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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 / 야간비행 / 어린왕자 / 남방 우편기

세계문학전집 94
생 택쥐페리 지음 | 안응렬 옮김
동서문화사

2024년 07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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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4.72MB)
ISBN 978894971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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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우리는 모두 어린왕자로 삶을 시작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 영원한 꿈의 동화
창공으로 비상하는 위대하고 존엄한 불굴의 영혼
생텍쥐페리 문학의 정수를 한 권으로 만난다!
인간의 대지
첫 비행… 12
비행기… 43
비행기와 지구… 46
오아시스… 56
사막에서 만난 사람들… 62
사막 한가운데에서… 91
인간… 128

야간 비행
야간 비행… 149

어린 왕자
어린 왕자… 217

남방 우편기
제1부… 293
제2부… 309
제3부… 357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 393

생텍쥐페리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
생텍쥐페리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 469
생텍쥐페리 연보… 487

잃어버린 동료를 대신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랜 벗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통된 그 많은 추억, 함께 당한 그 많은 괴로운 시간, 그 많은 불화, 화해, 마음의 격동, 이러한 보물만큼 값어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우정들을 다시 만들어 내지는 못하는 것이다. 참나무를 심었다고 오래지 않아 그 그늘 밑에 쉬기를 바란다는 것은 헛된 일이다. (pp.30~31)

사람이 된다는 것은 바로 책임을 안다는 것이다. 자기 탓이 아닌 것 같은 곤궁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자기 의지로 세상을 세우는 데에 이바지한다고 느끼는 그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인간들을 투우사나 노름꾼과 혼동한다.
사람들은 이들이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경이롭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것이 자기가 알고 들어간 책임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면 빈곤이나 지나친 젊음의 표지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자살한 한 젊은이를 안다. 나는 그가 무슨 실연을 당했기에 조심스럽게 심장에다 대고 총을 쏘았는지 모른다. 무슨 문학적 유혹에 빠져 손에 흰 장갑을 끼었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 초라한 연극을 보고 숭고하다는 인상보다는 한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도 사랑스러운 그 얼굴 뒤, 이 인간의 두개골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다른 아가씨와 비슷한 어떤 어리석은 아가씨의 영상을 빼놓고는. (p.41)

그러나 나는 고독을 안다. 3년 동안 사막에서 산 덕분에 나는 그 맛을 잘 안다. 거기에서는 광물성 풍경 속에서 스러져 가는 젊음이 도무지 슬프지 않다. 오히려 거기에서는 자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세상이 늙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나무들은 열매를 맺고, 땅은 밀을 싹트게 하고, 여인들은 벌써 아름다워졌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가니 빨리 서둘러 돌아가야 할 것인데…… 세월은 흘러가도 먼 곳에 붙들려 있다. 그리고 세상의 부귀영화는 언덕의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간다. (p.62)

그러나 어쩌면 삶을 향하여 걸어가는 중일지도 모르는데 발길을 돌이킨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신기루 저편 지평선에는 정말 도시와 단물이 흐르는 운하와 풀밭이 꽉 들어찼는지도 모른다. 나는 발길을 돌이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은 한다. 그러면서도 이 무서운 방향 전환을 할 때에 파멸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p.104)

인간 생활을 부드럽게 해주는 모든 것이 점차 크기를 더하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들의 집, 그들의 카페, 그들의 산책로의 가로수 따위가 모두. 그는 많은 정복을 성취하고 난 뒤 자기 제국의 영토를 내려다보며 인간의 보잘것없는 행복을 발견하는 정복자 같았다. 무기를 내려놓은 파비앵은 몸이 무겁고 뼈마디가 죄는 것을 느꼈다. 빈곤 속에서도 재산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저 소박한 인간이 되어 변함없는 풍경을 창밖으로 내다보며 지내는 것이 절실한 소망이기도 했다. 그는 이 손바닥만 한 동네에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잡은 뒤에는 자기 생활의 우연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랑할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것은 사랑과 같이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한다. (p.150)

그래서 지금, 야경꾼 모습으로 밤 한가운데에서, 그는 밤이 보여주는 인간, 즉 저 부르는 소리, 저 등불, 저 불안 따위를 발견한다. 어둠 가운데 홀로 반짝이는 저 별 하나, 저것은 외딴집이다. 별이 하나 꺼진다. 저것은 사랑을 간직하고 문이 닫히는 집이다.
또는 슬픔을 간직하고 문이 닫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머지 세상에 대해서 신호를 보내지 않게 된 집이다. 그들의 램프 앞에서 탁자에 팔을 괴고 있는 저 농부들은 자기들이 희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그들은 자기들의 욕망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크나큰 밤 가운데에서 그렇게까지 멀리 미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p.152)

‘인생은 모순 덩어리다. 인생이란 그저 힘닿는 대로 그럭저럭 지내는 것이지……. 그러나 영구히 산다는 것, 창조한다는 것, 자기의 없어질 육신을 무엇과 교환한다는 것은…….’ (p.179)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를 하면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도무지 묻지 않는다.
“그 친구 목소리가 어떻지?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그 애도 나비를 수집하니?” 이렇게 묻는 일은 절대로 없다. “나이가 몇이냐? 형제는 얼마나 되니? 몸무게가 얼마니? 그 애 아버지가 얼마나 버니?” 이런 것만 묻는다. 그제야 그 친구를 속속들이 안다고 생각한다. 만일 어른들에게 “창틀에는 제라늄이 피어있고 지붕에는 비둘기들이 놀고 있는 고운 붉은 벽돌집을 보았다”라고 말하면 어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를 상상해내지 못한다.
“십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다”고 해야 그들은 “야, 참 멋진 집이겠구나!” 하고 감탄한다. (p.226)

“나는 얼굴이 붉은 어떤 아저씨가 사는 별을 하나 알고 있어. 그 사람은 꽃향기를 맡아 본 적이 없어. 더하기 빼기밖에는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어. 그리고 온종일 ‘나는 착실한 사람이다! 나는 착실한 사람이다!’ 중얼거리기만 하지. 잔뜩 거드름을 부리면서.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야, 버섯이야!” (p.233)

“내 생활은 변화가 없어. 나는 닭들을 잡고, 사람들은 나를 잡고 닭들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사람들도 모두 비슷비슷해. 그래서 나는 심심하단 말이야.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해가 뜬 것처럼 환해질 거야. 난 어느 발소리와도 다른 발소리를 알게 될 거야. 다른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 나는 땅속으로 들어갈 거야. 그러나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 소리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걸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아. 그러니까 밀은 나한테는 소용없는 물건이야. 밀빵을 보아도 내 머리에는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어. 그게 몹시 슬프단 말이야! 그런데 네 머리는 금빛깔이지. 그러니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참 기막힐 거란 말이야. 금빛깔이 나는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 테니까. 그리고 나는 밀밭으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좋아질 거야…….” (p.269)

사실 그는 무언가 변한 게 있을까 봐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변한 게 너무 없어 괴로웠다. 막연한 권태감 외에, 그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친구들과의 우정도 기대하지 않았다.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환상을 품기 마련이지만, 떠나올 때의 애정 같은 건 가슴속 쓰라림이나 땅속에 묻어둔 보물 같은 기이한 느낌과 함께 저 뒤로 사라져 버린다. 이따금 그렇게 도망을 치는 것은 인색한 사랑의 반증이다. (p.311)

자네에게 있어서 사랑한다는 건 곧 새로 태어남을 의미한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네. 자네는 새로 태어난 주느비에브를 데려오는 것이라고 생각할 테지. 자네에게 사랑은 때때로 그녀에게서 나타나며 램프처럼 쉽게 피어오르게 할 수 있는 두 눈의 빛깔 같은 거라고 생각했을 걸세. 사실 어떤 때는 지극히 단순한 말들이 엄청난 힘을 가지며 사람을 더욱 키워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지. 아마도 산다는 건 그와 다른 문제인 듯하네. (p.333)

행동하는 작가 생텍쥐페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는 문필가이기에 앞서 행동하는 작가였다. 조종사였던 그는 너트 한 개가 헐렁하거나 윤활유가 부족하거나 하면 비행기가 추락하여 자칫 큰 인명사고를 낼 수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마찬가지로 문필가의 무책임한 글 한 줄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해를 끼치는지를 늘 마음 깊이 새기고 있었다.
생텍쥐페리는 삶의 즐거움과 생명이 더없이 소중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사회에 있어서 하나의 산 힘이었다. 이러한 위치에 서 있는 그의 작품이 이례적으로 화려한 빛을 발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생텍쥐페리는 자기의 체험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희생의 고귀함을 깨달아, 그것을 모두에게 전해주고 또 그 진리를 자기 목숨으로 증명해 줌으로써, 내용 없는 글에 대한 경고의 봉화를 올리고 현대문학에 한 기원을 그어 놓았다.

사람은 어떻게 위대해지는가《인간의 대지》
《인간의 대지》는 생텍쥐페리 자신의 경험과 동료들의 경험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전하는 증언이다. 직업 비행사로서 15년간의 풍부한 경험에 대한 추억이 이 작품 속에 들어 있다. 여기에서 되새기고 있는 그 숱한 경험의 하나하나는 어느 것이나 극적이고 흥미롭다.
그는 인간은 안이한 안정성을 버리고, 연약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탈피함으로써만이 위대해질 수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초월하고 인도적인 대의를 위하여 스스로를 버릴 때 비로소 위대해진다고 말한다. 바람과 모래와 별들 사이에서 인간은 한없이 고독하다. 그러나 이 고독은 인간의 목소리를 그리워하게 한다. 마침내는 그 고독이 정신 존엄성에 의하여 아름다운 우애의 꽃을 피우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에고이즘(이기주의)이란 장난으로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인도적 대의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 여겼다. 이 ‘책임 관념’이 인간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며, 가혹한 운명에 대해서조차도 감히 맞서서 싸울 수 있도록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임감’은 조금의 힘이나마 인간에게 남아 있는 한 투쟁을 계속하게 하는 끈기 있는 의지를 준다.
안데스산맥의 눈보라 속에서 닷새 동안 헤맸던 기요메를, 사하라 사막의 한가운데서 조난하여 사흘 동안 물 한 방울 없이 걸으며 추위와 갈증과 피로를 이겨내어 생텍쥐페리를 생환하게 한 그 기적이 있을 수 있었던 것도, 한마디로 말하면 이 ‘책임감’이 두 영웅 속에 강력하게 의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인간의 대지》는 물질적 이익과 기득권의 확보에만 급급한 현대에 거의 망각되어 버린, 땅 위에 있어서의 인간의 존엄성을 재인식한 작품이다.

생텍쥐페리의 가장 완전한 작품! 《야간 비행》
《야간 비행》은 1931년에 발행되어 그해에 ‘페미나 문학상’을 받은 문제작이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필치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인간의 처지ㆍ행동ㆍ정력ㆍ용기ㆍ의무에 대한 묵상과 인간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이야기로 엮인, 참으로 나무랄 것 없는 완전한 작품이다.
파라과이ㆍ칠레ㆍ파타고니아, 세 지역에서 우편기가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을 향하여 어둠을 뚫고 비행해 오고 있다. 이 세 우편기가 무사히 착륙한다 하더라도 자연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별안간 파타고니아기가 폭풍우를 만나 난항 중이라는 보고가 들어온다. 리뷔에르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지만 내색하지는 않는다. 그는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우리가 낮에 차지한 우위(優位)를 밤에 다시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에.’
파타고니아기는 엄청난 폭풍우 속에 갇혀 길을 잃고 만다. 밀려드는 절망. 그러나 리뷔에르는 냉정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파타고니아기 조종사 파비앵의 아내가 소식을 듣고 찾아오지만 그녀에게도 애써 모든 인간적인 감정을 억누르며 대한다. 이미 비행기가 피할 만한 안전한 곳은 없다.
리뷔에르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명령을 내린다. 파라과이기가 착륙했다. 이로써 실패와 성공은 1대 1이 된 셈이다. 리뷔에르는 실망하지 않고 창가로 가서, 조금 뒤에 폭음을 올릴 유럽행 우편기의 이륙을 기다린다. 유럽행 비행기가 떠나자 리뷔에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일에 매달린다.
“크나큰 승리를 지니고 있는 위대한 리뷔에르, 승리자 리뷔에르.”

온 세계인의 영원한 꿈의 동화 《어린 왕자》
《어린 왕자》는 더는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영원한 꿈의 동화다. 작은 별 B612에서 온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일곱 개 별의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생텍쥐페리는 자기 꿈의 근원을 동심세계에서 찾으려 하였고, 물질로 흐려지지 않은 어린이의 심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생텍쥐페리는 이 동화 첫머리에서, 가장 본질적인 발견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 예로서 유명한 ‘코끼리를 집어삼킨 보아구렁이’를 든다. 어른들은 그 그림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모자가 왜 무서우냐며 웃기만 한다. 어린 왕자는 말한다.
“어른들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언제나 그분들에게 설명해 준다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힘든 노릇이다.”
어느 날 어린 왕자의 별에 일찍이 본 일이 없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꽃은 오만한 태도로 어린 왕자의 마음을 괴롭힌다. 어린 왕자는 상한 마음을 위로할 생각으로 이웃 작은 별들을 유람하기로 한다. 처음 닿은 별에서는 임금을, 둘째 별에서는 허영장이를…… 여섯째 별에서 만난 지리학자의 권고로 지구를 구경하러 간다.
지구에서 동무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에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을 보게 된다. 자기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수많은 장미꽃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크게 실망한 어린 왕자는 풀밭에 엎드려 슬피 운다.
그때 마침 여우가 나타나 어떻게 하면 동무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가 가진 장미꽃이 어째서 유일한 것인지를 가르쳐 준다. 그것은 바로 ‘길들인 것’이고 ‘서로 관련을 맺었기 때문’인 것이다. 여우가 어린 왕자와 작별할 때 가르쳐 준 비밀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 ‘마음으로밖에는 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린 왕자와 비행사가 우물로 가서 갈증을 풀고 난 다음, 어린 왕자는 뱀에게 물려 자기 별로 돌아가고, 비행사는 슬픔을 가슴 가득 안고 동료들에게 돌아간다.
끝으로 작자는 독자들에게 어린 왕자를 어디서고 발견하거든 그를 위로해 주기 위해 자기에게 알려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생텍쥐페리는 이미 어린 왕자의 별에 가서 예쁜 장미꽃을 함께 가꾸고, 양을 기르며, 화산 굴뚝을 쑤시며 재미있게 지내고 있을 것이므로.

최고의 비행문학 고전! 《남방 우편기》
《남방 우편기》는 생텍쥐페리가 1929년에 발표한 첫 작품으로, 《야간 비행》과 더불어 최고의 비행문학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프랑스 툴루즈에서 모로코와 세네갈을 거쳐 남아메리카로 수많은 사람의 편지를 우송하는 남방 우편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의 이야기다. 생텍쥐페리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이고 몽상적이며 세련되면서도 참신한 문체로, 목숨 걸고 장거리 비행에 나서는 조종사들의 용기와 두려움, 애환, 고독, 고귀함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생텍쥐페리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만물의 본질과 의미, 고독한 인간을 또 다른 고독한 인간에게 이어주는 관계의 끈이라는 주제가 엿보인다. 또한 골동품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는 관계의 생명력을 이야기하면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그 안에 숨은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한다는 철학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남녀 사이의 섬세한 애정과 심리적 갈등이 묘사되어 있다. 또한 비행하면서 바라보는 하늘과 뭍의 다양한 정경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정겹게 그려진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독자 스스로가 고독하고 용감한 조종사가 되어,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와 비행기 고장의 위험을 무릅쓰고 새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상상에 흠뻑 빠지게 된다. 비행기로 창공을 나는 이야기를 이만큼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고 능수능란하게 묘사한 작품은 찾기 어렵다.

생텍쥐페리의 진솔한 고백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생텍쥐페리는 어머니에게 편지 쓰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외국에서 머무는 날이 많았지만, 마치 어머니 곁에서 들려주듯 자신의 일상과 심정을 정성껏 써 보냈다.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는 1910년에서 1936년에 걸친 기간에 생텍쥐페리의 활동과 심경에 대한 가장 풍부하고 정확한 증언이다. 그는 1931년까지 틈나는 대로 어머니께 편지를 드렸으며, 그 이후에는 콘수엘로와 결혼해서인지 전보다는 뜸해진다. 그러나 어느 편지를 읽어봐도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진솔한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그에게 어머니는 어려운 순간의 피난처이고 위로이며 ‘평화의 장소’다. 이 편지에서 그가 얼마나 어머니를 믿고 의지했으며 그리워했는지 보게 된다.
생텍쥐페리의 마음속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청소년기의 그는 태평했으나 어른이 되어갈수록 무언가 불만을 마음속에 품게 된다. 이 불만이 거친 모험으로 그를 이끌고, 그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찾게 한다. 또한 세상을 보는 눈의 깊이가 더해감도 느낄 수 있다.

작가정보

가톨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불문학 연구.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서강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및 명예교수를 지냈다. 프랑스 문화훈장 수여. 지은책 《한불사전(공저)》《최신불작문(공저)》 등. 옮긴책 파스칼 《팡세》 데카르트 《방법서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야간 비행》 《어린 왕자》 《남방 우편기》 《전투조종사》《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 앙드레 지드《전원교향악》 에브 퀴리《마리 퀴리》 사를 르 달레《한국천주교회사》 아드리앵 로네 《한국순교자 103위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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