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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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그나마 우리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우리 땅이었으면서도 우리가 몰랐던 그 비경과 역사를
차근차근 좇아가며 맛본다.
시작하며
평창의 짧은 역사
01 일제강점기 평창 사람들은 어떻게 살을까 1 - 마지막 호랑이가 살던 시절의 이야기
02 상원사와 한암스님 - 춘삼월에 말 잘하는 앵무새는 되지 않겠노라
03 월정사와 탄허스님 - 일체 말이 없어
04 오대산 나들이 - 오대천을 따라 올라가는 길
05 미탄 91 - 아름다운 여울에서 송어가 헤엄치는 곳
06 산너미목장 - 육백마지기가 있다면 육십마지기도 있다
07 미탄 동강 십여 리 - 평창, 정선, 영월의 아라리가 뒤섞여 흐르는 동강
08 청옥산 육백마지기 - 산비탈, 산꼭대기 화전민 마을
09 평창강이 품은 마을과 산 - 마을과 산, 밭을 아리랑처럼 휘돌아가는 물
10 평창에는 돌이 많다 - 돌들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평창읍의 걷기 좋은 길
11- 일제강점기 평창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 요즘의 기름값 인상은 예전의 장작값 인상이었다
12 -문재, 여우재, 방림삼거리로 가는 길 - 나흘 동안 걸어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었던 길
13 계촌 클래식마을 - 등이 굽은 산골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클래식 매니아인 마을
방림 계촌의 골짜기들
14 대관령스키역사관, 스키점프대 - 눈의 나라
15 대관령 국사성황사와 산신각 - 신들, 무녀와 신목, 그리고 인간들의 합창
16 발왕산엔 무엇이 있을까 - 굳고 정한 갈매나무가 지키는 산
17 대관령 삼양목장 - OK 목장의 결투
18 대관령 양떼목장 - 양들은 어떤 꿈을 꾸며 잠들까
19 순수양떼목장 - 스키를 타는 대관령의 양들
20 대관령 하늘목장 - 은하철도 999를 닮은 역마차
21 봉평 달빛극장 - 이효석 소설의 무대를 찾아서
22 무위산방에서 88체육사까지 - 스님과 소설가
23 계방산과 이승복 -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침투사건을 아시나요
24 평창의 오일장 - 장 보러 왔다가 장 보고 가는 인생
참고 자료
평창 연표
평창의 7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금방 지나갔다. 마침내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다. 새로운 길이 뚫렸고 기존의 길은 더 넓어졌다. 기차가 없던 평창에 기찻길과 기차역이 생겼고 첫 기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동계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제 평창은 올림픽 이후의 삶을 살고 있다. 올림픽 이후 평창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 길은 미래로 뻗어 있지만 동시에 과거로도 이어져 있다. 평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서로 만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이렇다. 옛날 나무 스키를 타고 창을 든 채 눈 덮인 산비탈을 내려와 멧돼지를 잡던 사내들의 후손들이 스키 선수가 되어 발왕산 무지개 코스를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이야기. 평창은 그런 곳이다.
_평창의 짧은 역사, 18~19쪽
도암(대관령)면민 권면장을 탄핵 / 1927년 5월 21일 중외일보
강원도 정선군 도암면은 본 읍으로부터 백여 리를 격한 소재지로 태산준령을 사이에 두고 교통 불편하기로 세계 제일이라 할 만한 정선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군에서 서로 직통도로 하는 것은 반여 년 전 예산 초동들의 나무길대로 있어 교통상 불편으로 인함인지 감독 관청으로부터 불철저함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해면장 권태종 씨는 부임 이래 일반 면민으로부터 불평을 가지게 한 대사건이 있어…… 소위 면장이란 권씨는 작첩 주상 영업을 하여 여러 가지 형식으로 착취하여…… (이 시절에도 부패 권력자를 탄핵하는 시민들이 있었다니!)
_일제강점기 평창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37쪽
오대산 상원사는 바로 그 한암스님이 27년 동안 선풍을 일으켰던 곳이다. 상원사에 가면 절 마당의 돌배나무 그늘에 들어가 땀을 식히며 먼 산을 바라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라보면서 ‘이번 생은 크게 망했다’라고 가만히 중얼거리다가 내려오시길.
_상원사와 한암스님, 63쪽
마을 가운데에 있는 봉우리(동산)를 뱀처럼 돌아나가는 물길. 아, 그러고 보니까 옛날에는 홀로 떨어진 봉우리가 아니라 창리천 건너편의 산자락과 연결된 봉우리였다. 오랜 세월의 침식작용으로 그 물길이 사라진 구하도에 민가와 밭이 들어선 것이다.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의 지형은 태백의 구문소와 거의 비슷하다.
_미탄 동강 십여 리, 117쪽
미탄의 동강 십여 리 길은 언젠가 한 번 꼭 걸어보고 싶다. 흘러가는 물을 따라서 걸어도 좋고 거슬러 올라가도 괜찮을 듯싶다. 왕복해도 좋다. 자갈밭에도 들어가 보고 모래사장에 발자국도 남기고 싶다. 물 위를 날아가는 새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싶다. 가다 힘들면 배낭에서 김밥을 꺼내 우적우적 씹으며 걸을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걷다 보면 그 옛날의 떼꾼들이 뗏목을 타고 내려오며 부르는 아라리가 내 몸과 마음을 휘감은 채 황새여울로 데려갈 것만 같은 길이다.
_미탄 동강 십여 리, 124쪽
옛길에서 응암리로 가는 산길은 아름다운 소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갈 수 있는데 중간쯤에서 길을 틀면 절벽 위에 평창강과 마지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양정(娥洋亭)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 선조 17년(1580) 이곳의 선비이자 유생 대표였던 지대명(智大明) 등에 의해 세워졌다. 이 아양정은 당시 선비들이 당쟁을 피하여 시를 읊으며 피신처로 삼기도 하였고 선조 28년(1592) 임진왜란 당시에는 의병을 모집하기 위해 은밀한 연락처로 삼기도 한 전적지이기도 하다. 아양정 앞 30여 미터의 붉은 절벽은 중국의 적벽(赤壁)과 같다고 하여 절벽 아래의 평창강을 적벽강이라 부르기도 했다. 아양정이라는 이름도 적벽강 기슭에 있는 정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_평창강이 품은 마을과 산, 157쪽
소들은 축사에 있었고 목초지만 드넓게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대신 소황병산으로 가는 길에서 멧돼지 한 마리와 마주쳤다. 그 멧돼지는 마치 초원의 고독한 하이에나처럼 보였다. 두 번째 방문은 먼 데서 대관령을 방문한 후배들과 함께였는데 이번에도 비포장의 목장 길을 덜컹거리며 오르내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다보는 동해의 아득함과 그 아득한 곳으로 몰려가는 바람이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는 오대산 월정사에서 대절한 버스를 타고 새해 일출을 보러 갔을 때다. 새벽에 버스를 타고 올라가 추위를 견디며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해가 뜨지 않았다.
_대관령 삼양목장, 276~277쪽
대관령 양떼목장은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상행선 휴게소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휴게소 뒤편 오른쪽은 선자령과 국사 성황사로 가는 길이고 왼편 전나무숲길을 통과하면 양떼목장으로 가는 자그마한 골짜기가 나타난다. 작은 도랑과 나무가 우거진 좁은 골짜기 입구만 봤을 때는 목장의 풍광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당연히 처음 방문했을 때 그랬다. 그냥 자그마한 목장에 양 몇 마리 키우고 있겠지 생각하며 입장권을 끊고 들어섰는데 어라, 그게 아니었다. 골짜기 입구는 좁았지만, 그 안쪽은 완전히 딴 세상이었다. 1988년에 설립된 대관령 양떼목장은 20만 제곱미터, 약 6만 평의 초지가 산자락에 둘러싸인 채 펼쳐져 있다. 첫인상은 아담하다였다.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다. 한눈에 들어오는 목장은 아기자기하다. 먹이 주기 체험장을 가운데에 놓고 야생 습지 식물 군락지들과 올챙이 연못이 자리한다.
_대관령 양떼목장, 296~297쪽
높은 산과 깊은 골,
각각의 땅이 품고 있는 아픈 역사와 작은 희망의 물줄기
(평창 도슨트 김도연)
평창을 만나다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은 시대별로 전국을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이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그림이나 유물유적을 설명해 주는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역사와 문화, 그곳에 사는 사람과 땅에 대해 알려주는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의 열여섯 번째로 『평창』이 출간되었다.
김도연 작가의 『평창』은 높은 산과 깊은 계곡, 맑은 물이 흐르는 평창의 자연 풍광과 그 안에서 삶을 일구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작가가 고향인 평창에서 오랫동안 경험하고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썼기에 평창의 진면모를 잘 보여준다.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평창 사람들의 애환과 삶의 모습, 그리고 평창이 걸어온 역사적 발자취를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우선 평창의 명소와 그곳에 깃든 사연들을 소개한다. 오대산과 월정사, 상원사, 대관령 등 평창을 대표하는 장소들의 유래와 의미를 풀어내면서 그곳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아냈다. 작가는 또한 평창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꿋꿋이 이어져 온 평창 사람들의 정신과 문화를 생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보여준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은 평창의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험준한 산세와 깊은 계곡, 넓게 펼쳐진 고원 등 평창의 수려한 풍광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보여주었다. 이는 산촌 민속과 전설, 사찰과 암자, 그리고 역사 유적 등을 통해 잘 드러난다. 산너미목장, 청옥산 육백마지기 등에 깃든 화전민들의 애환, 미탄 동강변 사람들의 삶의 모습, 오대산 사찰을 지킨 한암스님과 탄허스님의 발자취 등은 자연 속에서 이뤄진 평창 사람들의 고투와 정신세계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이효석의 소설 무대가 된 봉평이나 대관령 목장 지대는 청정한 자연과 더불어 문화와 낭만이 살아있는 평창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작가 특유의 소박하고 진솔한 문체도 돋보인다. 마치 오랜 지인이 들려주는 평창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친근한 어조는 독자로 하여금 평창의 정취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게 한다. 다만 책에 수록된 내용이 방대하고 광범위하다 보니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지 못한 면도 있다. 제한된 지면 안에서 평창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독자에게 평창을 직접 찾아 그 진면목을 경험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책을 읽고 난 뒤라면 평창에서의 시간은 더욱 깊이 있고 감동적일 것이다. 자연과 사람,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평창의 참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평창이 간직한 자연과 인문학적 가치, 그리고 그 땅에 뿌리내린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오롯이 담아낸 훌륭한 기행문집이다. 평창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곳을 찾고 싶은 마음을 북돋아 준다. 아직 평창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책과 함께 평창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험준한 산세에 맑은 물, 그리고 정겨운 사람의 온기가 남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다시, 한국의 땅과 한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다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1983)은 시대별로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들이다. 이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까지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발전시켜올 수 있었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새로운 인문지리지를 지향한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독립된 시군 단위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오래된 문화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나 역동적으로 태동 중인 곳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과 깊은 연고가 있는 분들을 도슨트로 삼았다. 이 시리즈가 지역의 거주민들과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발견과 탐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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