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결혼식
2024년 07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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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1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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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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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 성향의 트레버는 ‘피오나’와 결혼하기 위해 그의 여섯 친구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들이 죽을 때까지 숨기고자 했던 비밀을 캐내어 친구 모두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니 자신과 피오나가 결혼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마이애미에 신혼집을 얻고,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모인 한 낮의 웨딩홀에서 트레버는 갑자기 죽고 마는데…. 그는 살해당한 걸까? 아니면 단순히 우연과 우연이 겹친 사고였던 걸까. 그리고 친구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란 대체 무엇이었을까. 모두가 용의자인 블러드 웨딩 스릴러를 만나보자. 피 묻은 드레스와 마이애미 해변의 여름 바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눈을 뗄 수 없이 잔혹하고 아름다운 우정, 그리고 그 우정에 맺힌 진실들이 흘러간다. 진짜 사랑과 전쟁을 마주할 시간이다.
Part.2
Part.3
감사의 말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다 같이 술을 한 잔씩 마셨는데도 들것이 들어오는 장면은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응급 구조사들이 피로연장 안으로 들어가고 5분 정도 지났을까. 안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가족들에게 말했을 테지. 그렇게 트레버가 죽었다. 그것도 결혼식 당일에. 자기 장례식을 위한 의복을 이미 다 갖춰 입고 죽은 꼴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11쪽
그 순간, 현실이 거대한 파도처럼 앨리를 덮쳐왔다. 곧 결혼식이 치러질 것이고, 트레버가 그녀의 인생에 영원히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어차피 이혼도 할 텐데 뭐, 하고 생각하니 신이 났다. 그렇기는 해도 피오나가 그 끔찍한 자식과 곧 결혼할 것이다. 지금 당장 앨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41쪽
이에 앨리는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닫힌 문을 향해 달려가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며 울부짖었다. 도어체인을 걸자 철컥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묵직한 문고리가 잠겼다. 앨리는 좌절감에 손바닥으로 문을 힘껏 내려쳤다. 그래봤자 활활 타오르는 화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트레버가 다 알고 있었다.
-81쪽
피오나는 만찬장에 있는 사람 절반이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씩씩대는 엠마에게서 핸드폰을 가져와 화면에 띄워진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란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엠마의 두 눈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과 똑같이 핏발이 돋아 있었다. 엠마의 등 뒤로 두 사람을 향해 뛰어오고 있는 이선이 보였고, 그 뒤로 더치가 이선의 팔을 붙잡고 따라왔다. 비제이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미동도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앨리는 떡 벌어진 입을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159쪽
그때 앨리에게서 미용실에 이미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엠마는 세 시간 동안 편안하게 있을 수 있도록 운동복을 챙겨입고, 드레스와 하이힐을 손에 들고 방을 나섰다. 그리고 이선은 담배를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엠마가 그를 다시 받아주다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주말 내내 기승을 부리던 바깥 열기가 또다시 그를 덮쳐오는 바람에 얼른 에어컨이 틀어진 방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러고 나서 암막 커튼을 쳤다. 진짜 재미있는 쇼가 시작되기 전 일단 잠부터 좀 자둬야 했다.
-225쪽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오늘 밤을 생각하자 더치가 준비한 이 소중한 선물만은 절대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트레버의 아버지와 존 삼촌 것까지 해서 시가 여섯 개를 꺼내 방 안에서 미리 잘랐다. 시가 하나에는 ‘신랑’이라고 적힌 고리가 씌워져 있었는데, 더치가 그 새끼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 같았다. 트레버만을 위한 특별한 시가라니, 딱 보는 순간 자기 것이라는 걸 알아채겠지. 자기가 제일 특별한 줄로만 아는 놈이니까.
더치의 젖은 재킷을 책상 옆 의자에 걸어두고 짐가방에서 담배 한 갑을 챙겼다. 그리고 방을 나오기 전, 이선이 한 일이 한 가지 더 있었다.
-279쪽
더치는 방금 일어난 모든 일을 눈앞에서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 끔찍했고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너무 황홀했다. 이런 생각을 한다니 죄책감이 들었다. 아니,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302쪽
“물어볼 게 있어.” 이선이 방금 했던 말을 되풀이하더니 바닥에 놓인 유에스비를 집어 공중에 들어 보였다. “너희들 진짜 솔직하게 트레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헉, 들켰다, 비제이는 생각했다. 지난 다섯 달 동안 애썼던 그의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334쪽
“너희들, 진짜 솔직하게 트레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친구들의 비밀과 우정의 민낯!
우정은 비밀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정이 무엇이라고 믿는가. 타인을 위해 사랑을 주는 것, 상대의 아픔을 감싸 안는 것, 내가 아닌 이들을 나만큼 사랑하는 것, 그들의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것 등…. 비슷한 아류의 그 무엇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말이다. 미국에서 이미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자리 잡은 제이미 린 헨드릭스의 세계 속에서 우정이란 ‘친구를 위해 비밀을 지키는 것’이다.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은 ‘피오나’가 트레버 본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며 시작된다. 피오나는 그와 결혼을 결심하며 가까웠던 친구들에게 소개한다. 그 후 트레버는 피오나와 친한 여섯 친구의 비밀을 캐내어 피오나에게 자신과 결혼하라고 부추기지 않으면 그 비밀을 다른 친구들에게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다. 여기서 친구들의 반응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뉜다. 프러포즈 자리에서 트레버에게 비겁하다고 말해 비밀을 폭로 당하는가 하면, 트레버의 말에 순응하는 사람도, 트레버를 역으로 협박하는 사람도, 트레버를 죽이고자 모의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선택은 모두 자신의 수치심을 피하려는 의도였다기보다는 우정을 위해 선택한 것이었는데, 이 점을 기억한다면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는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을 나눠 온 이들의 우정은 견고한 듯 보이나, 그것이 견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간의 비밀이 지켜졌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허구의 세계인가, 하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나와 가까웠던 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므로 현실이 반영된 이 험난한 세계를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배신의 서사, 신뢰의 딜레마
〈죽은 자의 결혼식〉은 잘 꾸며진 예식장에서 신랑인 ‘트레버’가 죽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흔히 생각했을 때 결혼식은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중요한 의식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신뢰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그 일로 발생하는 혼란과 갈등 상황이 드러난다. 친구들 간의 관계는 두꺼운 벽처럼 견고해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성벽을 닮았다. 그러나 서로가 모르는 사이, 각자를 향해 상처를 주었던 과거가 숨겨져 있기도 하다.
이들이 ‘실수’라고 부르는 행동들은 단순히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우리의 본성, 그리고 도덕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딱 한 번이었다고, 실수였다고,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고 말한다면 있었던 일을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제이미 린 헨드릭스는 인물의 선택과 행동을 섬세하게 그려 보여준다. 또한, 그것으로 배신이 어떻게 사람 사이의 관계를 파괴하고 그 이후 우리가 어떻게 신뢰를 회복해 나가는지를 생생한 언어로 전달한다. 그러니 결국 배신의 서사로 신뢰를 말하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리의 우정은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 관계를 지키는가에 관해 생각해 보자. 이 소설은 단순히 스릴러를 넘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루며, 인간이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사이의 신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반전의 연속
모두 잘 맞아떨어져 있는데 딱 한 조각만 사라져 비어 있는 퍼즐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것을 두고 ‘완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가. 모든 조각이 빠짐없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맞물려야만 퍼즐은 완성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죽은 자의 결혼식〉은 어딘가 퍼즐 한 조각이 빠진 모습으로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흘러간다. 이 말인즉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의미다. 마지막 퍼즐 한 조각,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반전의 순간에 가서야 이 모든 이야기의 짜임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예측 불가능한 전개다. 책을 손에서 놓을 새도 없이 계속 흘러가 결말에 닿는다. 이러한 점에서 〈죽은 자의 결혼식〉은 반전의 묘미를 잘 살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전, 서스펜스, 그리고 우리가 말로만 익히 들어왔던 ‘소시오패스’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인간상까지. 그 안에 담긴 서사가 더욱 놀랍게 다가올 것이다.
이야기의 첫 장을 펼치면 독자들은 금세 그 복잡한 퍼즐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제이미 린 헨드릭스만의 치열한 인물 구성과 ‘결혼식장’이라는 특수하고 폐쇄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사건에 관한 섬세한 심리 묘사가 결합 되어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무엇이 복선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도록 친구라고 믿었던 이들이 어떤 일을 저질렀고, 또 그들의 사이가 어떠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며 읽는다면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숨겨진 면모와 복잡한 인간관계는 마치 미로를 탐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한 조각이라도 빠지면 완성될 수 없는 퍼즐처럼 인새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제이미 린 핸드릭스
출판 매체 및 마케팅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습니다. 첫 소설 『테사를 찾아서(Finding Tessa)』가 <서스펜스 매거진>의 2021년 최고의 데뷔작으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현재 남편과 함께 뉴저지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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