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일요일의 음악실

우리가 음악으로 연결되는 쉰두 번의 음악 수업
송은혜 지음
노르웨이숲

2024년 07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4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1.90MB)
ISBN 9791193865033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7,000원

쿠폰적용가 15,30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2021년 첫 책 『음악의 언어』를 출간하여 사랑받은 송은혜 작가가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에서 오르간, 하프시코드, 음악학, 피아노, 반주를 공부했고 현재 프랑스 렌느 음악대학과 렌느 시립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평소에도 SNS를 통해 꾸준히 사람들과 소통하며 음악 그리고 이방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이번에는 채널예스 웹진에 ‘일요일의 음악실’이라는 제목으로 1년 넘게 연재한 글을 모으고,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더 담아 클래식 입문서이자 음악 에세이인 『일요일의 음악실』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매주 일요일마다 아늑한 공간에 사람들을 초대해 사려 깊은 목소리로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는 톤으로, 총 52개 꼭지를 일주일에 하나씩 읽는다면 그야말로 1년간의 클래식 여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7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르별로 음악을 분류하여(현악곡, 협주곡, 건반악기곡, 춤곡, 관현악곡, 극음악, 성악) 다양한 작품과 작곡가, 음악 용어를 일러준다.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현악사중주, 소나타, 협주곡, 변주곡 등 클래식 장르와 형식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부터 알기 쉽게 해설하면서 음악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기 때문에 클래식에 이제 막 접근해보려는 사람일지라도 겁먹을 필요 없이 친절한 안내를 따르면 된다. 또한 누구든 자연스레 음악에 빠져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감상법을 제안해주기도 한다. 저자는 음악에 대해 말할 때, 이론에 의거하여 딱딱하게 해설하지도, 그렇다고 주관적인 감상에만 빠지지 않고 작곡가의 의도와 듣는 이의 심리를 적절하게 녹여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음악과 삶, 마음을 연결하는 것 또한 송은혜 작가의 주특기이다. 때문에 어엿한 클래식 애호가에게도 또 다른 관점과 새로운 느낌으로 음악을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음악실에 들어가며_음악으로 삶을 기억하는 법

1. 현악곡 : 독주부터 오케스트라까지
첫 번째 이야기_ 비올라 다 감바의 초혼가: 마랭 마레 〈인간의 목소리〉
두 번째 이야기_죽음과 소녀의 반어법 :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세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현악 사중주, 형식미로 홀리다
네 번째 이야기_지금부터 내 음악을 출판할 거야: 파니 헨젤 〈피아노 삼중주〉
다섯 번째 이야기_십 대의 푸른 에너지: 멘델스존〈현악 팔중주〉
여섯 번째 이야기_출구 없는 길: 새뮤얼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일곱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소나타, 그대는 무엇을 원하는가?

2. 협주곡
여덟 번째 이야기_가사 없는 아리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 아다지오
아홉 번째 이야기_사라져 가는 진귀한 백조의 노래: 에드워드 엘가 〈첼로 협주곡〉
열 번째 이야기_가장 아픈 곳에 닿는 예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열한 번째 이야기_새롭게 느끼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안토니오 비발디와 막스 리히터의 《사계》
열두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대립 VS 조화, 협주곡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

3. 건반악기곡
열세 번째 이야기_정말 자장가였을까?: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열네 번째 이야기_어른에게 바치다: 슈만 《어린이 정경》
열다섯 번째 이야기_바람을 버티는 나무처럼: 프레데리크 쇼팽 《녹턴》
열여섯 번째 이야기_찬란한 무지개 별빛 하늘에서 내리는 위로: 드뷔시 〈꿈〉
열일곱 번째 이야기_영원한 짐노페디스트: 에릭 사티 《세 곡의 짐노페디》
열여덟 번째 이야기_현대음악으로 그리는 신비: 올리비에 메시앙 《구세주의 탄생》
열아홉 번째 이야기_유령과 함께 춤을: 윌리엄 볼컴 《유령 래그》
스무 번째 이야기_음악에 새긴 사랑: 클라라 슈만 〈로베르트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스물한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씨앗이 꽃으로 피고 지기까지, 변주곡

4. 춤곡
스물두 번째 이야기_첼로로 추는 춤: 카잘스의 바흐
스물세 번째 이야기_건조한 음악에 맞춰 춤추는 법:올랜도 기번스 〈솔즈베리 경 파반느와 갈리아르〉
스물네 번째 이야기_행복을 기억합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_장터의 발레곡: 다리우스 미요 〈지붕 위의 황소〉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허공에 그린 음악, 노래하는 춤

5. 관현악곡
스물일곱 번째 이야기_당신에게 새로운 세상은 무엇입니까, 드보르자크 9번 교향곡 〈신세계〉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_산 자와 죽은 자의 무도회: 생상스 〈죽음의 무도〉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_음악 동화로 배우는 악기: 프로코피예프 《피터와 늑대》
서른 번째 이야기_상징으로 꾸는 꿈: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
서른한 번째 이야기_붓으로 선을 긋듯이: 윤이상 〈예악〉
서른두 번째 이야기_인류에게 띄우는 편지: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서른세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음향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 교향곡

6. 극음악 : 오페라
서른네 번째 이야기_농담에 감춘 사랑: 륄리 《서민 귀족》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_프랑스의 모차르트: 엘리자베스 자케 드 라 게르 《오디세우스의 잠》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_향긋한 희극과 청명한 음악의 향연: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서른일곱 번째 이야기_생각의 틈을 파고드는 오페라: 생상스 《삼손과 델릴라》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_음악으로 낯설게 하기: 쿠르트 바일 《서푼짜리 오페라》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예술에 예술을 더하는 오페라

7. 성악 : 독창에서 합창까지
마흔 번째 이야기_종교와 세속 사이, 극장의 오라토리오: 헨델 《메시아》
마흔한 번째 이야기_음악인가 눈물인가: 바르바라 스트로치 〈나의 눈물이여〉
마흔두 번째 이야기_음악 쉼표: 헨리 퍼셀 〈음악이 잠시 동안〉
마흔세 번째 이야기_음악 시인의 사랑법: 슈만 《시인의 사랑》
마흔네 번째 이야기_음으로 그리는 시어: 몬테베르디 〈님프의 애가〉
마흔다섯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겹치기 예술, 대위법
마흔여섯 번째 이야기_철학자와 음악: 스티브 라이히 〈잠언〉
마흔일곱 번째 이야기_세상을 위한 기도: 릴리 불랑제 〈불교의 오래된 기도〉
마흔여덟 번째 이야기_음악에 경계는 없다: 진은숙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
마흔아홉 번째 이야기_music class: 합창 예찬
쉰 번째 이야기_신성한 침묵: 그리고레오 성가
쉰한 번째 이야기_법열의 노래: 힐데가르트 폰 빙엔 〈오 예루살렘, 황금 도시여〉
쉰두 번째, 마지막 이야기_돌에 새긴 영원: 〈세이킬로스의 노래〉

음악실 문을 닫으며
음악 용어
이 책에 나온 작품 목록

현모양처가 되어야 할 파니 멘델스존에게 음악은 인생의 ‘장식’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아버지는 딸의 음악 활동을 제한했습니다. 동생인 펠릭스 멘델스존도 누나가 가진 재능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여자에게는 가정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항상 말했습니다. 하지만 파니 멘델스존에게 음악은 ‘장식’일 수 없었습니다. 동생이 세상으로 뻗어 나가며 대중과 만나는 동안 파니 멘델스존은 자기 세계 안에서 멈추지 않고 작곡과 피아노 연주를 지속했습니다.
------------38~39쪽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을 가는 여정은 고통스럽습니다. 절정을 향해 느리게 그러나 쉼 없이 진행하는 바버의 〈아다지오〉처럼, 우리가 버티고 살아가는 삶처럼요. 하지만 카뮈는 ‘돌덩이의 부스러기 하나하나, 그 캄캄한 산의 광물 조각 하나도’ 시지프에게는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산꼭대기를 향하는 투쟁이 인간의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고행과 절망의 끝에서 누리는 찰나의 자유, 그리고 다시 시작. 삶이라는 여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사람의 충실함이란 때때로 경이롭습니다.
------------54쪽

피아노와 관현악이 같은 주제를 노래할 때, 전혀 다른 음향으로 같은 정서를 경험하는 것 또한 협주곡의 매력입니다. 간결하고 진하게 감정을 노래했던 피아노 선율이 다른 악기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음향으로 끝없이 확장될 때면 우리는 귀에 향유를 부은 듯한 충만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67쪽

《어린이 정경》에서 ‘정경’이 무엇인지 사전에서 찾아보니 1. 마음에 끌리는 경치, 2. 사람이 처해 있는 형편(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라 합니다. 작품의 원어 제목은 ‘Kinderszenen’으로 직역하면 ‘어린이의 장면’입니다. ‘장면’에서 오는 일회적이고 객관적인, 현재와 분리된 느낌보다 마음과 연결된 고즈넉한 단어인 ‘정경’이 감정을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을 환기하는 슈만의 음악을 한층 잘 표현해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112쪽

녹턴이 우리 마음을 어루만지는 까닭은 감정에 따라 바람에 나부끼듯 흔들리기만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선율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강하고 단정하게 지지하는 왼손 반주부가 있기 때문입니다.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더 강하게 땅을 딛고 서야 함을 쇼팽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녹턴을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두 마음을 눈치챕니다. 흔들림과 버팀,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현재. 그의 음악을 듣는 동안 우리는 그의 슬픔이 아닌 나의 슬픔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슬픔을 버티는 법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배웁니다.
------------126쪽

에릭 사티는 이토록 삶 전체가 모순이었습니다. 죽어가던 사티를 찾은 빈자(貧者)들의 성자, 라미 신부는 그를 떠나기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티는 마음이 올곧은, 정직한 사람입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티의 인생에서 그의 영혼을 꿰뚫어 본 사람은 라미 신부가 유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38쪽

변주곡은 반복을 통해 음악을 발전시키는 형식입니다. 간단한 주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해 들려주기 때문에 감상자는 처음 듣는 곡도 생소하지 않고 친숙하게 느끼게 되는 신기한 작곡법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우리 뇌는 무엇이든 예측하고 결과를 확인하려는 체계로 움직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청자는 어떤 요소가 되었든 그 이후에 무엇이 올지 예상하고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노래를 따라서 부릅니다. 특히, 다른 형식에 비해 다음을 예상하기 쉬운 변주곡은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며 듣는 이와 그 예상에 답하는 작곡자의 내적 대화처럼 음악이 진행됩니다.
------------166쪽

바쁜 일상에서 숨을 고르며, 담백한 춤곡 파반느와 갈리아드에 맞춰 눈에 띄지 않게 마음을 흔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극 가득한 일상으로 인해 미처 누리지 못했던 고요함에 젖어 들도록요. 소리보다 소리와 소리 사이의 침묵에 귀를 기울인다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잠자리 날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숨을 죽이고, 자세히 들어 보세요. 공기의 흐름을, 여러분의 침묵을요.
------------184쪽

음과 음이 연결되면서 선율, 화성, 리듬, 형식을 통해 표현력을 갖게 되는 서양음악과는 달리 윤이상의 음악은 먹이 화선지에 번지듯, 하나의 음이 생성, 확장, 소멸하는 변화를 그려 냅니다. 그래서 악보에 서로 다르게 쓰여 있는 음일지라도 중심이 되는 음이 옆으로 번진, 일종의 파생음처럼 여겨집니다. ------------250쪽

사회정신을 반영하지도, 현실을 비판하지도 못하는 오페라의 문제를 드러내고 혐오하는 브레히트와 바일의 작품은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고, 영화로 재생산되었습니다. 그토록 비판했던 부르주아 계급의 소비 덕이었죠. 그들이 전달하고 싶었던 사회 비판이 상투적인 예술과 만나 대중의 오해를 바탕으로 얻은 성공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예술을 특정 계급만 향유하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삶의 형태를 반영하는 실제 움직임이 음악극에서도 드러난 것은 분명합니다.
------------301~302쪽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페라가 상식에 맞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아무리 논리적 요소를 사용하고, 객관성과 사실주의를 표방한다 해도 음악이 모든 것을 무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음악으로 이성을 어떻게 뛰어넘는지 오페라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마음이 먼저 움직여 버리는 시차를 직접 체험한다면, 여러분은 오페라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겁니다.
------------307~308쪽

역사가 여성을 지웠다고 여성이 가진 재능과 힘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바르바라 스트로치의 노래가 바로 그 증거죠.
------------321쪽

악기에 비해 좁은 음역을 가진 인간의 목소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어를 노래할 수 있는 목소리의 표현력은 어떤 악기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르네상스의 마드리갈은 인간의 감정을 가사와 음악으로 극도로 섬세하게 표현한, 복잡하고 감각적인 장르였습니다.
------------355쪽

진은숙은 자신이 어렸을 때는 음반도, 라디오도 넉넉히 듣지 못하고 자랐지만, 일상을 음악이 채우고 있었다고 대답합니다. 서양음악을 접한 것은 교회가 맞지만,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당집이 있어서 거기서는 매일 한국 전통 무속음악이 들렸답니다. 진은숙에게서 음악의 경계를 지워버린 것은 이 같은 매일의 경험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서양음악과 동양음악의 구분이 무의미합니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도, 전통음악과 현대음악도 마찬가지죠. 모든 음은 그저 음일 뿐이고, 어떤 소리든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는 재료가 되니까요.
------------371쪽

살아 온 배경도, 사는 목표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목소리로, 혹은 같은 음악을 위해 함께 노래할 때 개별적 자아를 넘어서는 보편성을 체험하게 됩니다. 벽돌을 쌓듯이 서로의 목소리를 엮어 미세하게 다른 색채로 같은 감정을 노래할 때, 현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기적과도 같은 화합이 합창 음악에 서 일어납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부르는 노래는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은 누구나 목소리를 가졌고, 목소리를 사용해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자신이 소유한 소리가 예술의 영역으로 올라갈 때, 우리는 악기와는 또 다른 특별한 충만함을 느낍니다. ------------378-379쪽

음악과 삶, 마음을 연결하는 이가
일요일의 음악실을 열었습니다

2021년 첫 책 『음악의 언어』를 출간하여 사랑받은 송은혜 작가가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에서 오르간, 하프시코드, 음악학, 피아노, 반주를 공부했고 현재 프랑스 렌느 음악대학과 렌느 시립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평소에도 SNS를 통해 꾸준히 사람들과 소통하며 음악 그리고 이방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이번에는 채널예스 웹진에 ‘일요일의 음악실’이라는 제목으로 1년 넘게 연재한 글을 모으고,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더 담아 클래식 입문서이자 음악 에세이인 『일요일의 음악실』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매주 일요일마다 아늑한 공간에 사람들을 초대해 사려 깊은 목소리로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는 톤으로, 총 52개 꼭지를 일주일에 하나씩 읽는다면 그야말로 1년간의 클래식 여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7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르별로 음악을 분류하여(현악곡, 협주곡, 건반악기곡, 춤곡, 관현악곡, 극음악, 성악) 다양한 작품과 작곡가, 음악 용어를 일러준다.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현악사중주, 소나타, 협주곡, 변주곡 등 클래식 장르와 형식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부터 알기 쉽게 해설하면서 음악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기 때문에 클래식에 이제 막 접근해보려는 사람일지라도 겁먹을 필요 없이 친절한 안내를 따르면 된다. 또한 누구든 자연스레 음악에 빠져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감상법을 제안해주기도 한다. 저자는 음악에 대해 말할 때, 이론에 의거하여 딱딱하게 해설하지도, 그렇다고 주관적인 감상에만 빠지지 않고 작곡가의 의도와 듣는 이의 심리를 적절하게 녹여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음악과 삶, 마음을 연결하는 것 또한 송은혜 작가의 주특기이다. 때문에 어엿한 클래식 애호가에게도 또 다른 관점과 새로운 느낌으로 음악을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새뮤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느리고 긴 호흡으로 우리를 압도합니다. 멜로디가 사분음표로 조금씩 상승하는 동안, 선율을 받치는 화성은 귀로 듣는 것만으로는 쉽게 마디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길게 박자를 늘입니다. 하늘에 넓게 뻗은 노을처럼 시간의 경계는 지워지고, 느린 음표 사이에서 우리는 길을 잃습니다. 인간의 호흡보다 훨씬 길게 음을 유지할 수 있는 현악기의 위력이 발휘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노래와 함께 규칙적으로 숨을 쉬고 싶어 하는 우리는, 길게 늘어지는 현악기 선율에 편히 숨 쉴 곳을 찾지 못합니다. 소리가 끊어진다 해도, 불협화음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끊긴 것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높은음을 향하는 끝없는 크레셴도는 단 한 번도 편안하게 해결되지 않는 불협화음과 함께 듣는 이의 심장을 서서히 조입니다.
(52-53쪽)

남성 중심의 서양음악에 치우친 기존의 시선에 균형추를 더한,
지금 이 시대의 클래식 교양서!

바흐, 헨델, 쇼팽, 모차르트, 베토벤, 드뷔시, 생상, 비발디 등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음악가와 그들의 작품을 다루며 클래식 교양서의 기본을 탄탄하게 지킨 것뿐 아니라 특별히 더 이 책을 빛나게 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파니 헨젤, 클라라 슈만, 릴리 불랑제, 힐데가르트 폰 빙엔 등 우리에게 더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는 여성 음악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소 생소한 음악가, 특히 그동안 가려져 있던 여성 예술가들을 소환하고 호명하는 작업은 『일요일의 음악실』에서 무척 눈에 띄는 특징적인 부분이다. 이에 더해 윤이상, 진은숙 등 한국 음악가와 이들의 곡도 소개하고 있어 남성 중심의 서양음악에만 치우친 기존의 시선에 균형추를 더한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시의적절한 클래식 교양서라고 말할 수 있다.

공감각적이고 입체적으로,
해설이 아니라 그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상상을 말하는 책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 장르이다. ‘가사’로 일컬어지는 ‘언어’가 등장하거나 보조하지 않을 경우엔 더 추상적으로 다가오기 쉽다. 특히 동시대 음악이 아닌 클래식 음악은 다소 모호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그림과 사진, 인용 등 다양한 자료를 참조하고 첨부하여 독자가 책에서 언급하는 음악들을 공감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또한 시대적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알차게 구성하였다.

음악실에 초대하여 함께 감상하는 형식을 취한 이 책은 실제로 이야기 중간중간에 해당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큐알 코드를 삽입하였다. 그때그때 등장하는 음악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는 읽기 방법을 권해본다. 해설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기만의 느낌으로 해석해보는 경험 역시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이 있는,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순간과 장면을 독자가 가져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이 책의 목표이기도 하다.

음악을 듣기 전에 먼저 던지는 질문
“당신은 지금 삶의 어떤 여정을 지나고 있나요?”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데 추천해달라는 초심자의 질문에 단번에 좋은 대답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이 당사자의 삶의 맥락을 모른 채로 들이미는 음악은 그의 삶에 연결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오히려 “지금 어떤 삶을 지나고 계신가요?”라고 묻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족집게처럼 적절한 음악을 권할 자신은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저자의 섬세하고 다정한 태도, 배려심과 겸허함이 오히려 안전감과 신뢰를 준다. 이제 안심하고 이 음악실에 방문해도 될 것 같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음악 제목이나 작곡가, 연주자를 줄줄 외지 못해도, 멋진 오디오가 없어도 상관없어요.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깊이 느끼는 기회는 놓치지 맙시다. 음악과 친구가 되어 버석한 삶에 향유를 붓는 시간으로 삼아 보아요. 이제 음악실의 문을 엽니다. 천천히 들어오세요.
(14쪽)

작가정보

저자(글) 송은혜

한국과 미국, 프랑스에서 오르간, 하프시코드, 음악학, 피아노, 반주를 공부했고 지금은 프랑스 렌느 음악대학과 렌느 시립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트위터에서 동네 음악선생(@enie_latente)으로 활동하며 음악과 이방인의 삶에 관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지은 책으로 『음악의 언어』가 있다. 풍월당에서 만드는 비정기 간행물 〈풍월한담〉에서 '음악의 마들렌'을 연재 중이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일요일의 음악실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일요일의 음악실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일요일의 음악실
    우리가 음악으로 연결되는 쉰두 번의 음악 수업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바이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