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의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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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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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직장에서 불편한 게 많아?에서
‘그 사람’을 담당하고 있는 한 남자의 일기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학교에 맞서, 학생들과 함께
싸우며 지켜내야 했던 소중한 감정과 권리의 기록
『지부장의 수첩』을 쓴 최수근 선생님을 소개하자면, 저는 엄마 이야기를 꺼내고 싶네요. 저의 어머니는 전교조 해직교사였는데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일을 해결하려고 싸우는 사람이었어요. 어릴 때는 엄마가 해직되었을 때 같이 놀 수 있어서 좋았고, 커갈 때는 퇴근한 엄마가 학교 문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고는 ‘아니, 엄마는 어떻게 나선 거지? 난 못하겠는데……’ 생각하게 됐는데요.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노조를 설립한 최수근 선생님에 대해서도 그런 존경심과 궁금함을 품고 있었죠.
2021년 「한국어를 교육하는 일」을 인문잡지 《한편》 ‘일’ 호에 실었을 때 최수근 선생님은 힘 있고 다감하게 한국어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는 필자였어요. 그로부터 3년이 지나 2024년 겨울, 그는 지난 지부장 임기를 돌아보는 일기를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힘든 시기였고, 이제 돌아볼 여유가 겨우 생겼다고요. 그렇게 매일 한 편씩 다시 쓰고 고쳐 쓴 일기들이 쌓였고, 저는 편집자로서 정당하게 일기를 훔쳐보면서 미처 몰랐던 그 사람의 내면과 행동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우선 내향인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점심밥을 주로 혼자 먹고 누가 앞에 와서 앉으면 말없이 일어나 버리기까지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런 사람이 연차수당 체불 대응팀에 들어가면서 ‘얼마나 할 일이 많으면 나에게까지 합류해 달라고 하나’ 짐작하는 게 일기의 시작입니다. ‘여기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동료, 가입은 하지 않을 거지만 노조가 일을 못한다고 불평하는 동료, 혼자 회의에 들어가지 않도록 옆을 지켜 주는 동료의 묘사들이 생생합니다. 백미는 학교와 교섭이 시작되면서인데요. 단체교섭을 준비하고, 백 가지를 요구하고, 이야기가 잘 되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는 흐름에 빨려듭니다. 무엇보다 이 사람이 어떻게 권한을 사용하고, 모욕감을 준 상대에게 복수(ㄷㄷ)를 하고, 동지를 냉혹하게 ‘손절’을 하는지가 적혀 있어서 권력자의 수첩을 들여다보듯 재미있어요.
막상 최수근 선생님은 이런 걸 어디에서도 배운 적 없다고 합니다. 자신을 뽑아 준 사람들을 대표하는 법, 걱정하는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법, 조합비를 관리하고 플래카드를 잘 거는 법 등등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서 그때그때 힘들게 익혀야만 했으니, 일기를 출판해서 공유하고 싶을 법해요. 그에게 동기 부여가 된 건 ‘캡틴 마블’이라고 하는데요. 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에 참여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큰 힘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서사입니다. 외국인 학생들은 그런 영웅 같은 선생님을 사랑하지만, 또 한편 두 배가 된 일을 하느라 지친 지부장의 뒷모습도 지나칠 수가 없어요. ‘착한 애가 어쩌다가 그런 일을 하게 되었다니……’라며 걱정하는 은사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까지, 일터에서 떳떳하게 일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과 같이 읽고 싶은 일기책입니다.
1부 2019년
2부 2020년
3부 2021년
4부 2022년
나가며 2024년 6월 17일
로비에서 만난 J가 급히 옷자락을 잡고 끌어당기더니 단둘이 되자 말했다. 최 선생님, 정말 노조 만드실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J는 잠시 말을 고르더니 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선생님, 희생하지 마세요, 이곳 사람들은 최 선생님이 희생하실 만큼 가치 있지 않습니다, 최 선생님은 귀하시고요.
저, 희생하는 거 아닙니다.
J는 우리 어학당에서 부조리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나선 적이 있고, 그때 동료들에게 외면을 당해 외톨이가 된 적이 있다. 믿음을 버리신 것도 이상하지 않다. 나를 진심으로 위해서 하신 말씀이라고 믿지만 귀담아듣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지부장 임기 후에 나는 사람들에게서 버림받았다고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슬프다.
─ 「2019년 5월 9일」
뭐라고 말해야 어머니께서 안심하실지를 고심했지만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와인을 마시고,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어머니께 말씀드린다. 노동조합이 6월에 설립되는데요, 그때 지부장 선거를 합니다. 지부장은 어학당 노조의 대표자인데, 아마 제가 될 것 같아요. 어머니의 안색을 살피면서 재빨리 말을 이었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무런 해꼬지도 없을 거예요, 지부장은 가장 전면에 나서는 사람이니 학교 측도 오히려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 자칫하면 민주노총 전체와 대거리를 할 테니까요, 그러니 마음 놓으세요.
그날 가만히 듣기만 하시던 어머니께서 연락을 한다. 얘, 어쩜 내 뱃속에서 너처럼 간 큰 애가 나왔다니. 니가 괜찮다고 하니까, 그래, 그럼 괜찮으려니, 한단다. 하지만 난 어머니도 지난해 요양센터에서 급여가 잘못 나왔을 때 강하게 항의하시던 모습을 기억한다.
─ 「2019년 5월 30일」
원장이 다시 말을 잇는다. 한국어학당 중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데가 또 있나요. 나는 대답한다. 서울대와 경희대 그리고 강원대 어학당에도 조합원들이 계시지요. 하지만 정식으로 민주노총 소속의 지부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단체교섭까지 할 수 있는 곳은 우리 어학당뿐입니다. 그렇군요, 최 선생님이 여러모로 큰일 하셨네요. 나는 그의 말에 비아냥이 섞여 있다고 느낀다.
원장님, 그런데 말입니다. 앞으로는 최 선생님이라고 부르시면 안 됩니다. 최 지부장님이라고 부르셔야 합니다. 그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풀린다.
─ 「2019년 6월 17일」
우리의 요구안에는 ‘성별, 국적' 신앙, 결혼 여부, 나이, 고용 형태 및 그밖의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있었다. 학교측은 그중에서 ‘결혼 여부, 나이, 고용 형태 및 그밖의 이유' 부분을 삭제하고 싶어한다.
왜요. 결혼 여부로 차별할 작정인가요.
그럴 리가요. 다만 근로기준법에서는 저 부분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법대로만 할 거라면 우린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앉아 있는 겁니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법을 준용하자는 게 뭐가 잘못입니까.
들으세요. 법치 좋지요. 하지만 지금 우리는 자치를 위해 여기 앉아 있는 겁니다. 법대로 하자면 우리도 학교와 대화 안 해요. 바로 노동청에 고발하고 합의 안하고 처벌시키지요. 그러지 말자고, 대화로 풀어 가자고 지금 만나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도 대화하자고 지금 앉아 있는 것 아닙니까.
무슨 소리예요. 법문대로 받아 적어 놓자면서요. 그럼 지금 교섭장에 계신 것도, 법으로 사측에 교섭 의무를 강제하니까 어쩔 수 없이 앉아 계신 거 아니에요. 이게 무슨 대화예요.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자는 조항은 차별 철폐를 위해 나아가자는 선언입니다. 학교측 주머니에서는 돈 한 푼도 안 나간다고요. 이것조차 못 받아들이시겠다면 앞으로 어떻게 구체적인 현안을 이야기하겠어요. 유감입니다.
─ 「2021년 3월 19일」
학생들의 메시지.
- 일한 만큼 월급 받고 선생님들은 그 자격이 있습니다. 좋은 수업을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수업 외에 선생님들이 꾸준히 준비를 하시고 연구하시니까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거 없으면 제가 한국어 실력을 여기까지 올릴 수 없었습니다. 좋은 대우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 선생님, 선생님은 항상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대학 측이 교사들이 일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 당신은 좋은 선생님이고 좋은 보수를 받을 자격이 있어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를 바랍니다.
- 우리는 압니다. ㅠㅠ 그들이 하는 일은 너무 불공평해요. 그들은 선생님들을 비난하고 또한 학생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우리가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별거 아니라고 하는데 시험 일주일 전에 하는 건 용납할 수 없어요. 그것은 우리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줍니다. 또한 좋은 평가 방법이 아닙니다.
- 선생님이 우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파요. 선생님의 마음은 매우 억울할 것입니다. 선생님은 수업을 열심히 하시고 우리에게도 잘해 주십니다. 우리는 선생님이 학교에서 더 잘 대접받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항상 응원할게요!
- 선생님 화이팅하세요!!♥ 우리가 선생님 항상 옆에 있어요. 선생님 멋있습니다.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 당황하지 않으셔도 되고, 저희가 함께하겠습니다. 저도 이메일을 보낼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일을 겪으시다니 안타까워요. 저는 선생님 편이고, 선생님이 힘내시기를 바라요.
─ 「2022년 5월 9일」
최수근의 일기를 읽는 동안 옅은 먼지 냄새가 나는 지하의 지부 사무실에서 귤을 까먹으며 그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일이 있었나요. 그때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되뇌었다. 이 책은 한 대학 한국어학당 노동조합 지부장이 교육 현장을 바꾸기 위해 활동한 기록이다. 평생 해 보지 않았던, 할 것이라 상상한 적도 없고 자신도 없는 일을 더듬더듬 해 나가는 이야기. 그가 애써 단호한 척할 때, 어쩔 수 없이 매정해져야만 할 때 나는 마음이 무거워지고, 학생과 조합원과 다른 현장 사람들과 다정함을 나누고 작은 승리를 쟁취할 때 기뻤다. 그의 노동운동의 기쁨과 슬픔을 읽다가 우리는 이윽고 동지가 된다. 내가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어 가려는 사람,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연결감이 확장되는 소중한 경험을 원하는 사람, 혼자가 아니라 함께여서 다행인 세상을 꿈꾸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박진영(『재난에 맞서는 과학』 저자)
****
일기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훔쳐보고 돌려읽는 일기의 재미와 묘미
탐구 시리즈의 에세이 라인 ‘일기들’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시대의 시각. 민음사 탐구 시리즈의 ‘일기들’이 출간되었다. 박살 난 이 세계를 교정하고자 지옥에서 온 출판노동자의 『교정의 요정』, 500여일 간의 호르몬 대체요법 과정을 기록한 트랜스젠더 여성의 『호르몬 일지』, 연세대 한국어학당 노조 지부장의 비밀일기인 『지부장의 수첩』은 내밀한 기록을 통해 반드시 세상에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 각각 세대도 분야도 다른 저자들이 쓴 ‘일기들’은 세 권을 함께 읽을 때 더 큰 연결을 이룬다. 이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 되는 회로이니, 구체적인 연결은 책장을 넘기는 사람의 손끝에서 드러날 것이다. 2022년 『철학책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3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탐구 시리즈는 2024년 하반기 청년 정치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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