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짝밭에서 진달래꽃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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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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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을 거쳐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으나, 전두환 군사정권의 폭압으로 보안사 조사 후 해직되었다가 4년여 만에 복직한다. 이명현 교수는 독일 철학과 사회철학이 주류를 이루던 철학계에 영미 철학의 흐름을 불러오며 새로운 학풍을 조성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리고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5 · 31 교육개혁안’을 입안하여 현행 교육 3법의 제정을 주도하였으며 이후 교육부장관직을 수행하며 교육개혁 방향과 교육 3법의 구체적 시행에 역점을 두었다. 또한, 세계철학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으며, 심경문화재단 설립과 계간지 《철학과현실》 창간에도 큰 힘을 보탬으로써 한국철학계의 혁신적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여든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이명현 교수는 자신의 삶과 학문, 사회적 활동을 회고하는 『돌짝밭에서 진달래꽃이 피다』(21세기북스)를 내놓았다. 파란중첩의 생애와 비교할 때 이 책의 필치는 너무도 덤덤하며 간략하다. 일구어낸 업적을 자랑함 없이 지난날을 차분히 돌이켜볼 뿐이다. 자신의 삶과 성공은 거리가 멀다고 겸손하게 고백한다. 그러나 짧고 무덤덤한 이 글에서 현실의 지도를 만들고자 하는 철학자의 강렬한 열망을 포착할 수 있다. 깊은 인간애, 삶에의 의지와 애정, 학계와 우리 사회를 향한 헌신 또한 느껴진다. 존경받는 학자의 삶이란 무엇인가? 그 하나의 답을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02 대낮의 탈북 작전
03 4·19와 ‘새 생활 운동’
04 나의 한글과 외국어 학습기
05 미국행 김포비행장
06 브라운대학에서 5년 수학
07 귀국길 도쿄에서의 뜻밖의 사건
08 한국 대학에서 교수 생활 시작
09 ‘새마을지도자연수원’과 ‘정신문화연구원’
10 해직 교수라는 해괴한 삶의 역정
11 칼럼니스트와 방송인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겉옷
12 트리어 그리고 유럽 기차여행 여섯 달
13 사십대 말에 인생의 짝을 만나다
14 괘종시계를 결혼 선물로 받다
15 제주 고산리에서 첫 학교 교육을 받다
16 나는 어떻게 철학을 공부하게 되었는가
17 공군사관학교 철학 교관으로 교장 졸업식사를 쓰다
18 친구를 만나러 뉴욕에서 댈러스까지 3일간 버스여행
19 대통령 후보의 출마 연설문을 쓰다
20 김재권과 한국철학계의 소통의 길을 열다
21 한국철학회의 조직변혁과 분석철학운동
22 정보화·세계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5·31 교육개혁’
23 제주대학교 총장 취임식에 축사하러 가다
24 세계철학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다
25 20여 년 동안의 시민운동과 여러 사회봉사 활동
26 브라운대학교와의 인연
27 비트겐슈타인이 초등교사 하던 시골 마을 국제회의
28 MBC 방송 〈성공시대〉에 출연하다
29 팔순이 되어서도 모여 옛이야기하며 노는 불알친구
30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와 국제회의
31 자유와 합리성에 녹아내리는 공산주의 독재체제
32 공산주의 체제 붕괴 후의 이야기
33 심경문화재단, 《철학과현실》, 그리고 김태길 교수
34 단양 이씨 대종친회 우두머리가 되다
35 팔체질론의 창시자 권도원 선생 이야기
36 끝마무리하며
얼마 후 남한으로의 탈출 작전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신의주에 있던 우리 집에는 어머님을 비롯하여 20대의 누님, 그리고 네 형제가 살았다. 우리 집의 장남인 큰형님은 이미 북한을 탈출하여 서울에 가 있었다. 우리 어머님이 시도한 북한 탈출 작전은 1차와 2차로 나뉘었다. 1차 탈출 작전은 어머님과 나와 내 바로 위의 형님, 3인조 작전이었다. 1차 탈출 작전은 신의주에서 해주역까지 기차로 가서, 해주에서 남쪽으로 뻗은 신작로를 따라 대낮에 남한으로 걸어 넘어가는 것이었다.
【30쪽_02 대낮의 탈북 작전】
대학에서 추방당한 해직 교수들도 민주화운동의 대세를 올라타고 재야정치가들과 호흡을 같이했다. 삼십여 명이 해직교수협의회를 조직했다. 나이 드신 해직 교수들을 공동대표로 모시고, 젊은 교수들이 일꾼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나와 고려대학교의 이상신 교수가 심부름꾼 노릇을 했다. 처음에는 평창동 냉면집에서 모이다가, 나중에는 광화문 근처 음식점에서 모였다. 당시 군사 통치 왕초였던 전두환 장군이 칩거하던 청와대 가까운 곳에서 압박을 가하려 시도한 것이다.
【50쪽_10 해직 교수라는 해괴한 삶의 역정】
노량진 전차 종점에서 전차표를 파는 일이었다. 새벽에 일찍 나가 통 속에 들어앉아 전차가 끊어지는 심야가 될 때까지 통 속에서 전차표를 파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소변을 누러 갈 수도 없어 깡통에다 소변을 누고 나중에 내다 버려야 했다. 점심때가 되면 어머님이 먹을 것을 가져와 통 속에서 식사해야 했다.
【78쪽_15 제주 고산리에서 첫 학교 교육을 받다】
내가 교육부 장관으로 일한 것은 1997년 8월부터 1998년 2월 김영삼 정부가 종료하는 시기까지였다. 그 당시 내가 맡은 일은 내가 ‘5·31 교육개혁안’에서 제안했던 교육개혁안을 시행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법률적·제도적 개혁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113쪽_22 정보화 · 세계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5 · 31 교육개혁’】
세 번의 무크지 발행을 잡지 발행의 단초로 삼은 다음 1989년 9월에 잡지사 등록을 끝냈다. 1990년부터 본격적인 계간 잡지 발행을 시작했다. 발행인 김태길, 편집인 이명현으로 정부에 등록했다. 현재까지 2024년 봄호가 나와 《철학과현실》 140호가 출판되었다. 햇수로 만 34년이 되었다. 최초 발행인 김태길 교수께서 2009년 5월에 별세하심에 따라 2009년 9월부터 이명현이 발행인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158쪽__33 심경문화재단, 《철학과현실》, 그리고 김태길 교수】
철학이란 현실에서 비롯되어 현실을 바꾼다
고난의 황무지에서 꽃핀 학문적 성취
『돌짝밭에서 진달래꽃이 피다』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명현 교수의 생애는 험난했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가족과 함께 공산 치하의 북한을 떠나왔지만, 곤궁한 삶을 벗어날 수 없었다. 제주에서 3년이나 늦게 국민학교에 들어갔고,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상경했다. 목욕탕 일꾼, 전차 매표원 등으로 일하며 고된 청소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학문을 향한 열정이 꺾이지 않았다. 독학으로 파고든 외국어는 서양 고전을 읽을 수준까지 향상되었다.
결국, 학문의 길이 열렸다. 장학금을 받아 서울대학교에 들어가고 미국 브라운대학에 유학도 떠났다. 미국에서 교수 자리를 얻을 여건이 되었지만, 가난한 조국을 재건하는 데 지식인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일념으로 포기했다. 귀국 후 모교에 교수 자리를 얻었지만, 박정희 유신체제 이후 들어선 전두환 군사정권에 의해 해직되고 말았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그 기간을 학문적 식견을 넓히는 계기로 삼았고, 해직 교수 모임에서 실무를 맡아 분투했다. 칼럼니스트와 방송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4년여가 지나서 복직되었다. 곤고가 거듭된 거친 삶을 헤쳐나가다가 40대 후반에야 반려자를 만나 혼인하였다.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실천적인 철학에 힘쓰다
철학계와 교육제도 혁신을 이끈 선각자
그는 한국철학의 풍토를 새롭게 하는 데 헌신했다. 비트겐슈타인에 천착하며 독일철학과 사회철학 일변도의 한국철학계에 영미철학과 분석철학의 새로운 사조를 도입하며 학계 풍토를 바꾸어놓았다. 그는 한국철학회의 조직혁신을 앞서서 추진했다. 또한, 철학계의 변방으로 간주되던 아시아 국가 최초로 세계철학대회를 서울에 유치하고 성공리에 개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서울대에 철학사상연구회를 조직하여 정착시켰으며, 김태길 교수의 뜻을 받아 한국철학 발전을 뒷받침할 조직인 심경문화재단을 설립에 조력하였으며 이후 이사장을 맡았다. 계간지 《철학과현실》을 발행하는 데도 힘을 보탰고, 창간 때부터 편집인으로 역할을 맡다가 나중에는 발행인이 되었다. 후학들은 이명현 교수의 이러한 헌신에 대해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러낸다.
또한, 그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며 특히,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사회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러 시민사회운동 단체의 설립과 운영에 관여하며 중책을 맡기도 했다. 열정적 교육자인 그는 한국 교육정책의 혁신에 큰 공헌을 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상임위원과 교육부장관으로 봉직하며 ‘5·31 교육개혁안’과 이른바 ‘교육 3법’을 만들고 추진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새로운 문명에 맞는 새로운 교육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그가 제시한 교육개혁의 비전은, 현재 일부는 실현되었으나 미완으로 남은 과제도 많다.
85세 철학자의 마지막 조언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 되어야 한다!
이명현 교수는 ‘철학’과 ‘현실’의 불가분성을 강조한다. 철학이 직접적으로나 실용적인 방식으로 현실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더라도, 현실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현실에 응답하며 현실을 해석하고 현실을 개입하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철학의 역할은 현실을 드러내는 ‘개념의 지도’이며 현실의 방향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진리의 향방을 제시할 ‘자생 철학’이 요구되며, 인류 문명의 변화에 적합한 ‘내일을 바라보는 철학’이 요구된다. 즉, ‘신문명’에 걸맞은 ‘신문법’과 ‘신교육’이 절실하다. 이러한 이명현 교수의 철학관은 『돌짝밭에서 진달래꽃이 피다』와 함께 출판되는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에서 자세히 설파된다.
작가정보
현우(玄愚) 이명현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고 브라운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훔볼트재단(Humboldt-Stiftung) 석학회원(fellow), 하버드대학교 철학과 방문학자(visiting scholar)를 지냈으며 현 서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제37대 교육부장관,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 제22회 세계철학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열린 세계철학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현 계간지 《철학과현실》의 발행인이며 재단법인 심경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쓴 책으로는 『비트겐슈타인의 이해』, 『보통사람을 위한 철학』, 『열린마음 열린세상』, 『(이명현 신작칼럼)길아닌 것이 길이다』, 『이성과 언어』, 『비트겐슈타인과 분석철학의 전개』, 『신문법 서설』, 『사회변혁과 철학』(공저), 『현대철학특강』, 『새 문명 새 철학』, 『교육혁명』, 『아름다운 세상』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칼 포퍼』, 『현대철학의 쟁점들은 무엇인가』, 『열린사회와 그 적들 2』, 『사회변혁과 철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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