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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이수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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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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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29MB)
ISBN 979116774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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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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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동 문맹 퇴치를 위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서 5년에 걸친 경쟁 끝에 우승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 CEO 이수인의 첫 교육 에세이. 장애가 있는 첫째 아이의 학습을 위해 만든 게임이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학습 앱이 되기까지, 평균의 속도로 배우는 일이 어려운 아이들이 디지털을 통해 실패를 줄이고 배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치열하게 노력해온 12년간의 기록을 담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에듀테크 기업의 리더로서, 교육계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디지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또한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교육의 대전환기를 맞은 지금, 교육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추기 위해서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은 더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협력하며 소통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이 할 일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아이들의 공부 시간이 괴롭지 않기를, 틀려도 포기하지 않기를,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배우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서문: 어떻게 이 일이 시작되었는가

1부 실패가 예정된 아이들을 위한 제품
알 수 없는 미래의 시작
이런 아이들에게 게임이 필요해
마리오가 죽지 않게 해주세요
한 아이를 위한 온 마을의 약속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다는 것
수학을 견딜 만하게 만들자, 토도수학
학습이 어려운 아이란 누구

2부 “이런 일 하려고 회사 하는 거잖아”
학교에 다니지만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
탄자니아 아이들을 위한 태블릿 수업, 킷킷스쿨
행복의 자격
네가 가라, 탄자니아
엑스프라이즈에서 우승한 날
모험가들의 팀

3부 배움의 권리
우리를 빼고 만들지 말라
로힝야 난민촌의 팝업 스쿨
나는 너와 다르게 배운다
에듀테크가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분야
학교가 닫힌 후에야 깨달은 것들
학습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특수학급과 개별화 교육의 의미

4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에누마스쿨, 학교를 위한 디지털 도구
어둠 속에서 무얼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AI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에게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안전지대
우리가 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맺음말

지나간 시간을 통해 우리가 깨달은 교훈 중 어떤 것은 다가오는 미래의 교육에서도 유효할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게 배운다. 아이들의 능력, 환경, 경험은 서로 너무나 다르고, 수많은 아이들이 실패하고 괴로움을 겪는다. 우리는 디지털 교육에서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고, 이 길에 더 많은 도전과 혁신이 있기를 바라면서 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기를 바란다.
―7쪽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어도 잘 말하고 공부도 그럭저럭 잘했으며,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을 나와서 그럴듯한 직장에 다녔다. 이렇게 남들 눈에 그럴듯하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인생인 듯이 살아왔다. 그렇지만 나는 어쩌다가 미국에 왔고, 영어를 잘 못하는 이민자로서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그 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인간 뇌의 능력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계속 자극을 주고 학습하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도 학습의 목표가 완벽하고 훌륭한 결과를 얻거나 또래 중 제일 빨리 잘하게 되는 것에 있지 않고, 매일 조금씩 더 배워나가는 것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데 있다는 것을 배웠다.
―21~22쪽

그러던 어느 날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닥터 슬레이글이 말을 걸었다.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는 나에게 의사들은 친절하게 말을 건네주곤 했다. “헤이, 맘.”(의사들은 이곳에 있는 모든 엄마들을 그렇게 불렀다) “너 직업이 뭐였어? 예전에 일했을 것 같은데.” 그 질문을 천천히 알아들은 후에 내 직업을 말하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나는 쩔쩔매며 말을 골랐다. “게임 개발자…. 나랑 남편은 비디오게임을 만드는 일을 했어.” 그녀의 얼굴이 순간 밝아졌다. “우와, 멋지다! 여기 있는 아이들에게는 그런 기술이 너무 필요한데….”
―24쪽

수학 학습의 길을 느린 속도로 걸어가는 아이들은 주변 풍경이 천천히 변하는 만큼 더 쉽게 지루해질 것이다. 그러니 재미있는 볼거리가 더 많이 제공되고 이정표가 더 촘촘하게 박혀 있어야 했다. 하나의 개념을 익히기 위해서 계속 같은 구간을 반복해야 하면 더욱 괴로울 테니, 같은 개념을 가르치는 게임들을 다양하게 많이 만들어야 했다. 다양한 수학 교구를 연구했고, 디지털로 옮겼을 때 어떻게 만들면 재미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리고 우리가 인지니에서 배운 교훈대로 누구나 할 수 있게, 최대한 쉽게, 실패하지 않게, 무조건 성공할 수 있게 다듬었다.
―65쪽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이 하는 질문 중에 ‘세상 사람들은 모르는데 너희만 알고 있는 비밀은 무엇인가?’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밀은 이것이다. “학교 수업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수많은 아이들이 학습에 실패한다.” 이 비밀이 에누마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은 잘 모르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학습에 실패하는 아이들을 디지털 기술로 도와 교육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81쪽

인터넷이 없는 환경이었지만, 유엔세계식량기구의 스태프들이 60킬로미터씩 떨어져 있는 마을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충전소에 모인 데이터를 수집해서 보내주었다. 킷킷스쿨에 배정된 400명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는 로그데이터와, 그림판에 그린 그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업데이트해서 15개월 동안 아이들이 꾸준히 제품을 플레이하며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데이터는 아이들이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였다. 하지만 굳이 데이터를 보지 않아도, 그림판에 그린 그림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었다. 아이들이 신나게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림판에는 알파벳이나 누군가의 이름이 쓰여 있었고, 간단한 수학 문제가 있었으며, 동네의 사물을 그린 그림들이 있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신나고 재미있게 배우기를 바랐다. 그림판의 그림들은 우리의 바람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122쪽

우리가 만드는 제품에서 중요한 개념은 ‘딱 너의 진도에 맞는 난이도’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좀 더 쉬운 부분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남들과 속도가 다른 아이들은 자기가 잘하고 있다고 느끼고 자신 있게 반복할 수 있는 부분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여기가 우리의 주인공들이 머무르는 곳이다. 충분히 그곳에 머물며 자신감이 차오른 아이들은 두려움이 없는 날에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 에듀테크가 할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67쪽

우리 세대의 교육이란 아이에게 지식을 더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실험하고 변화하는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10년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아이가 AI와 경쟁하도록 헛되이 몰아대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써가면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240쪽

★★★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 CEO
★★★ 2019년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공동 우승
★★★ 2017년 아쇼카 펠로, 2020년 슈바프 재단 선정 ‘올해의 사회혁신가’

배움에 실패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장애가 있는 내 아이를 위한 게임이
학습이 어려운 모든 아이를 위한 최고의 학습 도구가 되기까지,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 CEO 이수인의 도전과 진심에 관한 기록

2019년, 전 세계 문맹 퇴치를 위한 기초교육 솔루션 경진 대회인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서 우승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에듀테크 회사가 있다. 바로 실리콘밸리의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다. 이 회사의 창업자가 한국인 부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장애가 있는 첫째 아이를 위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 에누마 창업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화제가 되었다.
에누마 창업자이자 CEO 이수인은 2017년 아쇼카 펠로, 2020년 세계경제포럼 산하 슈바프 재단 ‘올해의 사회혁신가’로 선정되며 교육 분야에서의 혁신과 공로를 인정받아 왔다. 그의 첫 교육 에세이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느리게 배우는 아이들, 교사가 가르치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 학교의 교과과정을 소화하지 못하는 아이들처럼 평균의 속도로 배우는 일이 어렵고 괴로운 아이들이 디지털을 통해 실패를 줄이고 배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치열하게 노력해온 12년간의 기록을 담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에듀테크 기업의 리더로서, 교육계의 일원으로서 기술이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디지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AI라는 파도 앞에서 교육의 대전환기를 맞은 지금, 저자는 아이들이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궁금증에 답할 길을 찾고자 한다. 그 길에서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디지털로 배우는 아이들의 공부 시간이 괴롭지 않기를, 틀려도 포기하지 않기를,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그 희망의 길에 함께하려는 이들에게 건네는 초대장이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만난 의사의 한마디로 인생이 바뀌다
장애 아동을 위한 학습용 앱 개발, 우연한 창업,
문맹 퇴치를 위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 우승으로
상금 50억 원의 주인공이 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

책을 펼치자마자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저자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다. 게임 회사에서 일하다 남편의 유학으로 미국에 건너간 저자는 그곳에서 태어난 첫 아이가 유전적 문제로 장애를 갖게 될 거란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 후 두 달 가까이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살다시피 하면서 불안과 좌절의 시간을 보냈고, 그동안 자신이 해온 일이 모두 쓸모없게 여겨지면서 인생이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그런 저자의 인생을 바꾼 건 어느 의사의 한마디였다. 예전에 무슨 일을 했냐고 묻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의사에게 ‘게임 만드는 일을 했다’고 답하자, 그 의사가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소리친 것이다. “우와, 멋지다! 여기 있는 아이들에게 그 기술이 너무나 필요한데.”
그 말을 들은 저자는 곧장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검색했고, 발전된 게임 산업에 비해 학습용 소프트웨어는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는 직접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앱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기초 수학 앱 ‘토도수학’은 20개국 애플 앱스토어 교육 부문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궤도에 오르려는 순간, 다시 한번 과감한 선택을 한다. 아동 문맹 퇴치를 위해 유네스코와 엑스프라이즈 재단, 일론 머스크가 상금 1500만 달러를 내걸고 개최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 도전한 것이다. 대회 기간은 무려 5년. 참가 신청 후 2년간의 제품 개발, 15개월의 필드 테스트, 모든 콘텐츠를 오픈 소스로 공개라는 참가 원칙은 규모 있는 회사도 휘청이게 만들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조건이었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는 생각 하나로 도전한 저자는 끝내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이 책에서는 처음 저자가 디지털 교육 업계에 몸담게 된 계기와 제품 개발에 얽힌 상세한 이야기, 여러 일들을 겪으며 품었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탄자니아의 시골 마을, 문자가 없는 로힝야족의 난민촌,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아이들이 모인 교실 등 여러 열악한 조건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도구를 만들겠다’는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도전하는 저자와 주변 사람들의 노력은 독자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평균의 아이는 없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게 배운다
전기도 없는 탄자니아 시골 마을부터 AI 시대의 교실까지
학습자가 주인공이 되는 교육을 만드는 원칙과 진심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디지털 시스템을 교육에 도입하려다 실패를 겪었다. 디지털기기가 학습에서 어떻게 사용될지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기기부터 구입하거나,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아이들을 고려하지 않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로 접근한 탓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그간 이루어낸 성공적인 경험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 성공은 철저히 학습자를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앱을 기획할 때부터, 저자는 아이들의 학습 수준을 맞추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인지 발달을 고려해 쉽지만 재미있게 만들고, 소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으로 화면을 두드려도 반응하도록, 배움이 느린 아이가 한참 동안 실행하지 않아도 화면이 꺼지지 않도록 쉴 새 없이 테스트하고 수정을 거쳤다. 이 모든 과정에는 아이들이 틀려도 그만두지 않고 끝내 성공의 기쁨을 맛보도록 하려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서 탄자니아 아이들을 가르칠 ‘킷킷스쿨’을 만들 때에는 문화 적합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Apple(사과)이 아닌 Ax(도끼)로 영어 알파벳 A를 익히게 하고, 선진국의 도시에서나 볼 법한 사물이 아닌 탄자니아 아이들이 늘 볼 수 있는 자연물과 사물의 모습을 커리큘럼에 담았다. 이처럼 저자는 항상 학습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여기에는 ‘평균의 아이는 없다’는 원칙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능력을 가지고 다른 속도로 배우지만, 학생 수가 많은 교실에서는 이 아이들을 모두 맞춰줄 수 없다. 아이들의 환경과 학습 수준의 차이는 크고 교사의 자원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평균의 아이를 상정하고 커리큘럼을 만들 수밖에 없고, 자연히 평균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저자는 항상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상상하며 제품을 만들었다. 가장 어려운 아이를 만족시키면 모든 아이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잘 배울 권리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에듀테크 제품을 만드는 일에 진심을 다한 저자의 여정은 기술이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디지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AI 시대, 좋은 교육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디지털 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이들의 필독서

AI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모든 분야가 급격한 변화를 겪는 지금, 특히 교육 분야는 변화의 폭이 더욱 크다. 앞으로의 교육이 어떻게 바뀔지, 아이들의 진로와 미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부모와 교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둘째 아이를 보며 들었던 소회를 밝힌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앞에 두고 ‘네가 아무리 잘 그려도 AI보다는 못 그릴 텐데’라고 생각했던 저자는 이내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림 그리기의 목표가 ‘남들보다 낫게 그려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림 그리는 작업을 통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표현하고, 더 잘 표현할 전략을 궁리하고, 타인과 어떻게 협력하고 소통할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저자는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어른들이 해야 할 두 가지 역할을 강조한다. 첫째는 교육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이전 시대의 교육이 더 많은 지식을 외우게 하고 누가 더 많이 아는지를 겨루어 이기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실험하고 변화하는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훌륭한 교육이다.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써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오늘날의 교육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이 교육에서 잘 활용될 수 있고 더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확실히 차단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한다. 아이들은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AI 네이티브’가 되고 있는데, 어른들은 그 세계를 잘 모른다는 핑계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유해업소의 접근을 막거나 술 담배 판매를 금지하듯이,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을 안전하게 탐험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더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어른이라면,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디지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을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이수인의 여정에 동참해보길 권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수인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Enuma)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이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게임기획자로 일했다. 남편의 미국 유학 중 태어난 첫째 아이의 장애를 계기로 교육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최신의 게임 산업에서 사용되는 기술에 비해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학습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의 수준이 현저히 뒤처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2년 남편 이건호와 함께 창업한 에누마는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고 센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이누머레이트(enumarate)'에서 따온 이름이다.
2013년 출시한 수학 학습 앱 '토도수학'이 20개국 애플 앱스토어 교육 부문 1위에 오르며 크게 주목받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문맹 퇴치를 위한 기초교육 솔루션 개발을 목적으로 유네스코와 일론 머스크, 엑스프라이즈(XPRIZE) 재단이 공동 개최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에서 5년에 걸친 경쟁 끝에 우승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학습의 목표는 완벽하고 훌륭한 결과를 얻거나 또래 중 가장 빨리 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더 배워나가는 것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데 있다고 여기며, 에듀테크가 배움에 실패하는 수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마음으로 만든 기초교육 앱 시리즈인 '토도수학', '토도영어', '토도한글'이 큰 성공을 거두었고, 전 세계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한 기초교육 프로그램 '에누마스쿨'도 서비스하고 있다.
아동용 제품 분야에서 명망 높은 '페어런츠 초이스 어워드' 골드메달을 세 차례 받았고, 사회혁신가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인 아쇼카 펠로(2017년), 세계경제포럼 산하 슈바프 재단의 '올해의 사회적 기업가(2020)'로 선정된 바 있다. 2021년 유민문화재단의 '홍진기 창조인상'을 수상했으며, 2024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육전문위원으로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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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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