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교육민주화 운동(영주지역 평교사협의회 활동 중심으로)

백일기 지음

석벽 2024년 09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1980년대 교육 민주화 운동은 가깝게는 1987년 6월 항쟁과,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그리고 1960년 4.19 이후 불타 올랐던 교육민주화 운동을 그 배경으로 삼고 있다.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보면 구한말의 봉건적인 사회 조직과 일본제국주의의 국가주의적 관료주의, 서구의 이기적인 제국주의의 영향으로 비민주적인 폐습이 복합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60년대의 4.19 혁명과 1987년대의 6월 항쟁 이후 나름 민주적인 체제를 갖추었다고 하나 사실 우리 사회의 저변에는 아직도 봉건적 관료적인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중에 교육계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사학재단의 구시대적인 경영방식과 일제의 관료주위적인 교육철학과 군부정권의 돌관 작업 같은 유산을 이어받은 공교육의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1980년대 민주화 영향으로 교육계도 평교사들 중심으로 변화와 개혁의 움직임이 있었다. 초기 민중교육지 사건을 비롯하여 의식 있는 교사들의 움직임이 그간 비민주적인 상황에 짓눌려있었던 교육현장에 트리거가 된 것이다.
그것이 1980년대 전국적으로 결성된 단위학교 평교사협의회 운동이었다. 그간 각급 학교의 교무회의가 사실상 관리자들의 일방적인 지시 결정의 전달기구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평교사협의회는 교육민주화 운동의 목소리는 내는 통로의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성숙한 민주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게도 ‘불복종을 위한 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독일은 파시즘의 뿌리에 복종 교육이 있었음을 깨닫고 ‘불복종을 위한 교육’을 과거청산의 핵심 문제로 보았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학생들에게 비판교육, 반권위주의교육, 저항권교육, 선동가판별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한 결과, 오늘날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의식을 가진 국민이 되었다. 어찌 보면 ‘불복종을 위한 교육’이 가장 필요한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일 것이다. 그동안 권위적인 문화에 대한 저항이 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육계에 불어닥쳤지만 아직도 교육계에는 여전히 권위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불복종은 교육”은 교육을 넘어 생존의 문제다. 기성세대에게 불복하고, 저항하고, 대결하는 비판정신을 가져야만 야만적 경쟁교육을 넘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를 꿈꿀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980년대 교육민주화 운동(영주지역 평교사협의회 활동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2. 1980년대 당시 교육현장
3. 교육민주화의 당면과제
4. 1960년대 이후 교원노동조합 활동
5. 1960년대 영주지역 교원노조 운동
6. 1980년대 영주지역 평교사협의회 활동
가. 영주.영풍교사협의회 창립
나. 영주·영풍교사협의회 창립 기사문(영주·영풍교사신문,1988.10.19.)
다. 영교협 창립에 부쳐(최인배 교사.영교협회장,중앙고등학교)
라. 영주·영풍지역 12개교 평교사협의회 결성
마. 영주시·영풍군 교사협의회가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
바. 영주 대영중학교 윤종한 교사 복직 약속하다.
사. 영광여고 권경일 교감 사표 제출하다.
아. 영주 · 영풍 교육장과의 면담
자. 영교협 창립을 축하하는 축시
차. 경북교사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축사
카. 영주고등학교. 대영중학교 평사사들 양심선언하다.
타. 영주지역 고교 신입생 모집에 관한 영교협의 입장
파. 영주·영풍평교사회 활동상황
하. <교육논단> 민주교육의 길
거. 영주시·영풍군교사협의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너.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영광여자고등학교 평교사협의회
더. 영주고, 대영중학교 양심선언을 지지하게 된 경위와 이유 
러. 영주지역 교사 양심선언을 지지 동참하며
머. 평교사협의회 회칙(영광고)
버. 평교사협의회 건의사항 수락확인서(1차)(영광고등학교)
서. 평교사협의회 건의사항 수락확인서(2차)(영광고등학교)
어. 평교사협의회 참교육 실천을 위한 결의 내용
저. 평교사협의회 1차 모임에서 창립과정 회의록(영광고평교협 회의록 중 발췌)
처. 평교사 협의회 창립 결성식
7. 80년대 교직원 노동조합과 영주지역 교원노조 결성
가. 교직원노조 결성의 결기
나. 교직원노동조합의 주장
다. 1980년대 교육민주화 운동
라. 영주지역 교원노조 결성
8. 마치는 글
9. 참고자료

책 속으로

오늘의 학교교육 현장은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환경과 거리가 멀고,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뛰놀 수 있는 형편과도 동떨어져 있으며, 교사가 소신껏 학생을 가르칠 만한 분위기도 아닙니다. 교사는 학생에게서 온갖 잡부금을 거둬내고 학생을 주어진 틈에 맞게 훈련시키며 감시 감독해야 하는 징세청부업자요, 소대장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은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착한 아이로 칭찬받고 자기가 하고 싶은 창조적 활동을 포기하고 학과공부만 열심히 하면 우등상을 탈 수 있으며, 학부모는 학교에서 내라는 수업료와 육성회비만 잘 내면 학생교육에 대한 책임을 다한 것처럼 길들여져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존경과 사랑, 자율과 창의,믿음과 희망이 사라지고 오로지 불신과 경시,지시와 복종만 남게 되었으며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도 믿음과 존경은 땅에 떨어지고 불신과 원망, 이기적 욕심만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30%의 소수를 위하여 70%의 다수를 희생시키는 맹목적인 입시교육으로 치달아 우리가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삶의 기쁨을 박탈당하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참으로 배우고 가르쳐야할 것들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게되었습니다. 학부모님이 이렇게 된 까닭은 물론 우리사회 전체의 구조에서 찾아야겠지만, 우리는 교육현장에 도사리고 있는 병폐부터 먼저 시정함으로써 참고 육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에 현장에서 참교육을 해치고 있는 몇 가지 병폐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중략)
교육은 미래에 살아갈 새싹들을 가르쳐 기르는 것입니다. 그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의 세상보다 정의롭고, 진실하고, 사랑이 넘치는 맑고 밝은 사회이어야 합니다. 때문에 미래를 좌우할 정의로워야 하며, 진실해야 하며, 사랑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자의 나아갈 길이 놓여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교육은 사랑을 가르치기 보다는 경쟁을 가르치고, 진실을 시대적 상황에 떠밀려 표류하고, 정의롭기보다는 교육모리배들에 의해 유린되어 온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저희교사들은 그동안 양심에 눈감아야했고 잘못된 지시에도 순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사립학교에서 교사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절실한 바람보다는 윗사람의 눈치를 보아 온 것이 사실입니다. 황폐한 학교의 교육환경이 학생들의 성장을 가로막아도, 교감의 잘못된 교육관으로 학교교육이 잘못 이끌려가도 말할 용기와 기회를 갖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피해가 되고, 그들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임에도 당시의 주변여건은 그러하였습니다. 또 학생들은 학교당국의 잘못된 결정을 일선에서 집행하는 교사들을 불신했습니다. 때문에 저희들은 학교당국과 학생들의 사이에서, 또 현실적인 상황과 교사의 양심 사이에서 방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평교사협의회를 창립하게 된 것입니다.

인물정보

저자(글) 백일기

소설가, 교육평론가
한 때는 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엄혹한 시기에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구태를 보아 넘기지 못하고 사회변화를 꿈꾸며 교직에 발을 내딛었다.
교직 생활 30여년간 교사로서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1980년대 교육민주화 운동을 위해 활동했으며, 교육평론가로서, 소설가로서 숱한 고민과 방황의 시간을 보내다가
지금은 퇴직 후 소백산 아래 겸당정사(謙潭精舍)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소설집 : 땅 끝에서 만나다.
저 서 : 인신공희(人身供犧)
초기 기독교의 열쇠 영지주의
우리는 기도하며 산다.
삶의 길잡이(수필)
동방기독교회의 한반도 전래와 영주 도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