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씨앗뭉치 Seed Pods of Democracy
2024년 07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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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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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디자이너ㆍ일러스트레이터ㆍ시각예술 작가 51명(팀)과 초청 필자 4인이 총 100점의 신작 포스터와 4편의 글로 전하는 반민주주의, 인권침해, 국가폭력 문제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미래를 향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하는 시민이 되는 여정에 함께 하길 청한다.
『민주주의 씨앗뭉치』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을 기념하여 지난 2022년 7월부터 진행된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는 민주화 운동 및 인권에 관한 작품을 수집·보존하며,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실천과 담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각언어는 무엇인지’를 포스터라는 형식을 통해 탐구하고자 했다.
그 결과물로 국내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시각예술 작가 51명/팀이 참여해 제작한 총 100점의 신작 포스터가 수록되었다. 다양한 배경과 각기 다른 작업 방식을 가진 참여 작가들은 국가폭력, 반민주주의, 인권침해에 대항한 사건과 이슈를 살펴보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시각화해 보여준다. 그리고 포스터 작업에 대해 참여 작가들이 직접 쓴 짧은 글도 수록되어 ‘존엄, 공감, 기억, 비평, 대화, 경계, 회복, 미래, 지속, 연대’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어떻게 역동적인 시각언어로 해석해 내었는지를 진솔하게 전한다.
참여 작가로는 가스 워커, 게릴라 걸즈, 권민호, 다이애나 에자이타, 디스 애인트 로큰롤, 마크 고잉, 멜린다 베크, 문상현, 사키 호, 조나단 반브룩, 카로 악포키에르, 킴 알브레히트, 하이 온 타입 등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의 전시 및 다양한 작업을 통해 ‘지금, 여기’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시각예술 작가들이 함께했다. 또한 『가디언』, 『뉴요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국제앰네스티 등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및 기관의 사회문화적 이슈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참여했다.
한국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독일, 말레이시아, 멕시코, 미국, 미얀마, 스페인, 아르헨티나,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이란, 이탈리아,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타이완, 태국, 홍콩 출생의 작가들이 참여해 전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현실을 그려내고, 다국적·다중적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이와 더불어 초청 필자 정근식, 김상규, 게이코 세이, 에치오 만치니의 글은 ‘국가폭력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시각 표현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지’, ‘지금의 시각문화/디자인 액티비즘의 현장은 어디에 있고,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지’, ‘디자인은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짚어보며 프로젝트를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 열어 준다.
또한 ‘젊은 미래의 디자이너들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마주하고 있을까’, ‘인권을 생각할 때, 디자이너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디자인의 실천적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공유하며 2023년 6월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과 함께한 민주인〮권 디자인 워크숍의 내용도 짧게 소개되어 있다. 워크숍 참여자들과 함께 시민으로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며 배웠던 소중한 시간을 담았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팀(감독 장문정, 큐레이터 김경원ㆍ강유미)은 이 책이 새로운 시민 공간을 창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고루한 계몽주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미래로 우리를 안내하길, 독자들의 해석과 목소리가 더해져 의미 있는 대화와 혁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깊이 애도하고, 사회적ㆍ역사적 약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연대의 힘과 중요성을 표현하는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청한다. 모든 글은 국ㆍ영문으로 수록되어 있어 영어권 독자들에게도 전해질 예정이다.
민주: 끊임없는 질문
일상의실천
조나단 반브룩
크리스 버넷
카로 악포키에르
크리스티나 다우라
가스 워커
빅토리아 치혼
디자인 & 피플
프라챠 수비라논트
크리스 리(이정민)
카테리나 코롤레프체바
미콜라 코발렌코
베른하르트 렝거
인권: 모든 사람의 이야기
안마노
디스 애인트 로큰롤(찰리 워터하우스, 클라이브 러셀)
하이 온 타입
마크 고잉
엘리엇 스톡스
에런 니에
굿퀘스천(우유니, 신선아)
이경민(플락플락)
신인아
권민호
이지원(아키타입)
박새한
게릴라 걸즈
애니나 테케프
로시 루즈베하니
멜린다 베크
레이븐
이재영(6699프레스)
윤예지
엘머 소사
루이스 마존
프란체스카 산나
다이애나 에자이타
루카 손치니
씨앗뭉치: 공감과 연대
파흐미 레자
일레인 로페즈
일레인 L
시멘트(박용훈, 양효정)
국지은
오사와 유다이
문상현
골든 코스모스(도리스 프라이고파스, 다니엘 돌즈)
사키 호
세바스티안 큐리
스튜디오 하프-보틀
킴 알브레히트
스튜디오 헤잔느 달 벨로
장문정
폭력과 이를 넘어서는 정의에 관하여 | 정근식
국가폭력의 역사에 대한 시각적 기념, 그 가능성과 한계 | 김상규
군부와 청소년 행동주의: 태국의 경우 | 게이코 세이
프로젝트 중심 민주주의: 민주주의 실험을 위한 디자인 | 에치오 만치니
민주인권 디자인 워크숍
작가 약력
필자 약력
일상의실천은 민중(民)과 권력(主)을 두 개의 포스터로 나눠 이야기한다. 근현대 국가폭력 안에 갇혀 지낸 민중(民)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남영동 대공분실의 좁게 나열된 창문의 균일한 배치를 통해 형상화했고, 국가폭력에 저항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 민중의 권력(主)을 견고한 장벽의 균열로 형상화했다. 두 개의 포스터는 근현대 한국 사회에서 억압받은 민중과 저항으로 쟁취한 권력의 인과성을 상호 반전되는 구도로 설명한다.
p.60 일상의실천
나는 언제나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째서 우리는 같은 땅에 살면서 이토록 상반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이 포스터들을 통해 더 많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기를 촉구하고자 한다.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우리는 얼마만큼의 정부를 원하는가? 우리는 누가 우리를 대표하기를 원하는가?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는가? 이제 싸움을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양쪽 모두를 위해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을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민주주의를 똑바로 보고 물어야 한다.
p.68 크리스 버넷
이 포스터는 개인과 공동체에게 시스템 변화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요구한다.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불평등과 부당함, 환경파괴를 영구적으로 고정시키는 구조에 도전하라고 촉구한다. 이는 조치를 취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책임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p.120 베른하르트 렝거
사회 변혁은 홀로 이룩할 수 없는 것임에도 그에 함께한 모두는 하나하나 기억되지 않는다. 민주화 운동을 이야기할 때 역시 여성과 같은 소수자들은 잊혀지거나 누락된 인물들로 간간이 소환될 뿐이다. 기억되고 기념되는 이들의 이름이 높아질수록 그 운동은 누구의 운동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앞에 ‘누구의’를 붙이는 건 성립되는 말일까? 그런데 그렇다고 민주주의가 오늘날 모든 사회 구성원을 위한 것이라는 명제는 참인가? 그렇다면 어째서 30-40년 전 여성들이 외쳤던 ‘평생 평등’ 이라는 구호는 아직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으로 메아리 치고 있는가?
p. 164 신인아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권리, 기회, 정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런 열망을 공언하고서도 그에 합당한 실천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는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불평등과 부당함을 찾아내고 이를 근절할 조치를 취함으로써 진정한 평등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도록 압박할 책임이 있다.
젠더 문제는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인권 투쟁 중 하나이며, 페미니즘은 모든 젠더를 위한 권리를 성취하고자 하는 투쟁이다. 우리가 한국과 관련된 통계를 삽입하고 민주주의와 페미니즘을 동일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느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없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미국의 젠더와 페미니즘에 관해서도 유사한 포스터를 만들도록 영감을 주었다.
p. 181 게릴라 걸즈
2023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개인은 모두 존엄하며 평등하다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 나이, 성별, 성적 지향, 장애, 직업, 국적 등의 영역에서 차별은 여전히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차별 금지의 의미를 기각하고 있다. 기울고 가려진 ‘차별’ 사회에서 수평적 ‘평등’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가려진 ‘차별’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법안이다.
기울어진 ‘차별’을 바로 세워 진정한 의미로서의 ‘평등’을 실현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차별의 경험을 개인이 극복해야 하는 조건이 아닌 사회적 구조와 구성원의 문제임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하는 이유다. 진정한 인권으로서의 평등은 ‘나중’으로 유예될 수 없으며, 지금 당장 차별과 혐오에 맞서고 있는 용기들을 지지하고 연대해야 한다.
p. 206 이재영(6699프레스)
2021년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벌어지자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단결하여 군사 정권에 반대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민 불복종 운동의 지지를 받은 반군부 시위는 소셜미디어와 평화 시위, 집회, 파업을 통해 조직되었다. 다양한 민족적·종교적 배경을 지닌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와 인권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였고 이러한 움직임은 미얀마 전역에 반향을 일으켰다. 시위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그들의 결속과 군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차용했다. 이 경례는 동남아시아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시위대들에게 퍼졌고 미얀마인들의 저항과 희망을 뜻하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군부의 폭력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미얀마인들의 용기와 결의는 계속해서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연대의 포스터는 침묵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미얀마인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p. 244 파흐미 레자
민주주의나 인권을 옹호하는 시각적 작품들이 특정 양식에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다. 이 또한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세계 시민들과 소통해야 하므로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부단한 혁신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직면했던 창법적 폭력이나 불법적 국가폭력의 기억을 망각하지 않으면서도, 폭력의 세계화를 극복하기 위한 이론적 상상력으로 에티엔 발리바르(Étienne Balibar)가 말하는 시민인륜에 기대거나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이 말하는 신적 폭력에 기대거나 관계없이, 매우 다양하게 분화된 인권의 현대적 쟁점들을 예리하게 포착할 수 있는 눈은 예술가의 역사적·정치적 감수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p. 315 정근식, 「폭력과 이를 넘어서는 정의에 관하여」
시각적 기념에서 고려할 것은 ‘누구를 위한 기억인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결국 기념했다는 사실, 시각적 기념의 질적 수준을 따지는 수준과는 별개로, 기념의 목적은 살아있는 기억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살아있는 기억이 사회적 기억의 활성화를 담보하고 시각적 기념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p. 336 김상규, 「국가폭력의 역사에 대한 시각적 기념, 그 가능성과 한계」
『아리엘 도프먼: 희망의 미학』의 저자인 소피아 매클레넨(Sophia A. McClennen)은 쿠데타 생존자이기도 한 도프먼과 같이 인권 문제를 재현하는 저자의 사명감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그것은 그들이 거절할 수 없는 부름이며 이상주의, 회의주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과정이다.” 젊은 활동가들은 ‘부름’이 어디서 비롯하는지 아직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거절할 수 없고, 거절하지 않았고, 거절하지 않을 것임을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태국 활동가들은 크게 발전해 왔고, 그들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이렇게 길고 험난한 길에서 그래픽 디자인은 활동가들이 내적 부름에 답한 반응의 중요한 기록으로 기여할 것이다.
p. 358 게이코 세이, 「군부와 청소년 행동주의: 태국의 경우」
위와 같은 논의에 기여하기 위해 여기서는 ‘프로젝트 중심 민주주의 시나리오’를 제안하고자 한다. 핵심은 민주주의의 ‘디자인’ 차원을 고려함으로써 민주주의 개념의 정의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민주주의는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환경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사람들이 만남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고 각자의 프로젝트를 고안하고 협력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많이 제공하는 곳이다. 즉 프로젝트 중심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만나 협력을 통해 각자의 삶과 세계를 디자인할 자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대화와 공동 디자인 과정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향상된 공간이다.
pp. 372-373 에치오 만치니, 「프로젝트 중심 민주주의: 민주주의 실험을 위한 디자인」
51명(팀)의 국내외 작가와 4명의 필자가 100점의 포스터와 글로 전하는 민주인〮권 이야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연대의 씨앗뭉치
1976년 서울 도심 한복판에 ‘완벽한 고문 밀실’로 설계된 남영동 대공분실은 평범한 시민과 학생들을 상대로 자행된 끔찍한 국가폭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 국가폭력의 현장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공간인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있다. 『민주주의 씨앗뭉치』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을 기념하여 제작되었으며,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를 통한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실천과 담론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포스터라는 형식을 통해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팀(감독 장문정, 큐레이터 김경원ㆍ강유미)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 왔으며, 포스터 작업을 통해 간결하고도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을 국내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시각예술 작가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선상에서 반복되고 있는, 반복될지도 모르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거나 /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유사한 혹은 같은 사건이 지닌 서로 다른 양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 미디어의 자극적인 이슈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그러나 주목해야 할 이야기, 낮은 목소리를 전달해 주길’ 청했다. 이에 응답한 국내외 51명(팀)의 참여 작가들은 총 100점의 신작 포스터와 포스터에 대해 직접 쓴 글을 통해 각기 다른 시각언어로 새로운 메시지를 더해 주었다.
참여 작가들은 남영동 대공분실, 남한과 북한, 미국 국회의사당, 나이지리아 선거, 중국의 코로나 봉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인권 문제, 인도 및 태국의 정치 현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평등, 존재의 다양성과 소수자 인권, (한국, 아프가니스탄, 이란, 미국, 미얀마 등) 세계 각지의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폭력,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 인간적인 환경에서 노동할 권리, 난민과 이민자의 존중받을 권리 등을 주제로 한 작업들은 모든 사람이 맺는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진전시키기 위한 저항, 투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자유, 열린 공감과 연대를 위한 방법 등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과 표현은 복잡하고도 공고한 연결 고리를 이루며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진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가 역사를 알고 있는가?(카테리나 코롤레프체바), 민주주의의 앞에 ‘누구의’를 붙이는 건 성립되는 말일까? 민주주의가 오늘날 모든 사회 구성원을 위한 것이라는 명제는 참인가?(신인아), 평등이란 정확히 무엇인가?(하이 온 타입),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는가?(크리스 버넷)” 등등 작가들의 글에는 예리한 질문 또한 담겨 있다.
이에 더해 초청 필자 정근식, 김상규, 게이코 세이, 에치오 만치니의 글은 개관을 앞둔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담아 나가야 할 예술적 상상력, 적극적인 가공을 더한 시각적 표현, 신선한 행동주의, 참여적 민주주의 프로젝트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참여 작가와 필자들이 꺼내 놓은 이 민주인〮권의 씨앗뭉치가 독자들의 손을 통해 퍼져 나가서 다시 새로운 초록의 생명들을 만들어 내길 기대해 본다.
작가정보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 감독
장문정은 그래픽 디자이너, 비주얼 아티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디자인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시각적 내러티브 시스템, 시각적 개념으로서의 다중성, 타이포그래피의 은유적 모듈, 순차적 색상에 관한 연구이다. 또한 사회문화적 디자인, 미술/디자인 전시를 위한 시각아이덴티티, 편집/미디어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출판물 『그런가요』(2016)와 미국공예협회 출판물 『American Craft Inquiry』(2016-2018)를 디자인 디렉션하였고, 《수퍼서피스》(SuperSurfaces, 2017), 《타이포-헤테로크로니아: 서울-아틀란타》(Typo-Heterochronia: Seoul-Atlanta, 2021)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최근 엘렌 럽튼(Ellen Lupton)의 저서 『Thinking with Type』(2024)에 필자로서 참여하였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 라마 도드 예술대학의 그래픽 디자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 큐레이터
김경원은 그래픽디자이너, 디자인 교육자다. 홍익대학교와 킹스턴대학교(영국)에서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을 공부했으며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매체를 기반으로 타이포그래피, 편집, 아이덴티티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동서대학교의 디지털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디자이너 주인이 되어라』(2014), 『비주얼 그래머』(2015) 등이 있다.
초청 필자
게이코 세이는 저술가이자 큐레이터로 사회 변화와 창의적 미디어 행동주의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 비디오 큐레이터로 일한 후, 1988년 동유럽의 독립 미디어 및 행동주의를 연구하기 위해 그 지역으로 이주했다. 2002년에는 미얀마에서 영화 교육 프로그램과 와탄 영화제(Wathann Film Festival)를 새롭게 만드는 등, 작업과 연구를 더 먼 동쪽으로 확장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활동 기반을 옮겼다. 기획한 주요 출판물로는 『관료 정치에서 TV 정치로』(Von der Bürokratie zur Telekratie, 편집, 독일, 1990)와 『말기의 풍경』(Terminal Landscape,체코, 2004)이 있다. 『도큐멘타 12 매거진』에서 편집자로, 〈도큐멘타 12 매거진스 프로젝트〉에서 지역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초청 필자
에치오 만치니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디자인 분야에서 30년 이상 활동해 왔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변화의 주요 동인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 혁신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대학들의 국제 네트워크인 DESIS를 설립했다. 현재 DESIS 네트워크의 대표이자 밀라노공과대학교의 명예교수이다. 지난 10년 동안 엘리사바디자인공학스쿨(바르셀로나), 퉁지대학교(상하이), 장난대학교(우시), 런던예술대학교(런던), 케이프페닌슐라기술대학교(케이프타운), 파슨스디자인스쿨(뉴욕) 등 전 세계 여러 디자인 학교에서 객원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Design, When Everybody Designs』(MIT 출판, 2015), 『Politics of the Everyday』(Bloomsbury, 2019), 『Livable Proximity』(Egea, 2021), 『Plug-Ins: Design for City Making in Barcelona』(Albert Fuster 및 Roger Paez 공저, Elisava and Actar, 2023) 등이 있다.
초청 필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전남대학교 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하버드·옌칭연구소, 교토대학, 시카고대학, 타이완 중앙연구원, 베를린자유대학 등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했다. 한국사회사학회, 비판사회학회, 한국냉전학회, 한국구술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소련형 대학의 형성과 해체』(2018), 『북한의 대학: 역사, 현실, 전망』(2017), 『냉전의 섬, 금문도의 재탄생』(2016), 『전쟁 기억과 기념의 문화정치: 남북한과 미국ㆍ중국의 전쟁기념관 연구』(2016) 등의 저서와 「On the Ruins: Forgetting and Awakening Korean War Memories at Cheorwon」(2017) 등의 논문이 있다.
초청 필자
서울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동안 《droog design》, 《한국의 디자인》, 《모호이너지의 새로운 시각》, 《잠금해제》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한국디자인문화재단(KDF)의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로 있다. 역서로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2004), 『파워 오브 디스플레이』(2007), 『뉴 큐레이터: 건축과 디자인을 전시하기』(2023), 저서로는 『관내분실: 1999년 이후의 디자인전시』(2021), 『디자인과 도덕』(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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