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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보이지 않는

오늘의 클래식
데이브 에거스 지음 | 숀 해리스 그림 | 송섬별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4년 08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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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47.08MB)
ISBN 9791171719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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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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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왕을 위한 홀로그램』으로 놀라운 필력과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 바 있는 데이브 에거스 작가의 2024 뉴베리 대상 수상작 『눈과 보이지 않는』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눈과 보이지 않는』은 도시의 공원에 사는 개 요하네스가 공원 안 우리에 갇혀 살아가는 들소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을 그린 모험담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들소 탈출 작전을 펼치면서 요하네스는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나는 정말 자유로운 걸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 걸까? 산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 데이브 에거스와 칼데콧상 수상자인 숀 해리스는 이런 요하네스의 자아 찾기 여정을 대담하고 자유로운 서사와 아름다운 삽화로 담아 냈다. 어른의 문턱에 선 십 대들이라면 우정, 자연에의 찬미, 도전, 연대, 모순, 집착, 무지, 증오, 반발이 뒤섞인 들소 탈출 작전을 펼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요하네스를 통해 단단한 용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새로운 눈을 얻게 될 것이다.

줄거리

요하네스는 도시의 공원에 살면서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고 목줄에 묶이지 않은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자유로운 개다. 공원에는 ‘균형의 수호자Keepers of the Equilibrium’라 불리는 늙은 들소 셋이 우리 안에 갇혀 살고 있는데, 요하네스는 빛의 속도만큼 빠른 발과 기민한 관찰력 덕분에 이들의 ‘눈The Eyes’으로 임명되어 공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 특히 이곳에서 여러 활동을 벌이는 인간들을 관찰해 매일 밤 들소들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요하네스는 ‘도우미 눈Assistant Eyes’으로서 언제나 그를 돕는 친구 버트런드(갈매기), 욜란다(펠리컨), 소냐(다람쥐), 앵거스(너구리) 등과 함께 ‘눈’으로서 활약하면서 동시에 평생 우리에 갇혀 살던 들소들을 탈출시키려는 불가능한 작전을 펼치기 위해 궁리한다.

그러던 중 공원에 새로운 미술관이 생겨 이를 살피러 간 요하네스는 신기한 사각형을 발견하고 넋을 잃고 보다가, 그 틈에 도둑 무리에게 잡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목줄에 매인 신세가 된다. 도둑 무리의 차에 억지로 태워져 납치당할 뻔한 요하네스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온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연못에 빠질 뻔한 어린아이를 구해 주게 되고, 이 영웅적 행위 덕분에 사진이 찍혀 인간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동물 친구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난다.

들소들을 탈출시키려는 계획이 구체화된 것은 바다 건너 본토에서 염소 무리가 공원에 오게 된 후다. 염소 무리 중 하나인 헬렌은 요하네스에게 뜻밖의 사실을 알려 준다. 요하네스가 살고 있는 이 공원은 사실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섬 안에 있다는 것이다. 여태 자신이 사는 세계가 바깥 세상과 분리되어 있음을 몰랐던 요하네스는 큰 충격을 받고, 들소들을 그저 우리 밖으로 나오게 하려던 처음의 계획을 바꿔 바다 건너 본토로 데리고 갈 불가능한 계획을 세운다. 인간들이 염소들을 배에 실어 본토로 돌아가는 날, 들소들을 염소 무리에 숨겨 함께 배에 태우기로 한 것이다.

요하네스와 동물 친구들은 들소 탈출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인생 최대의 모험을 감행한다. 어렵게 작전을 하나하나 성공시켜 드디어 모두 배에 탈 수 있게 된 순간, 뜻밖에도 들소들은 그들이 모험을 하기에는 이미 너무 나이가 들었다며 탈출을 포기한다. 좌절한 요하네스에게 헬렌은 함께 떠나자는 뜻밖의 제안을 하는데…….
이 도서는 목차가 없습니다.

배는 고팠지만 자유로웠다. 난 여전히 배고픔과 싸우며 먹이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자유롭다. 나는 언제나 자유로운 존재다. 다른 이가 주는 밥은 얻어먹지 않는다. 난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게 내 삶이다. (본문 14쪽 중에서)

자유를 잃는 덴 대가가 따른다. 반려견들은 그걸 알면서도 봉지에 담긴 사료를 택했다. 테이블 아래로 떨어뜨려 주는 남은 음식을 택했다. 지붕이 있는 집에 살며 목줄에 묶이기를 택했다. 목줄! 목줄! 목줄이나리! (본문 23쪽 중에서)

사각형 속으로 빨려 들 것만 같았다. 그 속에 담긴 소용돌이, 그 안에 담긴 비논리 때문에. 어째서 폭풍우 속에 아이가 있을까? 왜 대낮의 하늘에 별들이 있을까? 그러다가 그림 속 나무들이 금빛이라는 걸, 해님이 통째로 삼킨 것처럼 금빛에 물들어 있다는 걸 알았다. 왜일까? 현실은 이렇지 않은데 왜 그림 속 나무들을 속속들이 금빛으로 칠했을까? 게다가 구석을 좀 봐! 사각형의 구석에는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의 손이 백 개나 있었다. 그 손은 전부 파란색이었는데, 현실에서 나는 한 번도 파란 손을 본 적 없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 왜, 왜, 왜? (본문 50쪽 중에서)

인간이라면 그 소리를 쉽게 고칠 수 있을 텐데,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인간은 이 소리를 발명하고, 그게 끔찍한 실수인 걸 알면서도, 그 소리가 마치 날씨나 죽음처럼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듯 그저 참고 산다. (본문 98쪽 중에서)

누군가를 구한다는 게 얼마나 묘한 일인가 생각했다. 아이를 구해 준 대가로 지금 난 내 집에 인질로 잡혀 있다. 그 아이가 물에 빠져 죽게 내버려 두었더라면, 혹은 다른 누군가가 아이를 구할 때까지 구경만 했더라면, 난 지금 자유로웠을 것이다. 아무런 방해 없이 달릴 수 있을 테고, 아이 역시 누군가가 구했을 테니 무사했겠지. 무엇을 돕든 언제 누구를 돕든, 돕는다는 것은 특별한 희생을 동반한다는 게 뚜렷한 진실처럼 다가왔다. 난 늘 빛의 속도로 달렸기에 남들 눈에 보이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다는 건 특별한 자유를 주었다. 하지만 속도를 늦추면, 완전히 멈춰 버리면 문제가 생긴다. 멈춰서 사각형들을 구경할 땐 인간들에게 잡혔다. 지금은 멈춰서 아이를 구한 대가로 숨어 있다. 멈추는 건 문제다. 멈춘다는 건 포로가 된다는 뜻이다. 도와준다는 건 붙잡힌다는 뜻이다. (본문 112쪽 중에서)

어쩌면 모든 건 복잡한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 단순하지 않은 것은, 도움을 받는 이의 상황이 단순하지 않아서다. 모든 것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니, 그 생각 자체는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모든 것이 복잡할 거라고 이미 짐작한 상태에서 실제로 복잡한 삶을 마주한다면 우리는 좀 더 준비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 말은, 삶이 복잡할 거라고 예상한다면, 그리고 삶이 실제로 복잡하다면, 삶은 단순해진다는 거다. 그렇지 않나? 방금 내가 떠올린 이 멋진 논리를 버트런드에게 말해 줘야겠다. 버트런드는 마음에 들어 할 것이다. (본문 113쪽 중에서)

근사하다고? 아니다. 영웅적이라고? 그럴 리가. 비행 능력을 잃는 것이 왜 갈매기가 더는 살아갈 수 없는 이유가 되는 걸까? 날 수 없다면 걸어 다니면 된다. 그들은 아주 빠르게 잘 걷는다. 또 먹이를 찾고 대화를 하고 주위를 보면서,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의 대부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날지 못하는 것이 체면을 잃는 일이며, 자기뿐 아니라 자기 종족을 부끄럽게 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 여긴다. 날지 못하는 것이 불명예라 생각하기에 코다라는 끔찍한 행위를 백만 년 동안이나 해 온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고, 앞으로도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그런 건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본문 132쪽 중에서)

마음속에 고민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고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해방의 본질이다. 즉, 자유란 우리가 자신을 잊는 순간에 시작되는 것이다. (본문 147쪽 중에서)

들소들은 이 섬 바깥에 섬보다 백만 배나 더 큰 세계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메인‑랜드와 세상의 나머지 부분을 작게 만들어 베낀 곳에 살고 있으며 세상에는 여러 메인‑랜드가 있고, 다른 섬도 있으며, 수백만 가지 공간이 있다고 했다. 들소들은 내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알았기에 이 모든 이야기를 속삭이듯 나직하게 들려주었다. 내가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폭발하고, 끝없이 확장되는 우주로 대체되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무한한 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자 혼란스러웠다. (본문 173쪽 중에서)

“앞으로 너희 종족 간에 신체적인 차이에 기인하는 차별은 없을지어다. 선의 유무, 털이 난 방향, 눈이나 발굽의 색깔 따위로 다른 동물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이런 행동은 너희 종족의 존엄을 모욕하는 일일지어다. 알아들었느냐?” (본문 201쪽 중에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해.” 나는 그렇게 말하는 소냐가 너무 고마웠다. 때로는 한 친구의 ‘그래, 해 보자.’ 라는 말한마디에 무척 많은 것이 좌우되기도 한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라는 말도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위대하고 근사한 일을 해내기 딱 좋은 때야.’ 라는 말도 그렇고. (본문 207쪽 중에서)

“넌 늙은 게 아니야. 그저 변한 거라고. 예전엔 날 수 있었고, 지금은 걸을 수 있지. 나와 같이 달리면서 세상을 구경하자. 바다를 보고, 메인-랜드라는 곳도 보자. 볼 수 있을 것들을 모조리 보자고.” (본문 282쪽 중에서)

세상을 마음껏 달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코요테 개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을 자기 눈으로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웅은 앞으로 나아간다. 산다는 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본문 287쪽 중에서)

★ 2024 뉴베리 대상 수상작
★ 2024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2023 아마존 베스트 어린이 도서

“데이브 에거스는 자유로운 개 요하네스가 삶을 배워 가는 아름다운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 뉴베리상위원회
“프레임을 깨고 주체적인 삶을 향해 나아가는 아름다운 모험 서사.” - 『커커스 리뷰』
“자아와 자유를 찾는 것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유쾌하고, 경이롭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빛의 속도로 이어진다.” - 맥 바넷(아동문학가)

“네가 정말로 ‘눈’이라면, 난 네가 함께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
바깥이 있다는 걸 알고서야 안에만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자유로운 개 요하네스의 아름다운 자아 찾기 여정!

『눈과 보이지 않는』은 도시의 공원에 사는 개 요하네스가 공원 안 우리에 갇혀 살아가는 들소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을 그린 모험담이다. 요하네스는 자신이 인간들이 주는 사료를 받아먹고 살아가는 반려견들과 달리,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고 목줄에 묶이지 않은 자유로운 존재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개다. 그런데 불가능해 보이는 들소 탈출 작전을 계획하던 중 바다 건너 본토에서 온 염소들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요하네스가 사는 곳이 바다로 둘러싸인 아주 작은 섬에 불과하다는 것. 이때부터 요하네스는 자신이 정말 자유로운 것인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섬 바깥에서 온 염소 헬렌을 만난다. 헬렌은 요하네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 산, 사막, 호수 그리고 바다 건너 메인-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점차 헬렌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요하네스는 눈이 뜨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이 사는 곳은 섬에 불과하며, 이 섬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일부만을 담고 있는 아주 작은 곳이라는 걸 깨닫는다.

자신이 사는 곳이 아주 작은 섬임을 깨달은 요하네스는 들소 탈출 작전을 변경한다. 처음에는 들소들을 그저 우리 밖에 풀어주려는 생각이었으나, 이제 들소들을 바다 건너 본토로 데리고 나가기로 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마침내 배에 탈 수 있게 된 순간, 헬렌은 요하네스에게 함께 떠나자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세상엔 구경할 게 너무나 많거든. 네가 정말로 ‘눈’이라면, 정말 세상을 바라보고 달리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면, 난 네가 함께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 (본문 274쪽 중에서)

바깥이 있다는 걸 알고서야 자신이 안에만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요하네스는 결국 섬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세상을 마음껏 달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코요테 개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을 자기 눈으로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웅은 앞으로 나아간다. 산다는 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본문 287쪽 중에서)

새로운 눈으로 보면 숨겨진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는 안과 밖,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내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제대로 보아야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는 첫 걸음을 뗄 수 있지 않을까? 어른의 문턱에 선 십 대들에게 요하네스처럼 세계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보는 눈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데이브 에거스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경험 없는 사유는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 답이다!
경멸하던 반려견의 옷이 자신을 구하는 모순을 경험하며
자기 배반적 질문에 대한 답을 집요하고 성실하게 찾아나가는 요하네스

목줄에 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개 요하네스는 인간들이 주는 사료를 받아먹고 살아가는 반려견들을 하찮게 여겼다. 하지만 연못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조한 일로 주목을 받게 되고 인간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요하네스는 인간들과 반려견들의 세계에 자연스레 섞여 들어 눈에 띄지 않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결국 요하네스는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반려견의 옷을 스스로 입는다. 경멸하는 반려견의 옷이 자신을 구하는 모순을 경험하며 요하네스의 마음속에는 자기 배반적 질문이 하나둘 생겨난다. 그리고 반려견의 옷은 자신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형편없는 물건일 거라고 평소 생각했지만, 막상 반려견의 옷을 입어 보니 이것이 자신의 움직임을 전혀 제약하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질문은 걷잡을 수 없이 쌓여간다.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수많은 것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히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선 십 대들은 이런 현실 세계를 살면서 필연적으로 모순과 자기 배반적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사유(이론)에만 머물렀던 것을 현실 세계에서 하나하나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스스로 깨닫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간다.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 얻는 깨달음은 현실 세계에서 적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 답이다. 요하네스가 앞에서 언급한 모순과 자기 배반적 질문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집요하고 성실하게 답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의미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누군가의 가르침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직접 경험하는 것만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보는 법임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 얻은 깨달음이 있을 때 비로소 홀로 서고 자유하게 된다. 자유로운 개 요하네스처럼..


나만의 자아 찾기 여정을 떠나는 십 대들에게
나는 누구일까? 나의 X축, Y축, Z축은 누구일까?

불가능해 보이는 들소 탈출 작전을 시작할 때 헬렌은 말한다.

“이 일을 해내려면 완전한 헌신, 완전한 믿음이 필요하다.” (본문 252쪽 중에서)

떠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요하네스가 어느 순간 ‘떠날 수도 있다’에서 ‘떠날 수 있다’로 그리고 ‘떠나자!’로 생각이변하게 된 것은 그를 완전히 신뢰하고 그에게 완전히 헌신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존재들, 억지로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존재들은 이렇듯 불가능을 넘어서게 만든다. 요하네스 친구들이 요하네스를 변화하게 한 만큼 요하네스도 그의 친구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요하네스는 코다(늙거나 다치거나 병에 걸려 더는 날 수 없어진 갈매기가 마지막 비행을 하고 생을 마치는 행위)를 하려는 버트란드에게 말한다.

“넌 늙은 게 아니야. 그저 변한 거라고. 예전엔 날 수 있었고, 지금을 걸을 수 있지. 나와 같이 달리면서 세상을 구경하자. 바다를 보고, 메인-랜드라는 곳도 보자. 볼 수 있는 것들을 모조리 보자고.” (본문 282쪽 중에서)

덕분에 버트란드는 변해 가는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를 갖게 된다. 요하네스는 헬렌의 외모가 다른 염소들과 다르다고 비웃고 조롱하던 염소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너희 종족 사이에서 신체적인 아주 작은 차이에 기인하는 차별은 없을지어다. 십자선의 유무, 털이 난 방향, 눈이나 발굽의 색깔 따위로 다른 동물을 비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행동은 너희 종족의 존엄을 모욕하는 일일지어다. 알아들었느냐?” (본문 201쪽 중에서)

덕분에 헬렌은 더 이상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종국에는 염소 무리를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세상에 ‘나’라는 점을 찍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좌표축이 되어 줄 나와 관계 맺는 이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요하네스에게 헬렌이 X축, 버트란드가 Y축, 프레야가 Z축이라면, 나의 X축, Y축, Z축은 누구일까?

삶의 진리는 언제나 가장 후미지고 깊은 산 속에 숨겨져 있고, 이것을 찾고자 하는 이에게만 그 문이 열려 있다. 삶의 진리, 자아는 좇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 안에는 이미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찾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그것을 느끼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아를 찾기 위해 방황하는 과정마저 긍정하게 된다. 이는 자유로운 개 요하네스가 이미 증명했다. 자유로운 개 요하네스의 자아 찾기 여정을 끝까지 따라왔다면, 이제는 나만의 자아 찾기 여정을 떠날 차례다.

[추천사 이어서]
유쾌하고, 경이롭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빛의 속도로 이어진다. - 맥 바넷(아동문학가)
어린이 문학이 탁월한 문학임을 증명하는 놀랍도록 뛰어난 전시회 그 자체이다. 이 작품은 내가 왜 어린이책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왜 어린이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 애니 베로스(아동문학가)
이 시대의 필독서! - 존 셰스카(아동문학가)
명민하고 매혹적인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 로디 도일(시나리오 작가)

작가정보

1970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사 남매 중 셋째로 자랐다. 어린 시절 시카고 근처 레이크포리스트로 이사한 뒤 그곳에서 성장했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온라인 잡지 살롱닷컴(Salon.com)의 편집자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1993년 친구들과 함께 잡지 「마이트」를 창간했다. 작가는 독립출판사 ‘맥스위니스McSweeney’s’와 대학 연계 비영리 단체 ‘스콜라매치ScholarMatch’의 설립자이며, 전 세계 수많은 교육 기관에 영감을 준 청소년 글쓰기 센터 ‘826 발렌시아826 Valencia’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무함마드 알리 인도주의상, 데이턴 문학 평화상, 뉴베리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왕을 위한 홀로그램』을 비롯해 『전쟁 말고 커피』, 『더 에브리』, 『더 서클』, 『자유의 여신상의 오른발』, 『시민은 무엇을할 수 있을까요?』 등의 책을 냈다.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읽고 쓰고 번역한다. 여성, 성소수자, 노인, 청소년이 등장하는 책을 좋아한다. 고양이 물루, 올리버와 함께 용감하고 다정하게 살고자 한다. 옮긴 책으로는 『황금성: 백 년이 넘은 식당』, 『스너그들의 신기한 땅』, 『벼랑 위의 집』, 『사라지지 않는 여름』, 『페이지보이』 등이 있다

그림/만화 숀 해리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하프 문 베이에 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대중음악가이다. 2003년 자신의 밴드 앨범 재킷과 공연 포스터를 그리면서 일러스트를 시작했다. 첫 그림책은 데이브 에거스가 글을 쓰고 그가 그림을 그린
『자유의 여신상의 오른발』이다. 이후 데이브 에거스, 콜린 멜로이, 맥 바넷 같은 그림책 작가들과 작업하고 있다. 직접 글을 쓰고 그린 책으로 『꽃을 보았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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