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는 짝사랑
2024년 07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02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02.13MB)
- ISBN 9791198430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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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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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을 세심하게 다독이는 일에 능수능란한 시인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신을 키워낸다”(시인의 산문)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로부터 상처받고 아픔을 느끼면서도 각자의 속도로 자라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곧게 뻗어 나가기도, 때로는 방향을 바꾸며 흔들리기도 하는 여리고도 씩씩한 청소년 화자들은 자신의 현재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단단하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굳세게 살아내는 청소년의 마음을 세밀하게 포착해내면서도 애틋하고 다정한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시인의 섬세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늘 밖에는 언제나 햇볕이 있”지만 “내 몫은 아니”(「봄눈 1」)라고 여기는 아이들이 있다.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라리 내가/위험이” 되기를 선택하는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는 늙기 전에/사라질”(「파벨라의 고양이들」)지도 모른다는 최후의 가능성에 도달하기에 이른다. 어른들의 시선이 가닿지 못하는 곳에서 유영하는, 우리 역시 지나왔을지 모를 이 보드랍고도 뾰족한 마음을 신지영은 놓치지 않고 힘껏 끌어안는다.
“아무도 상처를 궁금해하지 않았”(「녹슨 피」)기에 상처 입은 아이들이 이곳에 있다. 안부의 대상이 되지 못한 아이들은 “우리는 서로 궁금해해야 해”라고 말하며, “그것만이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내는 일”(「안부」)임을 재확인한다. 세계의 규격에 맞지 않는 것만 같은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이들은 서로를 보듬음으로써 비로소 하나의 울타리로 완성된다. 이제 아이들은 용기를 내어 “다 괜찮다 말해 줘”라고 이야기하고(「낮과 밤」), “자라지 못하는 것들에게 마음을”(「한심한 여름」) 나누어 주며, 비로소 “내가 자라는 시간”을 감각한다(「나무가 울어 준다」). 이 서늘하고도 따뜻한 장면 곳곳에 시인의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니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용기 내어 자신을 키워내는 아이들에게로 내닫는 신지영의 “씩씩하고 쓸쓸하지만 아름답고 순박한 이야기”(시인의 산문)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가수 하림은 추천사를 통해 “신지영의 시는 분명 우리가 지나쳐 왔음에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그 시절의 나를 다시 기억의 저편에서 꺼내 놓는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 모든 ‘나’들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나는 나와 화해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이며 신지영의 행보에 찬사를 보낸다. 이 책은 우리가 지나쳐 온 수많은 ‘나’의 어깨를, 현재의 자리에서 담담히 토닥여 준다.
나의 사랑은 평화롭지
무엇도 망치지 않고
누구도 아프지 않지
-「최고는 짝사랑」 부분
매미
잎
한심한 여름
모범수
유령의 교실
모험 소녀
봄눈 1
사서
손톱
찾았다
2부 파벨라의 고양이
봄눈 2
어항
파벨라의 고양이들
바담 풍
배달의 용사
안부
흔한 소녀
빨래
내 자리는 어디에
그림자
정글의 법칙
깨진 아이
3부 태어난 마음
건질 것 있는 날
나무가 울어 준다
쌍둥이
낮과 밤
태어난 마음
고백
편리한 감정
새집 증후군
잃어버린 우산
최고는 짝사랑
4부 말 있는 말
눈사람
재개발
녹슨 피
겨울비
치약
이인삼각
꽃 피는 아침
말 있는 말
첫사랑
이름을 찾아 줘
시인의 산문
위험한 고양이들의 랜덤워크
작가정보
저자(글) 신지영
오래된 집과 골목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지만 잘 들여다보지 못한다. 시를 쓰는 이유이다.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푸른문학상 새로운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부문을 수상했다. 청소년시집 『넌 아직 몰라도 돼』, 『해피 버스데이 우리동네』 등을 펴냈다.
작가의 말
언니는 희디흰 종이 위에 한 자 한 자
필사한 붉은 피 같은 시들을 읽어 주었다
그건 수혈이었다
흙먼지 속에서 코밑이 새까맣게
골목을 달리던 나를 따라
피톨 같은 문장들이 흘러다녔다
그녀가 나의 첫 시였다
2023년 8월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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