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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박사의 네 아들

미스터리 책장
엘릭시르

2024년 08월 0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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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8.93MB)
ISBN 979114160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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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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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숨긴 채 마치 박사의 저택에서 일하고 있는 가정부 지니. 어느 날 몰래 걸쳐본 사모님의 코트 안쪽에서 비밀스러운 쪽지를 발견한다. 그 쪽지에 쓰인 것은 누군가의 소름끼치는 살인 고백. 이 끔찍한 쾌락 살인마는 심지어 자신이 마치 박사의 네쌍둥이 아들 중 하나라고 자신만만하게 밝히기까지 하는데…… 그에게 언제 살해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면서도 지니는 결심한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어!’

마치 박사의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지니는 우연히 누군가 숨겨놓은 일기를 발견한다. 무심코 읽어본 일기에는 섬뜩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자신은 마치 박사의 네 아들 중 한 명이며, 여자들을 죽이고 다니는 살인범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다시 살인을 저지를 거라는 예고까지.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다름 아닌 네쌍둥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지니에게는 경찰과 얽히면 안 되는 사정도 있다. 지니가 신고를 망설이는 사이, 살인범은 자신의 일기를 몰래 훔쳐 읽는 사람의 존재를 눈치챈다. 이윽고 일기는 그 글을 읽는 스파이에게 경고하는 편지로 변한다. 똑같이 생긴 마치 박사의 네 아들. 끔찍한 연쇄살인범은 그중 누구일까.
‘미스터리 책장’에서 38번째로 출간되는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프랑스 범죄소설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 브리지트 오베르의 데뷔작이다. 독특한 구성과 도전적인 트릭, 그리고 속도감 있게 펼쳐지며 긴장을 부르는 전개까지. 오베르는 첫 작품인 이 소설에서 자신의 장기를 한껏 자랑한다. 지니를 농락하는 살인범과 그에게서 살아남아야 하는 가정부 지니, 두 사람이 주고받는 기록 사이에서 독자들은 범인의 정체를 추리해낼 수 있을까?
007 … 경기 시작
036 … 선수들 원위치
054 … 전략
074 … 위협
084 … 시도
095 … 랠리
113 … 스매시
157 … 백핸드
190 … 심사숙고
203 … 휴식 시간
220 … 시합 재개
243 … 반칙
259 … 제자리에
267 … 매치포인트
287 … 녹아웃
293 … 에필로그
303 … 작가 정보
309 … 해설 | 임지호

중요한 건, 여자들이 죽는 것이다. 여자들이 죽을 때면 나는 너무 기뻐서 낄낄거리지 않도록,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지 않도록 꾹 참아야 한다. 그럴 때마다 몸이 부르르 떨린다. 아, 생각만 해도, 봐, 내 열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잖아.클라크는 의사가 되고 싶어한다. 재크는 음악학교에 다닌다. 마크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스타크는 전자공학 관련 학위를 준비중이고.그리고 나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본문 10~11쪽)

살인 사건이 일어나던 날 저녁 뎀버리에 있었다고 재크가 아빠에게 말했다. 클라크는 맞다고,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하마터면 그 미친놈과 맞닥뜨릴 뻔했다고 맞장구쳤다. 스타크가 바에서 그 여자를 봤다고 말하자 마크는 여자가 매력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우린 모두 비탄에 잠겼다. 나는 속으로 한껏 웃어젖혔다. 녀석들을 보니 모두들 상황에 맞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또 웃었다.그런데 도대체 나는 누굴까? 내가 누구인 것 같으냐고?어디 열심히 찾아들 보시지, 남의 뒤꽁무니 캐기 좋아하는 더러운 양반들! 하지만 그리 녹록지 않을걸. 당신들은 절대 알아낼 수 없을 거야. (본문 24~25쪽)

놈이 나를 부른다. 문 바로 뒤에서 나를 부른다. 문을 열고 놈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을까. 고함을 지를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를까. 나는, 난, 내 귀엔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놈이 가버린 것 같다. 나는 귀를 기울인다. 놈은 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그래도 손에 권총을 쥐고 있다.잠이 들어선 안 된다. (본문 52~53쪽)

아가씨는 틀림없이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전 미치지 않았어요. 이 집엔 병들고 위험한 사내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자가 여러 사람을 죽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중엔 이웃에 살던 캐런도 포함되는데, 그는 캐런을 도끼로 살해했죠.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미친놈이라는 건 알아요. 바로 제가 그의 일기를 발견했기 때문이죠. 당신에게 그걸 줄 수는 없어요. 그 일기는 제가 가져갈 겁니다. 하지만 제발 부탁이니 저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여길 떠나세요. 그가 아가씨도 죽이려 하니까요. 그가 그렇게 썼어요. 농담으로 여기지 마세요. 이렇게 간청합니다. 떠나세요. 그리고 제가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기다리세요.저는 제 안전이 확보되기 전에는 신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거듭 말하건대, 아가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나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살해당할 테니까요. (본문 102~103쪽)

늦은 시각이었는데도 방문 밑으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 여자는 깨어 있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 여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대번에 알아차렸다. 그래서 내가 잠에서 깬 거다. 나쁜 꿈을 꾼 게 아니라, 네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네가 한밤중에 나를 불러서, 얼른 와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을 하라고 불렀기 때문에 잠에서 깬 거라고.난 거기 서서 몸을 떨었다. 그렇게 기다릴 때면 항상 몸을 떤다. 뻣뻣하게 굳은 몸을 네 방문에 기대고, 문 반대편에서 나는 너의 소리를 들었다. 컴컴한 복도에 혼자 서서, 면도칼을 다리에 착 붙인 채 말이다. 때가 됐어, 지니. 너를 위한 때가 되었다고…… (본문 171~172쪽)

재미와 오락성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작가, 브리지트 오베르
의심할 여지 없이, 브리지트 오베르는 프랑스 추리소설계의 위대한 선구자다. 그녀는 모든 작품에서 빼어난 스토리텔러임을 증명하며 문체를 바꾸는 능력까지도 보여준다. 가히 ‘스릴러 장르의 프레골리’라 불릴 만하다. _자크 보두(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오베르는 더없이 창의적인 스토리텔러이다. 그가 사람들을 속이려 든다면 그 한계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_케빈 토머스(영화평론가)

브리지트 오베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선구적이고 혁신적인 범죄소설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유명 출판사 쇠유에서 출간하는 미스터리 컬렉션 ‘쇠유 폴리시에’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1992년 등단한 이래 삼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 심리 서스펜스, 모험, 스파이, 공포, 블랙유머 등 다양한 장르에서 거의 매년 작품을 발표하며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17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숲의 죽음』(1996)은 1996년 미셸 르브룬 상, 1997년 프랑스 추리소설 대상을 수상했으며, 『트랜스픽션』(1998)은 각색되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프랑스 문단은 대체로 문학성과 사회 비판적인 주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베르가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9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브리지트 오베르는 ‘오락성’을 가장 중시하는 작가다. 스스로도 “도시 문제나 노동 문제 같은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는 다루지 않는 편이다. 나는 오로지 재미를 위해 글을 쓴다”“일단 나 자신이 읽어봐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쓴다”라고 말할 정도다.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브리지트 오베르는 이야기가 가진 재미를 극대화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설정을 구축하기 위해 트릭을 이용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오베르는 영화의 도시 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영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향유하며 성장했고, 대학을 졸업한 후 영화사에 취직해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 같은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그의 소설은 빠른 전개와 역동적인 서스펜스가 가장 큰 매력이다.
독특한 구성과 인상적인 트릭 서스펜스의 달인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스릴러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브리지트 오베르의 데뷔작이다. 그러나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렬한 흡인력을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이 소설로 오베르는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비롯해 여러 작가에게 찬사를 받으며 단숨에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미스터리에서 ‘사실은 쌍둥이 가운데 한 명이 범인’이라는 트릭을 내세우는 일은 아무래도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자칫 잘못하면 독자 입장에서는 반칙으로 여겨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아예 처음부터 쌍둥이 트릭을 쓰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한다. 심지어 두 쌍둥이도 아니고 네쌍둥이다. 살인자는 네 형제를 한 사람씩 소개한 다음, 자신이 마치 박사의 네 아들 중 한 사람이라고 밝힌다. 그러고는 묻는다. “도대체 나는 누굴까? 내가 누구인 것 같으냐고?” 네쌍둥이를 이용해 독자를 속일 테니 어디 한번 누가 범인인지 찾아보시라는 도발이다.
심지어 작가가 던지는 도발은 이게 끝이 아니다.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일기와 편지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살인을 고백하는 살인자의 일기와, 집안에서 네 아들을 관찰하며 살인자를 찾는 가정부의 일기. 공간과 용의자가 제한되어 있고 범인과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이 번갈아가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살인자를 특정하는 일이 어렵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수월히 굴러가지는 않는다. 살인자와 지니 모두 어떤 면에서‘신뢰할 수 없는 화자’이기 때문이다. 자기 일기를 읽는 지니의 존재를 눈치채면서 살인자는 정보를 제한하고 때로는 조작한다. 지니는 경찰을 피해야 하는 과거가 있으며 매일 술에 취해 있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다. 결국 독자는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살인자가 하는 말이 진실인지 의심하면서 지니가 놓친 정보가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그러는 사이에도 살인자는 계속해서 살인을 예고하고 또 실행한다.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이처럼 다양한 변주를 이용해 독자를 사로잡고서, 강렬한 플롯과 스토리텔링으로 마지막까지 책장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재미를 추구하는 오베르의 모토는 제목에서도 드러난다. 이 소설의 제목은 『작은 아씨들』의 프랑스판 제목인 ‘마치 박사의 네 딸’의 패러디이다. 그러나 성별의 차이뿐 아니라 가족의 분위기나 외부 사람들과의 관계, 구성원 중 한 명이 맞게 되는 운명까지, 무엇 하나 비슷한 점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독자를 당황하게 한다. 작가의 블랙유머가 돋보이는 장난이다.
『마치 박사의 네 아들』과 관련해, 그 매력을 짐작하게 해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 작품 때문에 남극 기지에서 처음으로 살인 미수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2018년, 남극 킹조지섬의 벨린스가우젠 기지에서 엔지니어 세르게이 사비츠키가 동료인 용접공 올레그 벨로그조프의 가슴을 칼로 여러 번 찌른 사건이 일어났다. 조사에서 사비츠키는 자신이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을 읽고 있는데 벨로그조프가 범인이 누구인지 폭로해버리는 바람에 충동적으로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엘릭시르의‘미스터리 책장’ 시리즈
브리지트 오베르의 『마치 박사의 네 아들』은 ‘미스터리 책장’시리즈를 통해 38번째로 출간되는 작품이다.
2012년 첫 출간된 ‘미스터리 책장’은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미스터리 소설 전집이다. 이전까지 일서 중역과 축약본으로밖에 읽을 수 없었던 전설의 미스터리, 미처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믿을 수 있는 전문 번역가의 번역과 멋진 장정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본격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서스펜스, 스릴러, 유머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걸작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힘써왔다.
지난해 ‘미스터리 책장’은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리부트되었다. 엘릭시르는 미스터리 초심자부터 장르 문법에 익숙한 마니아까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 펼쳐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다채로운 미스터리 걸작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작가정보

Brigitte Aubert (지은이)
1956년 3월 프랑스 칸에서 태어났다. 영화의 도시 칸에서 영화관을 운영했던 부모님 덕에 문화와 예술로 가득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니스 대학에서 노동법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77년 대형 영화배급회사에 입사했다. 시나리오 및 스크립트 작가로 일하다, 1984년 TV 시리즈 〈세리 누아르〉와 방송국 TF1에서 주최한 단편소설 공모에서 당선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마치 박사의 네 아들』(1992)을 시작으로 30권에 가까운 추리소설을 출간하면서 ‘쇠유 폴리시에’의 대표 작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숲의 죽음』(1996)으로 1996년 미셸 르브룬 상, 1997년 프랑스 추리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트랜스픽션』(1998)은 영화화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영화회사에서 근무하며 소설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 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안젤리크』,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아가씨와 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탐욕의 시대』, 『잠수종과 나비』, 『그리스인 이야기』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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