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나를 고쳐 씁니다
2024년 08월 27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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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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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되면 바람 빠진 풍선인형처럼 녹초가 되지만, 그래서 주말이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 장판처럼 방바닥에 들러붙어 있고 싶지만, 자신의 키(157센티미터)보다 큰 ‘박배낭’(야영을 위해 꾸린 커다란 배낭)을 메고 ‘바득바득’ 캠핑을 떠난다. 심지어 ‘퇴근박’(퇴근 후 바로 캠핑을 갔다가 캠핑장에서 회사로 바로 출근하는 것)을 갈 때도 있다.
무엇이 그를 캠핑으로 이끄는가. 그것은 바로 거기에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그는 어느 날 캠핑을 만나게 됐고, 캠핑을 하며 몸과 마음이 마법처럼 재생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별이 알알이 박힌 밤하늘을 눈앞에 두고도 기사를 마감해야 할 때도” 있었고, 다양한 빌런들이 그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그는 모닥불 앞에서 불멍을 하고 요리를 해 캔맥주를 마시며 월~금요일, 서울에서와는 다른 속도와 궤적으로 일상을 꾸려나가며 차곡차곡 행복 마일리지를 적립해 간다.
이 책에는 그가 캠핑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좌충우돌의 순간들이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려진다. 캠핑 초보 시절 오리털 침낭이 난로에 홀라당 타버리기도 하고, 해변 캠핑에서 토네이도급 강풍을 만나 생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가 겪은 각종 사건사고는 너무나 생생해서 읽고 있으면 킥킥대는 웃음이 삐져나온다.
하지만 작가는 단순히 캠핑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캠핑을 마치고 짐을 다시 꾸릴 때, 작가는 작가는 일상에서 미처 찾지 못했던 반짝이는 것들을 함께 배낭에 담는다. 그것은 캠핑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행복에 대한 깨달음일 수도 있고, 그를 어려움에서 구해주었던 ‘홍반장’들의 선의의 눈빛일 수도 있다. 작가가 주워 담은 행복과 선의가 이 책 곳곳에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작가가 그려내는 때로는 유쾌한, 그리고 때로는 짠한 캠핑 라이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상처 난 일상과 마음에도 새살이 돋아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책을 읽기 전 알아 두면 좋은 캠핑 용어들 14
이 책에 등장하는 술, 술, 술들 16
1장 : 프로 외박러의 행복 채집기
행복한 일 하나는 늘 일어나는 캠핑 20
- feat. 경북 영양 수비별빛 캠핑장
해발 800미터 위, 이상하지만 따뜻했던 다회 28
- feat. 경북 영양 맹동산 풍력단지
이동갈비와 표고 버섯의 행복한 콜라보 35
- feat. 경기 포천 멍우리협곡 캠핑장
햇미나리 향 가득했던 어느 봄날의 캠핑 42
- feat. 경남 양산 라라캠핑장
쪼그라든 손가락이 다시 부풀어 오르듯, 인생사 온천지마 47
- feat. 강원 인제 오아시스정글 캠핑장
가끔은 지붕 있는 곳에서도 잡니다 53
- feat. 충남 천안 부싯돌 캠핑장
흑맥주와 벚꽃엔딩 59
- feat. 경기 여주 캠핑주막
내 인생의 노지에 싹을 틔우는 일 64
캠핑은 핑계고
2장 : 인생엔 마이크로 모험이 필요하지
불빵이면 어떻고 불멍이면 어떠하리 72
- feat. 경기 여주 해여림빌리지 캠핑장
모래 요정이 될 지라도 해변 캠핑을 포기할 순 없지 79
- feat. 강원 양양 후진항 해변
인생의 소화기 같은 냄비 뚜껑 하나쯤은 85
- feat. 경기 가평 자라섬 캠핑장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모험, 카누 캠핑 91
- feat. 강원 춘천 춘천호 하늘뜨락 캠핑장
‘강철부대’인 줄 알았는데 ‘힐링캠프’였어 99
- feat. 강원 인제 자연휴양농원 하늘내린터 팜핑장
캠핑에도 삶에도 홍 반장은 있다 106
- feat. 충남 태안 안면도 백사장항 해변
내 작고 은근하며 저렴한 애착 장비들에게 112
난 슬플 때 텐트를 펴
3장 : 힘든 캠핑은 있어도 나쁜 캠핑은 없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하루 140
- feat. 강원 춘천 춘천호
내가 주말마다 수백 킬로미터를 운전하는 이유 148
- feat. 전남 해남 중리마을
함께 모닥불을 쬐고 막걸리를 나누는 마음으로 154
- feat. 전남 신안 관매도 야영장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162
- feat. 인천 강화 동검도 노을 캠핑장
지름길 대신 만난 암릉과 천상의 마블링 169
- feat. 전북 부안 내소사 캠핑장
본질과 시간, 첫 비박에서 얻은 생의 교훈 176
- feat. 일본 가고시마 오키도마리 해변공원沖泊海浜公園 캠핑장
핸드폰 사망과 야생동물 방문, 폭우의 쓰리 콤보 182
- feat. 캐나다 온타리오 브론테 크릭 주립공원 캠핑장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보여줄게~ 훨씬 더 예뻐진 나 189
불행한 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4장 : 밖에서도 잘 자는 숲 속의 공주
왼손에 양갈비, 오른손엔 와인 그리고 행복 앞으로 197
- feat. D정형외과 박 원장님
가방 잘 메고 앞만 잘 보고 다니면 돼 204
- feat. 일본 대마도 미우다 캠핑장
섬 백패킹을 하며 내 몸과 화해하다 211
- feat. 충남 홍성 죽도 야영장
두려운데 설레서… 겨울 백패킹을 가는 이유 218
- feat. 캐나다 엄홍길 언니
썸남 대신 섬 226
- feat. 끝내 답장이 없었던 그 녀석
화개살에 놀란 가슴 살치살로 다스리다 232
- feat. 경남 산청 지리산 대경 오토캠핑장
에필로그: 기막히게 힘들고 나면 기막히게 좋은 걸 주는 캠핑 240
부록 : 오늘은 여기에 눕겠습니다 ; 작가의 주관적 기준으로 뽑은 추천 캠핑장 244
캠핑을 가면 늘 행복한 일이 일어난다던 A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찬란한 은하수를 보는 일, 아무도 지켜보지 않아도 쑥쑥 잘 자라는 오이를 따는 일. 도시에서는 해볼 수 없는 일들이 캠핑을 가면 아무렇지 않게 툭툭 일어난다. 행복은 주문하면 집 앞으로 오는 택배 상자가 아니라 눈에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워 먹어야 하는 모이 같은 것이었다.
-「행복한 일 하나는 늘 일어나는 캠핑」 중에서
뽀득뽀득 눈밭을 걸어 들어가면 나오는 모닥불 사이트, 다음 캠핑객까지 미소 짓게 만들 눈사람의 높은 완성도를 보니 어쩐지 마음이 찌르르해진다. 불을 피우고 커피를 내린다. 아무리 로스팅 한 지 아무리 오래된 원두라 해도 차가운 겨울 공기라는 피처링만 있다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No.1 커피 맛을 낼 수 있다.
-「이동갈비와 표고 버섯의 행복한 콜라보」 중에서
적당히 취기가 오른 채로 오늘의 보금자리인 해변 텐트를 향해 걷는다. 내 노란색 엑스페드 폴라리스 안에 랜턴을 켜두고 온 참이다. 어두운 바닷가에서 빛나는 우리의 텐풍은 오늘도 아름답다. 내향인들의 잠재력을 탐구한 『콰이어트』의 저자 수잔 케인은 “삶의 비결은 적절한 조명이 비치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브로드웨이의 스포트라이트가, 누군가에게는 등불을 켠 책상이 그런 장소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INFP, 극 내향인인 내게 인생의 적절한 조명은 캠핑 랜턴을 켜 둔 밤의 텐풍 앞이다.
-「모래 요정이 될 지라도 해변 캠핑을 포기할 순 없지」 중에서
커피를 내리며 텐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니 단풍으로 물든 춘천호가 스위스의 인터라켄 호수 부럽지 않다. 형형색색의 단풍 숲 산간에 걸쳐진 산 구름이 엘프 세계에 온 것 같다. 로스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두 위에 물을 부으니 이스트를 넣은 것처럼 거품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 비에 젖은 풀 냄새를 맡으며 커피를 마신다.
-「스위스 부럽지 않았던 춘천호 카누 캠핑」 중에서
나는 접지력 좋은 샌드 팩은커녕 길이가 짧은 일반 팩을,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항아리 앞에 선 콩쥐처럼 헐거운 모래톱에 꾸역꾸역 박아 보려 애쓰고 있었다. 그 와중에 7센티미터짜리 힐은 모래밭 위에 꽃게 숨구멍 같은 구멍을 뽕뽕 내며 나를 모래톱 위에 화분처럼 심어 놓았다.
-「캠핑에도 삶에도 홍 반장은 있다」 중에서
아픈 목에 기름칠 좀 하자고 시작했다가 1박 2일 동안 캠핑장에서만 추정치 5만 칼로리를 먹은 그날, 난 다짐했다. 별안간 움직이지 않는 목처럼, 내 몸이 언제 어떻게 못 하게 될지 모르니 되도록 하기 싫은 것들은 줄이고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많이 해내는 사람이 되기로. 나날의 행복을 충실히 움켜쥐자고.
-「왼손에 양갈비, 오른손엔 와인, 그리고 행복 앞으로」 중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하기로, 나날의 행복을 충실히 움켜쥐기로”
주말이면 찾아오는 캠핑이라는 다정한 마법
‘프로 외박러’가 된 어느 회사원의 행복 채집기
이젠 주위에 캠핑을 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말 고속도로는 차에 장비를 가득 싣고 캠핑장으로 떠나는 차들로 붐빈다. 도대체 캠핑이 주는 매력이 뭐길래 사람들은 이처럼 떠나고 또 떠나는 걸까.
우연히 접한 캠핑의 마력에 빠지다
이 책은 회사원으로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가 우연히 캠핑을 접하고, 캠핑을 사랑하게 되고, 캠핑으로 일상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저자에게는 정말이지 죽도록 힘든 시절이 있었다. 연인과 헤어지고, 아버지가 쓰러지시는 등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까지 먹어야 할 지경으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아무리 까치발을 들어도 숨 쉴 수 없는 물속에서 서서히 익사 당하는 느낌”으로 살아가던 그는 지인의 추천으로 우연히 캠핑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마트에서 산 장비로 캠핑을 시작한 저자는 캠핑 이력을 더하며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 외박러’가 됐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장비를 챙겨 수백 킬로미터의 길을 나서고, 평일에도 ‘퇴근박’(퇴근 후 바로 가는 캠핑)을 할 정도다.
행복은 모닥불 뒤의 눈사람 같은 것
도대체 무엇이 그를 캠핑에 이토록 푹 빠지게 했을까. 그곳엔 일상에서는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모닥불 앞에서 맥주를 마시며, 새하얀 눈밭에서 커피를 내리며 그는 몸과 마음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실감한다. 어쩌면 캠핑은 그에게 또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해주는 ‘비밀의 문’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캠핑을 하며 “행복은 주문하면 집 앞으로 오는 택배 상자가 아니라 눈에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워 먹어야 하는 모이 같은 것”이라는 깨닫는다.
“내 몫의 행복은 나 대신 축의금 봉투를 대신 넣어주는 일처럼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걸을 때마다 100원이 적립된다는 캐시워크처럼 부지런히 긁어모아야 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오늘 하루치의 행복은 저 일렁이는 모닥불 뒤로 보이는 눈사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유쾌하면서도 감동 가득한 캠핑 이야기
이 책에는 캠핑을 하며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고량주를 먹고 잠든 탓에 새로 산 침낭을 홀라당 태워 버린 사연, 캠핑 초보 시절 버너를 다루지 못해 불을 낼 뻔한 이야기, 차 키를 잃어버려 캠핑장에서 집까지 견인차에 실려 온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시트콤처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내는 좌충우돌의 캠핑 이야기의 끝에는 잔잔한 감동과 깊은 여운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만난 사람에게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일상에서는 별의별 ‘빌런’을 다 만나 고초를 겪는 그이지만, 캠핑장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면 어디선가 ‘홍 반장’들이 어김없이 불현듯 나타나 도와주고는 휑하니 사라진다.
“돌이켜 보면, 초보 캠퍼를 긍휼히 여기는 홍 반장들 역시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았다. 손에 익지 않은 새 타프를 함께 들러붙어 쳐주느라 자신들의 식사도 중단했던 포천 계곡의 옆 사이트 일가족, 폭우를 맞으며 부서진 텐트를 함께 보수해 준 가평의 캠장님, 강풍과 함께 내 멘탈도 날아갈 뻔했던 해변에 바람처럼 나타나 “오다 주웠다”라는 바이브로 모래주머니를 두고 사라졌던 캠핑 고수까지.”
캠핑을 통한 인생 회복기
저자가 이들과 함께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때로는 많이 유쾌하고, 때로는 너무나 감동스럽다. 이 책이 단순한 캠핑 이야기가 아닌, 캠핑을 통해 삶을 즐거움과 행복을 발견하고, 그래서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된 한 캠퍼의 ‘인생 회복기’로 읽히는 이유다.
“발자국을 남기며 뚜벅뚜벅 걸어 낙조 앞에 선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가와 타지 사람을 곤경에서 구해내는 이웃을 만난 나는, 불안에 떨며 오지도 않을 미래를 걱정했던 나와는 단연코 달라져 있다는 것을.”
작가정보
주간지 기자로 주중엔 기사를 쓰고, 주말엔 바깥생활자로 산다. 캠핑의 무해한 행복에 눈을 뜬 뒤로 주말마다 인생 디톡스 중인데 특히 위스키를 마시며 맡는 모닥불 냄새, 모닝커피를 마시며 텐트 앞에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타인에 대해선 완벽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간헐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한다. 국악방송 라디오 ⟨이한철의 창호에 드린 햇살⟩에서 ‘박기자 어디가’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서로 조금씩 다정해지게 만드는 술의 효용성을 사랑해 전자책 『나의 음주술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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