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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F. 쿠앙 지음 | 신혜연 옮김
문학사상

2024년 08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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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40.21MB)
ISBN 9788970125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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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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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페이스
옮긴이의 말

당연히, 좋은 건 아테나에게 다 갔다. 이 업계의 돌아가는 방식이 그렇다. 승자가 될 작가를 하나 선택한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멋지고 젊은 작가-거기다, 다들 생각하는 대로, ‘뭔가 조금 다른’ 인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게 돈과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완전히 자기들 마음대로다. 아니, 마음대로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필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본문 13쪽)

업계의 실세들은 아름다운 예일대학 졸업생인 동시에 뭐라 규정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진 유색인종 여성 아테나를 선택했다. 반면, 나 준 헤이워드는 그저 갈색 눈,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평범한 필라델피아 출신 여자애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리 열심히 쓰고 아무리 잘 써도, 나는 결코 아테나 리우가 될 수 없었다. (본문 14쪽)

글을 쓴다는 건 매우 고독한 작업이다.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확신할 수도 없고, 극심한 무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징후가 조금만 보여도 끝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그냥 쓰고 있는 글에 집중하라고, 그들은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작품이 끊임없이 눈앞에서 펄럭거리고 있는 와중에 그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본문 18쪽)

믿기 힘들겠지만 나는 단 한 순간도 이 글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죽은 친구의 작품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못된 생각이나 하고 있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정말이다. 이 작업은 마치 내게 주어진 소명 같았고, 신이 정해준 운명처럼 ‘당연하게’ 느껴졌다. 일단 시작하자 아테나의 소설을 완성하고 다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본문 46쪽)

드디어 해냈어. 드디어 내가 해냈다고! 내내 이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아테나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으며 출판을 경험하고 있었다. 나는 유리천장을 깼다. 원하던 걸 다 이뤘다. 그리고 그 맛은 상상했던 대로 아주 끝내줬다. (본문 54쪽)

젠장, 그냥 솔직히 말하겠다. 아테나의 원고를 갖는 일은 내겐 마치 일종의 보상, 즉 아테나가 내게서 빼앗아 간 것에 대한 보상처럼 여겨졌다. (본문 59쪽)

거짓말을 감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드러내는 것이다. (본문 69쪽)

책이 인기를 끌면 끌수록 그 책에 대한 공격도 커지는 법이다. (…) “독창성이라곤 찾을 수 없는 쓰레기 같은 이민자 이야기.” 이런 리뷰도 있었다. “백인 여성 착취를 다룬 눈물 나는 이야기의 또 다른 반복에 불과하다. 복붙하고 이름만 바꿨는데, 짜잔, 베스트셀러가 됐네.” 너무 개인적이라 도저히 객관적이라고 보기 힘든 리뷰도 있었다. “진짜 거만하고 역겨운 년. 예일대 나왔다고 뻐기기는. 킨들 세일이라 구매했는데, 반드시 내가 쓴 299센트 전부 다 돌려받고 말겠어.” (본문 139쪽)

고통을 쓸 권리는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본문 153쪽)

아테나는 절대 개인적으로 고통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 고통은 그저 그녀를 부자로 만들어주는 수단에 불과했다. 그 전시회에서 보고 들은 걸 바탕으로 한 단편소설로 아테나는 상을 받았다. 제목은 ‘압록강의 속삭임’이었다. 물론 그녀는 한국인이 아니었다. (본문 158쪽)

“나는 지금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나를 도둑, 표절자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내 말을 들어보라. 생각처럼 그렇게 끔찍하지 않다.”

출판산업과 문화전쟁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배신, 창조와 표절,
예술의 상품화, 인종차별과 역차별, SNS 전쟁에 관한 안전벨트 없는 롤러코스터

★★★아마존닷컴, 반스&노블, 타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틱톡 2024 올해의 책 최종 후보★★★
★★★영국도서상 수상,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PICK★★★

20대 중반의 나이에 네뷸러상, 로커스상, 영국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젊은 작가로 떠오른 R. F. 쿠앙이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차세대 작가임을 전 세계 독서계에 강렬하게 각인시킨 문제작. 이 소설이 말 그대로 문제의 작품인 이유는 작가의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배경과 신념을 넘어 성역 없는 모두까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은 출판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에이전트를 비롯한 주위의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작가는 애초의 뜻을 거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좋아, 끝까지 가보자.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가 한 모든 일을 하나하나 비웃어보자.”
『옐로페이스』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소설도 없다. 책 제목과 표지만 봐도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이는 것만 같다. ‘옐로페이스(Yellowface)’는 블랙페이스처럼 백인이 아시아인을 흉내 내기 위해 아시아인의 용모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무대 분장에서 유래된 것으로, 아시아인을 희화화하는 인종차별적 문화 행위를 말한다. 게다가 저자는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주해 온 중국계 작가다. 따라서 백인 주류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이 줄줄이 이어질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짜 시작은 그다음부터다.

그녀의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문제는, 그녀가 그 책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쿠앙은 어떻게 최근의 모든 책 스캔들을 풍자 스릴러로 바꾸었는가?
『옐로페이스』는 시대정신으로의 출발이자 도약이다.” (LA타임스)

준(주니퍼)은 같은 예일대학 출신에 작가라는 공통점 때문에 아테나와 친하게 지내지만, 둘은 달라도 너무나 다른 처지였다. 중국계인 아테나는 탁월한 글쓰기 재능에 마치 앤 해서웨이처럼 큰 키과 가느다란 체구, 발레리나처럼 우아한 자태 덕에 단숨에 출판계의 스타로 떠오른 작가였다. 반면에 준은 아무리 애써도 작가로 주목받아본 적이 없는 데다 갈색 눈,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평범한 백인 여성에 지나지 않았다. 준은 별 볼 일 없는 자신의 처지에 한탄하면서 아테나를 질투한다.
그런데 아테나의 넷플릭스 판권 계약을 축하하는 둘만의 술자리에서, 아테나가 팬케이크를 먹다가 그만 질식사를 하고 만다. 엉겁결에 아테나의 미발표 소설 초고를 집으로 들고 온 준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초고를 고쳐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기로 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복무한 중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였다.
중국인 이야기를 백인 여성 작가가 발표할 경우 여러 문제(문화적 전유, 착취 등)가 발생할 수 있다는 출판사의 권유에 따라, 준은 아시아인을 연상시키는 ‘주니퍼 송’이란 이름(과 인종적으로 모호해 보이는 작가 사진)으로 소설 『최후의 전선』을 출간한다. 그동안 준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출판사의 대대적인 지원과 마케팅에 힘입어 『최후의 전선』은 ‘여름에 읽기 좋은 최고의 책 10권’에 선정되는 등 화제를 모으며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나 준은 책이 인기를 얻을수록 혹시나 자신의 비밀이 밝혀질까 봐 전전긍긍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중국인 이야기를 백인이 썼다는 이유로 악평 또한 늘어나는 가운데, 트위터에 준이 아테나의 작품을 훔쳤다는 폭로 글이 떠돌면서 준의 위기가 본격화한다.

창조와 표절, 예술의 상품화, 인종차별/역차별, SNS 문화전쟁에 관한 문제 제기
“범죄, 풍자, 공포, 편집증, 문화적 전유, 소셜미디어의 홍수까지…
그러나 무엇보다 엄청난 이야기다.” (스티븐 킹, 소설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특정한 주의/주장을 지지하고 내세우는 이슈 제기를 넘어 전복적인 역할 바꾸기 게임이자 사고실험이라는 데 있다. 중국계 작가인 쿠앙이 굳이 백인 여성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백인인 준이 중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역사소설을 발표한 것이, 작가가 백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발표한 것과 아이러니하게 맞물린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더욱 흥미진진하고 깊이 있는 독법이 가능하다.

#문화적 전유 혹은 진정성
백인 여성이 중국의 민감하고 아픈 역사를 썼다는 이유로 준은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비난에 시달린다. 영화계의 ‘옐로페이스’와 마찬가지로, 펄 벅의 『대지』와 마찬가지로 문화적 전유/착취라는 것이다.(실제로 준은 백인 여성의 시각에서 아테나의 원고를 보편적 휴먼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중국 노동자들에 대한 유럽인의 인종차별 등 여러 부분을 각색했다.) 이에 대해 준은 반문한다. 그럼 아테나는 어떤가? 아테나는 한국인도 아니면서 한국전쟁을 다룬 소설을 써서 상을 받은 적도 있었다. 과연 역사를 이야기할 자격은 특정한 인종적/민족적/문화적 배경과 입장을 가진 사람에게만 있는 것인가?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자신의 경험만을 토대로 해야 하는가? 그뿐이 아니다. 아테나는 중국계라는 ‘다양성’을 어필하여 스타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아테나는 중국어도 잘 못할뿐더러 중국에 가본 적도 별로 없고 영국과 미국에서 서구식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그런 그녀가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것이야말로 기만 아닌가?

#창조와 표절, 허구와 실재의 경계
준은 친구인 아테나의 초고를 몰래 가져다가 고쳐서 자신의 이름으로(아시아인을 연상시키는 이름로 바꿔서) 책을 출간한다. 그러나 이 원죄에 대한 죄책감을 희석시키기 위해 점차 자기합리화의 수렁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준은 초고라고 보기도 힘든 아테나의 미완성 원고를 대부분 뜯어고쳐서 각고의 노력 끝에 다이아몬드로 탈바꿈시켰다고 주장한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성당의 벽화를 미완성 상태의 어마어마한 덩어리로 남겨뒀다고 상상해보라. 라파엘로가 그걸 이어받아서 나머지 작업을 해야 했다면 어땠겠는가. (…) 책 표지에 내 이름이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뭐지?”(준이 원저자를 밝히고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준이 아니었다면 아테나의 그 조잡한 초안은 책이 되지 못한 채 창고에 묻혀버렸을 것이다.
게다가 아테나는 어떤가? 아테나야말로 남의 이야기를 훔쳐 쓴 도둑이었다. 아테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와의 인터뷰 내용은 물론이고 남자 친구와의 대화 내용, 심지어 친구인 준의 아픈 개인사마저 작품에 그대로 갖다 썼다. “아테나는 늘 자기가 한 건 상대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트라우마에서 정수를 뽑아내 영원한 것으로, 즉 ‘고통과 상처를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준다’는 것이었다.” 최근 몇 년간 한국문학계에서 여러 차례 벌어진 스캔들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예술의 상품화
출판업계에서는 매력적이고 젊은, 게다가 ‘뭔가 조금 다른’ 작가를 찍어서 그에게 돈과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업계는 예일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인 데다 앤 해서웨이처럼 아름답고 게다가 유색인종이라는 희소성을 가진 아테나라는 상품을 선택했다. 그 결과 아테나는 시작부터 남다른 스타 작가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준은 자신이 평범한 외모의 백인 여성이기 때문에(역차별) 아무리 열심히 쓰고 아무리 잘 써도 아테나 리우처럼 될 수 없다는 콤플렉스에 시달려왔다.(아테나가 실은 업계의 강요로 흥행 공식에 끼워 맞춰진 상품이었다는 것, 아테나도 그걸 적극 이용했다는 것, 아테나의 성공은 백인 주류 사회에서 ‘다양성’이란 이름으로 포장되는 예외적인 소수자 신화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지만 말이다.)
친구의 원고를 훔친 것도 모자라 이름도 외모도 아시아인인 것처럼 꾸며서 아테나의 흥행 공식을 따른 결과, 준은 그토록 열망했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돈과 명예를 거머쥔다. 준은 그제야 깨닫는다. “작가의 노력은 책의 성공과 아무 관련이 없다. 베스트셀러는 선택되는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시작은 잘못되었지만 준은 중간에 얼마든지 사기극을 멈출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공의 단맛을 본 준의 선택은 그냥 지금의 이 혜택을 계속 즐기는 것이었다. 진실을 묻어둔 채 참회는커녕 점점 더 ‘흑화’해가는 준의 빌런적 행태에 치를 떨고 답답해하는 게 당연한 독자 반응이겠지만, 이 점이 오히려 이 소설에 푹 빠져 끝까지 읽어내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실, 원래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SNS 난투극과 문화전쟁
준의 소설 『최후의 전선』에 대한 논란은 SNS 생태계에서 시작되어 점차 작품이 아닌 작가를 둘러싼 문화전쟁의 양상으로 증폭된다. 아시아계 활동가들이 지적한 백인 작가의 문화적 전유/착취 문제가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준에게 인종차별주의자, 옐로 피버(아시아인에 대한 왜곡된 선호) 환자라는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여기에 친중파와 반중파가 끼어들고, 급기야 이 불쌍한 앵글로색슨족 작가를 보호하기 위해 보수 대안우파가 참전한다. 그 결과 《폭스뉴스》 진행자가 준을 편들고 나서는가 하면 수천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학대받은 중국인 노동자에 관한 책, 『최후의 전선』을 사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준은 트럼프와 공화당을 싫어하는 바이든 지지자인데 말이다.) 준은 아테나가 단지 백인 남자와 사귄다는 이유로 ‘인종 반역자’라는 비난을 받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받았던 상황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친다. 그러나 곧 이는 유명 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거치는 통과 의례이고 오히려 책 판매에는 이런 논란이 큰 도움(공짜 마케팅 효과)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준은 SNS 난투극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진실과 관계없이 “의혹이 이리저리 난무하고, 모두의 명예가 무너지는” SNS 생태계에 대한 작가의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다.

우정과 질투, 배신이 얽힌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
“라이벌 간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섬뜩한 복수 멜로드라마와 일종의 유령 이야기로 변모한다. 올해 읽은 그 어떤 것보다 더 열렬하게 이 책을 읽었다.” (가디언)

『옐로페이스』는 물량 공세로 스타 작가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메이저 출판계의 현실, 기획 및 편집에서 홍보와 광고 마케팅까지 출판계 내부의 내밀한 작동 방식을 대리 체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책덕후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들을 확실하게 갖추고 있다. 출판계에 대한 공격을 받아줄 리 없다며 에이전트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이 만류했으나 작가가 뜻을 굽히지 않아 간신히 출판 계약을 따낼 수 있었으며, 계약이 성사된 이후에는 하퍼콜린스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출간 일정에 지장을 줄 게 뻔한데도 작가가 노조를 위한 파업 집회를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그녀의 입장은 “모두가 노조를 결성했으면 좋겠다”였다.
작가는 이 소설에 대해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한 업계 내의 외로움에 관한 공포소설”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작가 지망생 시절부터 우정을 나눠온 두 주인공, 준과 아테나가 출판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경쟁하면서 벌어지는 질투와 배신의 파노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글쓰기의 의미, 현실과 문학적 재현의 문제, 예술 본연의 가치와 상품 가치,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맞닥트리게 된다.
준은 과연 욕먹어 마땅한 빌런인가? 아테나는 그저 가련한 희생양일 뿐인가? 막바지에 가서야 정체를 드러내는 제3의 인물, ‘아테나의 유령’은 또 어떤가? 그들의 속사정이 하나씩 하나씩 드러날수록 섣부른 판단을 주저하게 된다. 단지 이야기를 백인 대 아시아인, 주류 대 소수자, 혹은 선과 악, 혹은 좌파 대 우파의 구도로 몰아갔다면 분명 이런 독특하고 복잡미묘한 캐릭터들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독자들을 실망시킬지도 모를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은 이런 맥락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백인인 준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가 어렵지 않았다면서, 준은 자신이 출판을 통해 경험한 모든 부정적인 에너지가 응축된 캐릭터이자 자신의 목소리가 내면화되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쩌면 이 소설은 일정 부분 ‘다양성’ 옹호라는 시대 트렌드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 한계에 갇히지 않으려는 문학적 열망의 소산인지도 모른다.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무엇보다 자신의 실제 경험 이외의 것을 상상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며, 연민을 가지고 다양한 캐릭터를 진실하게 그리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출판할 수 있는 것은 회고록과 자서전뿐일 텐데, 그런 걸 원하는 사람은 없다. (…)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소외된 작가를 위한 지원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소외된 경험만을 쓰도록 만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옐로페이스』의 인기는 굿리즈 독서 챌린지: 2024년에 가장 많이 읽은 책 1위, 틱톡 2024 올해의 책 최종 후보, 오디(오디오북) 어워즈 2024 올해의 소설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판타지로 작가 경력을 시작했으나 점차 장르의 벽을 허물어나가고 있는 쿠앙의 문학적 모험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몹시 기대가 된다.

작가정보

저자(글) R. F. 쿠앙

R. F. Kuang
1996년 중국 광저우에서 태어나 네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조지타운대학에서 중국사를 전공한 후 마셜 장학생에 선발되어 케임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중국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예일대학에서 동아시아 어문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스물두 살 때 펴낸 첫 소설 『양귀비 전쟁』이 네뷸러상, 로커스상, 세계판타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스물여섯 살 때 펴낸 네 번째 소설 『바벨, 혹은 폭력의 필요성』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데 이어 네뷸러상, 로커스상, 영국도서상 등을 휩쓸면서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스타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작가가 “경쟁이 치열한 출판업계 내의 외로움에 관한 공포소설”이라고 자평한 『옐로페이스』 역시 아마존 올해의 책, 《타임》 선정 2023년 꼭 읽어야 할 책 100권,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2023년 최고의 소설, 굿리즈 독서 챌린지: ‘2024년에 가장 많이 읽은 책’ 1위,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추천도서에 선정되는 등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차세대 작가임을 전 세계 독서계에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어릴 때부터 책과 언어, 아름다운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바른번역 글밥아카데미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그녀를 모른다』 『웃음』 『최면술사: 마크 트웨인 단편집』 『악몽』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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