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책방 문화 탐구
2024년 07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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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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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출판계에 입문한 그는 언젠가부터 자신의 이름 옆에 출판평론가라는 타이틀을 장착, 30년 넘게 이 세계에 꾸준히 복무해왔다. 그런 그의 복무가 남다른 것은 단지 세월의 두께 때문만은 아니다. 출판평론가로서 그의 행위 전반에는 언제나 이 세계를 향한 응원과 온기가 배어 있었다. 그 응원과 온기는 책에서, 책을 만든 사람에게로 퍼져 나가더니 언젠가부터 그 책을 파는 이들로까지 점점 범위를 넓혀 나가기 시작했고, 그런 그의 잰걸음의 응원을 받아 수많은 책이, 책을 만든 편집자들이, 나아가 전국 방방곡곡의 숱한 책방들이 서로의 어깨를 겯고 나아갔다.
그런 그가 출판계에 입문한 지 꼭 30년이 되는 해인 2024년을 앞두고 자신의 업을 통해 축적한 그 시간을 돌아보고, 자신이 속한 이 세상의 또다른 세계를 만나기 위해 오랜 준비 끝에 유럽의 책방으로 길을 떠났다.
2023년 4월 9일부터 5월 16일까지 영국과 프랑스를 종횡으로 누비고 돌아온 그가 닿은 곳은 그러나 여행지에 만난 아름다운 책방 목록이 아니다. 낯선 도시, 낯선 거리 곳곳에서 수많은 책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가 마주한 것은 책방을 넘어 그 공간들이 만들어낸 또다른 세계이자 문화였다.
유럽의 책방을 다녀보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그는 책방이라는 공간이 과연 독자는 물론이고 지역과 사회, 나아가 그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가 얼마나 될까에 대한 물음표를 품었다. 나아가 그러한 문화가 과연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했고 어떻게 유지해 왔는가 역시 물음표의 범주 안에 있었다. 그러한 물음표를 품고 떠난 길 위에서 그는 답을 찾기 위해 낯선 거리를 종횡으로 누비기 시작했고, 그 길 끝에서 독자에게 한 권의 책을 상재했다. 신간 『유럽 책방 문화 탐구』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접한 두 나라에서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이는 책방들의 모습과 그 모습을 만들어낸, 눈에 보이는 모습 아래 축적된 오랜 문화의 바탕을 탐구함으로써 책방을 향한 우리의 반쯤 잠긴 눈을 뜨게 한다.
제1부.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아름다운 책방 문화
19세기 후반부터 이곳은 책방과 출판사의 거리 _런던, 세실 코트
채링크로스 거리의 여왕이며, 독재자의 책방 _런던, ‘포일스’
이곳을 모른다면 책방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으리 _런던, ‘돈트북스’
대형 서점의 딜레마가 말해주는 시대의 변화 _영국, ‘워터스톤스’
이 도시가 동네책방을 대하는 방법 _파리, ‘지베르’ 책방
아름다운 책방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든다 _영국의 ‘토핑앤드컴퍼니’, 프랑스 ‘몰라’
도서정가제, 그 선택의 결과가 만든 풍경 _프랑스와 영국 대형 체인서점의 오늘
제2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콘텐츠의 발신처, 동네책방
불온한 정신과 불온한 책의 안식처_파리의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 샌프란시스코의 ‘시티라이트’
책방, 카페와 더불어 실존주의 문학을 꽃피운 둥지가 되다_파리 제6구 생제르망데프레 거리
18세기부터 등장한 대중 독자의 도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이 도시의 책방들_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방의 거리도 사랑하리 _런던, 채링크로스 84번지
1797년 문을 연 책방부터 2003년 문을 연 책방까지_런던 ‘해처드’부터 ‘런던 리뷰 북스’까지
빅토리아 시대 책방들의 영감의 원천, 귀족들의 개인 서재 _웨일스, 글래드스턴 도서관
16세기, 센강을 따라 들어서기 시작한 책 노점상 _파리, 부키니스트
크고 작은 책방들, 대학의 도시를 빛내다 _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책방 풍경
제3부. 동네책방은 지역을 어떻게 빛나게 하는가
아름다운 건물과 개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빛이 나는 곳_바스, ‘토핑’ 그리고 ‘미스터 비’
책방이 된 기차역과 오래된 교회, 사람들을 불러모으다_안위크의 ‘바터북스’, 인버네스의 ‘리키즈북숍’
버려진 마을을 자랑스러운 곳으로 만들어낸 책마을의 힘_스코틀랜드 위그타운과 웨일스의 헤이온와이
책방은 책을 파는 공간이며, 마을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어가는 곳_영국 ‘올해의 독립서점 상’을 받은 책방들
제4부. 책이 있는 세상의 더 깊은 세계 속으로
책방이 영원을 얻는 길 _윈체스터로 찾아 떠난 제인 오스틴의 흔적
인쇄술의 발명, 인쇄서적상의 등장, 그 바탕 위에 탄생한 작가라는 직업_존 밀턴, 인쇄서적상 새뮤얼 시몬스와 저작권 계약을 맺다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의 등장, 호황을 이룬 책방, 그리고 여성 전업 작가의 탄생 _『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가 상징하는 시대적 풍경
책과 책방을 통해 그들이 주목한 어린이라는 세계_영국의 뉴베리, 한국의 ‘초방’과 ‘책과 아이들’
문학 작품 속 캐릭터 상표권 등록의 시대를 시작한 파란 재킷 토끼, 피터_세상에 끼친 베아트릭스 포터의 영향력
책의 오래전 모습과 마주하는 일 _사슬에 묶인 책, 책 그 이전의 책
18세기, 값비싼 책을 빌려보는 시대에서 사서 읽는 시대로_근대 책방의 원형, 대중 독자의 탄생, 대중 출판의 시작
유럽 서적상들의 태동과 정착과 교류의 자취를 좇아_런던의 플리트 거리,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에필로그 | 여행의 종착지에서 구텐베르크를 떠올리다 378
*주
*참고문헌
*유럽 동네책방 목록
아름다운 도시를 이루는 책방이라는 유전자부터
책이라는 매체에 담긴 까마득한 원형까지 경쾌하게 살핀,
명실상부한 책방 나아가 책의 문화사
이 책은 크게 제4부로 이루어졌다. 제1부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아름다운 책방 문화’라는 제목 아래 런던과 파리의 문화적 향기를 더하는 책방과 책방의 거리를 돌아본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런던의 세실코트이며, 오랜 역사에 빛나는 ‘포일스’이며 동네책방계의 새로운 기수, ‘돈트북스’이며 대형 서점의 대명사 ‘워터스톤스’다. 그의 발걸음이 이어진 곳은 파리가 지켜낸 ‘지베르’ 책방이며, 영국의 ‘토핑앤드컴퍼니’와 프랑스의 ‘몰라’,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의 서로 다른 책방 문화를 만들어낸 도서정가제다. 그는 이러한 책방들의 물리적 공간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더불어 유럽의 책방 문을 열고 들어가게 하고, 나아가 유럽 사회에 흐르는 책방의 유전자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손을 잡아 이끈다.
그뒤 그가 펼치는 새로운 장은 동네책방의 존재 이유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콘텐츠의 발신처, 동네책방’이라고 제목을 붙인 제2부에서 그는 파리의 관광명소가 된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를 돌아보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티라이트’를 소환하고 여기에 더해 한국 대학가 앞에 무수히 자리잡았던 ‘불온한’ 책방들을 불러세운다. 이름도 유명한 파리의 카페들을 돌아보는가 싶더니 그 카페 옆에서 문화의 한 축을 만들어온 책방을 돌아보고, 스코틀랜드의 몇몇 책방에서는 시대의 변화 앞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들의 고군분투를 살핀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오늘만이 아닌 오늘에 이른 시간이다. 그는 런던 채링크로스84번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18세기의 책방부터 오늘날의 책방을 나란히 세우기도 하며, 오늘날 이미지로 소비되는 귀족들의 개인 서재들이 고급 서점의 모티프로 활용되는 그 근원을 탐구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역시 관광객들의 카메라에 자주 포착되는 파리 센강 주변 책노점상을 통해 책방, 나아가 출판의 역사를 돌아보기도 하고,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대학의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한 책방들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런 그가 독자의 손을 잡고 더 깊이 들어가는 곳은 ‘동네책방은 지역을 어떻게 빛나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제3부다. 그는 매우 구체적인 책방 탐방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책방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낸 실제 사례를 돌아보고, 그 책방들이 도시의 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나아가 지역과 사회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가 포착한 것은 책방이라는 크고 작은 공간들마다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이 단지 책방 한 곳의 번영에 그치지 않고 그 책방이 속한 공동체의 미래 가능성을 이끌고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지막으로 그가 독자들과 함께 닿은 곳은 책방의 오래된 미래다. 제4부 ‘책이 있는 세상의 더 깊은 세계 속으로’에서 그는 책이라는 물성의 역사와 책방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왔는지, 함께 흘러온 그 역사의 일면을 촘촘하게 이루어온 씨줄과 날줄을 꼼꼼하게 살핌으로써 오늘 우리 앞에 존재하는 책방의 더 깊은 세계로 안내한다. 그 세계 안에는 인쇄술의 발명부터 책 판매상의 등장, 그에 기대 등장한 작가라는 직업의 세계,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의 등장과 책방의 흥망성쇠의 연관성, 성년 독자 중심에서 어린이라는 세계로의 확장의 경로, 그림책을 매개로 펼쳐지는 출판 문화의 또다른 일면, 쇠사슬에 묶여 있던 책의 까마득한 원형까지 명실상부 책의 문화사가 경쾌하게 담겨 있다.
이러한 유럽 책방의 문화를 탐구하는 사이사이, 낯선 거리 위에서 한때 우리도 가졌던 책방의 거리와 출판사들의 오래된 풍경을 소환함으로써 우리를 관통해 흐른, 우리만의 책의 문화사 역시 오늘의 역사로 불러 세우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 데도 성심을 다한다.
책이라는 세상에 30년을 복무한 출판평론가가
자신이 속한 세계를 향해 부르는 극진한 사랑의 세레나데, 응원을 담은 노래
그가 40여 일 동안 배낭을 짊어지고 낯선 거리, 낯선 도시를 다니며 만난 것은 무엇일까. 때로 그것은 오랜 시간 지역 사회를 변화시킨 책방의 활약이기도 했고, 언어와 인종은 다르지만 책이라는 동일한 대상을 사랑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족적이기도 했으며, 한 사회에서 책방을 대하는 그 지역과 사회의 인식의 총체이기도 하다. 그의 발품을 통해 우리는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의 하나로만 소비해온 책방이라는 공간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고, 책이라는 물성이 갖는 원형질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기도 하며, 책이라는 대상을 우리 곁에 성큼 가져다준 구텐베르크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깨닫기도 한다.
지극히 귀한 것이라 포도밭을 팔아야만 구할 수 있던 책의 시대로부터 쇠사슬에 묶여 책장에 꽂혀 있던 시대, 사는 건 엄두를 내지 못하고 빌려볼 수 있기만 해도 다행이던 시대, 귀족들의 사회적 기여에 의해 개인 서재에서 공적 대여의 과정을 거쳐 모두의 도서관이 만들어지던 시대, 인쇄업자이자 출판업자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던 책방의 시대, 작가라는 직업의 등장, 여성 작가들의 등장과 긔 존재 의미까지 책방이라는 세계를 관통해 흘러온 책의 시대를 되짚어 보는 그의 관찰의 끝은 우리가 오늘날 마주하고 있는 책과 책방이라는 세계의 원형에 닿아 있다.
그가 이러한 원형을 좇는 까닭은 분명하다. 우선은 독자로서 만난 숱한 호기심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면서 또한 이러한 오랜 역사를 통해 한 사회와 시민들이 구축하고 유지해온 책이라는 세계의 의미, 나아가 그것의 존재 이유에 대한 탐구다.
유럽의 책방을 돌아보되 눈에 보이는 공간의 탐방에 그치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단선적이고 표피적인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책방이라는 공간에 쌓인 시대와 문화와 역사를 살핌으로써 그가 말하려는 바는, 책방의 존재 이유와 그 책방들이 가진 힘과 가능성에 대한 재고의 요청이다. 이것이야말로 20대 청춘의 때로부터, 50대 중반에 이르는 내내 책이라는 세상에 복무해온 그가 31년차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기에 앞서 찾은 책의 미래이며 가능성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유럽 책방의 문화를 탐구한 책이면서 이 세계에 오랜 시간 성실하게 복무해온 출판평론가가 자신이 딛고 선 세상을 향해 부르는 극진한 사랑의 고백이자 연가이며 그가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불러온 응원의 노래다.
2020년 『동네책방 생존탐구』로 이미 부르기 시작한 응원의 노래,
한국과 일본의 독자들에게 닿은 그 응원의 의미
우리는 모두 독자이며 독자였다. 그 역시 책의 세상에 진입하기 전 독자였으며 이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도 그는 줄곧 독자였다. 독자로서 그의 시선은 책이라는 물성 안에 담긴 콘텐츠를 살피고, 출판평론가라는 이름을 장착한 뒤에는 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향하고 그 사람들이 속해 있는 세계의 작동 원리를 궁금해 하고, 나아가 그것의 나아갈 바를 염려했다.
그런 그의 호기심과 애정과 염려는 그로 하여금 책을 대상화하기보다, 대안 없는 불안의 선언과 확장을 확산시키기보다 책을 통해 이루려는, 이루어야 하는 더 근본적인 문화의 향방에 천착하게 했다. 그런 그가 지난 2020년 출간한 『동네책방 생존탐구』 역시 그런 그의 천착의 결과값이었다.
많은 이들이 도서정가제 이후 동네 곳곳마다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 동네책방들의 공간과 컨셉에 주목할 때, 가볼 만한 책방의 목록에 집중하고, 인테리어와 큐레이션의 독특함에 심취할 때 그는 우리 사회에서 동네책방의 존재 의미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디에서 기인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커다란 물음표를 책 생태계에 던졌다. 그런 그의 분투로 인해 우리의 동네책방들은 지금 자신들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더불어 고민할 계기를 획득했으며,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온기 서린 응원가에 힘을 입었다.
그의 응원의 노래가 닿은 곳은 비단 한국의 독자만이 아니었다. 대체로 우리보다 앞선 책방 문화를 가졌다고 여겨지는 일본에서 출간한 책방 관련 책들은 무수히 번역되어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가 쓴 우리의 책방 관련 책이 일본으로 건너간 사례는 얼마나 될까. 지난 2020년 출간한 저자의 전작 『동네책방 생존탐구』는 그 사례의 유의미한 첫 주자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치에 주목한, 국내 독자들에게도 『서점은 죽지 않는다』, 『서점은 왜 계속 생길까』 등의 책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대표적인 출판평론가 이시바시 다케후미가 직접 해설 및 편집에 참여한 일본어판 출간 이후 일본의 책방들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책방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함께 나아가는 이웃 국가의 동료들의 존재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힘을 얻었다는 후기를 보내오기도 했다. 그의 응원가가 바다를 건너 책이라는 세상의 동료 시민들에게 가닿은 풍경을 우리는 이미 목격한 바 있다.
오늘날, 책의 세계는 긍정보다는 불안이 팽배하다. 그러나 그런 불안은 어디에서 기인하며 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가. 그런 불안으로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책을 둘러싼 미래의 암울한 전망을 선언하거나 이를 부인하거나 해결책을 누군가에게 요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책의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가 지금까지 책이 겪어온 세상을 돌아봄으로써 우리가 오늘날 만나고 있는 책이라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불안의 원인과 이유를 분석하고 정의하기보다 나아가야 할, 나아가기를 바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는 쪽으로 시선의 방향을 돌리는 그의 그런 시도야말로 어떤 불안 섞인 전망보다 책의 미래를 위한 긍정의 힘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그가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출판계에 그런 존재였듯, 이 책 역시 그렇게 기여할 것이다.
1994년부터 그를 지켜본 한 편집자가 바라본 그의 30년의 결실,
‘2024서울국제도서전’에서 최초 공개한 이 책을 향해 독자들이 먼저 건네온 뜨거운 환호
『유럽 책방 문화 탐구』를 만든 편집자 역시 1994년 출판계에 입문하여 오랜 시간 책을 만들어왔다. 편집자의 시간은 정확하게 저자가 출판계에 입문한 시기와 겹친다. 신입 편집자의 시절을 거쳐 출판계의 연차가 쌓이는 동안 ‘한미화’라는 이름을 온갖 매체에서 점점 자주 만나오던 편집자는 일면식은 없었으나 그의 행보에 오랜 관심을 품어왔다. 객관을 표방한 냉정한 비판을 담은 평론에 사람들이 주목할 때도 ‘한미화’는 언제나 책 생태계의 지속과 발전을 향한 응원을 말과 글의 행간에 담아왔고, 그런 그의 남다른 지향과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은 편집자는 언젠가부터 그의 글과 말을 일부러 찾아 꾸준히 읽어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편집자로서 ‘한미화’와 인연이 닿기 시작한 이래 오늘날까지 그를 수식하는 바는 ‘한결같음’이다. 그런 그의 한결같음은 오랜 시간 그를 지켜본 이들이 느끼는 공통점이기도 하여,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기꺼이 힘을 보태준 출판계의 대선배 ‘사계절’ 출판사의 강맑실 대표와 새로운 시도로 출판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맹렬히 기여하는 ‘어크로스’ 김형보 대표의 애정 가득한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족적의 의미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또 있다. 이 책은 외부에 공개되기 전, 지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2024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에서 독자들을 먼저 만났다. 결코 큰 목소리를 지녔다고 할 수 없는 1인 출판사의 SNS 계정을 통한 공지 외에 어떠한 광고나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이 책은 도서전 기간 내내 앞다퉈 찾는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제본소에서 도서전 현장으로 직송해온 이 책을 매대에 펼쳐놓은 순간, 오가던 독자들이 앞다퉈 이 책을 집어들었고, 준비한 서명본이 계속 소진을 거듭한 까닭에 도서전 기간 동안 저자는 세 번이나 현장을 찾아야 했다. 단 5일 동안, 작은 출판사의 작은 부스에서 200권 가까이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의 선택의 이유는 다름아닌 ‘한미화’라는 이름이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그의 이름은 출판계를 넘어 독자들의 세계로까지 이렇게나 깊고 멀리 퍼져나가 있었던 것이다.
작가정보
출판평론가
대한민국 출판계에 ‘출판평론가’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는 이들의 앞 자리에 늘 이 이름이 있다. 객관을 표방한 냉정한 비판을 담은 평론에 사람들이 주목할 때 그는 언제나 책 생태계의 지속과 발전을 향한 응원을 말과 글의 행간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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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게 마케터로 출판계에 입문한 이래 『기획회의』를 비롯한 여러 출판 관련 잡지를 만들며 출판평론가로서의 존재감을 획득한 그는 이 세계에 속한 지 31년차에 접어드는 내내 책 생태계의 동료이자 관찰자이며 응원자로서 주요 일간지, 잡지, 웹진, 포털, 방송 등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꾸준히 출판과 책에 관해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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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책 생태계의 또다른 소중한 축인 동네책방을 향해서도 세심하고 따뜻한 관찰을 이어왔으며 지난 2020년 펴낸 『동네책방 생존탐구』는 그런 그의 오랜 관심과 애정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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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로서의 역할도 성실하게 해온 그는 그동안 『우리 시대 스테디셀러의 계보』, 『베스트셀러 이렇게 만들어졌다 1~2』, 『아이를 읽는다는 것』등을 썼고,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등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어린이를 책의 세계로 안내하는 『아홉 살 독서 수업』과 『쓰면서 자라는 아이들』로 수많은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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