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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시민

디플롯

2024년 07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6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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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4.77MB)
ISBN 979119359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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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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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나이, 직업, 학력 등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다. 서로의 견해를 덧대고, 받아치고, 뭉치며 더 나은 그리고 다른 의견을 발명하는 생각 협업 공동체 ‘토론의 즐거움’의 구성원들이 말을 걸어온다. 대화의 우연한 마주침이 만들어낸 대안의 오솔길 가운데에서 보다 능동적이고 중요한 개인이 되어보자고, ‘더 나은 세상, 다른 세상, 몫 없는 자들의 몫을 찾는 세상’에 더 가까이 가보자고 환대의 마음을 전한다. 내 삶이 바빠서 놓치고 있었던 여러 분야의 굵직한 뉴스들을 이 책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다. 〈더 글로리〉를 통해 본 ‘사적 복수’부터 우영우와 전장연을 대하는 극명히 다른 시선을 탐구한 ‘장애 담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언행을 파고들어 발견해내는 ‘혐오 정치‘까지, 이 책은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논쟁적인 이슈 16가지를 추려낸다. 무엇보다 신선하고도 날카로운 언어가 무기인 논객들의 명문을 읽다 보면, 모두가 아는 뉴스를 이렇게 달리 볼 수 있다는 관점과 태도의 차이에 무릎을 치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진심이지만,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하나의 모범이 될 것이다.
추천의 글
들어가며 - ‘다른 의견’에서 ‘나의 의견’을 얻기까지

힘내는 게 너무 지겨운 문동은이 바라는 세상
사적 복수 ─ 정주식

끊임없이 누르는 자, 끊임없이 치받는 자
꼰대론 ─ 이재훈

시간을 되찾는 말하기
도파민 중독 사회 ─ 신혜림

어디까지 올바름이라고 해야 하는 거예요?
PC 논쟁 ─ 강남규

국뽕의 대체재를 찾아서
개인과 국가 ─ 박권일

우영우를 좋아하는 마음이 전장연을 향한 이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장애 담론 ─ 장혜영

조주빈의 얼굴에 파묻혀버린 사회
범죄자 신상 공개 ─ 정주식

혐오하는 이준석이 만들어낸 가치 소멸의 잔혹사
혐오 정치 ─ 이재훈

과학자와 정치인의 시곗바늘 사이에 끼여 죽어가는 시민들
기후위기 ─ 신혜림

사흘 전, 금일에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명징하게 밝힌 당신의 무운을 빈다
문해력 ─ 강남규

우리 안의 일베 그리고 아렌트
책임과 윤리 ─ 박권일

동성애자가 동료 시민이 될 때 우리의 운은 권리가 된다
동성혼 ─ 장혜영

MZ를 향한 구애와 멸시의 종합선물세트
세대론 정치 ─ 정주식

몫 없는 자들이 아닌 정치인만 살아남은 곳
제3지대 정치 ─ 이재훈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MZ노조 ─ 강남규

오직 지불한 자만, 지불한 만큼 누릴 수 있다
소비자주의 ─ 박권일

토론의 즐거움 1 - 왜 우파 정권들은 도서관을 싫어할까
토론의 즐거움 2 - 우린 아직 어른이 안 됐는데 홍세화는 없네

나가며 - 생각의 협업이 주는 다채로운 즐거움
참고문헌

문동은을 위한 세상은 그가 힘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피해자 대신 공동체가 힘을 내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가 사는 공동체는 무기력하다. (중략) ‘그날의 일’이 널리 알려질수록 문동은의 편은 늘어나며 가해자는 궁지에 몰린다. 이것이 그의 복수가 성립되는 조건이다. 우리가 매일 인터넷 세계에서 마주하는 폭로자들의 기대이기도 하다. 이상하다. 많은 사람이 그토록 선을 추구하고 악을 미워한다면 문동은의 인생은 왜 그 모양이었단 말인가? 왜 다수의 선한 사람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지 못하는가? 이것이 복수를 응원하기 전에 먼저 마주해야 할 질문이 아닐까.
_〈힘내는 게 너무 지겨운 문동은이 바라는 세상〉, 26〜27쪽

모두가 다른 사람의 입과 귀를 막고 옳은 나로만 존재하려는 세상. 이곳에서 사회가 추구해야 할 옳은 가치를 찾기 위해 성찰하고, 반성하고, 흔들리면서도 그 가치를 꿋꿋하게 세워나가려는 사람들이 설 자리는 없다. 배움이 없는 자리에는 가르침도 없다.
_〈끊임없이 누르는 자, 끊임없이 치받는 자〉, 41쪽

곳곳에서 분투 중인 저널리스트들의 결과물이 알고리즘의 수혜에서 점차 멀어지는 이유는 빨라져야만 살아남는 세상에서 감속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느리게 가자고 요청하는 목소리는 돈이 안 된다. 광고 따위는 없다. 그래도, 오늘도, 어떤 이는 시간을 되찾는 말을 부르짖다가 퇴근할 것이다.
_〈시간을 되찾는 말하기〉, 53쪽

모든 문화 콘텐츠가 반드시 계급의 문제를 다룰 필요는 없고, 현실의 갈등을 그대로 가져올 필요도 없다. 하지만 PC가 말 그대로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는 방향성이라면 이런 정치적 한계들은 중요한 쟁점이 된다. 올바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곧 권력이기 때문이다. PC의 선봉장으로서 디즈니는 자본과 타협의 논리 속에 정치와 올바름을 가두고 있다.
_〈어디까지 올바름이라고 해야 하는 거예요?〉, 67쪽

황우석 사태는 단순히 타락한 과학자의 예외적 일탈로 환원될 수 없다. 국뽕 앞에서 진보와 보수도, 좌파도 우파도 없었다. 지식인도 대중도 별 차이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힘이 더 강해지고, 그 힘이 닿는 곳은 더 많아지고 더 커져야 한다는 무분별한 욕망 앞에서 비판적 이성과 윤리적 성찰을 요구하던 목소리는 납작하게 짜부라졌다.
_〈국뽕의 대체제를 찾아서〉, 77쪽

예쁘고 똑똑하고 착한 자폐인 변호사 우영우 이야기에 대한 열광은 동정과 시혜를 넘어 동등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장애인들의 현실적인 투쟁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우영우는 전장연의 투쟁 방식을 부정하기 위한 도구로서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장애인의 새로운 상징으로 활용되기까지 하고 있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_〈우영우를 좋아하는 마음이 전장연을 향한 이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 98〜99쪽

‘조주빈의 그날’은 범죄자의 얼굴과 말이 갖는 파괴적 속성을 보여주었다. 텔레그램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성착취물 범죄 동조자를 만들어내며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들춰냈던 이 사건은, 조주빈이라는 악마의 소행으로 종결되며 정작 사회에는 면죄부를 발급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관한 관심은 ‘조주빈은 누구인가’에 관한 호기심으로 대체되었다. 신상 공개는 범죄의 온상을 제거하는 데는 무능하고, 특별한 개인을 만들어내는 데는 탁월하다. 가해자의 특성이 돌출될수록 피해자의 고통은 은폐되고, 공동의 의무로서 사회적 성찰은 증발한다.
_〈조주빈의 얼굴에 파묻혀버린 사회〉, 111쪽

정치가 게임이 된 세계에서는 이준석의 혐오 정치를 두고 발언의 내용을 비판하기보다는 그런 메시지를 낸 정략적 이유를 더 궁금해하는 부조리가 발생한다. 페미니즘과 장애인을 혐오하는 발언이 나왔을 때도 일각에선 이준석이 저런 메시지를 낸 건 ‘이러저러한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이라는 계산부터 내놨다. 정치적 이득을 취해 상대를 꺾을 수만 있다면 그 수단이 여성 혐오가 됐든 장애인 혐오가 됐든 중요하지 않다.
_〈혐오하는 이준석이 만들어낸 가치 소멸의 잔혹사〉, 125〜126쪽

기후위기는 그런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이들에게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반지하 집에서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는 모습으로, 뜨겁게 달궈진 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카트를 회수하는 일을 반복하다 쓰러져 죽는 모습으로, 비닐하우스 따위에서 얼어 죽는 모습으로. 기후위기는 이러다가 결국 모든 인간에게 영향을 준다. 폭우가 행정 공백을 만나 교통 참사로, 가뭄이 흉작을 만나 물가 폭등으로, 기후난민 유입이 불황을 만나 폭동으로.
_〈과학자와 정치인의 시곗바늘 사이에 끼여 죽어가는 시민들〉, 143쪽

상대의 의도를 선의로 해석하거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악의로 해석한다. 어떤 정치인이 다른 정치인에게 공개적으로 말하는데 운이 없기를 빌면서 저주할 수도 있다고 여기는 것은 분명 사회적 신뢰가 부족한 탓이다.
_〈사흘 전, 금일에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명징하게 밝힌 당신의 무운을 빈다〉, 153쪽

보통 사람도 윤리적 판단의 의무에서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 이게 핵심이다. 친일과 반일, 가해자와 피해자, 일베와 비일베 등의 납작한 이분법을 깨뜨리면서 보다 진전된 논의를 시작하려면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죄와 책임은 까다롭고 심오한 문제이며 단순히 무죄 인간과 유죄 인간을 나누는 일, 그러니까 유무의 문제일 수 없다. 그리고 유무가 아닌 정도의 문제를 엄정히 따지기 위해서는 문제를 분류하고 구체화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참고할 철학자를 한 명만 꼽으라면 아렌트일 것이다.
_〈우리 안의 일베 그리고 아렌트〉, 153쪽

규범으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는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 되지만, 동성애자는 차별해도 된다’는 바로 그 발상을 방치하는 곳에서 모든 차별이 자라난다는 통찰에서 비롯되었다. 어떤 약자는 차별하면 안 되지만 다른 어떤 약자는 차별해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차별이 존속된다.
_〈동성애자가 동료 시민이 될 때 우리의 운은 권리가 된다〉, 181쪽

새로운 세대가 특별할수록 기성세대는 평온해진다. 미스터리에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정체를 밝힐 책임이 본인에게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이 규칙에 따라 새로 명명된 세대는 어느 쪽으로든 최대한 특별하게 묘사되어야 한다. MZ세대에게는 중간이 없다. 아침에는 ‘전대미문의 신인류’로 묘사되다가 저녁에는 ‘공동체를 무너뜨릴 패륜 세대’로 묘사된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황당하고 기이한 MZ놀음은 정치권에서 일어난다.
_〈MZ를 향한 구애와 멸시의 종합선물세트〉, 192〜193쪽

한국 사회의 제3지대 정치에 대한 요구는 단순히 제1지대와 제2지대의 극심한 대결 정치와 정치적 부족주의에 대한 비판에만 그치는 소극적 요구가 아니다. 제1지대와 제2지대가 똘똘 뭉쳐 정치적 변방으로 밀어내고 있는 다수의 정치적 소외자들을 위한 요구다. 그들을 위해 불평등과 차별의 구조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적극적 요구다.
_〈몫 없는 자들이 아닌 정치인만 살아남은 곳〉, 210쪽

결국 MZ노조는 새로운 현상이 등장했다는 의미라기보다 어떤 오래된 정치가 끝을 맺었다는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연대를 통해 사회적 압박을 돌파하며 멀리 내다보는 오래된 정치는 선택지에 없다.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배워본 적도 없고 그걸 가르쳐주는 선배도 없다. 그 결과 시민으로 묶이지 못한 개인들이 분업화된 협업을 통해 당장의 장애물을 피해가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남았다. MZ노조의 중심을 이루는 청년세대가 그렇다.
_〈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224쪽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사람은 등가교환적 정의나 비례-형평의 원칙을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고통을 호소하는 타인의 얼굴에 감응해서 행동하는 것이다. 이렇듯 윤리적인 태도에는 경제학적 근거가 없다. 그런 윤리들이야말로 사회를 유지하고 구성원 각자를 존엄하게 만든다.
_〈오직 지불한 자만, 지불한 만큼 누릴 수 있다〉, 241쪽

생각 협업 공동체 ‘토론의 즐거움’

“다른 의견을 공적으로 밝히면 언제, 어떻게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는 시대에 ‘다른 의견’을 각자의 방식대로 밝히며 살아온 여섯이 뭉쳤다. 냉소와 절망을 덜어낸 사회비평서 《지금은 없는 시민》의 저자 강남규, 《한국의 능력주의》를 쓴 독립연구자 박권일, CBS 뉴미디어 〈씨리얼〉의 PD 신혜림, 2003년부터 기자로 일하며 주간지 《한겨레21》 편집장을 맡고 있는 이재훈, 소수자들의 곁이 되어주었던 제21대 국회의원 장혜영, 〈직썰〉에서 다양한 콘텐츠 실험을 했던 칼럼니스트 정주식이다. 이들은 우리 편이 아니면 적으로 규정하는 세상, ‘옳은 나’들만 사는 듯한 사회, 건전하고 상식적인 비판은 사라지고 ‘누칼협(“누가 칼로 위협했냐”의 줄임말)’과 조롱만 남아 폐허가 되어버린 공론장 등에 대해 공통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안으로서 ‘토론의 회복’을 말한다. 이들은 ‘더 나은 의견’을 발명하기 위해서 서로 대화를 나눠보자고 2022년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모였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그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 책은 언제나 시의적절한,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인 주제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조주빈의 얼굴에 파묻혀버린 사회〉는 최근에 다시 논란이 된 ‘범죄자 신상 공개’에 대해서 예리하게 파고든다. 범죄자 신상 공개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관한 관심을 ‘가해자는 누구인가’에 관한 호기심으로 바꿔놓는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은 은폐되고, 공동의 의무로서 사회적 성찰은 증발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 피의자의 머그샷,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는 여전히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여과 없이 보여준다. 정주식은 이런 경향에서 조주빈 같은 흉악범죄자가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포토라인 앞에 선 범죄자의 얼굴을 보는 것을 기대하는 대중의 심리를 읽어내고 우리에게 성찰을 권면한다.

2년 동안 진행했던 98번의 토론에서 응축해낸 16개의 키워드는 더 나은 세상을 바란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으로서 독자에게 닿는다. 이 책은 ‘어쩌다 클릭한 것들’이 만들어놓은 알고리즘이 진짜 우리의 삶인지(도파민 중독 사회), ‘지불한 만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왜 잘못된 것인지(소비자주의), 짜릿한 복수에 쾌감을 느끼지만 정작 그런 상황을 만든 일에는 왜 무심한지(사적 복수), 봄날의 햇살 최수연, 편견 없는 동그라미와 같은 이웃을 현실에서도 만날 방법은 없는지(장애 담론), 배우려고 하지 않는 세대와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는 세대만 남은 사회는 건강한지(꼰대론), 별점 0점과 10점만 존재하는 시대에서 올바름을 구원할 방법은 없는지(PC 논쟁) 묻는다.

《최소한의 시민》은 정연한 논리로 자신들만의 답을 제시하되 절대적 진리라고 강변하지 않는다. “당신이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우리 함께 그저 소용돌이를 다스려보자. 그렇게 조금만 더, 능동적이고 중요한 개인이 되어보자”는 신혜림의 권유는 이 책의 색깔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열린 질문을 건네고 싶고, 그저 ‘다른 의견’에 덧댈 ‘또 다른 생각’이 궁금할 뿐이다. 이런 태도가 바로 ‘시민의 최소한’이다.

독자들은 여섯 필자가 던진 질문과 그들의 의견을 경유하여 ‘나의 생각’을 벼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의견을 가지고 또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면, ‘더 나은 의견’을 함께 발명하는 일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즐거움은 그저 싸우기 위한, 상대방을 꺾기 위한 대결의 언어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이 책에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공존의 언어’가 가득하다. 이 책은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의 구석진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모두가 1센티미터만큼이라도 성장하는 생각의 협업

《최소한의 시민》의 각 장의 첫머리에는 여섯 필자가 토론에서 제시했던 의견 중의 일부를 발췌하여 수록했다. 해당 주제를 어떤 태도와 관점에서 써 내려갔을지, 쟁점은 무엇일지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각 주제를 여섯 필자가 나눠서 썼지만, 그들 모두의 다채로운 견해가 조금씩 녹아들어 있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요컨대 이 책의 모든 주제와 글의 시작점은 ‘토론’에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명확하게 전한다.

이 책에는 토론문 전문 2개를 함께 실었다. 토론문 자체를 수록한 것은 우선 사유의 경로를 직접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척 익숙해져버린,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할 말을 잃게 만들지”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토론이 아니라 모범으로서의 토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서로의 부딪힘 속에서 모두가 1센티미터만큼이라도 성장하는 것”(강남규), “배틀(Battle)이 아니라 협업”(장혜영), “대화의 우발적 마주침 속에서 대안의 오솔길을 넓혀가는 작업”(박권일)이라고 말한 필자들의 말에서 토론에 임하는 태도를 발견한다.

첫 번째 토론문 〈왜 우파 정권들은 도서관을 싫어할까〉에서는 현 정권을 비롯한 보수 우파의 출판계, 도서관 탄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송경진 전 마포중앙도서관장 파면 사건과 같은 보수 정권의 만행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도서관의 공공성, 희망도서 제도의 명암, 사서 노동자의 실태, ‘작은도서관’의 존재 의의 등 다양한 주제로 논의가 이어진다. 두 번째 토론문 〈우린 아직 어른이 안 됐는데 홍세화는 없네〉는 일종의 오비추어리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시대의 어른이었던 홍세화를 추모하며 그의 유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이 각자 말하는 홍세화의 궤적에서 ‘시민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빠뜨린 게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시민의 언어

이 책은 하나의 끝이자 또 다른 하나의 시작이다. 여섯 필자가 열띤 토론을 거친 후에 거기에서 얻은 의견들을 가지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정제해낸 결과물이라는 점, 그리고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고 적대와 불신이 횡행하는 시대의 흐름을 ‘끊어내고’ 싶은 필자들의 소망을 담았다는 점에서 ‘끝’이다. 우리가 빠뜨린 게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시민의 언어,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에게 연결되려는 말이 가득 담겨 있다는 점에서는 ‘시작’이다. ‘이미 늦었다’는 냉소의 말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늘 세상을 바꿔왔다. 그들은 인간이 하는 일 가운데 ‘불 보듯 뻔한 일’은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를 주저하지 않은 사람들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의 여섯 필자가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이 책은 최소한의 선택이자 최선의 대안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남규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 고양시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학과 강의보다는 대학 언론 활동과 사회 운동에서 정치를 더 많이 배웠다. 문화사회연구소의 운영위원을 지냈고, 《경향신문》과 《미디어스》에 정치와 사회에 대한 칼럼을 연재했다. ‘냉소하지 않는 사람은 성취를 이룬다’는 마음을 담아 《지금은 없는 시민》(2021)을 썼다.

저자(글) 박권일

기자를 그만두고 쉬던 시기인 2007년, 공저한 《88만원 세대》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바람에 자의 반 타의 반 저술과 강연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녔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에 국정홍보처 주무관으로 채용돼 《노무현과 참여정부 경제 5년》(2009) 집필에 참여했다. 《한국의 능력주의》(2021)와 《소수의견》(2012) 등을 썼으며 현재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저자(글) 신혜림

CBS 뉴미디어 〈씨리얼〉의 PD. 2015년부터 정치, 노동, 환경, 페미니즘 등 여러 분야의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구석진 이야기를 기민한 방식으로, 대중적 이야기를 구조적 관점으로 풀어가는 데 관심이 있다.

저자(글) 이재훈

사람과 사건을 둘러싼 구조에 관심이 많고, 이런 구조를 내러티브형 스토리텔링으로 재현하는 일이 기자의 중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노동, 복지, 교육 정책에 관심이 많다. 2003년부터 기자로 일했으며, 《저널리즘 글쓰기의 논리》(2013, 공저)를 썼다. 지금은 2010년부터 재직 중인 한겨레에서 《한겨레21》 편집장을 맡고 있다.

저자(글) 장혜영

18년이라는 시간을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살아온 중증 발달장애인 여동생을 다시 사회로 데리고 나와 함께 살아가면서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에 관한 화두를 던졌다. 이 이야기를 담아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2018)과 동명의 책(2020)을 세상에 내놓았다. 제21대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차별과 싸웠고, 앞으로도 계속 싸울 예정이다.

저자(글) 정주식

〈직썰〉을 운영하며 다양한 콘텐츠 실험을 했다. 좋은 뉴스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 뉴스 신봉자. 이불 속에서 〈심슨 가족〉을 볼 때 제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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