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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어머니

37년생 하우필

이재혁 지음 | 박원옥 그림
은누리

2024년 07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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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0.46MB)
ISBN 97911987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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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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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당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고
당신의 가슴 안에 잠자던 옛 기억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는
가장 고마운 편지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남의 이야기다. 37년생 어머니 하우필과 57년생 아들 이재혁의 개인적인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그러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잘~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닐 것이다. 반드시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일제 강점기, 해방의 혼돈, 한국 전쟁, 가난과 궁핍의 시대를 살아낸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이고, 전후 베이비붐 시대, 박정희 개발독재, 경제성장, 군부 독재와 민주화 투쟁,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쳐 AI 시대 e-Book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개띠’ 세대, 우리 ‘전후’ 세대 전체의 이야기일 수 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잘 살아왔으면 당신 뒤에 누군가가 있었다. 당신의 성취와 당신의 좌절을 항상 똑같은 무게로 받아들이고 받치며, 언제나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분이 아버지여도 좋고, 할머니 할아버지여도 좋다. 어떤 이에겐 형이나 누나, 또 어떤 이에게는 그 ‘수호천사’가 선배와 후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전에 <천국으로 가는 계단>(A matter of Life and Death)이라는 영화가 있었고,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way to Heaven)이라는 록 음악도 있었다. 저자에게는 그 천국이 어머니라고 한다. 어머니가 바로 천국의 빛이라고 한다. 하늘에서 우리를 비추는 그 따스한 불빛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우리가 있을 수 있을까? 이 책은 개인의 이야기지만 전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개인사가 없는 전체의 역사란, 속이 없는 만두이고, 그리고 팥소 빠진 찐빵이므로….
어머니 세대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리며
아들 세대가 부르는 사모곡

제 1편 <어머니의 노래>
필리핀에서 부르는 사모의 노래
070 대화
바둑돌 소리
LA 아지매
시집가던 날
장가가던 날
출발부터 삐걱대다

팔삭둥이 내 아들
해산구완, 광 사과, 감자 씨
해인사의 추억
발장난 부부
할아버지의 국수
비석 사건
11년 무 봉투
어머니와 자장면
대동 병원 소동
한밤중의 식물 채집
고등학교를 그만두다
야간열차에 시름을 싣고
교수 부인 파출부
구두닦이 엄마
내 맘속의 엉덩방아 피멍
여자와 어머니
위대한 사랑
어머니와 신기(神氣)
잠옷과 약탕기
증권사 출근 날
일본 된장국 이야기
수전증의 역사
안으로 새는 바가지

----------------------
제 2편 <여자의 일생>
그래 한번 살아보자
다라이는 안 이리라
윤수 엄마
고 모
도둑 이야기
어머니와 페테르부르크
풀고 가는 삶
추어탕 시대
이상한 가게
배움의 길
엘리베이터 청년
자가 발전소
국수 2탄
건강의 비결이 혹여 있다면
장학금과 깨죽
사장님의 첫 사랑
먼저 사랑하기
하씨 여자 사건
시의원 사건
연금 소동
춘 야 희 우
면사무소 방문기
아파트를 재실로
막걸리 울음
음반을 내다
숨어서 영향력 있는 일을
인간 극장
밴드와 카톡과 어머니
행복 단상
필리핀 팔순 여행
눈부시게 살았죠

추가 글:
샤브샤브 연애
직지사 산책
어머니와 장다리 꽃
어머니의 오른쪽 주머니와 왼쪽 주머니
어머니와의 일본 여행
어머니와 육 고기
그린 하노이
가수 어머니
손녀 손자들과의 기획 여행
어머니의 용돈
모녀 여행
건강 가요제
생일
어머니의 글씨
콧노래
죽음의 초월

에필로그
작가 소개
판권

어머니 앞에선 그 무슨 대단한 것들도 모두가 힘을 잃고 보잘것없음을, 초라함을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느낍니다. 어머니는 땅이고, 하늘이고, 별이고, 아름다움이고, 진실이고, 선이면서 또 그것들을 모두 넘어서는 그런 존재 같아요. 우리가 태어나서 삶을 마감할 때까지 경험하는 그 모든 것들의 종합이 아닌가 해요.
어머니가 늘 우리의 마음 안에, 영혼 가운데에 계셔서 우리가 신명과 육신을 유지할 수 있었고, 쫓아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쫓아갈 수 있었고, 실패를 거듭해도 어쩌다 성공을 해도 언제나 안심이 되었지요. 어머니가 늘 그 자리에 늘 계시니까 아무리 심한 고통이 밀려와도 우리가 완전히는 주저앉지 않았던 것이고, 행복이 행복으로서 더욱 충만하고 온전하지 않았던가요?

어머니의 고통, 힘, 활력, 충일한 생활,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시는 에너지, 헌신, 유머, 영광과 자랑, 결단력, 용기, 지혜, 판단력, 해결사로서의 면모, 감화력, 영험과 신기(神氣),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 정, 의지, 자존감, 욕심, 잊을만하면 다시 다가오는 고통…. 그런 것들을 살려내어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만 그게 저의 용렬한 재주로 가능할는지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여러분들도 가만히 귀를 한번 기울여 보세요. 저의 어쭙잖은 기억에 기대어 여러분 각자의 어머니를 기억의 끝에서 끝까지 떠올리고 또 떠올리면서요. 시간 앞에 사라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스러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잊기엔 너무 아름답고 안타까운, 세상에서 단 한 곡뿐인 우리들의 노래가 마음 밑바닥에서 올라오리라 추측해봅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그 마지막 노래가 말이죠.
(‘시작하며’ 중에서)

그런 어머니의 스케줄이 날이 갈수록 더 복잡해져 간다. 월요일 오후는 노래교실, 화요일 오후는 국선도, 수요일은 장구 교실, 퇴근 후는 경락...뭐 이런 식이다. 손녀가 일본에서 공부를 하다보니까 지난번 언젠가는 날보고 이러셨다. “현진이한테 한번 가보려고 하는데, 가서 그냥 있으면 우짜노. 시장에라도 다녀서 뭘 잘 끓여주고 해야할 낀데, 저 건너 복지센터에 일본어 교실이 열렸다던데 일본어 초급 교실에 등록해서 한번 댕겨볼까? 니 생각은 우떻노?” 우리 어머니의 ‘자기완성’의 길은 생을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을 독려하였던 톨스토이도 “강적을 한 분 만났구나.”하고 혀를 내두를 성 싶다. “오메, 오메 일도 많고 안 그래도 스케줄이 복잡한데, 손녀 걱정은 무슨...현진이는 우리가 알아서 하니까 우리한테 전부 맡기고 신경을 고만 붙들어 매소. 진이 본인도 이젠 자기 앞 가름 잘 하고 있고...그래도 일본어를 꼭 배우고 싶으면 배워서 남 주기야 하겠소. 중간에 그만두는 성질도 아니니까 신중하게 잘 생각해서 결정하소.”하고 싶은 말은 다른 데 있었는데 나는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070 대화’ 중에서)

“아부지, 저...우리 반에 베 운동화가 한 켤레 나왔는데, 제가 제비뽑기에서 뽑혔어예. 선생님이 지금 돈을 가져오면 신을 가져도 된담니더.”
“밖에 많이 춥재? 이리 와서 우선 방석 밑에 손을 넣거라.” 신발 때문에 꽁닥꽁닥 뛰는 내 맘을 아시는지 모르시는 지 그런 말씀을 하신다. 날 빤히 쳐다보시는 어르신들 눈길이 부담스러워서 내 목소리가 너무 작았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바둑에 집중하시느라고 흘려들으셨을 수도 있고...어쩔 줄 몰라서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날 아버지가 다시 한 번 힐끗 보시더니, 가늘고 하얀 팔을 쭉 뻗어 내 손을 당신 쪽으로 당기신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의 방석 밑으로, 당신의 가느다란 허벅지 밑으로 나의 고사리 손을 끌면서... 이어서 내 귀에 들려온 아버지의 따뜻한 목소리, “요 판이 끝나면 신발값을 내줄테니 조그만 기다려라이!”
나는 그 순간 아버지의 인격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날 얼마나 아끼고 귀하게 여기시는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친구 분들과 바둑에 빠져계신 그런 순간에도 그런 말씀과 그런 행동을 하실 수 있었던 우리 아버지...지금 생각해도 너무나도 존경스럽고, 꿈속에서라도 한번 뵙고 싶다.
칠십 성상이 넘는 무수한 세월을 견디며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경우의 따뜻함과 온기를 느껴 보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수없이 당해 봤지만, 그날 그 사랑방에서의 그 온기만큼 강렬한 느낌을 받아보진 못했지 싶다. 그것은 첫사랑과 비슷한 그러한 체험이었다. 학교에서 달음박질을 쳐서 사랑방 문을 열었을 때의 그 자욱했던 담배 연기, 매가 병아리를 채가듯이 언 손을 방석 밑으로 쑥 잡아당기신 우리 아버지의 따스한 사랑, 인간미...그리운 아버지, 그리운 고향, 딱...딱..딱...딱...그 바둑돌소리.
(‘바둑돌 소리’ 중에서)

밥때가 되어 불을 때서 밥을 해도 신이 나지 않는다. 보리쌀이라고는 먹어보지 않고 컸는데, 매끼마다 밥이 시커먼 꽁보리밥이다. 솥을 열면 땀에 전 신발 냄새가 물씬 난다. 내게 퍼오라 하지 않으시고 어머님이 손수 뒤주에서 쌀을 병아리 오줌만큼만 꺼내서 주시면, 보리를 잔뜩 퍼놓아 시부모님, 우리 부부, 시동생, 자주 우리 집에 저녁 얻어먹으러 마실 오는 골명 댁이나 동네 사람 한두 명 몫까지 계산해서 큰 가마솥에 한 솥 밥을 한다. 밥 퍼는 일도 어머님이 손수 하신다. 밥이 다 되었을 시간이 되면 정지에 나타나셔서 큰 주걱을 들고 솥의 맨 밑에 있는 흰 쌀밥을 위의 까만 보리밥과 마구 섞는다. 그래가지고 아버님 진지부터 퍼두고, 나머지 쌀밥을 다시 보리밥과 휘젓고는 아들 밥, 시동생 밥을 차례로 푼다. 솥에서 하얀 색이 다 사라지고 날쯤 당신 밥과 내 밥이 마지막으로 그릇에 철썩 담기는 것이다. 매일 매끼가 이러다 보니까 배가 고파도 밥때가 되면 꽁보리밥을 먹어내지 못해 애를 먹는다. 관지리 친정 생각이 굴뚝같이 나고 먹는 서러움에 눈물이 진다.
(‘출발부터 삐걱대다’ 중에서)

대학교수 사모님인 우리 어머니가 식모살이까진 아니지만 남의 집 파출부를 했다는 사실을 처음 안 날, 이게 무슨 소린가 하여 나는 혼비백산하였다. 아니, 내 어머니가 남의 집 파출부를?! 감히 누가 내 어머니를?! 그런데 당신이 직접 그렇게 말씀하시니 거짓은 아니고, 머리가 돌에 맞은 듯 핑핑 돌았다.
-아니, 오매, 그게 무슨 말이요? 파출부라니? 언제?
-청소하고 빨래하고 그런 파출부 말고, 그냥 음식만 해 주는...
-언제? 우리 키울 때 말이요? 아버지가 월급봉투 안 주고 그랬을 때 말이요?
-말고, 니하고 나하고 서울 있었을 때...
-그 때 언제 그럴 틈이 있었소. 보름 내 밥 해주고 바로 부산 가고 그랬는데.
(‘교수 부인 파출부’ 중에서)

이 집에 오는 손님들은 주인이 해주는 대로 먹고 가야지, “고기를 더 넣어 달라.” “맛을 짜게 해 달라.” “싱겁게 해 달라.” 여러 소리를 하고 까다롭게 굴면 바로 쫓겨난다. “너거 시키는 대로 안 할란다.” “그리 잘해 먹고 싶으면 너거 집에 가서 해달라고 해라. 나는 내 식대로 할련다.” “만인이 먹는 음식을 우째 니 개인 입맛에 맞춰 해 주노. 물을 더 두르든지, 장을 조금 더 넣든지 알아서 너거가 알아서 해라.” “그라믄, 이왕 들어온 거, 오늘은 여기서 참고 묵고, 내일부턴 딴 데 가서 무라.” “지랄 고만하고 해 주는 대로 묵고 가거라. 남자가 고기를 듬뿍 넣어라 느니, 파를 숭숭 썰어 넣어라 느니 그 따위 꼬잘스런 소리 그만하고...”라고 바로 쏘아붙이니까... “아이고, 자슥들하고선, 더러워서 장사 그만하고 치와뿌까. 금연석이라고 저기 이마빡에 크게 써 붙여 놨는데 안 보이나. 담배는 왜 처먹고 지랄이고. 아이고, 이것들 마, 이거 안 해먹고 살아도 되는데, 우째삐꼬 저것들을 마.” 밖에서 들으면 왜 자기 돈 내고 저런 소리나 여기 와서 듣는 고 싶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건,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사람들이 가지 않는다는 거. 한 소리 듣고도 꾸역꾸역 앉아서 다들 싹싹 비우고 간다. 가면서는 “잘 먹었습니다.” “할머니 솜씨가 최곱니다.” 깍듯이 인사까지 하면서...
(’이상한 가게-반말 그리고 구박‘ 중에서)

“갈 때가 되면 가야지, 안 가고 우짤끼고!” “다 안 죽고 살면, 순리에 맞나?”
“나는 죽거들랑 제사도 치르지 마라. 괜히 제삿날이라고, 쳐다보기도 아까운 자식들 괴롭히고 싶지 않다. 그 날은 다른 데 좋은 데 놀러가고, 너거 집에는 안 올끼다.”

어머니가 다니시는 노래 교실의 최신 레퍼토리에 <100세까지 잘살자>라는 신곡이 추가되었나 보다. 사람들은 신이 나서 모두들 열심히 따라 부른다는데, 어머니는 그 노래는 딱 질색이란다. “늙은이는 가고, 아이들은 태어나고 해야지, 다들 100살까지 살면, 우짜자는 말이고”하시며...

어머니를 존경하며 따르는 아주머니들이 어쩌다가 막걸리 한잔씩 하시고 “형님, 나중에 형님이 안 계시고 우리 곁에 없으면 우리는 우짜지요. 우리도 나중에 형님하고 같이 거기로 가고 싶어요. 거기 가서도 지금처럼 우애 있고 재미있게 지내십시다.”하시면, 막 역정을 내신다. “미친 년들 아이가, 어잉! 나이 차이가 15살 이상 나는데, 같이 가기는 어딜 같이 간단 말이고! 너거는 나중에 와!” 하시며...

아니, 싸울 걸 가지고 싸워야지 나 원 참.
(’죽음의 초월‘ 중에서)

출판사 서평

세상과 결렬된 자화상을 두 겹 세 겹의 액자 소설 방식으로 마치 일기를 쓰듯 그려나간 미하일 레르몬토프(1814-1841) <우리 시대의 영웅>, 19세기 전반의 사회현상을 자신의 심리적 내부와 연계한 이 독특한 소설은 25세의 청년 작가를 일약 대문호의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러시아 문학에 대한 비평계의 시선을 시에서 산문으로 전환하게 만든다. 이 자전적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있는데 3명의 화자(話者)가 등장한다. 그리곤 독자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이야기의 바깥에서 중심으로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켜가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37년생 하우필-우리 시대의 어머니 이야기>는 장르 상 수필(essay)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사소설이고, 또 어떻게 보면 산문시라고 할 수도 있겠다. 글 전체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 의식이 뚜렷하고, 화자와 이야기 배경과 사건이 등장하고, 작가만의 간결하고 담백함, 무엇보다 우리들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작은 이야기들을 귀에 들려주는 듯한 그만의 독특하고 따스한 문체가 글의 군데군데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주 오랫동안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의 삶을 지켜보며 그 고통과 기쁨에 같이 울고 웃은 아들이 남기는 한 편의 <사모곡>이다. 우리 시대 모든 어머니가 같이 겪었을 비극과 좋은 결말의 서사시다.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지 않는 자식은 없을 것이고, 세상에 나와 있는 <사모의 노래>는 우리가 알듯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은 좀 특이하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화자도 때론 어머니 자신이 되었다가, 때론 아들이 되기도 한다. 관찰과 동참, 차분한 서술과 격정의 페이소스가 범벅을 이룬다.

그냥 개인적 기억에 의존하고, 기억 속의 사건들을 어느 날 밖으로 불러내는 방식으로는 이런 세밀하고 구체적인 글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작가의 개인사가 드리웠을 것 같은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빚‘ 의식, 예민한 감수성도 감수성이지만, 무엇보다 수십 년에 걸친 그의 메모 정신과 기록 정신 그리고 인생에 대한 애정과 숭고한 감정으로서의 연민이 합쳐서 이런 포도주를 빚었다고 생각한다.

<37년생 하우필- 우리 시대의 어머니 이야기>는 크게 2부로 구분되어 있다. 제1부는 <어머니의 노래>, 제2부의 소제목은 <여자의 일생>이다. 그러나 이 구분은 편의적인 구분이다. 있다면, 어머니로서의 강인함과 생의 지혜, 여자로서의 기구함과 고난사가 글의 곳곳에 호박범벅처럼, 진주비빔밥처럼 얽히고 얽혀 있을 뿐이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미시 사(微視 史)가 한국 현대사의 통사(通史)일 수 있다. 어느 가정에서 일어난 한 편의 작은 드라마가 시대의 큰 역사일 수 있다. 우리 시대의 많은 어머니는 남에 의해 나라가 강탈당한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근대식 학교를 제대로 밟아보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스무 살 전후의 어린 나이에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은 집에 시집가 일생토록 소와 말처럼 일했다. 숨이 막히는 인습과 불평등하고 고루한 가치관 아래에서 그저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 공동체에 헌신하며, 웃음과 해학으로 그 질곡을 돌파해 나왔다.

1969년 7월 16일, 미국의 달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약 4만 km/h의 속도로 달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라 나흘 뒤에 달 표면에 사람을 부렸다. 7월 20일 오후 10시 56분 20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 이글 호에서 나온 우주인 닐 암스트롱은 이런 말을 준비해가서 인류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경남 진양 군에서 태어난 1937년생 하우필 여사뿐 아니라, 질곡 많았던 우리의 현대사는 많은 김 여사, 최 여사, 박 여사를 품고 있을 것이다. 모든 가정마다 위대한 어머니가 계실 것이다.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 못지않은 그분들의 위대한 여정을 이렇게 생생한 기록문학으로 후대에 영원히 남기고자 함이 이 책을 전자책으로 먼저 펴내는 우리 은누리 출판사의 의도이다.

외세의 압제로부터의 조국의 해방, 한국 전쟁의 후유증 극복,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 정보 강국의 기적 뒤에 우리들의 어머니가 떡하니 버티고 계시다는 걸 우리는 안다. 말로 글로 잘 표현하지 못할 뿐, 대를 이어 폭풍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낸 우리가 아니던가.

각자의 별로 빛나는 모든 위대한 모성에 이 작은 책을 바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재혁

교육가/인문학자

건너편에 문익점 목화씨 시험재배지가 있고 윗마을에는 성철 큰스님 생가가 있던 벽촌, “사공아!”하고 부르면 뱃사공이 오두막집에서 부리나케 나와서 줄배로 강을 건너 주던 경남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반장이랍시고 친구들을 함부로 청소시키고 못되게 굴다가 팔을 다쳐 지금도 오른팔이 삐뚤삐뚤하다. 진주 초등학교-부산 동해중-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거쳐 “검사가 되어 이 땅의 부정부패를 모조리 없애버리겠다!”! 헛꿈을 안고 연세대 법학과에 들어갔다. 그러나 유신독재가 판을 치고 법이 정치의 하수인인 삐뚤어진 세상에서 갈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군대 가기 싫어 겨우겨우 다니던 대학원 끝 무렵에 언론사 진출로 마음을 바꾼다.

이후 전자신문 정보산업부 기자, 한국 최초의 언론사 노동조합인 전자신문 노조 부위원장, 국민 모금신문인 한겨레신문 생활환경부와 민족국제부 기자를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 대학교 언론학부 박사과정 (사회언어학 박사)를 졸업했다. 1997년 3월부터 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 중앙아시아학부 교수, 러시아 중앙아시아 연구소장, 부산외대 입학홍보처장, 부산시 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장, 교육부 시베리아 대학생 봉사단 단장, 노무현 정부 동북아 시대위원회 자문위원, 동북아시아 문화학회 러시아분과위원장, 한국 러시아문학회 학술이사, 부산외대 교수 노동조합 초대위원장 등으로 25년을 살았다. 지금은 (사)유라시아 교육원 이사장, 부산외대 명예교수, 러시아 부랴트 국립대 명예교수, 국제 소월협회 회장, 부산일보 칼럼니스트 등의 삶을 살고 있다.

언제나 관심은 지식과 삶의 소통, 인식과 행동의 일치, 지식의 사회환원, 청년과 시민의 국제화, 열린 민족주의와 쌍방향의 다중문화 사회 구현 등이며, 북방 유라시아 대륙과 한반도를 연결하는 여러 가지 교육 문화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또 구상 중이다.

그림/만화 박원옥

은누리디지털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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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우리 시대의 어머니 37년생 하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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