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소녀의 눈물
2024년 07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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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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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주년. 끝나지 않은 채 멈추어 있는 한국전쟁. 지루한 전쟁의 상흔 속에서 피어난 유월의 햇살 같은 소녀의 사랑과 우정에서 이념을 초월한 숭고한 휴머니즘을 배울 수 있는 우리들의 역사를 만나보자.
2. 심청이 제물
3. 4명의 소녀들
4. 거제도에서 만난 소년
5. 소금사냥
6. 여후남과 김대봉
7. 포로수용소
8. 군복을 입은 소녀
9. 밀가루 도둑
10. 소녀의 눈물
11. 유월의 소녀들
│에필로그│ 전쟁, 그 후
“후남아, 나는 열 아들 안 부럽다. 우리 후남이는 씩씩하고 다부져서 여 씨 집안 들보였거든. 이제 다 컸으니 엄마와 동생을 잘 돌보아야 한다, 아버지 대신.”
후남은 그 마지막 말 ‘아버지 대신’이 가슴에 와 박혔다.
“네, 저도 이제 열넷이니까요.”
후남은 열넷이 자랑스럽고도 슬펐다. 남동생이 생겼는데도 자기를 의지하다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런데 사실 뭔가 불안하고 막막했다.
--본문 21Page
소년은 부끄러운 듯 말하고는 뛰어갔다. 후남은 눈물이 쿡 솟았다. 가슴이 뭉클했다. 소년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주먹밥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사흘 만에 먹어보는 밥이라 반갑고 또 반갑다. 밥은 간간하고 따뜻했는데도 멍울이라도 걸린 듯 목이 막혔다. 지나가던 아줌마가 말했다.
“소금간이 부족하지? 내일 아침 소금을 얻으러 나가렴.”
“소금요?”
“피난 와보니 제일 중한 게 소금이더라. 피난민이고 포로고 수천 명이 쏟아져 들어오니 이 섬에 소금이 모자라 큰일이야. 피난민아이들이 아침마다 소금사냥을 나간단다.”
--본문 73Page
후남은 여자의 길을 알려준 고마운 간호장교 언니를 찾으려고 수소문했으나 허사였다. 악마 같던 포로수용소에서 나온 후, 후남은 대봉의 사랑으로 남한에서 살아갈 기쁨과 용기를 얻었다. 대봉과 후남은 억척스레 일했고 대봉은 부산에서 성공한 사장이 되었다. 후남은 여자 포로수용소에서의 기억으로 늦깎이 간호사가 되어 아프리카 난민을 돕는 여전도사로 활약하게 되었다. 지금도 후남은 북에 있는 할머니, 엄마와 가족 소식을 들으려는 꿈을 접지 않았다. 그들을 만날 날이 언제일까, 그날이 오기나 할까.
--본문 187Page
= 한국전쟁 6.25,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소설로 만나다 =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다. 그리고 거제도에 세워진 포로수용소에는 20만 명이 넘는 북한군을 수용하게 된다. 피난민과 포로가 같이 사는 땅 거제도, 소설은 주인공인 열네 살 소녀 후남과 덕신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전한다. 후남이 가족과 헤어지면서까지 구원의 배라 여기고 올라탄 피난선 안에서 후남과 같은 또래 소녀들의 모습은 어른 세상의 축소판이었다. 20만 북한 전쟁 포로와 피난민이 뒤얽혀 살았던 생명의 땅, 원한의 땅인 거제도는 누구에겐 낙원이고, 누구에겐 지옥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꽃은 피고, 생명을 분만하고 키워내는 모성애라는 이념을 초월한 숭고한 휴머니즘을 보게 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국 전쟁 6.25, 반동강이 난 허리가 회복되어 불끈 일어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소설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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