다.

닐에게 엘리자베스 핀치는 “조언하는 벼락이었다”. 신비롭고 엄청난 힘을 가진 인물로 그의 생각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생이었다. 닐은 엘리자베스 핀치를 회고하며 그녀라는 사람을 일관된 서사로 만들려는 시도를 해나가는데, 이는 엘리자베스 핀치가 가장 경계했던 ‘일신(一信)주의’와 배치되는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결국 다른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닐이 생각하는 엘리자베스 핀치는 그의 고집스러운 기억에만 존재했음이 역설된다.

이 소설은 단일한 믿음과 편의적 회피를 오가는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다. 우연이 틈입하는 이 세계에서 더 잘 이해했다고 믿는 이의 생각은 얼마나 무력한지, 역사는 왜 해석에 불과한지 끈질기게 되짚으며 성찰해 간다. 그리고 마침내 인생에서 “어떤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고 어떤 일은 우리가 해볼 수 없다”는 깨달음에 다다른다. 우연이 자기 뜻대로 하게 놓아두는 것이야말로 삶을 견디는 인간의 필연적 숙명이므로.

읽을수록 새로운 층위를 발견하게 되는
줄리언 반스의 가장 지적이고 가장 매혹적인 소설

명실상부 살아 있는 영국 문학의 전설, 줄리언 반스의 신작은 언제나 문학계의 큰 사건이다. 소설과 에세이, 전기 등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는 하이브리드 작가로서 그가 써내는 글은 평단의 단골 연구 주제로 올려진다. 그리고 그 끝은 언제나 “반스의 소설이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가디언),“줄리언 반스의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특권”(타임스)이라는 격찬으로 이어진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는 철학을 향한 줄리언 반스의 진심 어린 애정이 돋보이는 책이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면서 역사에 기독교의 배신자로 기록된 율리아누스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해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제대로 평가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 과정에서 불려 나오는 플라톤, 소크라테스, 볼테르 등 수많은 사상가와 철학자, 작가의 이야기는 지적인 즐거움을 안긴다.

줄리언 반스는 내내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고 명료한 문장을 세공해 왔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아이러니로 이야기를 치밀하게 직조해 펼치며 독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닐과 엘리자베스 핀치 그리고 율리아누스까지 세 인물이 맞물리며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생각의 닻을 깊게 내릴수록 새로운 층위를 발견하게 한다. 단언컨대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보물” 같은 소설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거장.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졸업 후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뉴 스테이트먼츠》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 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플로베르의 앵무새』『태양을 바라보며』『10½장으로 쓴 세계 역사』『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잉글랜드, 잉글랜드』『용감한 친구들』『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시대의 소음』 『연애의 기억』 등 열세 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크로스 채널』『맥박』 등 세 권의 소설집을 펴냈다. 그 외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등의 에세이와 논픽션을 썼다. 2011년 『예감을 틀리지 않는다』는 맨부커상 본심을 시작한 지 단 31분 만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맨부커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어 기념비적인 일화를 남겼고, 이 작품은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자국인 영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메디치상, 페미나상, E. M. 포스터상, 구텐베르크상, 그린차네 카보우르상, 셰익스피어상,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데이비드 코헨 문학상, 지크프리트 렌츠상, 예루살렘상, 야스나야 폴랴나상 등을 받았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1988년, 1995년, 2004년, 2017년 네 차례에 걸쳐 문예 훈장을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연애의 기억』 『아버지의 유산』『미국의 목가』『에브리맨』『네메시스』『달려라, 토끼』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낭독 이슬

작가의 말

30년 전, 처음 읽었을 때부터 내게 줄리언 반스는 페이지터너였다. 무관심하고 방관해도 좋을 세계 속에서 누군가 그 존재를 드러낼 때 줄리언 반스의 주인공은 언제나 필사적으로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나는 그 이야기에 빠져든다. 나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은 뒤 중얼거린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제대로 읽은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처음에는 소설로, 그다음에는 인생 지침서로 읽었다. 줄리언 반스를 읽은 뒤로 내게는 어른의 수업이 시작됐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핀치는 그 수업에 가장 어울리는 선생이다. 소설 속 화자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그래서 나는 엘리자베스 핀치를 얼마나 알게 됐는가, 라고 자문한다. 결코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 절망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읽기뿐이다.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내 바깥의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내가 변하기 위해서.
그러므로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한 번만 읽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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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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