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와 슈퍼히어로
2024년 07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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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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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을 더 쉽고 재미있게, 나와 슈퍼히어로를 더 깊게 이해하기!
현대인이 열광하는 슈퍼히어로물. 이 장르의 진면목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영웅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승리해내는지 그려내는데 있다. 이는 개인적 곤경이나 우리 내면의 적을 물리치는 정신분석의 목표와 유사하다. 프로이트가 나르시스, 오이디푸스 등 그리스 신화에서 정신분석학의 개념들을 정립했듯 저자는 DC, 마블 등의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현대인의 정신을 분석한다. 프로이트의 초자아, 거세 불안, 죽음 충동 개념 등과 더불어 이를 진보시킨 라캉의 관점까지, 어려운 정신분석학의 개념들을 수퍼히어로들의 서사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슈퍼 히어로는 왜 아버지가 없을까? 슈퍼히어로는 왜 히스테릭한가? 슈퍼히어로의 변신은 어떤 식으로 우리 시대의 환상을 말하는가? 원더우먼, 스칼렛 위치의 능력은 어떻게 여성성을 그리는가? 슈퍼히어로 매니아의 흥미를 끌 질문들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그로 인해 생긴 고유한 욕망은 무엇인지, 우리에게 내재하는 저항과 삶 충동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불안을 느끼면서도 영웅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질문이기도 하다. 정신분석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동시에 자신과 슈퍼히어로에 대한 심오한 분석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
서론
슈퍼히어로 정신분석의 기본 용어
신경증 환자의 슈퍼히어로 신화
신경증 환자의 개인적 코믹스
슈퍼히어로는 슈퍼신경증인가?
헐크 변신의 슈퍼신경증과 불안
두려움을 모르는 인간들: 진짜 슈퍼히어로와 슈퍼포비아
스파이더맨: 강박신경증 환자의 이상적 그물
슈퍼히스테로이크!
슈퍼히로인과 여성성의 문제
검은 대륙 혹은 비가시성에 대하여
피닉스와 무한한 역능-주이상스
스칼렛 위치: 역능과 혼돈
원더우먼: 전달의 길
슈퍼 자아이상, 슈퍼 초자아, 슈퍼 이드: 우리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슈퍼히어로적 삼위일체
슈퍼히어로적 자아: 이중 전선의 보호자
충동이 꿈틀거리는 그곳에 슈퍼히어로는 나타나야 한다
무의식 속의 슈퍼히어로적 삼위일체: 자아이상, 이드, 초자아
정체성의 위기
슈퍼히어로와 쾌락 원칙을 넘어서. 멜랑콜리, 환상, 문명 속의 불만
실버 서퍼: 애도와 멜랑콜리의 인물
신들과 슈퍼히어로: 환상의 미래
X-문화 속의 불만
결론
에필로그
참고문헌
프로이트와 슈퍼히어로, 이건 불가능한 만남일까? 우리가 이 있을 법하지 않은 만남의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슈퍼맨이 탄생하고 1년 후인 1939년에 사망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 그리고 정신분석학이 독자적 사유를 설명하면서 으레 끌어다 썼던 신화 속 인물들처럼 출현한 슈퍼히어로들의 만남 말이다. 슈퍼히어로 신화들은 인간의 비전을, 최초의 발생에서부터 지금 시대에 이르기까지 구현한다. 오이디푸스 신화나 나르키소스 신화를 비롯한 여러 신화를 통해 정신분석학의 개념들을 설명할 수 있었다면,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을 단초 삼아 우리의 정신에서 일어나는 일을 설명할 수도 있다.
p.11
고아 출신 슈퍼히어로는 잊을 만하면 나타난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은 모두 근원적인 부모의 상실을 겪었다. 원더우먼은 아버지를 여의었고 아이언맨은 부모를 잃고 자기생성으로 나아갔다. 슈퍼히어로가 된 고아 이야기, 인물을 다른 위상으로 나아가게 한 이 상실의 드라마가 우리의 무의식에 대해서 말해주는 바는 무엇인가? 어떻게 고아라는 위상이 프로이트의 부친살해와 맞닿아 근원적 죄의식을 슈퍼히어로의 근본적 원동력으로 키워내는가?
p.31
몇 번이나 재연되어 이제는 신화적이기까지 한 장면, 그것은 어두운 골목길에서 웨인 부부가 살해당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늘 변하지 않고 두드러지는 요소들이 핵심을 파악하게 해준다. 웨인 가족이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무장 강도가 불쑥 나타나 부부를 위협한다. 부부는 가진 것을 내어주었는데 그제야 토머스 웨인이 뭔가 행동을 취하려 한다. 강도가 총을 쏘고 마사 웨인은 땅바닥에 쓰러지는 남편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 강도가 다시 총을 쏘자 브루스의 어머니가 쓰러진다. 아이는 아연실색한 눈으로 어머니의 끊어진 목걸이의 진주알이 바닥에 흩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이 장면이 아버지의 몰락, 연적의 죽음, 어머니의 무조건적 사랑의 환기라는 점에서 오이디푸스적 장면을 꿈에 걸맞게 연출하고 있음은 명백해 보인다. 그 골목길에 무의식의 그림자들이 떠돌게 하면서도 어떤 출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p.48
아이언맨에게 진짜 무적인 것은 이 결함, 이 분리다. 그는 한편으로 아머를, 신체를, 기원을 점점 더 강력하게 통제하지만, 거기서 다른 한편으로 환원 불가능한 일부는 달아나 버린다. 마치 작은 사물 하나가 빠져 있는 것과 같아서, 아이언맨은 언제나 기어이 욕망할 수밖에 없고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해 타인을 구할 수밖에 없다.
p.73
슈퍼히어로들은 히스테리가 클리셰와 달리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지렛대임을 일깨워 준다. 히스테리는 근본적으로 불만족스럽게 남을 수밖에 없는 추구를 통해 자신을 곧잘 징후이자 상징으로 만든다. 그 이유는, 흔히들 말하듯 변덕이나 성격적인 면 때문이 아니라, 욕망이 충족되지 않게 유지해야만 욕망이 계속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히스테리는 자신의 일이 결코 완성되지 못하게 무의식적으로 손을 쓰는 슈퍼히어로다. 배트맨은 결코 “자, 이제 고담시를 구했으니 나는 쉴 수 있겠습니다”라고 선언하지 않았다. 슈퍼맨은 결코 ‘지구의 평화는 너무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였어. 좀 더 합리적인 목표를 정해야 나도 언젠가 은퇴를 할 텐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p.112
정신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산다. 그 인물들은 역할을 나눠 맡고 무의식의 이야기들을 구성하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혹은 몽상 속에서 우리의 사유와 행동을 이끈다. 슈퍼히어로들이 독자들에게 그토록 큰 호응을 얻은 이유는 그들이 나타내는 것, 그들 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국 구현하게 된 것이 어떤 면들로 굳어졌고 우리는 저마다 거기서 자신의 일부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친근한 동시에 새롭고, 낯선 동시에 가까운 자신의 일부이기에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가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p.151
슈퍼맨이 프로이트의 내담자가 된다면?
“그는 부모가 이루지 못했던 것을 이뤄낼 것이다. 그는 아버지 대신 위대한 인물, 영웅이 될 것이다.”
슈퍼맨의 도입부에 딱 들어맞을 문장이지만, 프로이트가 자아 이상을 설명하면서 쓴 문장이다. 슈퍼맨과 배트맨 등 초기 슈퍼히어로물의 개척자들이 프로이트처럼 유대인이라는 우연(?)을 비롯해서, 정신분석과 슈퍼히어로물은 비슷한 점이 있다. 슈퍼히어로물이 자기 자신을 넘는 한 인물의 서사라면 정신분석은 개인을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정신분석의 목표가 우리 내면의 적을 물리치는 것이라면 슈퍼히어로의 목표는 자신의 천형과 계속 맞서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나르키소스, 오이디푸스 등 그리스 신화에서 정신분석의 개념들을 정립했다. 저자는 이에 착안해 현대가 만든 신화, 슈퍼히어로물에서 정신분석의 개념들을 설명한다.
정신분석을 알면 슈퍼히어로물이 더 재미있다
영화 배트맨을 설명할 때 정신분석은 빠지지 않는다. 실제로 헐리우드의 창작자들은 정신분석을 참조해서 작품을 만든다. 영화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을 보자. 지구인 아버지 조너선 켄트는 클라크 켄트에게 아직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가 아니라며 능력을 감추라고 자제시킨다. 그리고 기꺼이 토네이도에 휘말려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크립톤인 아버지 조-엘은 고독의 요새를 찾아온 아들에게 최후의 크립톤인, 슈퍼맨으로서 모범을 보여 지구인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선한 길로 인도하라며 부추긴다. 클라크 켄트가 조너선 켄트의 유지가 아닌 조-엘의 유지를 따라 슈퍼맨의 길을 가는 것은 필연일까? 저자는 나르시스와 자아 이상으로 이를 설명한다. 넘볼 수 없는 힘에 고귀한 출생의 비밀까지 알게 된 클라크 켄트는 나르시시즘이 강화된다. 그에게 처음 만나는 친부는 모든 것을 물려주며 자신을 사랑해준 이상적인 존재가 된다. 그래서 슈퍼맨은 조-엘의 이상을 기꺼이 자신의 자아 이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슈퍼히어로물로 정신분석을 읽으면 쉽고 재밌다
저자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 다양한 슈퍼히어로의 신경증을 분석하고 이것이 어떻게 그들을 슈퍼히어로로 거듭나게 하는지 설명한다. 또한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삼위일체, 이드, 자아, 초자아를 비롯해 자아 이상, 라캉의 주이상스 등 각종 어려운 개념을 슈퍼히어로의 서사와 캐릭터로 설명한다. 독자는 친숙한 슈퍼히어로물을 통해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정신분석의 개념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오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원더우먼, 스칼렛 위치 등 슈퍼히로인과 여성성, 엑스맨의 소수자와 세대갈등 등 다양한 슈퍼히어로물 분석을 통해 현대에 맞는 정신분석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저항하는 한 매일매일 슈퍼히어로의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
프로이트에게 건강한 인간이란 생명체가 불안정한 균형에 점근선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 부단히 싸우고 있는 존재다. 그 균형은 언제고 무너지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가 매일매일 일상을 살아나가려 끈질긴 싸움을 하는 한, 우리는 슈퍼히어로와 다를 바가 없다. 저자는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가 어떻게 정의되는지 알려준다. 우리의 저항과 생(삶) 충동을 일상 속에서 승화하여 그들에게 어떤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라고 말한다. “슈퍼히어로들의 자본상품화와 게임 캐릭터화에도 불구하고, 그들이(은) 언제나 혼란을 마주하는 캐릭터들로서 전복적 성격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은 곧 우리에게 던지는 말과도 같다. 혼란을 마주하고 끝없이 저항해나가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라고,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격려한다.
작가정보
Anthony Huard
정신분석학자, 국제라캉협회 회원. 프랑스 부르주에 있는 의료심리교육원Centre Méico Psycho Péagogique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임상심리학자로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상담하며 임상 경험을 쌓았다. 코믹스 전문 웹사이트 《긱 매거진Geek magazine》의 필진으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고, 《르프앙Le Point》, 《레클뢰르 프낙L'Élaireur Fnac》 등 여러 잡지에 정신분석과 슈퍼히어로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철학이라는 해독제》, 《해피크라시》,《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외로움의 철학》,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와 《잭 커비 앤솔로지》, 《DC 코믹스 앤솔로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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