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사선
2024년 08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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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28868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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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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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파
투백화 3
국화신
금당춘
영춘악
투백화 2
감초자
감초자 2
목란화령
옥녀요선패
정부악
억제경
봉서오 2
2.다정한 사람 예전부터 이별을 아파하거늘
우림령
낭도사
팔성감주
야반악
척씨
옥호접
곡옥관
소년유
소년유 2
설매향
채련령
새고
미법
3.풍악 소리는 하늘까지 울려 퍼지고
망해조
조매방
서자고 2
목란화만 2
영신춘
장상사
취봉래
파진악
4.재주 있는 문인은 본래 백의의 재상인 것을
학충천
망원행
서시
하전 2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1.
한 손에 잡히는 부드러운 가는 허리
나이는 이제 겨우 비녀 올린 십오 세
풍류가 이제 막 배어들어
수양버들식의 쌍쪽이 그럴듯하고
처음 배운 화장에
그린 듯 깎은 듯 고운 몸매하며
사랑은 부끄러워 수줍어하는 모양이
오히려 몹시도 귀엽구나.
-〈투백화 3〉 중에서
2.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규방의 아름다운 여인 가벼이 버린 내 처지가
마치 떠도는 부평초 같구나.
후에 만나자는 약속도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인가.
이별의 회상으로 서글픈데
한 해가 저무는 세밑에도 돌아갈 길 여전히 막혔구나.
흐린 눈 속 서울 길은 아득하기만 하고
외로운 기러기의 울음소리만
먼 하늘로 저물어간다.
-〈야반악〉 중에서
3.
마침 태평 시절을 만나
천자의 정무 한가하고
밤경치 맑은데 물시계 소리 또한 고즈넉하며
남극성 가운데
노인성이 나타나 상서로움 알린다.
이때 임금님 놀이 나오셨는데
가마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저 맑고 가는 관현악 소리 울려 나오는 곳일 텐데
물결 출렁이는 태액지일까
발이 말아 올려진 피향궁일까
달은 맑고 바람 산들 부는 이 저녁.
-〈취봉래〉 중에서
유영의 사는 판본에 따라 206수에서 216수의 작품이 전하는데, 그중에서 38수의 작품을 선정해 번역했다. 중국 송대(宋代) 문학을 대표하는 장르로 흔히 송사(宋詞)를 꼽지만, 실제로 국내에는 널리 소개되지 못했다. 사는 당시 유행하던 음악의 곡에 맞춰 지은 노래 가사로 일종의 유행가 가사라 할 수 있다. 당시(唐詩)와 달리 모든 계층이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사(詞)인데, 이번에 소개하는 유영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사 작가였다.
새로운 형식과 기법, 포서(鋪敍)로 쓰인 만사(慢詞)
유영은 만사(慢詞)의 형식을 주로 사용했다. 보다 친근하게 보다 솔직하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압축적인 것보다는 호흡이 긴 형식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사는 단순히 작품의 길이가 늘어난 것이 아니다. 만사에는 ‘일상의 추구’라 할 수 있는 현실 묘사가 담겨 있다. 모호하고 심각한 관념을 형상화하기 보다는 상세하게 과정을 서술한다. 이를 ‘포서(鋪敍)’의 기법이라 하는데, 유영의 대표작 <우림령(雨霖鈴)>에도 이별의 과정과 그리움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사랑 앞에 대담한 여성 화자, 연약한 남성 화자
유영의 사에는 일상적인 삶을 그려내면서도 다소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감각이 함께 담겨 있다. 단순히 일상의 세계만을 그려냈다면 유영 사의 인기가 그렇게 높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 앞에 위축되지 않고 대담한 여성을 그리고 있는 <국화신(菊花新)>에서의 화자의 언행을 예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영의 사에는 사랑 앞에 연약한 남성 화자가 다수 등장한다. 유교적 관념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솔직함에 여러 계층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당대의 문화를 투명하게 비추는 투사경, 유영 사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유영이었지만, 실제 그는 그의 작품을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하고 무시당하기 일쑤였으며 과거에서도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의 작품의 통속적이라는 이유로 관료 사회에서는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으로 그를 이해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유영 사 대부분이 악공(樂工)이나 가기(歌妓)들의 청탁을 받아 창작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당대의 문화를 투명하게 비추는 투사경으로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유영 사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柳永)
유영(柳永)은 북송의 저명한 사 작가다. 변변한 벼슬을 지내지 않아, 생졸년이 정확하지 않다. 대략 987년 출생하여 1053년 전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래 이름은 삼변(三變)이었는데 후에 영(永)으로 개명했고, 자(字)는 기경(耆卿)이다. 북송 시기 새롭게 대두한 시민 계층의 정서를 반영한 만사(慢詞)를 창작하여 이후 송사(宋詞)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민간 문학의 생명력과 활기를 송사에 도입했고, 도시의 풍물을 묘사하거나 나그네의 향수를 토로하는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작품집으로 《악장집(樂章集)》이 전한다.
박홍준은 1967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유영 사 연구(柳永詞硏究)〉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중국 화둥 사범대학(華東師範大學)에서 중국희곡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천안대학교(현 백석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중국어문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고전의 번역과 현대적 해석에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주로 두보 시 번역과 유영 사 연구, 그리고 청대 이어(李漁) 희곡에 관한 저서 및 논문을 발표했다. 《두보 지덕연간시 역해》(공저), 《두보 위관시기 시 역해》(공저), 《두보 진주동곡시기 시 역해》(공저), 《동양 고전극의 미학과 이론》(공저) 등의 저서와 〈유영 만사의 통속미학〉, 〈악장집을 읽는 사회문화적 독법〉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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