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세탁소 2
2024년 08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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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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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강력한 추천과 솔직한 후기가 잇따르는 〈혹시나 세탁소〉 시리즈 2권 출간! 독자에게 재미와 감동, 반전을 선사하며 어린이들이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자존감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판타지 동화.
사과할 생각 따윈 없는 표정들이었다. 그 뻔뻔함에 또다시 울화통이 터졌다.
“에잇!”
장미는 대문을 나서자마자 빗물을 받으려 놓아둔 양동이를 힘껏 걷어찼다. 양동이가 나동그라지면서 귀를 찢는 비명을 질렀다.
_14쪽
“오빠 일만으로도 속이 터지는데 너까지 왜 그래? 왜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 가냐고? 4학년쯤 됐으면 식구들 마음도 헤아릴 때가 되지 않았니?”
엄마는 울먹이느라 말을 더 잇지 못했다. 아빠가 “흠······.” 하고 숨을 길게 내뱉으며 장미를 빤히 보았다. 애물단지 딸이 몹시 마음에 안 든다는 눈빛이었다.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장미도 결국 서운함이 폭발했다.
_20쪽
어디로든 사라져 버리고만 싶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게 끔찍했다. 공기조차 쓴맛이 났다. 이곳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기꺼이 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달려갈 때, 대문 옆 담장에 갑자기 큼지막한 구멍 하나가 나타났다.
_22-23쪽
“어떤 인생이든 고장미보단 낫겠죠. 이왕이면 혼자가 좋겠는데. 가족이나 친구 같은 건 다 거추장스럽고 피곤하기만 해서······.”
그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였다. 할머니가 몹시 안타까운 듯 또 한 번 신음을 토해 냈다.
“넌 사방이 삐죽삐죽한 밤송이 같구나. 누구라도 다가가기만 하면 쿡쿡 찔리겠다.”
_29쪽
“오빠는 고장 난 장난감 같습니다.”
슬픔으로 눅눅해진 가족, 가슴에 눈물을 머금은 아이
《혹시나 세탁소 ② 고장 난 가족》이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혹시나 세탁소〉 시리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10인의 동화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이은재 작가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그러모아 탄탄하게 구성한 판타지 동화다. 1권에서는 세탁소 주인인 막심의 슬픈 사연, 혹시나 세탁소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 주인공 대찬의 긍정적인 마음이 불러일으키는 마법같은 일들을 그렸다면 2권에서는 우울감에 휩싸인 가족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두 아이, ‘고장미’와 ‘오해리’의 삶이 세탁소의 마법 옷을 통해 교차된다.
미국의 권위 있는 만화상 ‘아이스너상’에 노미네이트 된 고형주 작가는 이은재 작가가 탄생시킨 주인공들에게 상상력의 옷을 입혀, 마치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처럼 친근하고도 매력 있게 표현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가족에게 해결책을 안겨 주는 마법 옷
그리고, 숨겨진 반전과 흑막
책에는 두 가족이 등장한다. 하나, 친구의 죽음으로 다정한 오빠이자 자식이었던 장우가 은둔한 ‘고장미 가족’. 둘, 딸이자 언니인 미리의 병으로 상심한 ‘오해리 가족’. 이 두 가족은 장미가 혹시나 세탁소에 방문한 사건이 기점이 되어, 기존의 우울감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장미는 항상 화가 나 있다. 이 신비한 세탁소와 마주하게 된 것도, “오빠 일만으로도 속이 터지는데 너까지 왜 그래? 왜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 가냐고?”라는 엄마의 울음 섞인 말에, ‘부모님도 오빠도 고장 나 버린 것 같다, 다 지긋지긋하다.’ 대꾸하고 뛰쳐나온 것이 발단이었다. 사실은 그토록 애틋한 사이였는데 하루아침에 동생을 뒷전으로 여기는 장우와, 아들에게만 쏠리는 부모님의 일방적인 관심에 상처 입은 것이다.
장미의 2회차 인생. 새로이 맞이한 해리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집에 돌아오는 것이 괴로워 일만 하는 아빠, 기운이 쭉 빠져 버린 엄마를 보면서도, 장미는 어지러운 방을 말끔히 치우며 씩씩한 천성으로 극복하려 한다. 새로운 삶을 통해 ‘힘든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려 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게 된 장미에게 벌어진 신비한 일들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2권에 등장하는 베일에 싸인 인물은 어떤 방식으로 혹시나 세탁소의 힘을 훼방하려 할까?
진심 어린 사과와 따듯한 포옹은 가슴에 고인 눅진한 미움과 분노를 녹이고 맑고 반짝이는 눈물로 빠져나오게 하는 법이다. 밤송이처럼 뾰족 까칠했던 고장미가 가시를 벗고 알밤 같은 진심을 내보이는 그때, 독자들의 마음에도 입가에도 해사한 웃음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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