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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한끼

2024년 08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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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90MB)
ISBN 9791198839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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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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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주목받는 한국의 여성 리더 10인’에 선정될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프로파일러 강해수. 야망 때문에 남편과 이혼한 후, 아들을 명문 고등학교에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승진의 기회라는 생각에 담당을 자처하지만, 사건의 중심에 다가갈수록 아들이 관련된 증거들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직업윤리와 모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해수…. 그러던 중 ‘킬에이저’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범인이라는 내용의 메일이 도착한다. 이번에도 나이를 방패 삼은 소년범이 범인일까? 아니면 그저 사이코패스의 장난일까? 범인의 정체에 한 발짝 다가갈수록 그녀는 애써 외면해 왔던 과거의 그림자와 마주하며 괴롭기만 한데….
내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 아이들의 사랑과 우정, 성적에 대한 갈망, 부모와의 갈등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버무려진 학원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절정.
1. 인터뷰
2. 러닝메이트
3. 첫사랑
4. 사이코패스 소년
5. 킬에이저
6. 소년의 선악과
7. 죽어 마땅한 놈
8. 악의 발현
9. 중독
10. 사라진 단서
11. 괴물
12. 죄의 무게
13. 봉인된 거울
14. 유죄추정의 법칙
15. 아킬레스건
에필로그 1. 7일 후
에필로그 2. 2년 후

“가위손 살인 사건이 한창 이슈인데요, 특별히 최성진에게 관심을 두신 이유가 있을까요?”
“청소년 범죄가 날이 갈수록 지능적이고 잔혹해지고 있다는 점,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성년자의 경우, 아시는 바와 같이 성인에 비해 처벌이 가볍기 때문에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저는 프로파일러로서 이런 법적인 부분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소년범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법이 막지 못하는 청소년 범죄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년범의 경우 성인이 된 후 재범률이 상당히 높기 때
문에, 장기적으로는 이런 연구가 전체 범죄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고요.”
“경정님이 생각하시는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갖는 의미는 뭘까요?”
“쉽게 말하면, 프로파일러는 통역사죠.”
“통역사요?”
“흔히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나,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계획적으로 이용하는 소시오패스의 경우, 보통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도덕적 기준으로 움직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고 있음에도, 대부분 그들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 17쪽

도윤은 슬쩍 자존심이 상했다. 이 아이는 나를 뭐라고 여기는 걸까? 고백을 받았다고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도윤은 이쯤에서 화를 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태은이 갑자기 그의 손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호의적인 제스처라고는 할 수 없는, 단순히 빠르게 걷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도윤에게는 마법 같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도윤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만큼 태은의 걸음도 빨라졌다. 도윤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인형처럼 속절없이 따라 걸었다. 왜 자신의 손목을 잡아끄는지 묻지 않았고, 태은 역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태은은 도윤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 47쪽

“명문고 2학년이면, 전교 1등이 태은이죠? 그 자리, 도윤이가 가져올 수 있습니다.”
“클리닉이라는 게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하네요. 들어오면서 봤는데, 클래스로 표시된 곳은 교실이라기보다 병원 같던데.”
해수는 아까부터 궁금했던 점을 우회적으로 물었다.
“잘 보셨어요. 여기는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공부한 것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도록 뇌를 열어주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학원이 아니라 클리닉이라고 소개하죠.”
“한 달 치 약이에요.”
승리가 해수의 손에 종이가방을 쥐여주며 말했다.
“태은이가 먹는 거랑 같은 거예요.”
“어쩌라는 거죠?”
“이걸 도윤이한테 먹여보시고 한 달 후에 다시 뵙죠. 그 전에 3월 모의고사랑 중간고사가 있으니 신뢰를 쌓기엔 충분한 시간 같네요.”
“이 약이 안전하다는 걸 어떻게 믿죠?”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해수가 물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도윤을 위해서 자신이 약을 손에 넣고 싶어 한다는 걸.
“아이들을 보고 믿어야죠. 이 약을 먹고 똑똑해진 저 아이들을요.”
- 78쪽

“명문고등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어.”
“네…?”
해수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도윤이 다니는 학교에서 사람이 죽었다니. 그것도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니. 도윤이는 괜찮을까? 그 순간 이상하게도 태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30여 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이용범. 해수는 망연한 눈길로 용범을 바라봤다. 그녀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용범이 얄궂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고 보니 웃는 듯 아닌 듯 묘한 표정이 태은과 꼭 닮아 있었다.
- 89쪽

김준우는 죗값을 치른 것뿐이야.
그러니까 당신들이 경찰이라면 누가 죽였는지만 보지 말고 왜 죽였는
지 조사해봐.

무엇보다 범인은 존재감을 과시하며 경찰이 자신의 메시지에 동조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은 사이코패스일까? 아니면 그저 복수의 화신일까? 그 답을 찾으려면 그의 말대로 김준우가 왜 죽어 마땅한 아이였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어쩌면 용범의 방송이 쓸모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 131쪽

“와! 1등급이 세 개나 떴어.”
성적표를 확인한 도윤은 기적을 경험한 기분이었다. 다른 때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했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집중력이 훨씬 좋아졌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평소와 다른 몰입감은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높은 성적을 안겨주었다. 비록 4등급도 하나 있었지만 1등급을 세 과목이나, 그것도 국어와 수학을 포함해 세 과목이나 받았다는 건 놀라운 성과였다.
도윤은 들뜬 마음으로 주머니 속 앰풀을 만지작거리며 서점으로 들어갔다. 성적을 더 올리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문제집을 고르기 시작했다. 내리막길만 걷던 때에는 알 수 없었던 성취감이 그를 묘하게 흥분시켰다.
- 161쪽
“친구들이 학원 다니면 나도 다니고, 친구들이 공부하면 나도 같
이 하고, 성적을 걸고 내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었어.”
“도윤아.”
“난 엄마의 아바타가 아니야.”
“김도윤.”
“난 그냥 나이고 싶어. 엄마 아들 김도윤이 아니라.”
- 179쪽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학교. 친구. 부모….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이 시작된다.

주인공 강해수는 공명심을 도구로 야망을 이룰 줄 아는 영리한 여자. 이런 속물근성을 들키지 않고 포장할 수 있는 우아한 여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프로파일러이자 소년범 전문 경찰이다. 사이코패스 소년범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방송 출연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성공을 위하여 앞만 보며 달린다. 또한 아들의 학업을 위해서 트라우마로 가득한 대치동으로 이사 가는 교육열까지 가진 엄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누구보다 강한 모성애가 발휘된다.
반면, 이 작품의 두 축인 이태은과 이용범 부녀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감추며 살아온다. 특히 태은은 해수의 아들 도윤이 첫눈에 반할 만큼 예쁘고 머리가 좋다. 또래에 비해 똑똑한 정도가 아니라 어지간한 어른도 당해내지 못할 만큼 영리하다. 권력을 위하여 전교 회장에 오르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잘생긴 전학생으로 인기몰이 중인 도윤에게 접근해 러닝메이트로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동시에 상대 팀인 준우에게 사퇴를 제안하지만, 준우는 오히려 태은을 협박하고…. 다음 날 도서관에서 발견된 준우의 시신. 그리고 현장에서 발견된 테니스 라켓과 지워진 CCTV. 계획된 범죄일까? 아니면 우발적 살인일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도 범인을 단정할 수 없다.
그녀를 둘러싼 이들 모두가 용의자다.”

아들의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해수는 승진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 자처하여 사건을 담당한다. 하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때마다 ‘킬에이저’라는 이름으로 메일이 도착하고, 그 안에는 그녀를 비웃기라도 하듯 새로운 증거들이 담겨있는데….

“끔찍한 살인마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보낸 메일에서, 그는 자기 스스로 이름을 킬에이저라고 정했습니다. 킬에이저.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의 ‘킬’과 ‘틴에이저’의 합성어겠죠. 틴에이저라는 건강한 단어에 킬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붙인 건 분명,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나이가 따로 있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어른과 같은 무게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나이, 오늘은 ‘킬에이저’라는 이름을 통해 한때는 청소년이었던 미숙한 어른들과 그들의 손에 길러지는 이 땅의 미성년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 본문 중에서

해수는 학부모 상담차 학교에 갔다가 태은을 마주친다. 아들이 입학 첫 주에 고백했다가 차인 이름이라 한 번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이 아이… 이상하리만큼 섬뜩한 기운이 느껴진다. 프로파일러의 촉일까? 아니면 아들로 인한 사적인 감정일까? 그런데… 이 아이가 20년 이상 자신을 끔찍하게 괴롭힌 트라우마 주범인 용범의 딸이란다. “내가 어떻게 그 올가미에서 도망쳐 나왔는데…. - 66쪽”. 이 지긋지긋한 악연의 사슬을 어떻게 끊어야 할까.
반면, 준우의 죽음으로 선거 없이 부회장에 당선된 도윤은 태은과 부쩍 가까워지고, 에이스클리닉에서 처방받은 영양제를 복용한 후 눈에 띄게 성적이 올라가며 자신감 또한 높아진다. 해수는 태은이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것 같아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예상치 못한 증거들이 발견되고, 범인을 향한 화살은 아들 도윤을 가리키는데…. “난 엄마의 아바타가 아니야. 난 그냥 나이고 싶어. 엄마 아들 김도윤이 아니라. -179쪽” 갑자기 변해버린 아들 도윤. 반듯하고 총명하던 아들의 눈빛은 언젠가부터 태은의 그것과 같아진 듯한데. 그러던 중 또다시 발생한 살인 사건. 이제는 승진이 아니라, 내 아들을 위해 진짜 범인을 찾아야만 한다! 과연 해수는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존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프로파일러인 엄마, 용의자인 사이코패스 소녀, 그 소녀를 사랑하다 사이코패스를 닮아가는 아들. 소설 《킬에이저》는 성공에 집착하는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탐욕과 허무를 첨예하게 그려낸다. 특히, 한국에서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생각하는 대입을 코앞에 둔 학생과 학부모가 성분이 불분명한 약물 복용도 마다하지 않는 성적지상주의 현실을 끔찍하면서도 섬세하게 보여준다. 직접 편지를 보내는 대범한 범인을 추측하는 장르적 재미뿐만 아니라, 시대의 사회적 현상을 조망하여 생각에 잠기게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완벽한 작품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신아인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장편소설 『1535』와 『뱀주인자리』를 출간한 후 드라마 작가로 활동 중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인간의 다면적 측면을 묘사하는 작품을 지향하며 언어의 시각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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