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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해리어트 쾰러 지음 | 이덕임 옮김
애플북스

2024년 07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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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7.15MB)
ISBN 979119264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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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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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턱에 걸릴 때마다 우리는 휴식을 위한 여행을 꿈꾼다. 그런데 왜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걸까? 집에서 여행하는 것은 익숙한 공간의 진정한 모습을 들여다보고 늘 탈출을 꿈꾸던 공간에서 제대로 살아 볼 기회가 된다. 『우리가 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Gebrauchsanweisung fürs Daheimbleiben』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집과 주변 동네에서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인사를 건네고, 낯선 만남을 시작하는 근사한 방법을 제안한다. 멀리 해외로 떠나는 것만을 진짜 휴가로 여겼던 저자는 자신의 집과 일상 공간을 깊게 들여다보는 여행을 선택하기로 하고 방 안쪽에 깊숙이 보관한 사진첩, 계단을 오르내릴 때 마주치는 이웃, 매일 지나다니는 길에 담겨 있는 숨은 이야기를 사회, 문화, 역사, 인문, 환경 등 다양한 관점으로 들여다본다.
1장
외로운 행성에서

방랑벽이 타오르는 날에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던 기억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하여
지구는 지금 아프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의 의미


2장
14일 일정으로 집에 체크인합니다

- 일일째
평일 점심 식사의 재발견
- 이 일째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 삼 일째
아무것도 하지 말라
- 사 일째
진정한 산책은 어슬렁거리다 흥미로운 것이 보이면 멈추는 것
- 오 일째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하는 이유
- 육 일째
요리하는 즐거움이 주는 마법
- 칠 일째
당신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 이웃
- 팔일째
가 보고 싶었던 호텔에 체크인하는 날
- 구 일째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여유
- 십 일째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 보기
- 십일 일째
비에 흠뻑 젖어 보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다
- 십이 일째
여행하되 가지 말라
- 십삼일 일째
박물관 ‘방문’보다는 작품 ‘감상’
- 십사일 일째
방 안 구석구석을 여행하라
- 우리가 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참고문헌

해외여행을 가야만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나는 여행 가방 안에 이미 들어 있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외딴 휴가지에서 직장 일에 대해 걱정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머나먼 호텔의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스트레스 때문에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함께 보낸 첫 휴가의 고단함으로 인해 그토록 위대하게 여기던 사랑을 견디지 못한 연인이 왜 없겠는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왜 항상 여행만을 갈망할까? 그냥 집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던 기억’ 중에서

왜 우리는 꼭 여행해야만 하는가? 여행지나 관광지를 선택할 때조차도 우리는 주체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꿈꾸는 여행지가 계속 바뀐다는 것을 여행업계는 알고 있다. 음식 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예전이라면 관광객의 발이 닿지 않았을 움브리아의 시골길에 있는 트라토리아(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이탈리아 식당)가 전 세계 미식가들이 꼭 들르는 유명 여행지가 되었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여행 가이드가 특별한 야생 비둘기 요리에 대해 허풍을 조금 떤 탓이다. 여행지에 대한 관념도 계속해서 변해 왔다. 18세기까지 알프스산맥은 이탈리아라는 예술의 보물 창고로 가는 길에 놓인 특히 성가신 장애물일 뿐이었다.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사람들은 알프스산맥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돌무더기 산의 장엄함에 소름 돋는 감동을 느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하여’ 중에서

사실 가끔씩은 나조차도 ‘돌체 파르 니엔테(dolce far niente,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달콤한 게으름)’를 감당하기 어렵다. 나는 아들을 낳고 2년 뒤에 딸을 낳았고 이 사치를 누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런 기회가 드물게 찾아온다 해도 느긋하게 즐기기도 힘들다. 저녁에 침대나 소파에 느긋하게 누워 쉬는 것은 별일 아니다. 하지만 꽉 찬 하루가 기다리고 있는 아침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가? 작가 비외른 케른Björn Kern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쓴 흥미로운 책에서 그것을 ‘최고의 훈련’이라고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할 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 중에서

환경친화적인 여행이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휴가및여행연구협회FUR에 따르면 독일 휴가객의 절반 이상이 지속 가능한 휴가에 큰 비중을 두며,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속 가능한 여행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베를린에서 인도의 케랄라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면, 아유르베다 휴양지에서 채식으로만 이루어진 아침 뷔페의 첫 스푼을 뜨기도 전에 당신은 비행기를 탄 것만으로도 이미 평균적인 인도인이 1년간 소비하는 양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셈이다.

-‘지구는 지금 아프다’ 중에서

몸과 마음을 느긋하게 풀고 재충전하기 위해 굳이 2주 동안 남쪽 나라에서 휴가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 아파트에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앉아서 가끔은 읽고 있던 책이나 잡지를 내려놓은 채 밝은 빛 속에서 눈을 끔벅거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때론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해 태양을 향해 도망을 치지 않고서는 독일의 겨울에서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심한 자살 충동을 느끼는 건 아니지 않은가? 굳이 몇 년에 한 번씩 베니스의 풍경을 봐야만 할까? 부드러운 새벽의 여명 속에서 대운하의 북새통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기억하고 싶으면 살짝 눈을 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중에서

출간 의의 및 특징


14일간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하기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며 동네와 근교를 여유롭게 들여다보는 휴가 형태다. 집에 머문다는 것은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성장 논리에 의식적으로 저항하는 행위이며 더 풍요로운 자신을 발견하도록 해주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도록 해준다. 육체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은 잠시 멈추어 시선을 바꾸고 익숙한 일상에서 이상하고도 놀라운 것을 발견해보는 것이다, 카페와 거리, 공원이 거의 텅 비어 있는 동안 세상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런 풍경은 마치 길고 피곤한 하루가 지나고 마침내 무거운 신발을 벗었을 때와 같은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의 목적지를 집과 일상으로 바꾸다
집에 머무는 것은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것뿐 아니라, 좀 더 흥미롭고, 바람직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몸은 익숙한 공간에 있어도 마음은 매일 다른 하루를 경험하게 된다. 아침에 침대에서 느긋하게 일어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두 눈을 감은 상태로 잠시 앉아있기도 하고, 급하게 허기를 채우기 바빴던 평일의 점심 식사를 여유롭게 즐기면서, 완벽한 ‘오프라인’ 상태를 유지해 보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 살면서도 만남이 쉽지 않았던 이웃들과도 다시 소통을 시도하고 동네 주변을 산책하며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공간의 매력을 새롭게 찾을 수도 있다. 잊고 있었던 지난날의 사진, 소중히 간직한 편지와 소품을 꺼내 엉켜 있던 시간과 기억을 정돈하면서 한때 내가 가졌던 꿈과 감정을 고스란히 마주하는 순간들이 온다면 집으로의 여행은 대성공이다.


* 이 책은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2020) 의 개정판입니다.

작가정보

Harriet Köhler

휴가는 늘 타국에서 보낼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탐험가로,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1977년 뮌헨에서 태어나 예술사를 전공한 후 독일 언론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디 차이트」, 「타게스슈피겔」, 「GQ」, 「네온」, 「BR 췬트풍크」, 「MTV」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고, 첫 소설 『부활절 일요일』을 발표해 평론가와 독자에게 큰 반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두 번째 소설 『그 뒤의 침묵』을 출간했다. 현재 가족과 베를린에 살며 「쥐트도이체 차이퉁」에 요리 평론을 쓰고 있다.

동아대학교 철학과와 인도 뿌나 대학교 인도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어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 『선생님이 작아졌어요』, 『비만의 역설』, 『구글의 미래』, 『시간의 탄생』, 『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어렵지만 가벼운 음악 이야기』, 『엘리트 제국의 몰락』, 『안 아프게 백 년을 사는 생체리듬의 비밀』, 『불안사회』, 『세상의 모든 시간』, 『세균, 두 얼굴의 룸메이트』, 『괴짜 과학자와 신비한 안개상자』, 『도시의 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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