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
2024년 08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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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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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그레셤 교수직을 맡고 있는 수학자가 안내하는 수학과 문학의 세계
★ 미국 수학협회 오일러 북 프라이즈 수상작!
★ 세계적 수학자 · 에든버러대학교 석좌교수 ‘김민형’ 강력 추천
★ 수학의 매력과 문학의 서사적 힘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문학과 수학의 연결성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이 출간됐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그레셤 기하학 교수직을 맡고 있는 수학자 새러 하트(Sarah Hart)의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은 문학 속에 숨겨진 수학적 개념들을 다층적으로 해석하며, 수학이 어떻게 창조적 서사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탐구한다.
수학과 문학은 어떤 연관성이 있으며, 어떻게 우리의 상상력과 창조적 사고를 확장해갈까?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에서 소개하는 수학과 문학의 기막힌 연결성을 살피다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며
1부 수학적 구조와 창의성 그리고 제약
1 하나, 둘, 신발 끈을 매자: 시의 수학적 패턴
2 서사의 기하학: 수학은 어떻게 이야기를 구성하는가
3 잠재 문학을 위한 작업실: 수학자와 울리포
4 어디 한 번 따져보자: 이야기 선택의 산술
2부 대수학의 암시: 수학의 서사적 용법
5 동화 속 인물들: 소설에 등장하는 숫자의 상징성
6 에이허브의 산술: 소설 속 수학적 은유
7 환상적인 왕국으로의 여행: 신화의 수학
3부 수학, 이야기가 되다
8 수학적 아이디어와의 산책: 소설로 탈출한 수학 개념
9 현실 속의 파이: 수학을 주제로 한 소설
10 모리아티는 수학자였다: 문학에서 수학 천재의 역할
감사의 글
주석
수학자의 서재
수학과 시의 관계는 무척 심오하다. 하지만 둘 다 매우 간단한 요소로 시작한다. 바로 숫자를 세는 리듬(운율)이다. 1, 2, 3, 4, 5라는 숫자 패턴은 숫자들이 등장하는 동요만큼이나 어린아이들을 사로잡는 패턴이다. 시나 문학에서는 약강 5보격이라는 율동적인 강한 운율에서 세스티나Sestina(6행 6연체)와 빌라넬Villanelle(19행 2운체) 같은 복잡한 운문 형식에 이르기까지 훨씬 정교한 율격과 압운 형식이 구조를 향한 열망을 채운다. 이러한 형식과 또 다른 시적 제약의 배후에는 매혹적인 수학적 원리가 있다. / 29쪽
보니것의 마지막 그래프는 프란츠 카프카의 음울한 희극 소설 《변신Metamorphosis》이다. 이 소설은 출장 판매원이라는 소외된 직업을 가진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그레고르는 밤사이에 자신이 거대한 해충(바퀴벌레로 추정됨)으로 변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질병과 죽음으로 치닫는 모멸적이고 고통스러운 내리막이 이어진다. 전형적인 카프카 소설이다. / 73쪽
《루미너리스》의 등비수열식 구조는 물리적인 길이, 즉 장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공간적 구조가 아닌 시간적 구조라는 또 다른 구조가 있다. E.M. 포스터가 말했듯이, “소설에는 항상 시계가 있다.” / 87쪽
추측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일러의 추측은 또 다른 흥미로운 수학으로 이어졌고, 이를 해결하는 데 수 세기가 걸렸다. 그래서 나는 오일러를 실패자라고 부르지 않으며, 오일러만큼 성공적인 실패를 꿈꿀 뿐이다! 《인생 사용법》의 주제 중 하나는 실패다. 바틀부스는 모든 직소 퍼즐을 맞추는 인생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한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화가 발렌은 모든 방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려는 계획에 실패한다. 이 소설의 이중 라틴 방진 구조는 오일러의 실패를 이야기에 담아 함축한 것이다. / 101쪽
문학 평론가이자 뛰어난 페렉 전문가인 워런F .모트Warren F.Motte는 《실종》 역시 상실에 대한 명상이라고 시사했다. 페렉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고아가 되었다. 페렉의 아버지는 전사했고 어머니는 홀로코스트에서 살해되었다. 모트는 e의 부재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페렉은 그의 소설에서 아버지père, 어머니mère, 부모님parents, 가족famille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없을뿐더러 e가 4개나 들어 있는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이라는 자신의 이름도 쓸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소설 속 각각의 ‘공백’에는 풍부한 의미가 담겨 있으며, 페렉이 어린 시절과 성년 초기에 걸쳐 고심했던 실존적 공백을 가리키고 있다.” / 108쪽
뫼비우스 띠는 기묘하면서도 흥미롭다. 1858년 독일 수학자 아우구스트 페르디난트 뫼비우스August Ferdinand Möbius가 발견한 이 곡면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특성이 있다. 평범한 종이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면은 한 쪽뿐이다. 지금 당장 하나 만들어보라. 그냥 긴 종이 한 장을 한 번 비튼 뒤 양 끝을 테이프로 붙이면 된다. 뫼비우스 띠를 아무 데나 잡으면 손가락 하나는 위쪽, 다른 하나는 아래쪽에 있다. 하지만 ‘위쪽’으로 고른 면의 중앙에서 가장자리와 평행하게 선을 그으면, 이 선이 ‘아래쪽’ 면을 통과한 뒤 잠시 후 다시 시작한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뫼비우스 띠의 면은 1개뿐이라는 것이다! / 146~147쪽
이야기 속 소원은 왜 세 가지일까? 왜 7명의 아들 중 일곱 번째 아들이 마법의 힘을 가졌을까? 이야기 속 숫자 중 3, 7, 12, 40이라는 몇몇 숫자가 특히 더 의미 있어 보이고, 종교 서적에서 동화나 속담, 동요에 이르는 모든 서사에서 두드러지는 것일까? (······) 맥베스의 세 마녀,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세 여신 그리고 아홉 명의 뮤즈, 북유럽 신화의 9개 영역, 이슬람의 5대 기둥 그리고 일곱 가지 대죄, 열두 사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노아의 홍수가 일어난 40일 주야, 일곱 번째 봉인 등과 같은 성경적 언급도 기억해냈다. 일부 숫자들은 상징적이거나 문화적 의미가 매우 대단했다. 이것은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 165쪽
톨스토이는 인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은유에 미적분학을 적용한다. 그는 《전쟁과 평화》에서 역사의 과정이 어떤 개인의 행동으로 바뀔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톨스토이에 따르면 프랑스군이 모스크바에서 스몰렌스크로 후퇴한 것은 나폴레옹이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전군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스몰렌스크 도로를 따라 군을 지휘해온 힘이 작용해” 나폴레옹으로 하여금 퇴각 명령을 내리게 한 것이다. / 213쪽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열쇠지기 루베우스 해그리드는 거인 혼혈이다. 해그리드의 키는 보통 성인의 2배지만, 중요한 것은 가로의 넓이가 3배라고 묘사된다는 점이다. 세로의 넓이 역시 3배라고 가정한다면, 해그리드 뼈의 단면적은 우리의 9배라는 뜻이지만, 그의 질량은 우리의 27배가 아니라 18배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그리드 뼈에 가해지는 압력은 우리의 2배가 될 것이다. 해그리드는 걸을 수 있고 심지어 달릴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뼈가 부러지기 쉬울 테니 껑충껑충 뛰어 다니지는 말아야 한다. / 239쪽
오늘날 사용하는 지수 표기법을 소개한 이는 데카르트로, 그는 1637년에 출판된 저서 《방법서설Discours de la méthode》의 부록으로 포함된 〈기하학La Géométrie〉를 통해 기하학과 대수학 사이의 아름다운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변수는 x, y, z와 같은 알파벳 끝 문자로, 상수는 a, b, c와 같은 알파벳 시작 문자로 표기하는 현대식 관습도 데카르트가 확립했다. 그러니 수학자들이 왜 그렇게 x에 집착하는지 궁금했다면, 데카르트를 탓하면 된다. / 279쪽
이때 수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이 등장한다. 튜링은 플러그보드의 효과, 즉 151조 개의 추가조합을 상쇄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암호 해독팀과 협력해 주어진 스크램블러를 배열하는 방법 17,576개를 처리할 수 있는 ‘봄베Bombe’라는 기계를 개발했다. 여러 개의 봄베가 나란히 작동하며 스크램블러가 선택되는 60가지 중 하나를 각각 연구하는 방식이다. / 312쪽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소년이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 호랑이와 구명정에서 227일을 표류하며 살아남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명한 수학 상수인 파이는 원의 지름에 대한 원주의 비율로, 참으로 매혹적인 숫자다. 그리고 파이 파텔이 말했듯이, 이 숫자는 영원히 계속된다. 파이는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다. 끝이 없으니 딱 떨어지는 분수나 소수로 적을 수도 없다. 주인공의 이름에 빗댄 ‘무리수 파이’에 대한 생각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 주제다. / 323쪽
소수는 그 자신과 1을 약수로 갖는 수이므로, 더 작은 수들의 배수를 모두 제거하면 남은 수는 모두 소수일 수밖에 없다. 크리스토퍼는 소수의 본질을 매우 시적으로 표현한다. “소수는 모든 패턴을 제거했을 때 남는 수다. 그래서 소수는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매우 논리적이지만 온종일 모든 시간을 소비하며 생각해도 규칙을 만들 수 없다.” / 368~369쪽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제 수학과 문학을 결합하는 일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길 바란다. 코발렙스카야는 수학에 의문을 제기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학이 무엇인지 배울 기회가 없었던 이들은 수학을 산술과 혼동하며 건조하고 메마른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사실 가장 큰 상상력을 요구하는 건 과학이야.” / 382쪽
문학 속에서 발견하는 수학의 흔적들:
수학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스터브에게 수학은 신비롭고, 심지어 악의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슈메일에게 수학, 특히 대칭은 미덕을 상징한다. 이슈메일은 향유고래의 머리가 ‘수학적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위엄 있게 보이며, 심지어 그에 관련하여 새로운 수학적 개념을 정의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는 ‘향유고래의 머리를 단단한 직사각형이라고 한다면, 경사면에서 2개의 쿼인Quoin으로 옆을 나눌 수 있다. 그중 아래쪽은 머리뼈와 턱을 형성하는 뼈 구조고, 위쪽은 뼈가 아예 없는 미끄러운 덩어리’라고 설명한다.”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학 작품들 속에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서 향유고래의 머리가 수학적 대칭을 이룬다는 언급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수학적 은유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속 복잡한 구조도,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악명 높은 모리아티 교수 역시 수학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새러 하트는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수학이 어떻게 문학에 스며들어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키는지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서구 문학과 언어에서 숫자 ‘3’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에 대한 분석이다. 저자는 숫자 3의 기하학적 특성이 문학적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며, 삼분법과 이야기의 구조(시작, 중간, 끝)가 어떻게 이야기에 깊이를 더하는지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도 삼분법의 원칙에 따라 3부로 구성됐다.
수학적 사고와 문학적 상상력의 만남,
수학의 매력과 문학의 서사적 힘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제 수학과 문학을 결합하는 일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길 바란다. 코발렙스카야는 수학에 의문을 제기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학이 무엇인지 배울 기회가 없었던 이들은 수학을 산술과 혼동하며 건조하고 메마른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사실 가장 큰 상상력을 요구하는 건 과학이야.’”
현대인들은 수학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아름다움과 재미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새러 하트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수학과 문학의 융합을 통해 독자들이 수학의 창의적 면모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수학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수학이 어떻게 예술의 영역에서 문학과 함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은 문학과 수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기회를 선사한다. 딱딱한 수학적 개념들이 아니라, 문학 작품 속에 녹아든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지 살펴보면서 독자들은 수학과 문학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은 수학의 매력과 문학의 서사적 힘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큰 감동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Sarah Hart)
저명한 수학가이자 재능 있는 수학 해설자. 옥스퍼드대학교의 발리올 칼리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수학 석사 학위, 맨체스터 과학기술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밟았다. 그 후 런던대학교의 버크벡 칼리지 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당시 가장 젊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전문 교수이자 최초의 여성 수학과 교수로 이름을 알렸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영국수학사학회(British Society for the History of Mathematics)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교수직인 그레셤 기하학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이 직책에 임명된 최초의 여성이다. 논문은 주로 군론(group theory)이며, 코딩 이론과 암호학 등 수학 안팎의 응용 분야들을 발표해왔다.
영국 카디프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에서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오롯이 나에게 물들 수 있는 ‘몰입의 즐거움’을 찾아 번역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입시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며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 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수학은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나는 수학으로 세상을 읽는다》, 《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 《밤의 살인자》, 《내 생애 한 번은, 수학이랑 친해지기》, 《너는 여기에 없었다》, 《나, 책》 등이 있고 청소년 과학 교양잡지 《OYLA》(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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