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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을 해 나는

이한솔 지음
피닉스앤컴퍼니

2024년 07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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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0.45MB)
ISBN 979119306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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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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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자로서 분석하고, 통찰하고, 논의했던 것들을 글로 표현했다. 그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신 있는 사람’을 피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걸 통해 알게 된 그의 ‘고정관념’에 대해 논한다.
또한 한 아이의 절도 행각을 통해 알게 된 ‘어머니의 마음’에 대해서도 다룬다. 자기 자식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잘 알고 있음에도 그걸 아무렇지 않게 용서하고 도와주려는 부모님의 마음.
그는 이 모든 걸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의 방식은 구태의연하지 않고 직설적이다. 직설적이면서 말끔하다. 하나의 잘 정리된 필기 노트처럼 말이다.


“드디어 내가 대기업에 입사했어! 나 좀 축하해줘!”
나와 아주 친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친분이 조금 있는 한 지인이 나에게 삼 년 만에 연락이 왔다. 그는 방송이나 cf를 독점하고 있는 한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는 것.
나는 반강제로 그에게 ‘김빠진’ 축하를 해줬다.
“그래 참 축하한다...고생이 참 많았다..너희 부모님도 이제 한숨 돌리겠구나..”
솔직히 나는 그보다 그의 부모님을 더 걱정했었다. 철없고 개념 없는 아들을 둔 그의 부모님을 말이다.
사람들은 욕을 하고 비난을 한다. 어떻게 백혈병에 걸리도록 그렇게 일을 시킬 수가 있나? 어떻게 산재를 인정 안 해줄 수가 있나? 그게 말이 되나?
그렇게 욕을 해대면서 역시나 그들이 원하는 건 ‘대기업 신입사원 타이틀’...어찌나 모순이지 이게...그렇게 생각 아니 할 수가 없다.
이 책에서는 그런 ‘모순된 행동’ 에 대해 속 시원하게 얘기를 해주고 있다. 조금 직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정말 있는 그대로 ‘팩트’만을 얘기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 면이 씁쓸하고 차가운 동시에 “아주 고맙다.”
대기업을 들어가려고 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씁쓸하고 차갑다. 그러나 진실만은 누군가가 전달해 줘야 하기 때문에 매우 고마운 것이다. 진짜로 그런지 아닌지는 독자들이 직접 본인들의 눈과 마음으로 확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의 구성 순서〕
1 나도 모르게 그만 1
2 평화의 시대 11
3 대기업이란 무엇인가? 21
4 괜찮아 첫 결정이 실패로 돌아가도 35
5 나이를 속이는 거짓말 47
6 깔끔한 거를 벗어났다 61
7 친구를 잘 사귀어라 73
8 내 페이스 87
9 아침형인간과 저녁형인간 99
10 실패에 관해서 113
11 못 이루어진 사랑 125

나도 모르게 머리에 문신 한 남자 은근슬쩍 피해 갔다. 고정관념이 분명 작용한 게 맞지만 그런 문신을 한 사람들의 가치관도 눈여겨볼만하다. 딱히 피해를 받지 않아도 그런 사람들을 그냥 피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정상적인 직장에 안 다닐 확률이 높고 사회규범과 가깝게 지내지 않는 사람일 확률이 그만큼 높은 거다. 이런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서 잘 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그들도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잘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보통 학창시절에 그들은 문제아들이거나 사회의 부적응자들이었다. 그리고 반사회적 성향의 사람들일 확률이 높았던 거다.
근데 한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근데 그것도 역시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아닌가요?”
그는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해봤다. 내가 그들에 대해서 어떤 고정 관념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순간 깨달았다. 나 역시 그들에 대해서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그 친구는 어느 정도 나에 대한 생각이 맞았던 거다. “그래 나도 인정을 해. 선생님도 어느 정도 고정관념을 갖고 있어, 솔직히.”
솔직히 말해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겁이 나는 게 사실이다. 팔뚝에 문신을 하고 험한 인상을 하고 다니는데 누가 그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거다.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면 선생님은 그런 고정 관념을 가지고 저를 가르치는 거였어요?”
“그런 게 아니야. 생각보다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해. 솔직히 말하면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좋은 것들을 가르쳐 주고 싶어. 사회에 대한 좋은 인식 같은 거 말이야.”
“그렇다고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되죠. 선생님이 되어 가지고.”
그는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거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나는 거짓말을 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나는 솔직한 마음을 그에게 전달해 주고 있었던 거다.
“그 솔직한 심정이 어떤 건데요? 그런 험악한 인상을 하고 팔뚝에 문신을 하는 사람을 피하는 게 솔직한 건가요?”
“내 말은 그런 말이 아니야. 내 말은 바로 이런 거야. 아무리 이론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있을지언정 실제로 그런 사람들 보면 두렵다는 거야. 제일 먼저 그런 기분이 들지...”
“형, 솔직히 형이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나 솔직히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 솔직히 흑인들 가까이에 있고 싶지 않아.”
그는 그 당시에 아주 위험한 말을 하고 있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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